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6. 8. 22:40ㆍFeature
세월호 여객선 참사에 대한 인디언밥 레터, 그 네 번째 답장 - 이경성 연출가
이경성 연출가가 인디언밥에게
1. 저는 이경성입니다. 연극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2. 굳이 예술가가 또는 예술가의 정체성을 가지고 국가재난 상황 중에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은 하지 않습니다. 그 이전에 한 명의 사회 구성원으로서, 인간으로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듭니다. '예술'과 '행동'을 의식적으로 붙이는 것에 대해 불편함을 느낍니다. 예술+행동은 재난시가 아니라 평상시, 일상시부터 꾸준히 이어오는 어떤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추모형식의 예술행동은 슬픔 자체를 개인의 것으로 내면화 시켜버리는 뉘앙스가 강해서 사태의 본질을 흐릴 때가 종종 있습니다.
3. 국가적 재난 사태 같은 극단적 상황에서 지금-여기의 형식과 내용이 달라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예술가들이 현실을 인지, 감지해내는 방식에 극단적/비극적 상황들이 영향을 미칠테니까요. 상황에 따라서 형식보다 내용이 더 부각되어야 할 때도 있을 것이고, 반대로 형식 자체가 더 강조되는 상황도 있는 것 같습니다.
+ 추가 질문
- 작업할 때 보다 안전을 위한 기본적인 것들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 전쟁이 나면 저는 아직 징집대상에 포함되는데, 과연 나는 사람을 향해 총을 쏠 수 있을까 생각해보곤 합니다.
연출가 이경성은 2007년 크리에이티브 VaQi를 창단하고 현재까지 대표로 활동 중이다. 극장공간과 텍스트 위주의 연극을 넘어 미디어, 설치미술, 무용가, 음악가 등과 협업하여 폐건물, 광장, 횡단보도 등 삶속의 공간에서 공연 만들기를 시도하고 있다. 여러 예술 장르가 만나 보다 큰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는 ‘통합된 예술작업하기’에 관심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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