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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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바케레타> "연극(drama)을 연극(performance)하는 연극인(player)의 연극(演劇)"
연극(drama)을 연극(performance)하는 연극인(player)의 연극(演劇) "세상으로 향하는 우리들에게" 세상으로 향하는 너희들에게. 말을 낮춤을 용서해다오. 교복을 입고 객석을 메웠던 너희들의 분주한 생기가 기억에서 가시지 않는구나. 이 연극을 제일 ‘잘’ 보았던 너희들에게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하겠냐만, 극장 문을 나서는 얼굴에 궁금함이 서려있어 뭔가 대답을 해주고 싶어 말을 건넨다. 살짝 엿듣기론 연극을 처음 보는 것이라 했지. 너희들이 본 것은 ‘진짜’가 아닌 ‘연극’, 현실과는 다른 무대 위의 삶이란다. 극 중에서도, 극 바깥에서도, 우리들한테서도 연극의 위기를 말하곤 한단다. 슬픈 얘기지만 연극은 점점 힘들어지고 있어. 마치 우리가 본 연극에 나오는 그런 모습처럼. 이야기들처럼. 꿈..
2009.12.09 -
[리뷰] 연극 <출구와입구> "너의 연극을 해"
1. 극장 로비에 서서 표를 받는 초라한 휴겐트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관객들은 웃고 떠들며 입구로 들어간다. 그리고 공연은 시작된다. 두시간 남짓. 공연이 끝난다. 입구였던 극장 문은 이제 다시 출구가 된다. 관객들은 출구로 나오며 조금씩 달라져 있다. 우울했던 관객들은 즐거워졌고, 즐거웠던 관객들은 진지해졌다. 관객들은 배우들에게 꿈을 허락했고 그들이 보여준 세계에서 진실을 본다. 연극이 끝나면 마치 꿈을 꾼 듯, 극장 문을 나선다. 제목은 어떤 상징일까. 아니 말 그대로 ‘출구’와 ‘입구’ 그대로를 말하는 것은 아닐까. 2. 작품은 노트에 적어놓은 일련의 ‘사실’ 을 읊조리는 극작가(김은석 역)로부터 시작된다. 남아프리카에 공화국이 탄생하고, 이전의 국가는 소멸한다. 그러나 여전히 독재와 반민주적 ..
2009.11.22 -
[리뷰] 연극 <맥베드> "선과 악이 사라진 욕망"
김낙형 연출의 ‘맥베드’ 리뷰 - 선과 악이 사라진 욕망 전세 5천만원 다세대 주택에 사는 내가 김낙형의 ‘맥베드’를 보러 대학로로 간다. 김낙형의 ‘맥베드’는 원작과 마찬가지로 주인공 맥베드가 왕이 되고 싶은 욕망에 빠져 비극을 불러오는 이야기다. 나는 왕이 되려는 생각은 한 번도 해 본적이 없다. 2009년 대한민국에 사는 사람들 중에 왕이 되려는 욕망에 빠진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렇다면 ‘왕’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제 욕망만 남았다. 욕망은 나에게는 삶의 원천이다.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 것’. 그런데 이 삶의 원천이 비극을 불러온다고 한다. 왜 욕망이 비극을 불러오는 걸까? 욕망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 아마도 없을 것이다. 만일 욕망이 비극을 불러온다는 것이 옳다면 이 세상에는 온통 비극들..
2009.11.20 -
연극 <모범생들>, 그러나 완성될 수 없는 '모범생들'
사진 | 빵과물고기 제공 개인적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 순간은 고3시절이다. 평준화가 되지 않은 지역에서의 입시는 이미 고등학교 입학부터 시작되며, 그로 인한 유언비어 -예를 들어 ○○고등학교에서는 친구의 능력을 파악하기 위해 모르는 척 문제를 풀어달라고 한다더라. 등-에 우리는 꽤 일찍부터 시달려야했다. 선택하는 주체가 되기 위한 노력이라는 긍정적 변명을 등에 업고, 우리는 가능한 괜찮은 ‘끼리끼리’에 속하기 위해 애쓴 것이었다. 그럼에도 난 그 시절이 그립다. 나는 이해찬1세대이다. (아닌 세대가 어디 있겠냐마는)왈가왈부 속에서 주체성은 잃은 채 시달려야했던 지금의 02학번들은 공교육이 지향하던 자율적 공부의 모델로 특기적성교육을 받았고, 결국 ‘머리 나쁜 애들’로 전락했다. 보다 나은 그룹에 속하고..
2009.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