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ienbob(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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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결정하지 않는 것도 당신이기에<비둘기처럼 걷기>@TINC
결정하지 않는 것도 당신이기에 음이온 리뷰 글_임다영 도시에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길에서 비둘기를 마주친 적이 있을 것이다. 구우- 구우- 소리를 내면서 목을 까딱거리며 걷거나, 이따금씩 공중을 푸드덕거리며 날아다니는 존재를 말이다. 음이온의 는 우리의 일상에서 친밀한 존재인 비둘기에게 50대 남성이 한쪽 눈을 쪼아 먹히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고 있다. 본인은 이 글을 통해 의 경계 넘나들기와 열린 결말의 함의를 살펴보려 한다. 주인공인 남자는 쪼아 먹힌 한 쪽 눈으로 비둘기가 보는 세상이 보인다고 주장한다. 그런 남자의 말에 의사, 가족, 행인 등의 반응은 제각기 다르다. 의사는 정신과를 권하며 믿지 않는 눈치고, 도를 믿냐는 행인은 남자가 새처럼 보인다고 말하는 와중에, 가족은 그래도 그의 말을 믿어..
2022.06.29 -
[리뷰] 꾹 눌러 담은 트렁크의 흔적을 들추며 <케샤, 레로, 케샤>
꾹 눌러 담은 트렁크의 흔적을 들추며 리뷰 글_김은한 좋아하는 일본 아티스트의 곡 중에 ‘어차피 내일이 계속된다면 / 추억은 필요 없어 / 이 발을 무겁게 하는 슬픔은 / 시궁창에 흘려보냈다’라는 대목을 흥얼거리곤 했다. 이번에 관람한 공연은 이 대목을 떠오르게 했다. 조바심을 내느라 어디로도 내디딜 수 없는 막막한 현실. 아랑곳하지 않고 나아가 보는 마음을 일깨워준 를 돌이켜본다. 코로나가 주춤하며 공연예술계에도 다시 활기가 돌아오는 듯하다. 여러 축제와 행사가 조심스럽게 다시 시작되었고, 많은 참여자가 그간의 시간을 떨쳐 보내듯 즐기고 있다. 꽉 찬 극장은 이제 한 칸 띄어 앉기보다는 비좁아졌지만, 생기가 돈다. 물론 힘든 시절이 완전히 지났다고 말하기엔 이르다. 공연예술을 둘러싼 삶은 늘 만만치 않..
2022.06.10 -
[인디언밥 6월 레터] 더 많이 갖고 싶어요
더 많이 갖고 싶습니다. 아주아주 부자가 되고, 장비든 공간이든 필요한 건 다 있는 데다, 친구도 많고 인기와 영향력도 있고, 이게 다 내 거여서 아무도 안 주고 혼자만 갖고 싶습니다. 울면서 떼쓰거나 사람들을 설득할 필요도 없이 이미 제게 있는 게 당연했으면 좋겠습니다. 더 많이 갖고 싶습니다. 축제 하나를 마치고 4월 레터를 쓰고, 다른 축제 하나를 더 마치고 6월 레터를 씁니다. 아마 8월 레터도 마찬가지겠죠. 일상적인 공간에 스며들어야 하는 작업이 있는가 하면, 누군가가 관리하는 공간을 빌려서 쓰는 작업도 있었습니다. 남의 공간을 빌려 쓰다 보니 이해되지 않는 순간도 많았습니다. 점심시간에 잠깐만 공간을 보고 가겠다는 요청에도 단호하게 거절하는 모습엔 화가 났어요. 심지어 같은 문화재단의 다른 부..
2022.06.07 -
[리뷰] 정해져 있지 않은 거주지: 오드라데크
잊혀진, 튀어 나오는, 이해 불가능한 그리고 묘사 불가능한 것 혹은 곳. 하마(하재용)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튀어나오는, 예견할 수 없이 행동하는, 어떠한 어원을 가지는지 정확히 알 수 없는 그리고 어떻게 생겼는지 완벽하게 묘사할 수 없는 심지어는 죽는지 조차 알 수 없는 존재가 있다. 그 이름은 오드라데크이며 프란츠 카프카의 단편 소설 ‘가장의 근심’(Die Sorge des Hausvaters)에서 화자인 가장을 괴롭히는 아주 곤란한 존재로 보인다. 위에서 열거한 이 존재의 속성들 역시 그것을 완전히 설명해주지 못한다. 모든 설명들과 분석들은 이 존재를 비껴간다. 그리고 이 존재의 이름을 빌린 한 전시가 ‘아마도 예술공간’에서 열렸다. 흥미롭게도 하나의 객체를 묘사하는 듯한 카프카의 소설 속의 오드라..
2022.05.16 -
[공연좌담]쥐와 물: 연극 <멀리 있다 우루는 늦을 것이다> 라운드테이블 下
쥐와 물: 연극 라운드테이블 下 2022. 3. 23. 우지안(연출, 출연) | 하은빈(움직임) | 현호정(각색, 출연) | 양효실(작가, 미학자) | 이연숙/리타(작가, 비평가) 는 배수아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연극이다. 2020. 12. 19. 신림중앙시장에서 공연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공연이 취소되었고, 2022. 3. 5. - 3. 6. TINC에서 초연되었다. ©우지안 리타 배수아의 에서 기억나는 게 ‘뒤에서 보는 눈’이라는 말을 하잖아요. 그래서 사람이라기보다는 초월한 눈, 신의 느낌이고. 마지막 페이지에서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는 섬광 이런 것들... 근데 연극에서는, 청중을 향해서 말하는 마지막 부분에서 분명히 우릴 보면서 말했고 그것 때문에 배수아의 신적인 초월과는 완전히 ..
2022.05.01 -
[공연좌담] 쥐와 물: 연극 <멀리 있다 우루는 늦을 것이다> 라운드테이블 上
쥐와 물: 연극 라운드테이블 上 2022. 3. 23. 우지안(연출, 출연) | 하은빈(움직임) | 현호정(각색, 출연) | 양효실(작가, 미학자) | 이연숙/리타(작가, 비평가) 는 배수아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연극이다. 2020. 12. 19. 신림중앙시장에서 공연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공연이 취소되었고, 2022. 3. 5. - 3. 6. TINC에서 초연되었다. ©우지안 효실 원작이 텍스트로 선정되고 그걸 어떻게 훼손했는지, 어떻게 스크립트로 쓰면서 추렸는지? 그게 궁금해요. 은빈 우리 소개 이런 거 안하나요? 효실 저는 나이도 많구요. 본론으로 직진하구요. 지안 그 질문 머릿속에 꼭 새겨둘게요. 저는 AMC, 안티무민클럽이라는 단체의 구성원이자 (이하 )를 연출하고 출연한 우지안..
2022.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