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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클럽 타 7주년 기념 페스티벌 - 홍대앞 라이브 클럽의 부흥을 위하여
홍대 앞 라이브 클럽의 부흥을 위하여 - 클럽 타 7주년 기념 페스티벌 글_나그네 눈이 부시게 내리쬐는 태양과 그 속에서 잠시 쉬어 갈 그늘을 만들어주는 파릇파릇한 나뭇잎들을 보니 이젠 정말 여름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새로운 계절이 오고있음은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의 옷차림을 통해 쉽게 알 수 있다. 더운 날씨에 솔직하게 반팔 차림으로 나온 사람들도 있고, 아직은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날씨에 가벼운 외투를 걸치고 나온 사람들도 있고. 그렇게 이것저것이 혼용되어 있는 봄과 여름의 사이에, 홍대의 한 라이브 클럽에서는 옷차림은 제각각일지언정 우리들의 마음 만큼은 하나로 아우를 수 있는 축제가 열렸다. 지난 5월 31부터 6월 2일까지, 클럽 '타'가 올해로 7주년을 맞이한 것을 기념하여 작지만 강한 ..
2013.06.05 -
[리뷰] 다큐영화 <춤추는 숲> 숲이 춤춘다 살아야겠다
숲이 춤춘다, 살아야겠다 다큐영화 글_유햅쌀 극장을 나오면서 나는 한편의 시를 떠올렸다. 폴 발레리의 시 말이다. 정확히 말하면 맨 마지막 연의 시구를 떠올렸던 것 같다. 어쩌면 모든 독해는 오해에서 시작하는 것, 이므로, 그 시가 어떻고 또 어떤 내용인지와는 상관없이, 나는 이 영화의 미학에 대해 그 시에서 그랬던 것처럼, 이렇게 말하고 싶다.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 그야말로 광풍이다. 도시와 산과 숲은 애초부터 함께 있을 수 없음을, 도시 건설 초기부터 누가 알려주기라도 했는지 하루가 멀다하면 파내고 뿌리 뽑는-뽑히는 나날들이 계속된다. 재개발 바람은 전염병처럼 삽시간에 퍼져나갔다. 나무를 뽑고 흙을 퍼 나르는 행위는 극심한 중증으로 이어졌다. 언제부터였는지 알 수는 없지만 자연은 이제 도시의..
2013.06.01 -
[리뷰] <주디스 버틀러의 ‘연합의 정치학’으로 이해하는 젠더>
글_ 성지은 1970년대 미국에서 시작된 페미니즘 미술은 미니멀리즘이나 퍼포먼스 아트와 함께 미술 실천과 미술사에 있어서 ‘신체’에 주목하게 하는 전환점을 마련했다. 페미니즘 미술은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남성지배적인 사회구조에서 억압받고 타자화되는 여성이 자신의 목소리를 제대로 내야 한다는 의식을 전제로 한다. 그리고 미술을 통해 여성이 억압받고 착취받는 모습을 재현하여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거나, 간과되었던 여성의 권리와 위치를 조망하여 그 가치를 드높이고자 한다. 이처럼 다양한 방식으로 전개되었던 페미니즘 미술은 1990년대에 들어와 다른 ‘주의’들의 공격을 받았다. 남성중심적인 사회가 남성 대 여성이라는 이분법을 고수하듯이 페미니즘 미술 역시 똑같은 이분법을 따르고 있고, 따라서 기존의 통념..
2013.05.24 -
[리뷰] 사카구치 교헤 <나만의 독립국가 만들기> 북리뷰
셀프혁명의 가능성 북리뷰 사카구치 교헤 지음/ 고주영 옮김 글_김종우 책에 대한 리뷰를 시작하기에 앞서, 저자와 내용에 대해 간략히 소개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먼저 저자인 사카구치 교헤는 와세다대학 건축학과를 졸업했지만 건축은 하지 않고, 노숙자가 만든 천막집에 꽂혀 그것을 연구하고 또 실제로 짓기도 한다. 그는 그런 집들을 ‘0엔 하우스’라 명명하는데, 그것은 기존의 사회 시스템을 거부하는 태도로 읽힌다. 사실 이런 태도는 사카구치 교헤가 처음은 아니다. 삶이 곧 예술이라고 주장했던 ‘요셉 보이스’나 도시생활자의 스펙터클을 전복시키려 했던 ‘상황주의자’들이 그에게 적잖은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그가 주거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이나 주인 없는 땅을 주목하는 것은 이미 몇 십 년 전에 건축가이자 미술가..
2013.05.22 -
[리뷰] LIG 문화재단 레지던스-L <엄마가 사라졌다>
LIG 문화재단 레지던스-L 연출가 김철승 프로젝트 새로운 서사의 가능성 글_김민승 전통적으로 삶의 재현으로서의 연극이 있다면, 극연구소 마찰의 연극을 무어라 규정하면 좋을까? 아마도 ‘삶의 환기로서의 연극’ 정도가 적당하지 않을까? 그리고 이때 ‘환기’라는 것은 감각적 환기이자 현실을 넘어서는 환기가 될 것이다. 김철승 연출의 공연 는 누군가의 부재가 우리 삶을 어떻게 환기시키는가를 다루고 있다. 즉 이 공연에서는 ‘부재’를 존재론적인 문제로 다루는 상투적인 방식 대신 지극히 감각적이고 지엽적인 차원에서 접근한다. 엄마의 부재란, 뜯지 않은 우유가 유통기한 지난 우유가 되는 것이며, 냉장고 안의 딸기가 상한 딸기로 변하는 것이고, 나보다 엄마가 먼저 떠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바로 그런 점에서 누..
2013.05.20 -
[리뷰] 극단 걸판 <세상 무슨 일이 있어도... 친구야>
2013 서울연극제/미래야 솟아라 결코, 지킬 수 없는 것들 극단 걸판 글_유햅쌀 어떤 선택을 한다. 우리는, 아니 적어도 나는 그 선택이 나를 지켜줄 수 있을 거라 굳게 믿는다. 그래서 매 순간 선택의 기로에 서서-어떤 선택은 적어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과 죽음의 공포에 대한 두려움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므로- 무엇을 얻고 무엇을 버릴 것인지, 선택으로 얻게 될 것은 가치가 있는 것인지, 버려도 포기해도 그래도 나는 끝내 살아갈 수 있을 것인지, 그래도 괜찮을 지 고민한다. (앞으로 )는 수많은 선택에 대한 이야기다. 덧붙이자면 선택의 갈림길에서 영원히 갈라져버릴 친구의 이야기이고, 선택의 결과가 유동적으로 변화할 때마다의 상황들을 다룬 코미디, 아니, 비극이다. (모든 코미디가 비극이라는 말도 ..
2013.0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