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리뷰(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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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벌레도 피가 나나?" - '공상집단 뚱딴지'의 <안녕, 피투성이 벌레들아>
"벌레도 피가 나나?" 공상집단 뚱딴지- 안녕, 피투성이 벌레들아 글_백상아 연극을 보고 난 후 같이 본 친구와 나눈 대화 1 주희 : 진짜 피투성이다 상아 : 뭐가 주희 : 제목이 왜 벌레인지 모르겠는데 진짜 피투성이다 피투성이. 상아 : 너 혹시 맨처음에 나온 여자랑 남자 뻘건천 둘러 매고 있어서 그런거냐? 주희 : 어…. 상아 : 다 죽은 거 아님? 그래서 피투성이 벌레들아 안녕. 잘 가. 이런 의미 같던데. 주희 : 역시 너는 글을 쓰니까 다르구나.…. 이해능력이. 상아 : 나 요새 글안 써. 야, 그런 게 어디 있냐. 네 가지 이야기 다 자살이나 죽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있었잖아. 그리고 세 번째 이야기에서 여자한테 넥타이 끈 푸르고 상자에서 나온 남자 있지. 그 남자는 살아서 마지막에 유에..
2010.10.19 -
[리뷰] 진실을 말하고 있는 판타지, '무브먼트 당-당'의 <모는 집으로 가는 길을 모른다>
제 12회 서울변방연극제 참가작 진실을 말하고 있는 판타지, '무브먼트 당-당'의 글_아아시 술에 취해 꽐라가 되어 ‘집을 찾기 위해’ 동네를 헤맨 적이 있다. 분명 집은 여기 있어야 하는데, 거기에 나의 집이 없을 때의 그 똥줄이 타는 마음. 망연자실해서 길바닥에 주저앉아 있을 때 느껴지던, 나를 짓누르고 있는 대기의 압력. 그 무게감. 날 도와주는 사람도 하나 없어, 인생 자체의 근본적 외로움과 막막함을 느끼게 되던 그 순간. 물론 나의 집은 없어지지 않았다. 내가 정신이 아리까리해서 집을 찾지 못했을 뿐. 집을 찾아다닐 그 때 그 당시의 나의 인지능력은 거의 제로에 가까워서 그 때 당시의 우리 동네에 대한 나의 인식은 판타지처럼 기억된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이 판타지가 아니라 현실이 된다면? 무브먼..
2010.10.11 -
[리뷰] 모두에게 잊혀지고 신들에게조차 버림받은 여인, 극단 실험극장 <이오카스테>
남편에게 버려지고 아들에게 버려지고 신에게 버려지고 사회에서 버려지고 저자에게조차 버려진 여자 극단 실험극장 글_ 개쏭 오이디푸스를 기억하는가. 아비를 죽이고 어미와 맺어진 아들. 그 사실을 알게 된 후 눈을 뽑고 왕좌를 버리고 방황하는 남자. 소포클래스의 책을 펼쳐보지 않았다 하더라도 우리에게 오이디푸스는 친숙한 이름이다. 프로이드를 통해, 각종 인문학 서적을 통해 그의 이름은 쉽게 들려온다. 그런데, 오이디푸스를 기억하는 당신, 혹시 그의 어머니의(아니, 아내라고 해야할까) 이름을 기억하시는가. 그녀의 이름은 이오카스테이다. 이 글에서 계속 나올 이름이니까 이쯤해서 오이디푸스의 엄마라든가 마누라라든가 뭐 그런 식으로 기억해두자. 실은 나도 기억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그녀의 이름을 통해서 벌어지는 별 ..
2010.10.08 -
[류호경의 그림리뷰] 너무 늦어서 민망한 프린지페스티벌 리뷰
너무 늦어서 민망한 프린지페스티벌 리뷰 글/그림_류호경 2010년도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은 8월 12일부터 28일 까지였다. 그런데 오늘은 몇일인가... 핑계대지 않겠다. 게으름 피웠다. 이런저런 일들이 있었으나 리뷰를 못쓸만큼 바빴던 건 아니다. 한 달이 훌쩍 넘었으니까...나란 사람 이런 사람. 죄송하다. 민망하다. 드릴 말씀이 없다. 게으른 필자는 잘라버리겠다!! 비록 한 달이 넘은 시점이지만 마치 엊그제 축제를 둘러본 양 생생하게 프린지페스티벌 공연 리뷰(
2010.10.07 -
[리뷰] 코끼리, 나무, 바퀴벌레, 인간, 인디스트 - 극단 '위드오즈' <숙희씨네 코끼리>
코끼리, 나무, 바퀴벌레, 인간, 인디스트 서울프린지페스티벌 극단 '위드오즈' 글_ 정진삼 1. 코끼리 어느 날 스승님이 말했다. “상상이라는 말이 있다. 생각할 상(想) 자에 형상 상(像)자. 뒷 글자는 코끼리 상(象)자에 사람(人)이 더해진 것이다. 예전에는 코끼리를 보는 일이 흔치 않았다. 보지 못한 코끼리의 모양을 생각해서 그리는 것. 이것이 상상이다.” 2. 나무 음악극이란다. 라디오 디제이 씨코드와 지코드가 ‘바퀴벌레’ 와 연애하게 된 청취자의 사연을 이야기하며 공연의 시작을 알린다. 기타, 건반, 타악으로 단촐하게 짜여진 밴드의 음악이 울려 퍼진다. 무대가 밝아지면 문에 들이찬 거대한 나무가 중심에 서 있다. 가져갈 짐은 싸고, 놓고갈 짐은 남겨진다. 숙희씨네 이사가는 날, 코끼리는 간데없고..
2010.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