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지페스티벌(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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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느껴지지만 읽혀지지는 않는 우리들의 진심- '운김'의 연극 <그러고 싶지 않아>
느껴지지만 읽혀지지는 않는 우리들의 진심 연극 글_ 윤나리 대화를 나누는 친구들의 모습. 의 그림은 일상 어느 곳에서나 목격할 수 있는 그 장면이었다. 대화를 끌어나가던 초반부 옥탑에 친구들을 불러 고기파티를 연 필경은 영화감독을 언급하며 소통의 중요성에 대해 크게 외친다. 그 목소리는 공기 속에 스며들기만 할뿐 그 누구도 귀기울이지 않는다. 주인 잃은 이야기들이 대화를 이루고 이어 연극은 끝이 난다. ‘part 1’ 연극은 각자의 삶을 살고 있는 네 명의 친구들이 만난 시간동안 그들의 대화로 만들어진다. 흔히 여러 명이 모인 자리에서 그러하듯 그들의 대화는 밀려오는 파도처럼 동시에 섞이기도 하고 그 대화는 허공에 흩뿌려지듯이 금새 사라지고 침묵의 상태가 지속되기도 한다. 연극은 꽤나 흥미로운 구도다. ..
2010.09.14 -
[리뷰] 아이로 되돌아가는 길을 걷고 있는 여행자, 마임이스트 '이태건'의 <혼자 떠나는 여행>
아이로 되돌아가는 길을 걷고 있는 여행자 마임이스트 '이태건'의 글_이현수 사진_삐삐롱스타킹 1. 마임 마임(mime)의 어원은 그리스어의 미모스(mimos)에서 유래하며 '흉내'를 뜻한다. 어린아이가 흉내 내는 몸짓을 하면 어른들은 그걸 보며 즐거워한다. 엄마 흉내, 이웃집 할아버지 흉내, 텔레비전 속 코미디언 흉내, 강아지 흉내, 공룡 흉내... 어른이 흉내 내는 몸짓을 하면 사람들은 실제와 얼마나 닮았는지 눈을 게슴츠레하게 뜬다. ‘우와~ 진짜 같다.’ 혹은 ‘에이~ 하나도 안 비슷해’ 하면서... 왜 아이의 흉내와 어른의 흉내는 다른 대접을 받고 있나. 그 이유가 궁금하다. 마임 공연을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입이 헤벌쭉 벌어지고 겨드랑이가 간질간질 한 느낌이 든다. 보이지 않는 것을 눈에 보이..
2010.09.09 -
[사진리뷰] 도도댄스 <시선>
도도댄스 글/사진_고민구 공연은 생기와 에너지가 넘쳤고 중간중간 재미가 있었지만 50분 동안의 많은 질문에, 시간에 쫓겨 교과서적인 답만 알려준 채 다른 여러 가지 답은 숙제로 건네 받은 수업 같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생활 속에서 그 숙제를 하며 나름의 방식으로 답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 생각된다. 공연을 준비하고 올리고 내리기 까지 15일간 함께한 시간은 배우와 사진사가 아닌 함께 느끼고 공감하는 친구가 되었기에 좋은 경험이었다. 다음번에도 이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기꺼이 이 방식을 택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수고하신 도도댄스팀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내년에 또 봬요." 라고 전하면서 마칩니다. 도도댄스-시선 2010 서울프린지페스티벌 참가작 8/13(금) 20:00, 14..
2010.09.06 -
[리뷰] 조옥형의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를 보고
조옥형의 를 보고 글_강말금 * 들어가는 말 조옥형씨는 나의 친구다. 이제 막 사귀기 시작한 친구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로맨스 단계다. 그리고 이 공연은 조옥형씨의 단독 콘서트 같은 공연이다. 이런 관계의 사람이 공연을 보고 쓰는 글은 어떠해야할까를 가장 많이 생각하였다. 옥형씨에게 편지를 쓰는 것이 좋겠다고도 생각하였다. 음. 그렇지만 공연감상문은 옥형씨만 읽는 것이 아니니까 줄거리도 좀 들어가고 해야 다른 독자 분들도 공감 하실 테고...... 어떤 형태로 쓰던 그분에게 쓰는 편지가 될 것이라는 생각도 들고...... 해서 그냥 쓴다. * 내가 아는 조옥형 콘서트에서 가수 소개가 빠질 수 없듯 옥형씨의 소개가 필요할 것 같다. 그분은 여자고, 삼십 대 후반이고, 결혼을 안 했고, ‘새시대예술연합’이라..
2010.08.31 -
[리뷰] 김정현 <길> ‘벽돌 가면 씨, 당신의 몸은 무엇을 찾아서 길을 나섰던 것입니까?’
김정현 글_이현수 검은 고무바닥의 무대, 천장에서 길게 내려온 백열전구가 선비의 갓을 쓰고 있다. 나는 포스트 극장의 딱딱한 의자에 기대어 앉아 공연을 볼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 객석 구석에서 공연자 등장. 의자를 붙잡고, 의자를 밀면서 백열전구 쪽으로 간다. 공연자는 척추가 휘었고 얼굴에는 벽돌 같이 붉은 가면을 썼다. 휜 척추, 벽돌 가면. 고무바닥의 저항. 벽돌 가면은 의자를 밀어 고무바닥의 저항을 밀며 앞으로 나아간다. 전등 아래 의자를 놓고 객석을 등지고 앉은 벽돌 가면. 숨을 쉰다. 입은 가면 안에서 숨을 쉬고 몸은 바깥을 향해 숨을 쉰다. 벽돌 가면은 의자에서 천천히 엉덩이를 떼어 사선으로 걸어 나아간다. 의자로부터 멀어질수록 척추가 서서히 펴진다. 다 펴진 척추가 직립하여 움직인다. 자..
2010.08.25 -
[리뷰] <플러스 원> 새로운 변수를 찾아서
플러스 원 - 새로운 변수를 찾아서 글_조원석 기술과 예술이 만나면 기예가 되는 걸까? 아닐 것이다. 기예는 예술로 승화된 기술을 말한다. 그렇다면 기술은 무엇을 만나야 예술로 승화되는 걸까? 국립 아시아 문화전당 콘텐츠 개발 시범사업팀의 ‘플러스 원’은 서로 다른 기술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새로운 형식의 예술을 시도한 공연이다. 과거의 기예가 오랜 세월을 걸쳐 몸에 배인 숙련된 기술의 경지였다면, 지금의 기예는 끊임없이 쏟아지는 새로운 과학 기술에 대한 창조적인 활용이다. 과거의 기예가 예술로 승화할 수 있었던 것은 오랜 세월을 걸친 사물에 대한 이해 때문이다. 흙을 다루면서 흙을 이해하게 되고, 자연의 빛을 다루면서 그 빛을 이해하고, 그래서 탄생한 것이 고려청자이고, 인상파의 그림이다. 반면, 오늘..
2010.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