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9. 23. 07:25ㆍFeature
2013 악산밸리 페스티벌을 기다리며
"쇼킹 악산 너무 좋아 악산 (부담없으니까!!)"
글_나그네
2012년 ‘퍽킹 지산 너무 비싸 지산’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본격 페스티벌화 되었던 일명 ‘악산밸리 락 페스티벌’이 올해에도 열리게 되었다. 제대로 된 무대나 음향 장비, 조명도 없이. 이렇다 할 홍보도 하지 않은 채로 무려 지산락페와 같은 날 진행되었던 공연임에도 무려 약 500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자리를 채워주었던 작년의 악산밸리 락 페스티벌. 같은 뜻을 공유하고 있는 이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확인한 주최 측은, 그들을 위해 그리고 작년에는 아쉽게 함께 하지 못 했을 수도 있는 더 많은 사람들을 위해 이번에도 또 한 번 실컷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을 마련해보고자 한 것이다.
사실 언젠가부터 음악 축제가 본격적으로 우후죽순 늘어나기 시작하였고, 꽤 많은 사람들이 한 번쯤은 페스티벌 관객으로서 경험을 하고 있다. 그치만 해가 거듭될수록 수직상승하는 티켓 가격과, 지나치게 많은 관객 수용으로 인한 무질서한 페스티벌 현장, 그리고 줄줄이 늘어서있는 각종 스폰 기업들의 부스들은 페스티벌의 상업화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주었다. 물론 관객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상황이 분명 반갑지만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가장 일차적으로 점점 비싸지는 티켓 가격은 우리들의 주머니 사정에 큰 부담을 안겨주고 있으며, 페스티벌 현장을 가득 채우고 있는 지나친 기업 홍보와 상업적 이벤트들은 우리가 음악을 즐기러 온 것인지 기업 홍보 현장에 온 것인지 헷갈리게 만든다. 더군다나 날이 갈수록 늘어나는 페스티벌들의 라인업 경쟁으로 인해 원하는 아티스트들을 모두 보려면 그 모든 페스티벌에 다 갈 수 밖에 없는 상황 역시 벌어지고 있어 그 또한 관객들에게는 큰 부담이 되고 있다.
하지만 페스티벌이 상업화되는 것에 대해 무작정 비판할 수는 없다. 애초에 페스티벌은 상업적인 목적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방정부에서 주최하는 지역 축제의 경우 공적인 성격을 띠고 있지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수많은 음악 축제들을 주최하는 곳은 결국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페스티벌에 대한 수요가 매년 급증하고 있고, 아티스트들의 개런티 밑 각종 장비들의 물가 또한 매년 오르고 있으므로 이윤을 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티켓값을 올려야 할 것이며, 티켓값 만으로는 절대 흑자를 볼 수 없는 상황에서 기업의 자본을 유치하는 것 또한 기업으로서는 필요한 일인 것이다. 이러한 자세한 내막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생각해보면 페스티벌의 비싼 티켓값과 상업적인 측면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게 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현재 페스티벌 시장을 무조건 두둔하려는 것은 아니다. 몇몇 주요 페스티벌들의 흥행에 따라 제대로 된 여건도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작정 페스티벌 시장에 뛰어드는 일들이 숱하게 벌어지고 있고, 주요 페스티벌들 역시 무질서 및 환경 문제에 관한 이슈나, 상업적인 색깔이 지나치게 침범하고 있는 상황 등을 해결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악산밸리 락 페스티벌이 어찌 보면 하나의 돌출구로서의 역할을 해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축제가 열릴 한강 잠원지구의 전경 (사진제공 : 악산밸리페스티벌)
‘무료입장’, ‘비상업적 페스티벌’, ‘초대받지 못한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페스티벌’이라는 주요 정체성을 제시하고, 소셜펀딩을 통해 모아진 페스티벌 기금으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affordable) 페스티벌을 만들어 함께 부르고 싶은 노래 부르고, 술 한잔씩 기울이고자 하는 축제가 있다는 것은, 또 음악 팬들에게 그러한 기회가 있다는 것은 분명 우리나라의 페스티벌 시장이 그만큼 진보했음을 반증하는 사례라고 본다. 무슨 문화이든 그 문화가 어느 정도 진보된 단계에서는 끊임없이 앞만 보며 나아가는 과정에서, 문화가 형성되기 시작한 초기 시절을 되돌아보고 초심을 지키고자 하는 움직임이 생기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악산밸리 락 페스티벌이 한회 두회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쭉 지속되어 페스티벌 문화의 초기 정신을 간직하고자 하는, 또는 그리워하는 음악 팬들을 위한 소통의 장으로서 역할을 계속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올해의 악산밸리 락 페스티벌은 여름이 아닌 9월의 마지막 주말인 9월 29일에 한강잠원지구 트랙경기장에서 열린다. 현재까지 참여가 확정된 아티스트로는 라벨(Label), 임우진, 서울다이어트클럽, 김토일, 곽푸른하늘, 위댄스, 전성기, DJ타코 등이 있으며 다른 페스티벌에서는 맛볼 수 없는 독특한 즐거움과 진정한 본연의 인디 음악을 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가족들과 추석 명절을 즐겁게 보낸 뒤, 9월이 다 가기 전에 친구들과 한 번 더 선선한 가을 바람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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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악산밸리 페스티벌
**공식 홈페이지 바로가기 >>> http://aksanvalle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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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악산벨리페스티벌 기사 바로가기 >>> http://indienbob.tistory.com/598
초저예산페스티벌 "악산밸리페스티벌 2013" 개최 2013년 9월 28일 토요일 오후부터 당일 저녁까지 한강 잠원지구 트랙경기장 (선상라운지 WAV 앞)에서 초저예산 페스티벌 악산밸리페스티벌이 열린다. 장난 삼아 시작했다 올해 3회째를 맞이하고 있는 이 페스티벌은 입장 티켓이 없는 비영리 무료 페스티벌이다. 올해 페스티벌은 예산 0원에서 시작해서 온전히 페스티벌을 지지하고 좋아하는 참가자들의 소셜펀딩으로 행사가 열린다. 생산하는 기획자 – 소비하는 관람객의 일방적인 구조가 아니라 준비과정서부터 함께 만들어 가는 대안적인 페스티벌을 모색하는 이번 페스티벌은 기업후원과 스폰을 최대한 지양하고 참가자들의 후원금액만큼의 규모로 열릴 예정이다.
이번 페스티벌은 두 개의 음악스테이지가 마련되는데, 무대 디자인을 전공하는 두 명의 디자이너가 각각의 무대를 하나씩 맡아 디자인을 하기로 돼 있다. 공연팀은 15팀이며, 장르는 포크, 모던락, 재즈, 댄스, 일렉트로닉 등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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