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시대에게 쫓겨나기 3. 삼일로창고극장 공동운영단

2023. 8. 14. 18:15Feature

시대에게 쫓겨나기

 

3. 삼일로창고극장 공동운영단_김기일

 

예술계 동료들이 공간에서 밀려나고 있다는 소식이 자주 들리는 시절입니다. 지대 상승으로 인한 젠트리피케이션 얘기가 아닙니다. 기관장이나 담당자가 바뀌고 정책이 바뀌었다든지, 사실 원래 기관의 소유의 공간이고 이제 새 쓰임을 찾겠다든지 같은 이유 때문입니다. 그 이유들 앞에선 공간을 조성하기까지의 맥락도, 그 공간을 꾸려온 예술가들의 노고도, 시민성 그 자체도 바람 앞의 촛불 같습니다. 문득, 자본에게 쫓겨나는 것을 넘어 한 시대에게 쫓겨나는 기분이 듭니다.

인디언밥 기획연재 <시대에게 쫓겨나기>는 독립예술에게 필요한 ‘창조적 공유지’와 비슷한 역할을 해온 공간들이 어떻게 지금 예술가들을 쫓아내고 있는지 살핍니다. 그 안에서 어떤 패턴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와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상상해보고자 합니다. 서울프린지페스티벌과 함께하는 독립예술집담회까지 이어지는 이번 시리즈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글: 김기일

 

#1 

지난 7월 20일, 서울시청에선 2023년 제5차 서울시 민간위탁 운영평가위원회가 개최되었다. 공개된 속기록1)에 따르면, “삼일로창고극장 관리 및 운영”의 “재위탁”에 대한 안건이 위원회에 올라왔고, 간단한 질의를 통해 “적정”으로 의결되어 통과되었다. 그날의 안건에는 “신규” 9건, “재위탁” 15건, “재계약” 6건이 안건으로 올라왔고, 삼일로창고극장의 재위탁은 두 번째 안건이었다.

민간위탁 운영평가위원회 결과 보고  사진제공: 필자

 

“재위탁”으로 안건이 올라와 통과되었으므로, 곧 서울시의회의 동의까지 얻게 되면 현재 서울시가 개인에게 10년간 장기 임차(2017 ~  2027)하여 서울문화재단에 운영을 위탁해온 삼일로창고극장은 공공기관이 아닌 새로운 민간주체에 의해 운영되게 된다. 2017년부터 서울시는 공연장 운영 및 공연예술 창작지원 등에 전문성과 노하우를 갖춘 것을 근거로, 당시엔 공공극장으로 남아있었던 남산예술센터와 삼일로창고극장의 통합 민간위탁을 서울문화재단에게 맡겼으며, 처음 1년 이후 매 3년마다 (2017, 2018~2020, 2021~2023) “재계약”이 결정되어 이후 현재까지 서울문화재단에 의해 삼일로창고극장은 운영되어왔다.

만약 7월의 회의에서, 해당 안건이 “재위탁”이 아닌, “재계약”으로 안건이 올라와 통과되었다면, 내년에도 삼일로창고극장은 서울시와 서울문화재단의 재계약으로 종전과 같은 형태로 위탁 운영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공공기관인 서울문화재단이 아닌 전문성과 창의성을 갖춘 민간에게 맡겨 행정의 비효율 구조를 개선해야” 하며, “공연장 위탁운영 경험이 있는 다른 주체의 위탁운영을 통해 다양한 운영방향을 실험하고 연극계와 소통을 확산하는 기회로 삼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이미 서울시 내부의 검토보고서에도 존재2)했고, 현장예술인들과 서울문화재단이 함께 구성했던 ‘서울문화재단 공공극장위원회 준비단’ 또한 활동결과보고서를 통해 “2023년까지의 재단 위탁 이후 예술현장에 삼일로창고극장을 직접 위탁할 것”을 서울시와 서울문화재단에 제언한바3) 있다.

결과만 놓고 보았을 때, 이번 서울시의 삼일로창고극장 “재위탁” 결정은 민간의 예술현장에 극장을 다시 맡기는 애초의 큰 계획 – 서울시의 자체 검토와 예술현장의 제언까지 충실히 반영한 – 에 따른 추진 결과로 보인(혹은 보일 가능성이 있)다. 아마 이후 “재위탁”이 시의회의 동의를 거치고 나면, 수탁기관을 선정하기 위한 계획이 만들어지고 추진될 것이며, 빠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초엔 아마 심사를 통해 삼일로창고극장을 위탁 운영할 새로운 민간주체가 선정될 것이다.

불투명했던 삼일로의 미래가 이제는 결정되어 가는 듯하다. 행정을 놓고 본다면, 아주 매끄럽고, 합법적이게. 심지어 민간위탁이라는 애초의 계획을 이행하는 결과로.

 

#2  

하지만 이러한 삼일로의 “재위탁” 결정은, 그 일련의 과정을 놓고 보았을 경우 매우 아쉽고 우려가 된다. 2024년의 민간위탁이 공공극장위원회 준비단을 통해 권고된 이후, 2021년부터 삼일로창고극장의 민간 운영위원들은4) 지속적으로 민간위탁을 함께 준비할 것을 서울문화재단 측에 요청하였다. 공공극장의 운영주체가 바뀌는 일은 단순히 행정적인 절차로만 진행될 일이 아니며, 공론화를 통한 현장 의견 수렴과 함께 주체를 선정하는 절차나 과정, 기준 또한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판단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삼일로창고극장이 민관거버넌스로 운영되었던 근거 또한, 블랙리스트 이후 현장의 자각, 즉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통해 행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현장의 의사가 반영된 결과이기도 했다. 예술현장의 당사자로 구성된 민간 운영위원들은 적극적으로 함께 현장의 의견을 수렴하고 더 나은 삼일로의 미래를 함께 준비해나갈 것을 지속적으로 서울문화재단 측에 요청해왔다.

하지만 예정되었던 민간위탁을 1년도 남기지 않은 올해 상반기까지, 더 정확히는 앞서 언급한 제5차 서울시 민간위탁 운영평가위원회의 결과를 민간 운영위원들이 직접 알아내기 전까지 서울문화재단은 ‘아직 서울시에서 결정된 것이 없어, 특별히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지극히 미온적이고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공교롭게도 준비단의 제언 이후 2021년 4월 오세훈 서울시장이 당선되었고, 2021년 10월 서울문화재단의 대표이사로 이창기 대표이사가 취임하였다. 그리고 2022년 5월 윤석렬 정부가 취임하였다. 그 사이 공동운영단은 지속적으로 대화와 기조 확인을 요청하였으나,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는 대답만 계속 들어야 했다.

 

올해 초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본부 본부장이 동석한 운영 회의에서도 민간위탁 진척 상황에 대한 공유는 되지 않았고 재단의 유보적 태도 또한 달라진 것이 없었으며, 가까스로 올해 6월 성사된 서울시 문화예술과 팀장과의 면담에서도 해당 서울시 소속의 팀장 또한 ‘부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업무를 숙지하는 중이고, 결정된 바는 없지만 절차대로 진행될 것이다’라는 답만을 들어야 했다. (그리고 얼마 전 또 담당 팀장이 교체되었다는 소식이 들렸다.) 그런데 그렇게 유보되기만 하는 줄 알았던 행정이, 갑자기 3주 전 삼일로창고극장의 “재위탁”, “민간위탁”을 결정하였다. 2024년을 반년도 남기지 않고, 그간 어떤 대화도 없이.

삼일로창고극장 창고개방 문구 &nbsp;사진제공: 필자

 

 

#3  

장밋빛 미래를 그려볼 수도 있다. 서울시는 우리가 모르는 사이 현장 의견을 공정하게 수렴하였고, 삼일로창고극장을 더 좋게 운영할 민간주체를 선정할 계획을 모두 세워놓았으며, 그 과정은 곧 빠르고 투명하게 공유될 것이라고. 삼일로창고극장의 “재위탁” 결정은 애초의 계획 되로 추진된 것이며, 그 과정 또한 성실했다고. 하지만 그럴 가능성이 희박함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 오히려 촉박한 일정을 이유로 공론화는 생략될 것이고, 재개관 이후 삼일로가 쌓아온 공공성은 성과 지표 아래에서 무시될 것이며, 준비할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극장을 운영할 역량이 있다고 ‘여겨지는’ 기존의 몇몇 단체에 기회가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부정적인 미래가 예측되는 이유는 주변의 사라지는 공간들, 이 글이 실리는 기획의 이름처럼 “시대에서 쫓겨나는” 모든 사례에서 이러한 ‘대화’ 혹은 ‘공론화’의 부재는 공통적으로 발견되기 때문이다. 

지금 사라지는 공간들 외에도 사실 연극계는 이런 식의 통수들을 열심히 맞아왔다. 많은 사람이 모르게 행정이 진행되어 나중에 알려지는 일이 한두 개였던가. “행정상 하자가 없었다/없다.”라는 말로 모두 설명되는 막후의 일들. 정신을 차려보면 극장이 사라져 있거나, 동료가 사라져 있거나, 무언가 사라지고 무너지는 것이 확정되어 있는데 복구할 시간은 없어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던 일이 언제나 많았고, 그 기시감 때문에 끊임없이 대화를 요청하였으나 많은 것은 유보되었고 그 사이 우리는 지쳐버린 것 같다. 이렇게 모든 것이 사라지고 있으면, 우린 한 번쯤은 모여서 목소리를 낼 법도 한데 잠깐의 이야기들이 산발적으로 오가다가, 하나씩 하나씩, 공간들과 사람들이 사라지고 있는, 아니 쫓겨나고 있는 기분이다. 

좌: 남산예술센터 운영종료 공고 / 우: 국립극단 대학로 이전 공고

 

“시대에서 쫓겨나기”라는 주제로 삼일로에 대한 이야기를 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한참 동안 고민이 깊어졌다. 지금, 삼일로에서 쫓겨나는 것은 무엇일까, 그걸 내가 알아야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걸 설명해 낼 수 있어야 할 것 같은데. 딱 설명해내기가 너무 어렵다. 극장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고, 새로운 민간주체가 이 극장을 잘 운영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나는 무엇 때문에 이렇게 글을 쓰고, 답답해하고, 소문을 내고,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걸까. 무엇이 쫓겨나고 있는 거길래. 한 번 질문을 바꿔볼까. 그래, 나는 무엇을 지키고 싶은 것일까? 그 대답, 내가 지켜내려는 그것이 지금 쫓겨나는 거 / 사라지는 거 / 허물어지는 거구나.

  

#4 

필자는 2018년의 재개관 이후 삼일로창고극장과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어왔다. 삼일로에서 벌어지는 기획과 공연의 관객이기도 했었고, 프로그래머를 맡기도 했었다. 재개관이 있었던 2018년 당시, 연극계는 새로운 창작환경에 대한 갈망이 폭발적으로 쏟아져 나올 때였다. 2016년도의 블랙리스트 운동과 2018년도의 미투 운동은 기존 연극계에 대한 깊은 실망과 자성으로 이어졌고, 때맞춰 활성화된 청년 중심의 지원사업들은 기성의 연극 및 연극계와는 거리를 둔, 독립적인 ‘청년예술인’이라는 주체들을 등장시켰다. 

당시 ‘청년예술인’ 중의 한 명이었던 필자가 프로그래머로 참여했던 ‘창고개방’의 슬로건인 “삼일로창고극장을 점령하라! 우리가 만드는 극장으로”는 그 당시의 분위기를 짐작하게 하는데, 문턱을 낮추고, 다양성을 확보하고, 실험과 과정을 존중하는 삼일로의 기조는 그 당시부터 지금까지 이어지는 현장의 기조이기도 하며, 이러한 기획적 시도 및 극장운영은 기존의 폐쇄적인 운영이 아닌 예술현장과 함께하는 민관거버넌스를 통해 가능해진 것이기도 했다.

청년예술인을 포함한 ‘새로움’을 바라는 많은 예술인들은 삼일로창고극장을 이용하고, 기획에 참여했으며, 사람들을 만났다. 나에게 다른 기성의 극장들보다 이 극장은 ‘창고개방’이라는 기획의 이름처럼 더 많은 사람에게 열려있는 것 같았고, 더 투명한 것처럼 보였다. 기성의 닫히고 불투명한, 운영하는 이가 누군지 불분명한, 얼굴 없는 극장이 아닌, 삼일로창고극장은 누가 극장을 운영하는지를 늘 밝히고 먼저 말을 걸려 노력하는 것이 보였다. 무엇보다 이 극장은 나와 동료의 손과 목소리가 닿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삼일로의 민간 운영위원에는 늘 많은 젊은 예술가들이 지원했고, 토론 면접과 같은 공개된 방식으로 운영위원은 선정되었다. 그런 극장의 끝을 잘 마무리하고, 다음을 함께 준비해보고 싶은 마음으로 필자도 2022년 8월 운영위원에 지원하였다. 이미 나 스스로도 2023년에 서울문화재단의 위탁계약이 종료될 것을 알고 있었고, 그래서 더 마무리를 잘하고 싶은 마음도 컸다. 

하지만 그런 마무리 이전에 극장은 언젠가부터 불통상태에 빠진 것 같았다. 운영과 기획에는 접근할 수 있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극장의 미래를 결정하는 일에는 어떤 식으로도 참여할 수 없었다. 그 사이 서울문화재단 산하의 거버넌스 조직들이 하나씩 사라지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고, 그때부터 나는 무언가를 지켜야 할 것 같은데,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는 막연한 채로 한동안 불안과 무력감에 빠져 있었다. 판단이 계속 헛바퀴를 돌고 있었다. 거버넌스라는 막연한 실체를 시켜야 하는 것도 아닌 것 같고, 삼일로는 사라지지 않으므로 지킬 것이 없었다. 지금의 체제나 운영이 유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은 것도 아니었다. 나는 무엇을 지키고 싶었던 것일까. 

 

#5

원고를 쓰며 어렴풋이 내가 무엇을 지키고 싶었던 것이고, 왜 무력감과 분노, 가끔은 수치심을 느꼈는지를 조금 알 것 같다. 지금의 이 상태로 삼일로창고극장의 민간위탁이 진행되면, 아마도 그간 재개관 이후의 삼일로에서 나를 비롯한 많은 예술가들이 쌓아온 것들이 한순간에 사라질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 것 같다. 그래서 나를 비롯한 운영위원들은 어느 순간부터 삼일로가 어떤 극장이었는지를 계속 정리하고 남기고 다른 사람에게 알리려고 노력해 온 것 같다. 그간 삼일로가 쌓아온 어떤 – 그것이 공공성이든, 다양성이든, 개방성이든, 투명성이든, 청년이든, 실험이든, 접근성이든 그 무엇이든 – 것들이 지금 이대로 흘러간다면 우리의 의지가 아닌 결정으로 송두리째 사라질 것이라는 기시감이 우리에게 찾아온 것 같다. 전태일기념관, 예술청, 플랫폼P, 마포도서관과 수많은 마을 도서관들, 화천의 예술텃밭, 원주아카데미극장... 수 많은 곳들이 사라지고, 바뀌고, 예산이 삭감되는 와중에 삼일로도 온전할 수 없다는 불안이 어느 순간 이후 지속적으로 나를 찾아왔던 것 같다.

그리고 이후 나를 침잠하게 만든 것은, 그러한 현실을 역행할 수 없을 것 같다는 학습된 무력감, 우리가 나아간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더 퇴보한 것 같다는 절망감, 그보다 더 치명적인 것은, 우리가 쌓아 올리는 것과 우리 예술가라는 존재는 이 한국에선, 선출직 하나가 바뀌는 것으로 휙, 사라지고, 허물어지고, 쫓겨날 수 있다는 자각이 주는, 수치심, 그 수치심에 나는 이런 원고 하나를 쓰는 것도 쉽사리 응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이제야 이 원고를 쓰면서, 깊이, 든다.

삼일로창고극장 창고개방 공고  사진제공: 필자

 

#6

하지만 이러한 수치심으로 원고도 삼일로도 마무리할 수 없기에, 이제 바닥을 찍었으니 다시 올라가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기에, 얼마 전 아주 오랜만에 있었던 힘이 나는 기억을 공유하는 것으로 글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지난 7월 27일, 한국여성민우회에서 개최하는 “윤석열정부 망국정치 업앤다운 월례토크쇼 7월 : 자꾸 어디가 없어진다고 하고 자꾸 뭘 삭감하자고 하는데 우리 괜찮은 건지?”라는 토크쇼에 다녀왔다. 같은 처지의 고민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은 마음에, 무작정 신청을 하고 찾아간 자리였다. 해당 토크쇼에서는 제목 그대로, 자꾸 어디가 없어지고 뭐가 삭감되는 시민들의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패널과 청중이 함께 나누었는데, 패널로 참석한 플랫폼P 입주사 협의회의 박초롱 작가가 현재의 플랫폼P의 투쟁에 대해 이런 말을 했던 것이 마음에 깊게 남았다.

“이길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 정권이 끝났을 때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재미있게 싸워야 한다.”

이제 내가 무엇을 지키고 싶었고, 무엇이 쫓겨난 것이고, 내가 무엇을 느꼈던 것도 알았으니, 싸우는 방법을 고민해 봐야겠다. 지더라도 잘지는 방법, 지금의 삼일로가 잊히지 않고 다시 기억될 수 있는 방법. 그래서 꼭 삼일로가 아니더라도 다른 극장으로 돌아올 수 있는 방법.  

그리고 어쩌면 시간이 아직 남아있을 지도 모른다. 대답이 없더라도 계속 문을 두드려 보아야 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서울시는 삼일로창고극장을 어떤 극장으로 앞으로 만들어갈 것이냐고. 우리가 함께 고민해 줄 생각이 있는데, 한 번 우리 이야기를 들어보지 않겠냐고. 사실 너희는 들어야만 한다고, 원래 그런 거라고. 

그래서 혹시 나와 함께 한 번 더 두드려 볼 사람. 한 번 더 두드려서 문을 개방해볼 사람. 계속 만나서 이야기하고 말을 걸고 소리도 한 번 질러볼 사람. 우리 그냥 질 순 없잖아, 지금이 끝이 아닐 텐데.

 

삼일로창고극장 정면 사진제공: 필자


 

1) https://opengov.seoul.go.kr/proceeding/cmit_view?clsf_id=1744#no ([민간위탁운영평가위원회 회의 기록], 서울정보소통광장)

2) https://www.smc.seoul.kr/info/billRead.do?menuId=006004001&url=/billNewList.do&propTypeCd=04&generationNum=010&billNo=02023&billTypeCd=1&billNum=1&1=1 ([삼일로창고극장 운영 민간위탁 동의안], 서울시의회, 2020년 10월)

3) https://opengov.seoul.go.kr/sanction/22410431 ([서울문화재단 공공극장위원회 준비단활동 결과보고서], 서울시정보소통광장, 2020년 12월)

4) 삼일로창고극장은 재개관 이후, 서울문화재단 소속의 당연직 매니저 1인과 예술현장에서 활동하는 민간 운영위원 5인으로 구성된 공동운영단을 통해 운영되고 있다. 필자 또한 공동운영단에 속해 있으며 2022년 8월부터 활동을 운영위원 활동을 시작하였다. 그 이전의 운영단 활동에 대해서는 앞선 운영위원을 통해 사실을 확인했음을 밝혀둔다.

필자소개

김기일

주로 연극을 만들고, 글도 쓰고, 극장 혹은 극장을 닮은 공간에 기웃거리기도 합니다. 올해는 삼일로창고극장의 공동운영단, 그리고 성실한 관객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windfisher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