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삼(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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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단편소설극장전 : 개는 맹수다 - 나와 배우들의 이야기
나와 배우들의 이야기 - 단편소설극장전 두번째 작품 : 양손프로젝트 「개는 맹수다」 글_ 정진삼 나리. 그때 거기에서 내가 보고 느낀 것에 대해서 말하려고 해. 무대는 그동안 봐왔던 가득 찬 공간과는 뭔가가 달랐지. 딱히 꾸밈이 없었으니까. 소극장의 벽돌 뒷벽이 그대로 보였어. 오른쪽 기둥에 기대어진 나무 의자가 있었는데 어떤 배우가 나와서는 뭔가 분풀이를 하듯 나뭇가지 회초리로 의자를 휘갈겨 댔어. 초반부터 감정을 분출하고자 하는 모습이 뭔가 색다른 듯 했어. 나리. 지금 하는 이야기는 배우들에 대한 이야기가 될 거야. 누가 누군지 혼동할 수도 있을거야. 그들은 극중에서 딱히 이름이 없거든. 이 연극은 원작 소설을 무대로 옮겨온 작품이야. 일본의 유명 소설가 다자이 오사무의 단편 세 개를 엮었다고 해...
2011.07.15 -
이것은 리뷰가 아니다
이것은 리뷰가 아니다 글_ 정진삼 1. 리뷰를 쓰지 않기. 이번에 떨어진 임파서블한 미션이다. 그럼 무엇에 대해 쓰지, 에 앞서 왜 쓰면 안되는가에 대해 생각한다. 신기하게도 리뷰를 쓰지 말기라는 미션에는 아무것도 쓰지 말라는 요청이 숨어있는데도, 그런 생각은 들지 않았다. 딴 거 하지 뭐, 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니 딴 거 하기는 쉽지 않다. 일단, 이유가 없다. 딴 거를 여기서 왜 해야 하는가. 여기서 딴 거란 리뷰(혹은 프리뷰)가 아닌 것을 말한다. 시나 소설, 희곡 등이 떠오른다. 됐다. 여긴 그런 걸 쓰는 데는 아니다. 딜레마에 빠진다. 리뷰를 쓰지 않아야 하지만, 리뷰 아닌 것을 쓰기도 어렵다. 공연을 봤지만 사유할 수는 없다. 아니, 사유할 수는 있지만 그것을 쓸 수..
2011.05.09 -
[리뷰] 제 7회 아시테지 겨울축제 "어린이 연극, 이게 최선입니까?"
제 7회 아시테지 겨울축제 어린이 연극, 이게 최선입니까? 글_ 정진삼 극단 외치는 소리 「미술관은 살아있다 - 렘브란트 편」 매년 여름과 겨울, 아시테지 연극축제를 찾습니다. 올해도 역시 많은 아이들이 극장 로비를 메우고 있었습니다. 추운 날씨는 괜한 걱정이었나요. 아르코 소극장의 로비를 돌아다니는 로봇인형은 아이들의 눈길을 잡아끕니다. 이번에 선택하여 관람한 공연은 이었습니다. “OO는 살아있다” 시리즈는 고정되고 박제된 전시 공간으로서 미술관, 박물관, 음악회가 아니라, 살아 숨쉬는 예술품, 문화재의 동시대적 체험을 의도한 기획이겠지요. 다른 예술 장르를 쉽게 끌어들일 수 있는 연극의 속성을 살리고, 아이들의 교육적인 면까지 고려한, 한국형 어린이 연극 같았습니다. 공연은 극중 극의 형태로 진행됩..
2011.01.31 -
[리뷰] 출구는 없다 - 극단 작은신화 「두더지의 태양」
"출구는 없다" 극단 작은신화 28th 공연 최원종 작, 신동인 연출「두더지의 태양」 글_ 정진삼 1. 칼이어야 한다. 상대에게 내가 당한만큼의 고통을 주기위해서는. 왕따와 몰매와 주먹다짐에 시달린 중학생이 쉽게 더할 수 있는 힘. 칼로 급우를 찔렀다는 엽기적인 사연이 소설과 영화가 아닌 연극 무대에 올랐다. 극단 작은 신화의 스물 여덟 번째 레퍼토리 은 무대에 피를 낭자하게 흩뿌리는 그간의(?) 방식 대신 번뜩이는 칼날의 날카로움을 보여준다. 희생자의 윤리 보다는 폭력 주체의 불가피성에 초점을 맞췄다. 2009년 신작희곡 페스티벌 선정작인 이 작품은 현 한국사회의 고등학생 이야기를 다룬다. 학원물이라, 산뜻하고 발랄한 면을 떠올릴 수도 있겠지만 무대 위 실상은 암울하고 전혀 유쾌하지 않다. 프로그램에서..
2011.01.05 -
[리뷰] 남산예술센터 공동연작프로젝트 - 길을 잃은 역사, 길을 묻는 연극 「세자매 산장」
2010 남산예술센터 공동연작 프로젝트 장성희 작, 최용훈 연출 세자매 산장 길을 잃은 역사, 길을 묻는 연극 “나는 숲속에서 길을 잃었네” 글_ 정진삼 존경하는 극작가 선생님께. 선생님께서 쓰신 이라는 작품을 보았습니다. 추운 날씨에도 남산예술센터를 찾은 젊은 관객들과 중년의 관객들이 북적였습니다. 그 사이에는 저 자신도 끼어 있었지요. 한국의 근현대사의 굴곡진 사건을 여성적 시선에서 무대화 하는 기획공연이었고, 선생님을 비롯하여 김명화, 김민정이라는 걸출한 작가들로 구성되었더군요. 모두 인문학적 바탕을 갖춘 극작가 분들이라 더욱 기대가 컸습니다. 제목부터 체홉의 향기가 물씬 풍겼습니다. 벚나무 대신 전직 대통령이 좋아했다는 히말라야시다 나무가 동산을 뒤덮고 있었고, 모스크바를 외치는 세 자매 대신 베..
2010.11.22 -
[리뷰] 타루의 국악뮤지컬 <오늘 오늘이>의 어제, 오늘, 내일을 이야기하다 - 일인삼색좌담
타루의 국악뮤지컬 《오늘 오늘이》의 어제, 오늘, 내일을 이야기하다 - 일인삼색좌담 글_ 정진삼, 정진새, 정진쇠 사회자 ‘전통연희의 현대적 수용’ 이라는 테마는 80년대 비판적인 언어로 쓰여진 마당극, 해체적인 언어로 양식화된 90년대 퓨전-연희극 등으로 젊은 공연 예술인을 자극해왔습니다. 이천년대 들어서 더욱 활기를 띄었는데요, 대표적인 집단으로 국악뮤지컬집단 “타루”를 들 수 있습니다. 타루의 10년은 젊은 전통연희의 10년이자, 창작 판소리가 걸어온 궤적이라 할 수 있겠지요. 그간 많은 전통연희자들이 타루를 거쳐, 타루를 통해 다양한 작품들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만 각설하고, 오늘은 라는 타루의 최근작을 가지고 세분을 모셔 이야기 듣도록 하겠습니다. 전통적 글쓰기를 지향하시는 정진쇠님, 그리고 ..
2010.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