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8. 3. 20:04ㆍFeature
인디언밥 사용설명서
글_성지은
인디언밥을 찾아주신 모든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 프리한 뷰, 후리한 뷰에서는 인디언밥의 사용설명 방법을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이번 달 레터에서도 이야기한 바 있듯이, 인디언밥을 만들어가는 편집위원들은 “평생은 아닐지라도 오랫동안 젊게 살고 싶은” 마음으로 인디언밥의 지난 6년을 되돌아보았습니다. 그리고 지속가능하게 젊게 살 수 있도록 고민해보고자 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우리만의 고민으로 그치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래서 <인디언밥 사용설명서>를 준비해 보았습니다. 도대체 이 독립예술웹진이라는 인디언밥을 어떻게 써 먹어야 할까요? 인디언밥을 만들어가는 예술가, 기획자, 평론가, 필진, 그리고 독자 여러분까지, 우리는 모두가 인디언밥을 이렇게 사용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 전에 이것은 언제까지나 프리하고 후리한 눈이라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혹시 맘에 안 드는 부분이라거나 고쳤으면 하는 부분, 아니면 너무 공감되어 눈물이 날 것 같은 부분이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목소리를 남겨 주세요. 우리가 바라는 것을 통해, 여러분이 바라는 것과 만나고 싶습니다. 그리고 인디언밥을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이 써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독립예술을 통해 모두가 밥을 벌어먹는 그 날까지, 인디언밥 드림.
<인디언밥 사용설명서>
인디언밥 스펙
독립예술웹진 인디언밥은 처음부터 한국의 독립예술의 상황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주류 매체가 포착해내지 못하는 이들의 존재를 알리는 것, 소통의 장을 열어주는 것”을 목표로 했지요. 그 대상은 “예술가, 기획자, 평론가, 그리고 넓게는 독자”입니다.
우선 웹진의 구성을 살펴보자면, 매달마다 일정한 주제를 가지고 독자들에게 말을 전하는 <레터>가 있습니다. 2013년에는 그러한 레터의 속편으로 매달마다 <프리뷰(freeview)>가 나가고 있습니다. 이 두 가지의 고정코너를 제외하고는 다양한 독립예술을 소개하는 <리뷰>가 인디언밥의 몸입니다. 그리고 <예술가엄마의 육아일기>와 <청춘의 단상> 같은 비정기적인 코너가 있습니다. 말 그대로, 그냥 엄마가 아닌 예술가엄마의 삶을 이야기하는 일기와 젊음만이 보여줄 수 있는 열정과 풋풋함을 보여주는 단상입니다. 그 외에 <좌담>, <기획픽션>, <인디언빵> 등 다양한 코너들이 인디언밥에 여러 가지 색깔을 입혀주고 있습니다.
인디언밥에 질문하기
인디언밥은 ‘독립예술’이 있어야만 가능합니다. 독립예술이 만들어지고 공연되어야 생각할 거리가 생기고 글 쓸 거리가 생기니까요. 그리고 인디언밥의 글들은 단순히 ‘감상’이나 ‘소개’가 아닌 ‘리뷰’입니다. 그렇다면, 한 번 묻고 싶습니다.
- 인디언밥이 정말로 주류 매체가 다루지 못하는 독립예술에 관심을 갖고 소개해 왔나요?
- 그저 소개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독립예술을 둘러싼 많은 이야기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더 깊고 다양한 관점을 제시하고자 노력해 왔나요?
이 두 가지 질문은 인디언밥의 글들을 이끌고 가는 두 개의 큰 축일 것입니다. 하나는 소재의 이야기이고, 다른 하나는 내용의 이야기입니다. 이를 모두 충족하는 글도 있을 것이고, 둘 중 하나만 충족하는 글도 있을 것입니다. 인디언밥은 그저 ‘젊은’ 예술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젊은 예술의 ‘관점’도 보여주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인디언밥과 생각하기
그렇기 때문에 인디언밥은 다음과 같은 기준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우선 소재 또는 주제 면에서는,
- 주류 매체가 다루지 못하는 것들
- 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립예술씬에서 일정한 의미와 의의를 지니고 있는 것들
그리고 내용 또는 관점에 있어서는,
- 작품을 생생하게 전달할 것
- 또는 더 나아가 필자 고유의 관점을 가지고 작품의 의의와 맥락을 분석하여 보여줄 것
입니다.
이 두 가지, 작게는 네 가지가 인디언밥이 스스로 지켜내고자 하는 기준들입니다. 이들 중 어느 하나 또는 두 개만 충족하더라도 인디언밥이 독자들에게 내놓을 만한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고백하건데, 지금까지 인디언밥의 글들이 항상 이 기준들을 만족시킨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떤 글은 단순히 독립예술 작품이나 행사를 ‘소개’하는 데에만 그쳤습니다. △△와 ○○가 ~~에 모여서 ~~을 했다, 그러니 ~~와 ~~라고 느꼈다, 처럼 일어났던 것을 나열하고 느낀 것을 풀어 쓰기만 했습니다. 그리고 하고 많은 매체 중에 하필 인디언밥에서 다루어야 하는 것인지 의문이 생기는 글도 있었습니다. 쉽지 않은 재정 상황과 그로 인해 제한된 부족한 지면에서 굳이 어떤 행사를 다루어야 한다면 무엇이어야 할지 깊이 생각해보지 않은 것이지요.
그리고 인디언밥이 ‘젊은 관점’도 보여주려 하기 때문에, 인디언밥에 실리는 글이 이 모든 조건을 만족시킬 필요는 없습니다. 기성 예술에 포섭된 작품이나 예술행사일지라도 젊고 참신한, 독립예술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비평한다면 그러한 목소리와 메아리들이 쌓여 더 풍부한 독립예술을 만들어 낸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이런 경우 주류 매체가 보지 못하는 것을 포착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 겠지요.
인디언밥 편집위원들이 이렇게 자기반성을 해 본 결과(!) 인디언밥에는 당근과 채찍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좋은’ 글을 싣기 위해서, 그리고 쓰기 위해서는 더 많은 격려와 더 많은 비판이 필요합니다. 이것은 편집위원들, 우리에게 하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너무나도 독립예술만 바라본 나머지 다른 좋은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 자신에게 나이브해진 것은 아닌지요. 때로는 조금 더 관대하고 칭찬하는 마음으로 작품을 바라보아야 할 때도 너무 엄격한 잣대를 들이미는 것은 아닌지요. 그러니 다시 한 번 마음을 추스리고, 풀어주어야 할 것은 풀어주고 조여야 할 것은 조여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인디언밥 사용하기
그래서 이제 독자 여러분들이 인디언밥을 사용할 때가 되었습니다. 이 글의 많은 이야기는 그저 인디언밥에 글을 싣고자 하는 필진, 또는 예비필진에게만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독자 여러분들도 여러분이 좋아하는 독립예술과 예술을, 그리고 그것들을 소개하는 인디언밥을 바라볼 때 이 질문들을 마음 속에 두고 바라봐 주시기 바랍니다. 인디언밥은 독립예술씬을 만들어나가는 예술가, 기획자, 비평가들이 또한 독자이며, 독자가 바로 예술가, 기획자, 비평가라고 생각합니다. 독자가 인디언밥이라는 하나의 매체를 비평하는 비평가가 되어, 우리의 주장과 흐름을 짚어내고 생각하고 고민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해서 인디언밥에 하나의 글을 기고하셔도 좋습니다.
다시 말해, 인디언밥 사용법은 이렇습니다.
인디언밥에 질문을 던지고, 인디언밥과 함께 생각해 주세요. 인디언밥은 여러분들이 사용할 때 제대로 독립예술에 대해 이야기하고, 제대로 예술로 밥을 먹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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