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ienbob(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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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다큐 <투 올드 힙합키드>, <두 개의 선> - 오춘기를 응원하며
오춘기를 응원하며 2012 인디다큐 페스티벌 , 글_반디 봄이 오나 봅니다. 햇살이 따사로워지는가 싶더니 목련과 벚꽃도 봉오리를 터뜨리고, 친구들은 하나 둘씩 결혼을 하네요. 동창의 결혼식장에서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은 다들 번듯한 직장에서 건실한 구성원으로 일하고 있더군요. 20대 초반에 독립영화를 만난 후 영화와 대책 없는 사랑에 빠지며 보편적인 삶과는 한 걸음씩 멀어진 저와는 조금 먼 듯한 그들의 삶입니다만, 내심 듬직한 남편을 가지게 된 친구가 부럽고, 4대 보험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친구들이 부러울 때가 있습니다. 어떤 견고한 틀을 가지게 된 삶이 더 안정적일 것 같아서 말이지요. 하지만 실상 대화를 나눠보면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습니다. 하고 싶었던 일은 그게 아니고, 꿈꿨던 삶은 그게 아니고..
2012.04.16 -
[리뷰] 다큐<용산> - 사라지는 매개자로서의 영화
2012 인디다큐 페스티벌 - 용산 특별전 사라지는 매개자로서의 영화 - 문정현 감독의 다큐멘터리 글_흑점 갈 곳 없는 철거민이 망루에 올라갔다. 그날 새벽에 경찰 특공대의 진압이 시작되었다. 진압 작전 중에 솟아오른 원인모를 불길은 5명의 철거민과 경찰 한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발화의 원인은 끝내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고, 법원은 화염병 때문이라며 철거민의 유죄로 판결 지었다. 이른바 ‘용산 참사’라고 부르는 사건. 용산 참사 당시 현장에는 경찰의 채증용 카메라를 비롯하여, 몇몇 인터넷 방송국의 카메라들이 현장을 찍고 있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정작 망루 내부를 찍은 영상은 없었다. 즉 화재의 원인을 밝힐 수 있는 망루 내부는 용산 참사의 가장 중요한 순간이지만 우리에게 공백으로 남아있다. 그 순간을 아..
2012.04.15 -
[공간리뷰]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공간 리뷰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_ 심야책방 글 리경 에 다녀왔습니다. 3월 24일 금요일 열시 경 응암역에 내렸습니다. 홈피 약도로 찾아보려고 하니 시간 좀 걸렸습니다. 건물 앞에 이 공간을 알리는 포스터 하나가 공간 지시물의 전부이다 보니 포스터를 발견하기 전까지 그 앞을 몇 번 왔다 갔다 했어요. 간판 하나쯤은 있을 법도 한 데 속으로 '이 사장님 정말 돈 벌 생각 없나보다' 라고 생각했어요. 하하. 그럼 들어 가볼까요. 책방 입구입니다. 책방 내부입니다. 사진 속 앉아 있는 분이 사장님이에요. 그 오른쪽으로는 주방입니다. 안쪽에 책꽂이로 구분해 놓은 작은 공간이 있어요. 회의실로 사용하기도 하고, 그날은 공연이 있어 의상 및 소품실로 쓰이기도 했습니다. 에서는 심야책방을 운영합니다. 이 정보를 입..
2012.04.09 -
[인디언밥 4월 레터] 청춘(靑春)에게 보내는 시(時)
청춘(靑春)에게 보내는 시(時) 김광석은 내가 5집을 미친 듯이 손꼽아 기다리던 겨울에 그만 죽어버렸다. 그해에 나는 대학을 졸업했다. 학업 성적이 우스웠으므로 취직 따위는 애당초 마음에 두지 않았다. 그렇지 않더라도 이렇게 청춘이 끝나버릴 수는 없는 일이라고 우겨야 할 참이었다. 무슨 까닭인지 그해 겨울에 나는 김광석이 다음 앨범에서는 모던 포크로 완전히 복귀할 것이라고 떠들고 다녔다. 무슨 마음으로 그렇게 떠들었을까? 내 젊음에서 김광석의 노래를 빼고 나면 그 끝을 알 수 없는 침묵만 남을 테니까. 그런 김광석이, 술에 취해서, 그것도 집에서 목을 맸다는 소식을 듣고 나는 울어버렸다. 외로운 그 어느 집 한쪽 구석에서 내 청춘도 그렇게 목을 맨 듯한 느낌이었다. (김연수, 中에서) 그리고 작가는 이어..
2012.04.09 -
[예술가엄마의 육아일기] 아기에게 들려주는 노래(2)
황연출 혹은 주황엄마의 아기에게 들려주는 노래 2 말_황혜진 6. 엄마로서의 장단점 - 지긋이 그리고 들었다 놨다 연출을 하면서 사람들을 관찰하는 버릇이 있어요. 상황 안에 있으면서도 지긋이 바라보고 있는거에요. 약간 한발 물러서서. 이 버릇이 아기를 키우는 데 도움이 되더라구요. 아기 육아에는 왕도가 없어요. 아기들이 제각각 다 달라요. 인간의 유전자가 다 다르듯이, 아기 성향도 다 다르고 원하는 것도 다 달라요. 그래서 내 아이가 어떤 아이인지를 잘 관찰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더라구요. 그래서 관찰을 잘하면 아기가 원하는 걸 쉽게 알 수 있고, 그때 그때 아이의 욕구를 빨리 충족 시켜줄 수 있어요. 신생아 때 욕구가 잘 채워지고, 잘 해소가 되는 아이들이 나중에 안정감 있게 성장을 할 수가 있대요. 아..
2012.04.04 -
[프리뷰] 2012 페스티벌 봄 프리뷰(freeview)
질문을 전해주는 페스티벌 봄에 질문을 돌려주기 글_정진삼 1. 페스티벌 봄을 둘러싼 여러 가지 말(言)들이 있습니다. 먼저 축제 내부에서 만들어내는 말입니다. 설명이 필요한 공연에 대해서 주최 측에서 단 주석이지요. 두 번째로는 축제 바깥에서 공연 정보를 공유한 언론의 말입니다. 축제의 역사성 혹은 도발성의 의미를 되짚는 제스처가 더해지지요. 세 번째는 페스티벌 봄에 대한 비평 담론입니다. 연극계, 무용계, 미술계에서 이를 전문적으로, 혹은 현학적으로 풀이하는 발언이지요. 자, 마지막으로 관객들의 말이 있습니다. 예술분야에 종사하는 창작자 관객들, 혹은 공연예술에 관심이 많은 관객에서부터 억지로 끌려나온 리포트 관객까지, 축제에 참여하는 다수 존재들의 말입니다. 왜 ‘말’ 일까요? 고전 명작이나 완성도 ..
2012.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