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언밥레터(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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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밥 11월 레터] 용서를 가불해주세요
[인디언밥11월 레터] 용서를 가불해주세요 언젠가 신이 나타나서, 미래의 것을 미리 당겨쓸 기회를 하나 준다면 아주 비굴하게 말할 겁니다. “저…그…사장님…제가 요즘 형편이 안 좋아서 그런데 용서를 좀 가불 받을 수 있을까요?” 역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겠지요. 비극적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언젠가 인디언밥 레터가 참 특이하다는 얘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그건 아주 가늘고 느슨하게 지속되는 매체의 특수성 같은 거겠죠. 보통 그 달에 발행될 글을 갈무리하며 소개하는 글을 쓰거나, 어떤 주제나 방향성을 제시하는 레터를 쓰고 그에 맞는 기사를 발행할 텐데, 인디언밥 레터는 그렇지 않잖아요. 그래서 저는 그래서 레터를 독자와의 관계 맺기라고 말하곤 했습니다. 인디언밥 운영진이 이렇게 지낸다고 인사를 건네고 ..
2021.11.23 -
[인디언밥 1월 레터] 2021년, 어떻게
인디언밥 1월 레터 2021년, 어떻게 이제서야 2021년이 조금 실감이 나는 것 같습니다. 차가운 공기와 아직 녹지 않은 눈이 이곳저곳에서 보이네요. 빠르게 눈이 쌓이고 녹는 과정을 보면서 시간이 빠르게 흘러가고 있음을 새삼 느낍니다. 아직 현재가 나아졌다고 말할 수 없지만 그래도 다시 ‘새롭게’ 무언가를 시작해야 하는 1월입니다. 꽁꽁 얼어붙은 날씨만큼 모두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강력한 규제로 인해 연말과 연초의 분위기 없이 집에서 고독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건 아닌가요? 저도 그동안 집 밖을 나간 게 손에 꼽힙니다. 코로나도 코로나지만 그동안 개인 작업한다고 집에만 있었어요. 작년부터 준비해온 전시회가 이제 막 시작했습니다. 1년 동안 머리를 싸매며 고민하고 동료들과 이야기 나눴던 이야기를 솔직하..
2021.01.14 -
[인디언밥 10월 레터] 한 계절만의 레터
7월에 상반기 결산 삼아 올린 레터 이후, 무려 한 계절만의 레터입니다. 대충 프린지페스티벌을 하느라 가졌던 여름방학 정도로 퉁쳐봅니다. 늦어서 미안하단 말 대신 보고 싶었다는 말을 전합니다. 아마 인디언밥 활동이 제게 의무감보다 활력을 많이 주는 일이라 그런가봐요. 그게 조금은 문제인 것 같기도 합니다. 허헣 오늘까지는 누워있는 시간이 길었습니다. 극세사 이불은 체력회복과 마음의 안정, 그리고 축제의 여운을 덜어내는 데에 도움을 주었습니다. 10월부터는 더 돌아다녀보려고 해요. 좋아하는 가디건을 입고 나가 많이 보고 자주 만나고, 또 나누고 싶어요. 글도 더 많이 쓰고, 짧은 감상은 트위터로도 남길게요. 인디언밥에 자주 놀러오세요. - 인디언밥 편집위원 김민수 어느덧 여름이 지나 차가운 바람이 부는 가..
2020.10.07 -
[인디언밥 6월 레터] 헤어나오는 이야기
헤어나오는 이야기 3개월이 지나 다시 레터를 쓰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근황을 묻는 데에도 용기가 필요했던, 그래서 그렇게 근황을 묻고 다녔던 봄이 지나 여름이 되었습니다. 그사이 저는 조금 바빠졌어요. 그동안 무력하게 미뤄버렸던 모든 것들이 이제야 쏟아지고 있거든요. 볼 공연이 조금씩 늘어나서 기쁘기도 하고, 바쁜 일정에 그것들을 놓치고 있어 슬프기도 하지만, 사실은 안도감이 들기도 합니다. 그것은 나름의 질서를 만들며 이 시대에 적응해가고 있다는 뜻이기도, 적응하기 위해 그동안 우리가 보이지 않는 많은 것들을 쌓아왔다는 뜻이기도 할 것입니다. 이번 레터엔 꼭 코로나 얘기 말고 다른 걸 쓰겠다고 다짐했지만, 이제 헤어 나오겠다고 했지만 모른 척이 잘 안 되었습니다. 대신 헤어나오는 얘기를..
2020.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