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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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죽음의 사랑 상사화로 피고 지고 - 극단 여행자 「상사몽」
죽음의 사랑 상사화로 피고 지고 - 극단 여행자 「상사몽」 글_ 앨리스 작자미상의 한국 고전소설 ‘운영전’이 연출가 양정웅을 만나 ‘상사몽’으로 각색되어 관객과 만났다. ‘상사몽’으로 무대에 오른 것은 이번이 네 번째로 2007년 극단 여행자가 이미지 극으로 첫 선을 보인 바 있다. 특히 이번 공연은 대학로 우수작품 인큐베이팅 프로젝트로 기획되었으며 기존의 실험적 작가주의와 달리 원작소설의 서사구조를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원작 운영전은 주제가 권선징악인 여타 고전소설과 달리 조선시대 궁녀 운영과 김 진사 간의 신분을 뛰어넘는 지고지순한 비극적인 사랑을 다룬다. 유영이라는 선비가 꿈에서 운영과 김진사에게 직접 들은 사랑의 이야기를 전하는 서사구조여서 운영전은 수성궁몽유록 또는 유영전이라고도 불린다. 유영..
2011.03.24 -
[리뷰] 극단 초인 「특급호텔」 - '개인으로서 말하기' 힘을 가지다
라본느 뮐러 작, 박정의 연출 극단 초인「특급호텔」 - ‘개인으로서 말하기’ 힘을 가지다 글_ 김해진 1. 배우들은 발바닥을 세게 내리치며 기차가 달리는 소리를 낸다. 언덕 아랫길의 위안부도 윗길의 일본군도 몸을 크게 흔들며 제자리에서 내달린다.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아무리 달려도 제자리였을 이들이 섬처럼 기능하는 무대 구조물에 갇혀있다. 시간도 아픔도 풀려나지 못하고 함께 갇혔다. 동시에 관객들도 계속되는 과거에,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속에 도착한다. 이들이 연극 속에서 그 시간을 다시 사는 건 시 같은 독백을 통해서다. 선희 나의 치욕스런 경험을 누구에게라도 어느 것에라도 말하고 싶어. 땅에 구멍을 파서 그 안에 대고 속삭이곤 해 공연 에 대한 리뷰는 이미 많이 나와 있다. 그런 와중에 몇 마디..
2011.03.21 -
[리뷰] 남산예술센터 공동연작프로젝트 - 용감하지도, 선명하지도, 날카롭지도 않은「너의 왼손」
2010 남산예술센터 공동연작 프로젝트 용감하지도, 선명하지도, 날카롭지도 않은 「너의 왼손」 글_ 아키꼬 아마도, 조금 과장해서, 10년 전쯤 봤던 만화책이었을 거다. ‘세계 3차 대전이 발발한다면 그것은 종교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종교는 단지 보기 좋은 명분일 뿐이다. 모든 역사를 통틀어 전쟁은 경제적인 이유에서 발발된다’는 명쾌한 정의를 보았던 것은. 정확하진 않지만 대충 이런 뉘앙스였다. 합법적 학살을 자행하는 ‘전쟁’의 기저에는 인간의 ‘탐욕’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만화책에서 다룰 만큼 속보이는 전쟁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단발마의 비명과 고함과 함께 은 서울 명동역에서 벌어지는 한 여인의 권총 인질극으로 시작된다. 요즘 유행하는 드라마 ‘대물’의 여주인공 ‘서혜림’처럼 연극의 여주인..
2010.12.03 -
[리뷰] 남산예술센터 공동연작프로젝트 - 길을 잃은 역사, 길을 묻는 연극 「세자매 산장」
2010 남산예술센터 공동연작 프로젝트 장성희 작, 최용훈 연출 세자매 산장 길을 잃은 역사, 길을 묻는 연극 “나는 숲속에서 길을 잃었네” 글_ 정진삼 존경하는 극작가 선생님께. 선생님께서 쓰신 이라는 작품을 보았습니다. 추운 날씨에도 남산예술센터를 찾은 젊은 관객들과 중년의 관객들이 북적였습니다. 그 사이에는 저 자신도 끼어 있었지요. 한국의 근현대사의 굴곡진 사건을 여성적 시선에서 무대화 하는 기획공연이었고, 선생님을 비롯하여 김명화, 김민정이라는 걸출한 작가들로 구성되었더군요. 모두 인문학적 바탕을 갖춘 극작가 분들이라 더욱 기대가 컸습니다. 제목부터 체홉의 향기가 물씬 풍겼습니다. 벚나무 대신 전직 대통령이 좋아했다는 히말라야시다 나무가 동산을 뒤덮고 있었고, 모스크바를 외치는 세 자매 대신 베..
2010.11.22 -
[리뷰] 내 삶의 주인공은 바로 나! 나를 멈추게 하려거든? '내 심장을 쏴라'
내 삶의 주인공은 바로 나! 나를 멈추게 하려거든? '내 심장을 쏴라' 글_ 조형석 "청춘! 이는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설레는 말이다. 청춘! 너의 두 손을 대고 물방아 같은 심장의 고동을 들어 보라. 청춘의 피는 끓는다. 끓는 피에 뛰노는 심장은 거선(巨船)의 기관같이 힘 있다. 이것이다. 인류의 역사를 꾸며 내려온 동력은 꼭 이것이다. 이성은 투명하되 얼음과 같으며, 지혜는 날카로우나 갑 속에 든 칼이다. 청춘의 끓는 피가 아니더면 인간이 얼마나 쓸쓸하랴? 얼음에 싸인 만물은 죽음이 있을 뿐이다." 중학교 시절 국어시간에 배웠던 민태원의 이다. "지금의 20대는 이미 현실적인 배틀로얄게임에 들어 서 있고, 10대는 입시를 둘러싼 배틀로얄 게임에 들어 서 있다... 극렬한 경쟁속에서 20대가 부딪히는 ..
2010.11.02 -
[리뷰] Festival場 - The Wall : 새로운 디지털 미디어의 기술적 전유와 시현의 측면에서의 실험
Festival場 - The Wall 새로운 디지털 미디어의 기술적 전유와 시현의 측면에서의 실험 글_김민관 Ver 1. Remixed Convention 카탁(Kathak)이란 춤은 명확한 인지의 차원을 제공하지 않는다. 카탁의 본질이 이것이라고 전해지기에 앞서 카탁이라는 전통적 춤이라 명명되어지는 하나의 언어적 정의에 소급되어 신비한 분위기로 비치는 가운데 그 아우라의 형체는 무색하게 빛을 잃고 그 형체의 탐구는 시간의 역전 현상 속에 미끄러진다. 넓은 스크린, 곧 무대 전면을 덮는 그 스펙터클의 자취 이후 등장한 몸의 부분 부분을 떨고 흔드는 카탁 무용수 오인욱은 미약하게 자신의 몸을 드러내며 소통의 춤을 구가한다. 더딘 시간의 차원을 누적시키고 미디어는 이를 흡수한다. 그는 하나의 재료 차원으로 ..
2010.1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