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6)
-
[리뷰] 애도한 다음이 궁금하다 - 마임공작소 판 「게르니카」
애도한 다음이 궁금하다 - 마임공작소 판, 유홍영 구성·연출「게르니카」 글_ 김해진 1. 공연이 시작되기를 기다리면서 삼일로 창고극장 2층의 작은 갤러리를 둘러본다. 그림 로부터 자극을 받아 그려진 그림과 조각들이 전시되어 있다. 소의 커다란 뿔과 철제 다리가 이어진 작품, 게르니카의 한 부분이 청색으로 그려진 그릇 둘. 그릇은 모성을 생각하게 한다. 천인형(아이)이 그릇의 품에 엉덩방아를 찧으며 안겨있다. 공연을 만들어온 과정이 이곳에도 담겨있다. 객석은 다 찼다. 서로 인사를 나누는 관객들이 많다. 피카소의 를 모사한 그림이 무대에 놓여 있다. 무대 양옆으로는 극 진행중에 활용될 검은 막들이 서 있다. 배우들은 오래돼 보이는 검은 옷을 입고 있다. 그림을 소개하는 친절한 설명이 무대 오른쪽 앞에 서 ..
2011.02.22 -
[리뷰] 남산예술센터 공동연작프로젝트 - 용감하지도, 선명하지도, 날카롭지도 않은「너의 왼손」
2010 남산예술센터 공동연작 프로젝트 용감하지도, 선명하지도, 날카롭지도 않은 「너의 왼손」 글_ 아키꼬 아마도, 조금 과장해서, 10년 전쯤 봤던 만화책이었을 거다. ‘세계 3차 대전이 발발한다면 그것은 종교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종교는 단지 보기 좋은 명분일 뿐이다. 모든 역사를 통틀어 전쟁은 경제적인 이유에서 발발된다’는 명쾌한 정의를 보았던 것은. 정확하진 않지만 대충 이런 뉘앙스였다. 합법적 학살을 자행하는 ‘전쟁’의 기저에는 인간의 ‘탐욕’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만화책에서 다룰 만큼 속보이는 전쟁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단발마의 비명과 고함과 함께 은 서울 명동역에서 벌어지는 한 여인의 권총 인질극으로 시작된다. 요즘 유행하는 드라마 ‘대물’의 여주인공 ‘서혜림’처럼 연극의 여주인..
2010.12.03 -
[그림리뷰] 외교마찰리뷰 - 상상만발극장 「아이에게 말하세요: 가자지구를 위한 연극」
외교마찰리뷰 상상만발극장 「아이에게 말하세요: 가자지구를 위한 연극」 글/그림_ 류호경 처음 연극 제목만 들었을 때에는 맘이 따스해지는 몰캉몰캉한 연극인가 싶었다. 하지만 설명을 보니 팔레스타인 가자(Gaza)지구를 위한 연극이었다. 그리고 몇 달 전 이스라엘 군이 가자지구를 향해 가던 민간 구호선박을 공격해 아홉 명의 사망자와 삼십여 명의 부상자를 냈다는 뉴스가 생각났다. 전혀 몰캉몰캉하지 않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연에 대한 관심도가 상승했다.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남서부 해안에 위치해 있는 지역으로서 이스라엘의 공습이 끊이지 않는 지역이다. 해군이 출항할 수 있는 군사적 요충지라고도 한다. 그리고 이 연극은 그 지역에 살고 있는 팔레스타인인들에게 가해지는 폭력과 그들을 대하는 이스라엘에 관한 ..
2010.11.16 -
[리뷰] 무엇을 위해 싸우는가, 누구를 위한 전쟁인가 - 극단 바람풀 <디아더사이드>
무엇을 위해 싸우는가, 누구를 위한 전쟁인가 극단 바람풀 글_ 조형석 콘스탄자와 토미스는 수십 년 동안 전쟁 중이다. 이 전쟁의 한복판에 '아톰로마'와 '러바나 줄렉'이라는 한 부부가 살고 있다. 이 부부에게는 어린 시절 집을 나간 '요셉'이라는 아들이 있는데 그 아들을 기다리면서 전쟁 중 죽은 이들의 시체를 처리하며 살고 있다. 뼈대만 남은 집안에 탁자와 몇 안 되는 살림살이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 이들에게 어느 날 전쟁이 끝났다는 종전소식을 라디오를 통해 듣게 된다. 행복해 하는 그들, 그러나 행복은 잠시였고 곧 '국경경비원'이라는 젊은 청년이 이들의 집에 들이닥친다. '국경경비원'은 집 가운데 있는 침대를 반으로 가르는 선을 긋고 이 두 부부를 국적대로 서로를 갈라놓는다. 화장실을 가거나 음식을 차..
2010.11.10 -
[릴레이리뷰]제6회 여성연출가전: New War, 전쟁이다 ⑥어멈
전쟁, 바퀴 없는 수레의 아이러니 연극 글 │김지선 올해가 6.25 60주년 이란다. 곳곳에서 '전쟁'이란 키워드가 봇물처럼 터져 나온다. 영화, 드라마에선 6.25 전쟁을 담은 작품들이 등장하고, 최근에 어디선가 '잊지 말자, 6.25'식의 구호도 새삼스레 재 등장했던 듯 하다. 60년 전 이 땅에서 있었던 '전쟁'이란 비극, 60년이 지나 '기념'아닌 '기념'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기념'이란 단어. 어쩌면 전쟁과 참 안 어울린다. 이 어색한 만남이 올 해 여성연출가전의 키워드로 등장했다. 나도 모르게 여성, 전쟁. 그리고 2010을 떠올린다. 그러고 보면 전쟁은 60년 전에 끝난 게 아닌 듯도 하다. 아프간은 아직도 전쟁 중이고, 한반도 역시 휴전 중 아닌가? 지구촌에서 벌어지는 내전, 화폐전..
2010.08.03 -
[연재] 2010 서울연극제: 미래야 솟아라! ②<무브먼트 당당>의 '떠나는 사람들'
두 번째 이야기 지금, 여기! 떠나는 사람들 김민정 작/연출 글| 정진삼 동족상잔의 비극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 한국전쟁 60주년이다. 그간 전쟁이라는 주제로 얼마나 많은 희곡텍스트와 공연이 생산되었는가. 어림잡아도 수십 편이다. 내용들은 하나같이 암울하다. 전쟁자체도 참담한데, 연극도 우울하고, 의미도 암담하다. 대략 난감하고, 총체적으로 어둡다. 우리의 역사, 그렇게 ‘침울’ 밖에 없었나. 전쟁은 ‘명랑’과는 어울릴 수 없는 것일까. 그. 러. 나. 지금 여기. 서울 연극제 “미래야 솟아라” 꼭지에서 선보인 공연 은 ‘재현’ 에 사로잡힌 전쟁서사의 천편일률적인 시각화/의미화와 과감히 결별한다. 그리하여 한국 전쟁에 관한한 유쾌/발랄하며 동시에 처절하고 감각적인 퍼포먼스가 탄생했다. 시체가 연상되는 ..
2010.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