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단상들] 3회 과자전: 과자전-쟁

2013. 7. 13. 14:11Feature

 

과자전-

 

글_피카츄 / 그림_피카츄, 육거미 

닝겐노이빨튼튼데쓰네

 

과자전 행사가 시작되자마자 사람들이 물밀듯이 들어왔다. 마치 이 순간만을 기다려온 것처럼 상기된 표정으로 과자를 탐색하기 시작했다.

나는 사람들이 과자를 꽤나 좋아한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과자'라고 하면 왠지 엄마 젖처럼 유년시절에 끝냈어야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어쨌든 나는 과자를 판매하는 사람이었으므로 과자가 모두 품절되는 것이 중요했다. 각 부스에 놓인 테이블 위로 과자들의 작전 회의가 들리는 것 같았다.

'저 인간은 분명 단걸 좋아한다! 가서 공략해 마카롱23P!', '인간들의 이를 썩어버리게 하자! 초코송이!!! 앞으로 진격!!!'.

과자들이 줄지어 들어오는 인간들을 차례차례 전멸 시켜갔다. 장바구니는 미어터졌고 사람들 입 안에도 과자가 폭탄처럼 터지고 있었다. 고맙게도 내 과자들도 인간들을 열심히 폭격하고 있었다.

 

나의 훌륭한 장군들을 소개한다.

1-거북묶기까까 

이순신 장군에게 영감을 받았다. 그의 거북선을 기억하는가. 비록 거북선을 만들순 없어도, 거북묶이 까까를 만들었다. 까까와 까까 사이에 아이스크림이나 생크림을 듬뿍 올리고 묶어버렸다. 거북선처럼 맛 또한 든든하다. 하나만 먹어도 배부르다.

 

2-샴쌍둥이까까

과자를 좋아하지 않아서 무엇을 사야할지 모르겠다는 인간에게 나는 샴쌍둥이 까까를 주었다. 한 봉지에 단 2개의 같은 맛 까까가 들어있다. 과자를 많이 먹어 입이 물린 인간들마저도 올킬.

 

3-바질눈꼽까까

바질 과자를 들어봤는가. (바질은 직접 수확해서 만들었다) 바질을 짓이겨서 만든 야만적인 레시피가 아닌 하나하나 정성스레 씻어, 햇볕에서 바짝 말려 가루로 만들었다. 반죽에 가루를 섞어 노릇하게 구워내니 과자의 얼굴에 은은한 바질이 눈꼽처럼 끼어있는 것 같다.

 

행사가 끝나기 1시간 전, 작전은 성공적 이었다. '과자전-'이 끝나기도 전에 행사장 안에 과자들은 대부분 품절이었다.

판매자들의 표정은 '새하얗게 불태웠어 모두...'였다. 다음 2차 과자전-쟁때는 더욱 강력한 무기들로 무장하고 나오리다.

인간들의 입에 핵폭탄 같은 과자를 떨어트릴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