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나를 경록절에 데려다 줘: 지나가던 행인의 온라인 경록절 체험기

 

 

나를 경록절에 데려다 줘: 지나가던 행인의 온라인 경록절 체험기

 

경록절2021 리뷰

 

글_최승연

 

사진1. 경록절 포스터(출처: 캡틴락컴퍼니 트위터)

 

홍대의 3대 명절은 할로윈, 크리스마스, 그리고 경록절인데 올해엔 그 경록절이 속세의 명절과 겹쳤다. 모두가 직장 대신 이불 속에 있을 테니 어쩌면 잘된 일이다. 나는 누군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집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홍대 명절을 홍대에서 보내 본 적 없지만, 경록절이 뭔지는 알고 있었다. 팬데믹이 지구를 화려하게 감싸고 있는 지금, 연휴를 본가에서 보내야 할까 고민하는데 경록절 알림이 떴다. 대낮부터 시작해서, 지옥까지 한다고. 나는 갑자기 궁금해졌다. 그 지옥은 대체 어디일까? 뭐 하는 곳일까? 그래서 나는, 올해 경록절을 즐겨 보기로 했다.

본가 부모님의 부름에 착한 K-자식인 나는 연휴 기념 돼지 파티를 포기했다. 대신 설날 당일, 나의 사랑하는 아버지와 어머니는 꼼짝없이 경록절에 갇히고 말 것이다. 원래 상호 간에 오고 가는 게 있어야 하는 법. 본가에는 아주 커다란 스마트 TV가 있다. 그걸로 각종 건강 프로를 챙겨보던 부모님은 싱글벙글 웃으며 선뜻 리모컨 지휘권을 양보했다. 따뜻한 환대. 내리사랑이란 이런 것일까? 마음 한구석이 시큰거리기 무섭게 정오가 다가왔고 나는 유튜브 채널에 크라잉넛을 검색했다. 경록절이 막 시작된 참이었다. 저화질의 김창완이 기타를 댕댕 치고 있었다. 이어지는 저화질의 무대들. 신나는 음악들. 부모님의 표정에 물음표가 떠오르고 있었지만 두렵지 않았다. 나는 어른이니까.

내 부모님의 엄청난 매력을 하나 말해주고 싶다. (아주 많은 것 중 하나일 뿐이다) 그들은 내가 열광하는 무언가를 보면, 왜 저러고 있는 건지 전혀 이해되지 않는다는 표정을 하면서도 어떻게든 자식이 좋아하는 이유를 찾아낸다. 이번에도 그들은 아리송한 표정을 지었다. 특히 신이 난 아티스트들이 인사를 하는데 그게 ‘시청자 여러분’이 아닌 ‘경록이 형’을 향한 것이라는 점에 어색함을 느끼는 듯했다. 

 몇 차례 아티스트의 무대가 지나가고 나서, 홍대 거리를 걷는 한경록의 모습이 등장했다. 나는 그가 이 모든 영상의 주인공이며, 아까 그들이 말한 그 ‘경록이 형’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지금 하는 건, 말하자면 그, 김영철의 동네 한바퀴1) 비슷한 것이라고. 핫한 반응이 나왔다. 화면에 낯익은 골목들이 보이자 나도 신이 났다. 조용히 뉴스를 보다가 아는 사람이 인터뷰를 하면 호들갑을 떨게 되듯. 다양한 클럽과 카페 소개가 이어졌는데 대부분 매장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머쓱한 캡틴을 따라 우리 가족도 말없이 인중을 긁었다. 맞아, 이걸 괜히 온라인으로 하는 게 아니었지.

 

사진2. 현장사진 (유튜브 채널 '캡틴락 CaptainRock' 캡쳐)

 

 ‘공간’이라는 것의 의미를 되짚고 싶다. 다수가 동일한 순간을 향유할 수 있게 하는 장치로서. 그 의미가 새삼 절절하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솔직하게 말하면, 나는 끝없이 이어지는 노래에 들썩이면서도 한 편으론 분한 마음을 숨길 수가 없었다. 저렇게 신나게 놀고 있는데, 저렇게 미친듯이 연주하고 있는데 왜 나는 그곳에 함께 있을 수 없는지! 본 방송을 하고 이틀 뒤였나. 자취방에서 재방송을 보는데 순간 서러운 거다. 아무도 나를 따돌린 적 없지만, 모니터 밖에서 소외당하는 기분이랄까. 나랑도 놀아줘! 모니터에 머리를 들이밀면서. 진상에 가까울 만큼 솔직한 단상이다.

사실 공연장이라는 공간에서, 나는 열정적인 소비자라기보단 병들고 지친 노동자일 때가 많다. 기대에 찬 관객들을 입장시키고 (티켓)미수령 관객이 0명이 되면(흔한 일이 아니다) 기뻐하는 피고용인. 이런저런 일로 무대 하수로 통하는 문을 열거나 공연장 뒤편을 닌자처럼 지나가는 현장 스태프. 하지만 왜 모르겠는가? 이어폰으로 듣는 음악과 현장의 ‘생음악’은 진동부터 다르다. 드럼과 기타가 거친 소리를 낼 때 심장 한쪽이 같은 리듬으로 둥둥 울리는 그 감각. 어지러운 조명마다 피어난 빛줄기가 진동에 맞춰 달려와 모두의 뒤통수를 타고 날갯죽지까지 흘러내리는 그 광경. 사람들은 각기 다른 몸짓을 펼쳐내며 자신만의 세계에 머무는 듯 보이지만 사실 모두들 같은 시간을 유영한다. 여기가 오후 6시 30분의 동대문역사문화박물관 역이라면 주변 인간들이 증오스러울 테지만 공연장에서는 다르다. 젊고, 자유롭고, 함께인 우리. 하지만 발 묶여 홀로 일 년을 늙어내고 나니 그 모든 시간들이 전생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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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경록절의 온라인에서 나를 위로해준 것이 있다면 온라인 생중계 내내 올라왔던 실시간 채팅일 것이다. 다들 지난 일 년간 각양각색의 온라인 어쩌구를 경험해온 덕분인지 박수와 환호성은 깔끔하게 이모지로 처리하는 노련함까지 생겼다. 각자 예전의 추억도 공유하고 좋아하는 아티스트 이야기도 하고, 이분들 누구신가요? 이 노래 제목이 뭔가요? 할 때마다 친절한 답변도 얻었다. 어쨌든 우린 여기 함께 있다. 진한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함께 같은 음악을 듣고 있으니. 사실 아쉬움이란 경록절 내내 떠돌던 망령과 같다. 아티스트의 무대를 만나고, 새로운 이야기를 들어 기쁘지만. 하루 종일 음악이 들려와 신나지만, 채팅방에 삼삼오오 모여 친목을 다지니 신선하지만…… 이것과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좋은, 다른 형태를 이미 알고 있지 않은가. 그래서 영상 속 그들도 아쉽다는 이야기를 빼놓지 않은 거겠지.

본 방송 동시 시청자 수는 최대 2,500명을 찍었다. 이미 뒤집어지게 와르르 달려서 그런지 이틀 뒤 재방송의 채팅창은 차분한 분위기였다. 지난 화력을 그리워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아마 다른 이들과 함께라는 감각을 느끼고 싶어서겠지. 채팅이든 인스타그램 스토리 태그든. 현시점에서 가능한 대안을 비스듬하게 얘기할 순 있겠으나 솔직하게 말해볼까. 사실 온라인 공연은 오프라인 공연, 특히 스탠딩 공연에 대한 갈증을 해소해주지 못한다. 같은 공간에 함께 있다는 감각, 현장감.  이것은 온라인 공연의 한계이자, 그것이 오프라인 공연을 완전히 대체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진3. 현장사진(유튜브 채널 '캡틴락 CaptainRock' 캡쳐)

 

하지만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 할 수는 없으니. 지금 시점에서 가능한 것들을 시도하는 거겠지. 사실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만큼, 아쉬운 점을 대신할 새로운 포인트가 많았다. 예를 들어 볼까. 올해 경록절엔 캡틴의 오랜 친구 배우 오정세가 나와 만담을 펼쳤다. 선명한 화질로, 조용한 바에 앉아, 순서에 따라 차근차근. 이야기를 이어나가며 자연스럽게 다음 무대를 끌어왔다. 노래에서 연기에 대한 영감을 받는다는 오정세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니, ‘저 사람이 왜 저기서 나와?’라는 어색함은 금방 사라졌다. 아마 공연장이었다면, 이런 식의 진행이 가능했을지 궁금하다.

사전 녹화를 활용한, 차분하고 다양한 이야기. 고양이 울음소리에 맞춰 연주하다가 주인님을 들어 올려 인사를 시켜준다거나, 요즘 읽는 책 추천을 한다던가. 아티스트가 직접 이끄는 다른 장르로의 확장이라도 할 수 있겠다. 하나의 방송에 83개의 코너랄까. 촬영한 영상을 받아 송출한 형식이다 보니 팀마다 화면 구성이 달랐는데, 그것도 은근히 보는 재미가 있었다. 개인 작업실에서 노래한 선우정아의 말처럼, 어떤 영상은 말 그대로 Tiny Desk Concert2) 였고. 합주실에서 멤버들끼리 깔깔 웃으며 연주하는 모습에 여러 형태의 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었다.

휘몰아치는 영상들을 따라가다 보니 처음 보는 아티스트의 무대가 이어질 때가 많았다. 무대마다 아티스트의 이름과 노래 제목을 묻는 채팅이 있었고 나도 새로운 팀을 알고 플레이리스트를 추가했다. 원래 최애 보러 갔다가 그 전 팀에 감겨오는 게 인생의 진리 아닌가. 사실 온라인 공연은 모두에게 선택 가능한 옵션이 아니다. 중계와 송출을 위한 장비, 플랫폼, 그에 따른 추가 인력이 필요한데, 모든 아티스트와 기획사가 그에 대한 비용을 감수하지는 못한다. 그래서 올해의 경록절은, (정작 본인은 그렇게 큰 숙명을 안고 시작한 게 아니라 해도) 업계 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클 것 같다고 생각했다. 올림픽 공원 무대 네 개를 쓰는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의 이틀 치 라인업이 50여 팀인데, 생일파티로 시작한 경록절엔 자그마치 83명의 아티스트가 모였으니 그 규모만으로 어떠한 의의가 생긴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어떠한 형태로든 그 혹은 그들에게 의무감을 지게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업계 상황을 개선할 키는 다른 이들이 쥐고 있으니.)

 

사진4. 현장사진(유튜브 채널 '캡틴락 CaptainRock' 캡쳐)

 

채팅엔 이따금 슈퍼챗3)이 올라왔고, 나는 비스듬하게 누운 채로 멜론 티켓의 인디 탭, 3만 3천 원의 티켓값, 무료입장 유료퇴장, 온라인 무료 공연, 카카오티비 중계 등을 생각했다. 졸린 눈을 껌벅거리며. 채팅방에 있던 사람들을 그대로 홍대 공연장에서 만났다면 아티스트들은 꽤나 신나고 따스한 날을 보냈을 것이다. 과장이 심한가. 어쨌든 그날 신나게 술을 먹고 새로운 오빠, 형, 동생들을 잔뜩 만났겠지. 무대 전후로 아티스트들은. 올해엔 술을 먹지 못해서 아쉽네요, 라는 이야기를 했다. 알코올은 그 자체로 흥을 돋우지만, 단순히 그것만 아쉬워한 건 아니었을 거다. 편의점에서 네 캔 만원 세계 맥주를 즐길 수 있으니.

멤버 각각을 한 명의 프리랜서로 본다면, 같은 직업군 안의 커넥션이 얼마나 중요한지, 개인들에게 그런 기회가 얼마나 적고 필요한지 생각해볼 수 있다. 예술가로서 음악 세계를 넓히고 어쩌구 -그것도 매우 중요하지만- 그런 낭만적인 이유뿐 만 아니라, 같은 직업을 가진 이들이 모인다는 건 단순히 파티라는 의미로 매듭지어지지 않는다. 요즘 핫한 클럽하우스4)에서도 볼 수 있듯이, 커리어를 가진 사람이 모이면 정보 공유의 장이 만들어진다. K-아티스트로서 필요한 크고 작은 업계 소식, 지자체에서 시행하는 각종 지원사업 등. 그럼 그 자리는 존재만으로 엄청난 가치를 지니게 되는 것이다. 그러한 커넥션의 장이 되었을 경록절이 비 대면으로 이뤄졌으니 누구보다 아티스트들이 제일 아쉽지않을까. 방향을 바꿔서 한 번 더. 그럼 지금껏 그런 장을 만든 계기가 한 사람의 생일이었다는 게, 새삼 신기하지 않은가? 인싸란 참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존재구나, 생각하게 된다(참고로 나는 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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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쯤 달려왔을까, 캡틴과 오정세는 밖으로 나와 짧은 거리를 걸었다. 제비다방의 크고 붉은 문 앞에 도착하자 문을 밀어내고 안에 들어가 카운터 앞에 섰다. 꿀물(정말이다.) 두 잔을 시키고 몸을 틀어 계단을 내려가더니 조금 어색하게(이건 솔직한 글이니까.) 탄성을 질렀다. 무대에 앉아있던 정우를 발견한 것이다. 실시간 스트리밍이라도, 온라인 공연은 현장감에 대한 아쉬움을 어느 정도 자아내기 마련인데 그런 필연적인 아쉬움을 달래주는 듯한 장면이었다. 늘 사람으로 빽빽하던 공간에 덩그러니 놓인 둘의 뒤통수. 거기에 초점이 맞춰진 채로 정우의 노래가 시작되었다. 이 특별 영상에는 정우의 노래를 따라 부르는 나긋한 오정세의 목소리가 녹아들었다.

뜬금없이 느껴지겠지만, 나는 씨티알사운드5)의 정우를 아주 좋아한다. 그는 항상, 지금 굉장히 얼떨떨하고, 무슨 말을 드려야 할 지 모르겠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시작해 놓고는, 유머러스하고도 수려한 솜씨로 모든 멘트와 무대를 마무리 지어 버린다. 기승전결이 완벽하여 그의 무대가 끝날 때마다 나는 아주 잘 쓰여진 모험기를 완독한 기분을 느끼곤 한다. 앉아있는 나는 그들의 노래를 듣다가, 배고프면 뭐 좀 먹고, 잠깐 졸기도 하다가, 부모님이 헛기침을 하면 잠깐 건강 비법 채널을 틀었다가 슬쩍 다시 무대를 틀었다. 이렇게 팔자 좋게 누워서 누군가가 내주는 소리를 한없이 받아먹고만 있다 보면, 세상에 존재하는 건 나밖에 없는 듯한 근시안적인 착각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이 좋은 날 공연도 못 가고, 슬램도 못하고, 술도 못 먹는 불쌍한 나, 라는 자기연민에 빠지는 것이다.


질타를 받을 만큼 나쁜 행동은 아니다만 비대면 공연이 아쉽고, 대면 공연이 그립다면. 깊은 슬픔에서 얼른 빠져나와야 할 필요가 있다. 최소한의 영역을 조금씩 넓히는 것을 상황의 개선으로 본다면, 기둥, 아니 무대 뒤에 공간과 사람이 있다6)는 것을 생각하면 될 것이다. 가장 ‘불쌍’한 게 정말 소비자인가? 관객은 공연을 보지 않아도 살아갈 수 있지만 아티스트는 공연이 없으면 굶어 죽는다. 실제로 엄청난 수의 기획사와 시스템 업체가 줄줄이 도산했다. 1년 동안 대중음악 공연장에서 관객 간 감염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는데, 여기에 대고 ‘이야 그 우리의 K-방역은 참 대단하다’며 펄럭거리기만 하고 갈 길을 가버리면 안 될 것이다. 온라인 공연이 상용화되지 않은 시점에서 그것을 완벽한 대안으로 미뤄둘 수는 없다. 그러다간 자본이 충분한 대형 기획사만 남을 것이다. 딱 좋다, 업계 다양성이 뚝딱 잘려 나가기 아주 딱.

사진5. 현장사진(유튜브 채널 '캡틴락 CaptainRock' 캡쳐)

 

2021년 경록절은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그래서, 다들 그 지옥에 잘 도착했는가? 그 지옥은 어디였는가? 사실 경록절을 보다 잠들어버려서 그 지옥을 직접 확인하진 못했다. 그 워딩에 감겨 경록절을 즐기기로 결정한 입장에선 조금 아쉽다만. 실제 홍대에서 경록절을 즐겼다 해도 정신이 빠지든 술독에 빠지든 해서 그 끝을 보진 못했을 것이다. 실로 하찮은 위로이지만. 이번엔 집에서 놀자고 해준 캡틴 덕분에, 아주 다양한 무대, 몰랐던 아티스트와 노래를 만났고, 그리고 소비자로서 느끼는 공연장과 공연을 돌아봤고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다. 오프라인 공연이었다면 제안도 하지 않았을, 가족과의 시청도 가능했고 말이다. 혼자 웅크린 채 시청했을 때도, 끊임없이 올라오는 이야기와 이모지들 덕분에 즐거웠다. 

하지만 바라는 게 있다면, 올해의 온라인 공연이 이후로 아주 특별하고 독특한, 추억의 사건으로 남았으면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언젠가 다시 -이왕이면 내년에- 모르는 이들과 공간과 시간을 공유할 수 있기를. 아티스트들은 새로운 동료를 잔뜩 만나 술을 왕왕 먹고 엄청난 음악을 만들어 매일매일 멋들어진 무대를 장식하기를. 지난 일 년, 그리고 앞으로 얼마나 될지 모르겠지만, 한동안 우리는 이모지로 박수를 치고 채팅으로 떼창을 해야 할 것이다. 혹자는 이전의 풍경으로 똑같이 돌아갈 수 없다고 말한다. 흐린 눈을 뜨고 그 가능성을 모른척 하고 있는 게 아니지만, 무대는 음악, 감성, 취향, 추억과 같은 낭만적인 요소로만 이뤄진 것이 아니다.

누군가의 경력, 밥줄, 말 그대로 생업이 걸린 영역인 만큼 배제되는 인원을 줄이는 방향으로 어떻게든 조금씩 대안을 찾아가야 할 것이다. 올해 경록절에서 지난날에 대한 그리움과 대면 공연에 대한 아쉬움을 빼놓을 수 없지만. 올해 굉장히 많은 이들이 경록절과 함께했고 새로운 아티스트와 만남을 가졌다. 새로운 소비층이 생길 것이고 그들이 연결되고 결합하면서 다양한 영역이 피어날 것이다. 매개로서가 아닌, 경록절 자체가 만들어낼 소리 없는 파장은 아주 넓게 퍼져나갈 것이고 이러한 측면에서 경록절이 만들어낸 긍정적인 신호를 느낀다.

옛날 옛적에, 경록절을 온라인으로만 진행한 적이 있었단다. 에이 할머니, 말도 안 돼요. 에잉 욘석들, 집에서 놀자는 타이틀도 있었다니까. 할머니는 거짓말쟁이. 오호호호. 그럼 이제 슬램하러 가자꾸나.


1) 배우 김영철 출연의 KBS1 다큐멘터리. 주택가 골목길, 번화가, 시장 등을 걸으며 도시의 풍경을 담는다.

2) NPR Music이 주최하는 라이브 영상 시리즈

3) 유튜브 라이브 중 크리에이터에게 채팅과 함께 보내는 금전적 후원

4) 오디오 기반 소셜미디어서비스

5) 제비다방을 운영하는 문화지형연구소 씨티알의 인디음악레이블로 정우, 최고은 등이 소속돼있다.

6) ‘기둥 뒤에 공간 있어요’라는 인터넷 밈(meme)에서

필자소개_최승연

공연회사 기획팀 막내. 끄적이는 걸 좋아하며 집에선 주로 누워있습니다.

 

  1. 정성스럽고 위트 넘치는 경록절 후기 잘 읽었습니다.
    왠지 봄 기운같은 힘이 솟아 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