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호텔스위트룸에서 족발시켜먹는 기분?"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테헤란로의 빌딩 숲속, 맛있는 공연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 구남이 보는 구남

"호텔스위트룸에서 족발시켜먹는 기분? 음식이 공간을 이기는 상황.."

 
...구남의 조웅은 진심인듯, 아닌척하려고 했는데, 어색하다고 했다. 공연장이 어색하고 극장식 좌석에 앉은 관객들이 어색하고...... 호텔의 스위트룸에서 족발을 시켜먹는 기분이었을까? 그래서 그런 어색한 기분으로 족발을 다 먹어 치우기보다는 남기게 될지언정 통닭에 짜장, 짬뽕, 탕수육까지 시켜서..음식이 공간을 이기는 상황을 연출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이에 관객들은 기꺼이 짜장이나 짬뽕이 되어주었고, 모두가 맛있어하는 표정으로 마무리 되었다.


|조웅




나는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라는 밴드에서 노래를 부르고 키타를 긁으며 약간의 몸동작을 선보이는 조웅이다.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를 줄여서 '구남'으로 부르기로 하고, 계속 뭔가를 적어볼 것이다. 사실 이글은 지난 2010년 4월 10일에 있었던 '구남'의 공연에 대한 리뷰로 의뢰를 받았는데, 본인이 본인 공연의 리뷰를 쓰자니 막막하지만, 할말도 참 많은 기분이다.

'구남'이 '강남'의 한 공연장에서 공연했다. 는 사실은 참이고, '그 공연은 훌륭했다'는 알 수 없다. '조웅은 그 공연이 훌륭했다고 생각한다.'도 알 수 없다. 내가 조웅인데 내가 그 공연을 훌륭했다고 생각하는지 알 수 없다면, 이건 뭔가. '이건 뭔가'는 장기하와 얼굴들 노랫말들 중에 자주 등장하는 '이건 뭔가'하고는 다르다. '이건 뭔가'뒤에 따라올 말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뭔가를 적을 것이고, 지금 나는 햄버거를 빵부터 먹을지, 고기부터 먹을지를 고민하는 상태에 놓여있다고 보고있다. 그러나 중요한것은 다 먹을 것인가 반의 반만 먹을 것인가 이고, 다 먹으려한다면, 결국 소설같은 걸 쓰게 될것도 같아서 얼만큼 남길지를 고민하는 것이 맞겠다.




'구남'은 구남의 멤버인 조웅과 임병학외에 드럼을 연주하는 최상백과 구남이 속한 레이블 카바레사운드의 인력들도 함께 이번 공연에 대해 회의會議를 갖었었다. 몇가지 주제가 있었는데, 간단하게는 사람들이 얼마나 올것인가, 프로그램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였다. 사실 이번 공연은 공연장이 기획한 공연이고, 구남은 개런티를 받고 공연하는 입장이라, 많은 부분 공연장측이 수고를 하였고, 우리가 집중했던것은 어떤 프로그램으로 공연 할 것인가에 있었다. 시간은 1시간 30분. '우리는 그 시간 무엇을 해야하지?'라는 고민이 우리를 지배했다.

"우리가 갖고있는 곡들을 좋은 순서로 하나씩 하면 되는 것이지."
"아니야, 공연은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잖아."
셋리스트를 정하고도
"사람들이 지루하진 않을까"
"이 부분의 연결은 좀 긴 것 같구나"
"이 연결이 죽여준다고 생각해."

(대사 톤인 겁니다)

등등.... 쉽지않은 결정들의 연속이었다.

우선 나부터도 어디가서 공연을 진득하니 보는 타입이 아니라서, 그런 우려들이 많았던것 같은데, 그리고, '구남'같은 비주류인 밴드에게 단독공연이란 것은 잘 없는 기회이기 때문에 경험부족이라고 밖에는.......하지만, 누구나 그럴 것이기도 하다.




어쨌거나 연습은 시작됐고, 날짜는 다가오고 있었다. 긴시간의 프로그램을 소화하려다보니 연습은 예상대로 힘들었다. 늘 연주하는 곡들이기는 하지만, 셋트에 따라 변주나 편곡이 필요했고, 뭔가 멋지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그만큼 어렵기도 했다. 어떤 부분은 공연 당일 리허설때 수정을 하기도 했는데, 뭔가 짜증이 나기도 했다.

리허설은 공연 당일 낮에 있었는데 장장 두시간이 걸렸다. 공연장이 낯설기도 했고, 정확하게 가자는 생각으로 리허설을 진행했는데, 두시간을 리허설하고 나니, 점심때 먹은 홍삼 엑기스 파워도 다 떨어졌다고 서로들 툴툴거렸다. 공연을 3시간 남겨두고 지쳐버린 우리들은 대기실에서 서둘러 밥을 먹고 불을 끄고 잠을 청했다. 마치 운동선수같은 기분으로 머리속에는 '충전 '충전' '충전' 생각뿐이었다. 공연장의 음악감독님이 몇번왔다갔다 했는데, 불꺼놓고 자는 우리를 보고는 뭔가 근심어린 투였다. '이사람들이 간밤에 술을 많이 먹었나.' 뭐 그런생각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한 두 시간쯤 지나고 슬슬 지인들의 전화가 걸려와 잠에서 깼고, 또 일어나서 다시 몸을 '활성화'시켜야 할 필요도 있었다.

대기실 모니터에 객석과 무대가 여러 각도로 비춰지고 있었는데, 얼마지나지 않아 사람들이 가득찼고, 진행스텝이 대기실로 올라와 스탠바이를 알렸다.

(지금부터 사실은 속속들이 알고 있는 내가 그저 관객인것처럼 그래서 그 속을 모르는데, 추측해보는 입장으로 적어보겠음)

(말이 안되는가)

오프닝 영상에 '헛짓거리 그만 하고 가서 여자친구 가슴이나 만져라'라는 내용의 노래로 왕년에 히트를 쳤던 카바레사운드의 이성문대표가 바로 그 노래1을 불렀고, 그 뒤에 있던 구남의 멤버들이 화면밖으로 하나 둘 퇴장하면서 무대에 등장하는 컨셉이었다.

구성은 최근의 구남공연과 다르지 않게 기타, 드럼, 베이스 뿐이었다. 뭔가 예전의 신디사이저 멤버라든가 아무튼 다른 뭔가를 기대하기도 했는데, 3만원이었기 때문에, 하지만, 많은 악기가 등장한다고해서 좋은 음악이 연주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쯤은 알고 있고, 그저 그런 기대도 있었다는 얘길 하려는 것이다.

뭔가 말할것 같은 표정의 이성문 영상은 손으로 얼굴을 한번 훔치는 것으로 끝이났고,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스텔라' '스텔라' '텔라' '라' 로 들린 딜레이 가득한 소개멘트로 드럼과 베이스의 보사노바풍 연주가 시작되었다. 그때 등장한 조웅이 기타를 메고 뽀뽀를 하겠다며 뽀뽀의 멜로디가 보사노바풍으로 시작되었다.

차분한 '뽀뽀'가 끝나고, 왠지 저들 모두 지쳐보인다는 인상을 받은건 나뿐일까. 공연은 이제 시작인데, 백스테이지에서 무슨일이라도 있었던 걸까. 관객도 가득이고 기분을 낼만도 한데... 궁금하기도 하고 우려가 되기도 했다. 내 느낌이 맞다는 듯 뽀뽀후의 멘트는 '저희 몸 좀 풀어야겠습니다.' 였다. 그리고 또 한곡, 요즘 자주부르는 곡인데, 제목은 모르겠고, "나만 떠드네..."어쩌구 하는 노래. 뭔가 평소보다는 차분한 느낌. 엥... 이사람들 왜이러나. 차분한게 나쁜건 아니지만, '이렇게 싱거운 공연을 보러 강을 건너온게 아니야'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두번째 곡이 끝나고, 서로들 쳐다보며 몸이 좀 풀렸나하고 묻고는, 뜬금없이 "이제 길게 할건데, 영화 한편 보신다고 생각하고 봐주세요." 다섯곡이 30분 가량 연결되어 연주되었다. '본격적인 마음'으로 시작된 연주는 이제 공연이 시작한 거구나 하는 기분이 들만큼이었다. 나밖에 모르는 사람이라고하다가, 애인들아 가지마요하더니 살면서 건강이 중요하단걸 알았다는둥... 저수지에 개가있고 달에는 사람이 있단다. 지금이 좋다고 핏대를 세우다가는 살다보면 괜히 맘가는 사람이 있다네.... 이 다섯곡의 느낌은 뭐랄까. 이랬다 저랬다하는 느낌이랄까, 반말했다 존댓말했다, 혼잣말했다 애기를 풀어놓다, 솔직했다가, 뻥쳤다가. 횡설수설. 뭐 그런느낌이다. 끈적끈적 덩실덩실 시간이 흘러갔다. 요즘의 구남 톤의 곡들. 앨범에는 없지만, 이곡들을 연주한지는 꽤 되어서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그런 노래들이었다.


그리고 쉬어야겠다며, 한참을 또 횡설수설. 물좀 마시고 튜닝하더니, 이번엔 좀 더 신나게라며, 앨범에있는 3곡을 주욱 연주했다. 객석이 무대위에 있는 공연장이었는데, 사람들이 일어섰고, 마지막 '도시생활'이 끝나고는 엔딩이라고 멘트를 못했다며, 자기들끼리 쑥덕대더니 '한국말'을 부르겠다며, 진짜 끝이니까 무대로 뛰어들어도 좋단다. 그런데 정말 사람들이 무대로 내려가기 시작했고, 흥겨워했다. '구남'도 역시 어디서 본건 있어서, 곡의 마지막을 노이즈로 장식. 무대에 관객들을 남겨두고 퇴장하였다.


앵콜!!


물한모금 쯤 마신 듯한 후에 재 등장. 이번에는 예전의 모습처럼 컴퓨터 비트로 두곡을 불러 제꼈는데, 역시 춤추기엔 이런 사운드가 더 제격이라 관객의 무대 지배도가 더 높아졌다.




구남의 조웅은 진심인듯, 아닌척하려고 했는데, 어색하다고 했다. 공연장이 어색하고 극장식 좌석에 앉은 관객들이 어색하고...... 호텔의 스위트룸에서 족발을 시켜먹는 기분이었을까? 그래서 그런 어색한 기분으로 족발을 다 먹어 치우기보다는 남기게 될지언정 통닭에 짜장, 짬뽕, 탕수육까지 시켜서..음식이 공간을 이기는 상황을 연출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이에 관객들은 기꺼이 짜장이나 짬뽕이 되어주었고, 모두가 맛있어하는 표정으로 마무리 되었다. 구남은 잘들 돌아가시라며, 2집이 곧 나온다며 퇴장했고, 불이 들어온 무대와 객석의 사람들도 정신을 차리고 옷 매무새를 가다듬으며 테헤란로의 빌딩 숲 속으로 나뉘어 해산했다.


왠지 전철타고 집에 갔을 것 같은 구남.
2집 앨범은 녹음이나 들어갔을까?
잘 해 보시길...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Goonamguayeoridingstella)는 대한민국의 남성 2인조 음악 그룹이다. 그룹 이름의 뜻은 오래된 남자와 여자가 스텔라를 탄다는 뜻이다.

조브라웅(Vocal & Guitar), 임꼭병학(Bass)


2년 전, 인디레이블 카바레사운드는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의 두 멤버가 보내온 인상적인 데모를 실수로 분실하게 된다. 그래서 결국 두 멤버가 운영한다는 술집을 수소문해 찾아 나섰고 마침 가게 문을 닫고 해외로 떠나려던 멤버들을 찾아내어 앨범을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간다. 동시에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는 클럽과 파티 등에서의 꾸준한 공연을 통해 곡의 느낌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사운드를 찾아 간다.

이전의 일들은 제쳐두고라도 2005년부터 공공연히 악기를 싸들고 다니기 시작했다.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는 밴드라기보다는 듀엣이라고 할 수 있다. 두 멤버는 20년지기 파트너로써 서로의 단점을 잘 알고 있다. 이들의 음악은 그러한 파트너쉽을 바탕으로 한다기보다는 단순히 블록맞추기식 게임처럼 하나의 형태를 만들어가는 서로의 시도이다.

공식홈페이지 바로가기
싸이월드클럽 바로가기


 


공연명 어반파티시리즈 2010 인디콘서트_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공연일시 2010년 4월 10일
공연장소 LIG아트홀

LIG 아트홀의 기획 프로그램인 <어반파티 시리즈>는 각기 다른 색깔을 지닌 4팀의 인디밴드들의 연속공연으로 진행되었다.
4월 7일(수) 뜨거운감자
4월 8일(목) 라벤타나
4월 9일(금) 불나방 스타 쏘세지 클럽
4월 10일(토)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필자소개 _조웅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멤버입니다. 한국나이로 32살이고요. 남자이고. 대학에선 철학을 전공했는데, 10년이나 다녔지만, 졸업은 스스로 했습니다.




  1. 자기공연 자기가 리뷰하는거 은근히 재미있네요^^ 요거 다른 팀들도 계속 시도해보면 좋겠단 생각이..

  2. 강남의 중심 도로에 테헤란로라는 명칭이 붙은 이유는, 이란에서 지원 받은 비용으로 도로를 닦았기 때문이래요.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차용...방금 인터넷 하다 안 사실이에요. 저만 몰랐나용. 이란에 가면 "서울로"도 있대요.

    공연 리뷰에 너무 뻘 댓글만 달고 있네요. 조웅님 글 되게 재밌어요!
    (지금부터 사실은 속속들이 알고 있는 내가 그저 관객인것처럼 그래서 그 속을 모르는데, 추측해보는 입장으로 적어보겠음)
    (말이 안되는가)
    특히 이런 설정들.
    귀여워요. 귀여워 ㅋㅋㅋㅋ

  3. 앜ㅋㅋㅋㅋㅋ
    구남!
    재밌게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