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6. 3. 10:51ㆍFeature
고재경의 마임 워크샵 - 열세 번째 기록
글| 조옥형
먼저 글을 너무 늦게 올리게 돼서 정말 죄송합니다. 재미있기도 하고 의미 있는 작업일거 같아 쓰겠다고 하긴 했는데, 몇 번을 쓰려다 돌아서는 나를 보고 다시 한 번 느낍니다. 참 글 쓰는 걸 무서워하는구나. 하하하!
수업이 오래 지나서 잘 기억나지 않는 점도 있고, 원래 그런 것도 있고, 참 두서없는 글이 될 거 같네요.
1부.
오늘은 그동안 몸의 분리와 작용점의 다름에 따른 몸의 움직임에 대한 종합상자의 느낌이다.
공간의 임의의 점을 한 손으로 정하고, 온몸을 움직이거나 비틀어 다른 자세로 움직여라. 처음에는 양쪽 발을 움직이지 않고 다음에는 한쪽 발을 움직여서…….
정지 포인트를 움직이지 않고 최대한 몸을 비틀 수 있도록…….
정지 포인트여! 제발 움직이지 마라. 매 수업 때마다 듣는 것 같은데 처음을 갖는 것, 유지하는 것은 정말 힘들다.
잘하고 있나? 좀 따라하고 있는 것 같은데 생각되다가 바로 내 몸이 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다음에는 밴드가 있다고 생각하고 잡아서 한 점에서 다른 한 점으로 이동시키기
밴드이기 때문에 이놈도 힘이 있다.
당겨오는 것과 놔서 보내는 것과 힘의 차이를 인식해야 한다.
움직일 때 한손은 정확히 정지 포인트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에 그동안 했던 8자를 그리며 보내고, 갖고 들어오기 움직임을 오늘 했던 것과 같이 움직여 보기
순간의 정적이 흘렀다.
무슨 말인지…….
어떻게 하라는 건지…….
그동안 선생님이 말씀하셨던 머리로 생각하지 말고 일단 움직이라는 말이 생각났지만, 움직일 수가 없었다. 진짜 백지가 되어버린 느낌이랄까!
수업이 진행되면서 이런 느낌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다시 선생님의 설명이 있고 우리는 움직이기 시작했지만…….
2. 걷기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게 걸을 수 있을까?
오늘 우리는 여러 가지 형태의 걸음을 걸어보았다.
- 한발 가고 중심이동, 다시 한발 가고 중심이동 , 부드럽게
- 몸을 뒤로 젖히고 중심을 그대로 몰고 가기
- 몸을 약간 앞으로 기울고 가기
- 무게중심이 발의 이동과 같이 움직이며, 앞으로도 뒤로도 쏠리지 않은 상태로 가기
워킹의 중간을 인식할 수 있어야만 멈출 수 있고, 방향을 전환할 수 있다.
무게중심을 중간으로 잡고 걸을 수 있어야 정확한 정지를 할 수 있다.
무대에서 쓸데없는 움직임은 필요가 없다.
이동에너지를 정지에너지로, 수평에너지를 수직에너지로 변화시키는 것이 정확한 정지이다. 이를 위해서 무게중심의 중간을 인식하고 있어야만, 정지했을 때 흔들린다던가, 원심력 때문에 기운다던가 하는 일이 없다.
수평으로 가고 있다가 수직으로 서는 순간 호흡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갑작스럽게 정지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한발 더 가더라도 자신의 호흡으로 정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걷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가? 새삼 느끼게 되는 순간이다.
몸을 뒤로 젖히고, 앞으로 숙이고 걸을 때, 발을 움직일 때마다 우리는 몸의 형태를 변화시켜버리고 있는 자신을 보게 되는데,
우리가 원하는 걸음은 그 두 가지를 버리는 것이다.
우아~
간단하다. 그 두 가지만 버리면 된다니. 그런데 왜 이렇게 어렵지?
거기에다가 우리는 속도를 달리하면서 걸어보았다. 천천히, 빠르게, 보통속도로…….
일정 속도로 걷다가 속도를 변화시킬 때는 점을 한번 찍고 변화 시켜라, 호흡을 소멸 시키는 것이 아니라 점을 찍어주고 변화를 줄 수 있어야 한다.
수업이 반이 넘어서 종반으로 달리고 있다. 그동안 내안에서 자꾸 생각되는 것은
첫 번째 내 몸은 절대 내 마음대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두 번째 정지 포인트를 정확히 지켜라.
세 번째 움직임 그 자체를 생각하라. 감정을 표현하는 게 아니라.
네 번째 호흡의 문제.
이제 얼마 안 있으면 수업이 끝나는데 이것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을까?
모르겠다.
일단 그냥 즐겨보자.
필자소개
조옥형.
그냥 마임 워크숍 듣고 있는 수강생이라고 소개를 해달라셨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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