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프린지페스티벌20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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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사랑하는 한 사람을 통해 외계를 알게 된다. " 창작춤집단 가관의<외계 신호 수신 장치>
"사랑하는 한 사람을 통해 외계를 알게 된다. " '창작춤집단 가관 & 안녕하세요 밴드'의 글_이현수 1. 외계 다시 비가 내린다. 가관의 공연이 야외에서 있는 날. 이렇게 비가 오는데 공연이 가능하려나 싶을 무렵 문자가 온다. 시간과 장소가 변경 되었다는 연락. 대체할 만한 실내 공연장을 구했나 보구나, 기우를 접는다. 창작춤집단 ‘가관’ 과 ‘안녕하세요’ 밴드의 공동 작업 공연. 무대, 왼쪽에 남자 셋이 앉아 있다. 아코디언, 기타, 잼벨 등의 악기가 있다. 무대, 오른쪽에는 여자 셋, 그 뒤로 커다란 바람개비, 우산 등이 널브러져 있다. 남녀칠세부동석? ‘가관’은 여자 셋이고 ‘안녕하세요’ 밴드는 남자 셋이다. 그리고 남자 주인공을 맡은 남자 배우 한 사람. 객석, 옆에 앉은 한 관객이 내게 묻는다..
2010.09.17 -
[리뷰] '창작공동체 그린피그'의 <의붓 기억 - 억압된 것의 귀환>
현재의 나에게 영향을 미치는 타인의 기억 '창작공동체 그린피그'의 글_조원석 의붓 기억이 무슨 의미일까? 의붓아버지라고 하면 재가한 어머니의 남편을 말한다. 친아버지가 아닌 의붓아버지. 홍길동은 아버지를 아버지라고 부르지 못했다. 반대로 의붓아버지는 아버지가 아닌데 아버지라고 불러야 한다. 그렇다면 의붓 기억은 기억이 아니지만 기억이라고 부를 수 있는 어떤 것을 말한다. 자신이 직접 겪은 기억은 아니지만 자신의 기억이라고 해야 하는 기억. 이런 기억이 있기는 할까? 선뜻 다가오는 말은 아니지만 의붓 기억이라고 하는 것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그리고 이 말을 염두에 두고 연극을 따라가 보자. 본격적인 연극이 시작되기 전에 한 사람이 나와 이야기를 들려준다. 공연이 시작된 장소는 포스트 극장의 무대 밑에 있..
2010.09.16 -
[리뷰] 느껴지지만 읽혀지지는 않는 우리들의 진심- '운김'의 연극 <그러고 싶지 않아>
느껴지지만 읽혀지지는 않는 우리들의 진심 연극 글_ 윤나리 대화를 나누는 친구들의 모습. 의 그림은 일상 어느 곳에서나 목격할 수 있는 그 장면이었다. 대화를 끌어나가던 초반부 옥탑에 친구들을 불러 고기파티를 연 필경은 영화감독을 언급하며 소통의 중요성에 대해 크게 외친다. 그 목소리는 공기 속에 스며들기만 할뿐 그 누구도 귀기울이지 않는다. 주인 잃은 이야기들이 대화를 이루고 이어 연극은 끝이 난다. ‘part 1’ 연극은 각자의 삶을 살고 있는 네 명의 친구들이 만난 시간동안 그들의 대화로 만들어진다. 흔히 여러 명이 모인 자리에서 그러하듯 그들의 대화는 밀려오는 파도처럼 동시에 섞이기도 하고 그 대화는 허공에 흩뿌려지듯이 금새 사라지고 침묵의 상태가 지속되기도 한다. 연극은 꽤나 흥미로운 구도다. ..
2010.09.14 -
[리뷰] 상상만발극장의 <비상사태>-당신 앞에 놓인 세 가지 선택지, 당신은 무엇에 내기를 걸 것인가?
상상만발극장의 당신 앞에 놓인 세 가지 선택지, 당신은 무엇에 내기를 걸 것인가? 글_ 정영감 극은 여자(부인)의 대사, ‘괜찮아?’로 열리고 ‘그렇지 않으면 우린 끝난 거야’로 닫힌다. 인물들은 질문과 단정 사이에 가로놓여 있다. 두 대사는 ‘괜찮지 않으면, 우린 끝난 거야’라는 한 대사로 엉겨 붙어 남자(남편)와 소년(아들)을 옥죈다. ‘안전(安全)’에 대한 여자의 욕망이 질문을 조건으로, 단정을 단죄로 뒤집는다. 극은 별다른 사건이 없음에도, 혹은 그러한 이유로, 이야기의 뼈를 추리기 어렵지만, 드라마터그의 해설을 바닥에 두고 여자의 ‘불안(不安)’을 따라가 보자. 남자는 그 동안 대가로 치러야만 했던 무한경쟁과 자원(인력) 감시에 대해 환멸을 느끼고 허무감에 빠진다. 여자는 남자의 변화에 민감하게..
2010.09.13 -
[리뷰] 아이로 되돌아가는 길을 걷고 있는 여행자, 마임이스트 '이태건'의 <혼자 떠나는 여행>
아이로 되돌아가는 길을 걷고 있는 여행자 마임이스트 '이태건'의 글_이현수 사진_삐삐롱스타킹 1. 마임 마임(mime)의 어원은 그리스어의 미모스(mimos)에서 유래하며 '흉내'를 뜻한다. 어린아이가 흉내 내는 몸짓을 하면 어른들은 그걸 보며 즐거워한다. 엄마 흉내, 이웃집 할아버지 흉내, 텔레비전 속 코미디언 흉내, 강아지 흉내, 공룡 흉내... 어른이 흉내 내는 몸짓을 하면 사람들은 실제와 얼마나 닮았는지 눈을 게슴츠레하게 뜬다. ‘우와~ 진짜 같다.’ 혹은 ‘에이~ 하나도 안 비슷해’ 하면서... 왜 아이의 흉내와 어른의 흉내는 다른 대접을 받고 있나. 그 이유가 궁금하다. 마임 공연을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입이 헤벌쭉 벌어지고 겨드랑이가 간질간질 한 느낌이 든다. 보이지 않는 것을 눈에 보이..
2010.09.09 -
[리뷰] '세대독립클럽'의 <미드나잇 퍼레이드> - 진짜 재밌는 걸 알려줄까?
'세대독립클럽'의 - 진짜 재밌는 걸 알려줄까? 글_허김지숙 자정을 넘긴 시간 밖에서 밤을 지새워 본 사람, 생전 처음 본 사람과 밤을 공유해 본 사람, 느닷없이 원하는 곳으로 가 아침을 기다려본 사람 그리고 그 순간을 다시없을 밤으로 보내본 사람, 여기 지난밤을 그렇게 보낸 70여명의 젊은이들이 있다. 8월 22일의 눅진한 밤, 12시가 되기를 기다렸다. 그 날의 지령은 간단했다. 「토요일 자정 홍대 스타벅스 옥상에서 모입니다. 비치된 오브제(야광봉, 돗자리, 불꽃놀이, 카메라, 얌체공… 등)를 들고 서울 내 각 지역으로 흩어져 밤을 즐겁게 보냅니다. 」 이 신선한 제안은 플럭서스의 지시문 같았고, 현장의 군중들은 자유로운 플래시몹의 한 장면 같았다. 서울프린지페스티벌 야외거리예술제 참가작 의 ‘미드나..
2010.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