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리뷰]제6회 여성연출가전: New War, 전쟁이다 ④Mecbeth, Object-ion!


<제 6회 여성연출가전: New War, 전쟁이다>
 


Mecbeth, Object-ion!

"이렇게 존재하자. 그러나 더 나아가자"



  조혜연 (토탈 아티스트 나비다)




움~~ 어떻게 서두를 열어야 하는지...
그냥 하얀 백지의 기분이라서 일수도, 너무 많은 얘깃거리가 튀어나와서 일수도 있다.
여성연출가 전 이라는 기획과,
대학로 소극장 연극의 특징들이 주는 이미 조금은 예견한 듯한 느낌에서일까?
이미 물체극과의 만남을 시도하며
그나마 떠들썩하게 기사화되고 있는 레이디 멕베스와 비교를 해서일까?

사실 난 다소 작품에 집중하지 못하였다.

절대불멸의 희곡들을 남긴 셰익스피어의 작품 중 하나.
인간의 한없는 욕망들을 비극으로 묘사한 셰익스피어의 많은 작품들 중의 멕베스.
햄릿과 멕베스는
연극 입문자나, 베테랑이나 할 것 없이 또 파헤치고 또 파헤치는 작품들.

이 시대 연극들의 신체와 오브제에 대한 지대한 관심.

정리를 해보자.


난 연출가이나 연출가이지만은 않고,
정통 연극바닥에서 선 후배관계를 쌓으며 대학로를 뿌리로 성장하지도 않았고,
나의 많은 예술 활동 중에 소위 실험극도 해보겠다고 오버 액션 하는
아는 사람만 아는 여자 예술가다.


이러한 나에게 이 공연을 보고 리뷰를 써달라고 했을 때
나에겐 이러한 기대와 이러한 우려가 있었다.



1. 기대


1) 힘겨운 연극판에서 여자 연출가 6명이 또 몸을 불사르는 구나. 오케이

2) 거리 극, 갤러리, 블랙박스 같은 곳에서의 실험극 혹은 퍼포먼스에서 잠시 물러나 오랜만에 대학로 소극장에 앉는구나. 오케이

3) 그럼에도 그냥 정통 드라마 극이 아니라 Objection 한단다. 오케이

4) 역시 언제 봐도 뒷 통수를 찌르는 세익스피어의 "멕베스"구나. 오케이

5) 그리고 글 써주는 대신 공짜로 보란다.



2. 우려


1) 여성연출가 전 이라는 기획. 그러니까 "여성"이라고 여전히 분리시켜 기획을 하는 것이 맞는가, 그렇다면 어떤 목적이 있어야 하나, 그리고 사람들이 많이 보러올까? 글쎄

2) 사실 대학로 소극장 연극이 아주 잘 만든 연극이 아니고서 조금은 식상할지도 모른다. 글쎄..

3) 오브젝션이 마술적으로 신비감 있게 작품에 묻어날 수 있을까? 어려울 텐데. 글쎄..

4) 이들은 "멕베스"의 어떤 부분에 포커스를 맞추고 보여줄 것인가.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라. 글쎄.

5)공짜로 보는 게 미안하긴 한데...글쎄.


결론은 기대 : 우려가  30:70으로 마무리 되었다. 이렇게 말한다면 난 이 극을 연출한 염상애 연출가님에게 미안해해야 하나? 그렇지만 이건 비평도 비판도 비난도 아니다.
소통하고 싶다. 진심으로. 



 



일단 극장에 들어서자마자. 아니나 다를까 아무도 없다.
전부 6명 정도가 함께 본거 같다.
에궁. 슬프다.

처음 등장할 때 소개한 오브제들이 너무 매력적이었다.
그래서 사실 난 아주 설레었다.
옹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근데 그 오브제들과 사랑에 빠지지 못하게 하려는 게 의도였는지,
그들과 눈도 제대로 못 마주치고 이야기가 빠르게 전개된다.


아... 너무 바쁘다. 아... 너무 바빠...
인물과 오브제와 이야기를 온몸으로 느끼고 싶은데, 자꾸 튕겨져 나간다.

그러더니 정말 튕겨져 나가서는 그냥 멍 때리는 오브제도 있었다.

그렇지만 때론 배우들과 하나가되는 아름다움도 있었다.
특히 훌라후프모양의 원.


배우들의 감정이 고조된다. 몰입된다. 역시 배우는 멋있다.

그런데 그러려고 치면 앗. 지금 무슨 얘기를 하려는 거지?

한없는 맥베스의 욕망을 보여주고, 그 시대의 전쟁을 보여준다.
오브제와 신체로.

분명 그렇게 하고 있기는 하다.


근데 무대 미학이 없는 걸까? 마감이 허술한 걸까? 연습이 부족한 걸까?

아름다웠으면 좋겠다. 신비로웠으면 좋겠다.

저 무대가 나를 빨아들였으면 좋겠다.

그래서 저들의 욕망이 한없이 뜨겁고, 치욕스럽고, 끈적거렸으면 좋겠다.

내 안에서도 그들의 모습을 보고,
그러면서도 죽이고 싶을 만큼 저주스럽기도 했으면 좋겠다.
정말 피가.. 피가.. 피가.. 슬프게 나를 감싸 안았으면 좋겠다.

아 눈물이 난다.


그러나 계속 내가 먼저 나간다. 극은 나를 쫓아오지 못하는 것 같다.

이런 기대를 안고, 살짝 존다. 쩝. 지성인답지 못하게.


난 분명, 국제무대, 세계초청작 뭐 이런걸 보러 간 건 아니다.

함께 성장하고 있는 동지들,
어떻게든 기회를 만들어, 연구해보고, 실행해보고자 하는
용기 있는 젊은 연출가의 작품을 보고 왔다.


어쩌면, 이것으로 충분할지 모른다.
이런 장들이 사라지지 않고 열리고 있고, 쓴맛을 보면서도 또 시도하고,
더 나아지고 있고, 조금이라도 더 보러오라고 하고 있고.


이 공연을 보기 전날, LG 아트센터에서 피터브룩의 "11그리고12"를 보았다.

뭐 사실 여기서도 난 졸았다. 거두절미하고,

 

피터브룩이 그랬다. "연극은 늘 마이너리티(소수)였다. 그러나 그건 엘리트주의와는 다르다. 연극은 의술을 닮았다. 약국이 제공하는 대량생산된 약물과 주치의와의 친밀한 상담으로 얻는 것은 분명 다르다. 작고 친근하면서 좋은 연극은 영화/TV등과 완전히 다른 '무엇'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어디서 봤는지 기억은 안 나는데, 한 번도 연극을 보러가지 않는 동네 아주머니도, 마을 한 귀퉁이의 극장과 극단이 없어지면 슬퍼할 거란다.


그냥 난 이런 말들을 종종 되새기게 될 때마다, 가슴이 벅찰 만큼 행복하다.

그렇다 우린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다.

매일 쓰는 밥공기와, 1년에 한번 쓰는 잔치 상 전골냄비가
둘 다 존재이유가 있는 것처럼
.


이렇게 존재하자. 그러나 더 나아가자.

유유히 흘러가자. 그러나 집요하게 거머쥐자.

"나"라는 사람 자체가 천천히 익어가고,
객석을 진공청소기로 빨아드리 듯 흡수할 때까지
,



우리 함께 가자!!





여성연출가전은?

올해로 여섯 번째를 맞는 '여성연출가전'은 매년 다른 하나의 주제로 만나는 연극
축제다.

<제6회 여성연출가전>은 ‘전쟁’이 주제다. 지금도 어디선가 벌어지고 있는 국가간의 전쟁, 부조리한 사회 체제와의 전쟁, 개인의 머리 속을 떠나지 않는 나 자신과의 전쟁 등 이념의 대립에서부터 일상의 소소한 전쟁까지. 동시대를 살아가는 여성연출가들의 섬세한 시선을 만날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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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작품: 극단 비천 <Mecbeth, Object-ion!>
작, 연출 : 염상애
날 짜 : 2010년 6월 18일 (금) - 6월 27일 (일)
장 소 : 키 작은 소나무
 



필자 조혜연은 <art blender 파랑캡슐>을 운영하고, 토탈 아티스트 '나비다'로 활동 중인 이젠 그닥 젊지만은 않은 젊은 여자. 현실과 비현실, 꿈 속과 현재를 잘 구분 못하는 그래서 행복할지 모르는 철없는 한 사람. 그러나 누구보다 분명한 열정과 실천력을 자부하는 에너자이저...





  1. 혜연님 글은 언제나 제 맘을 뜨거워지게 만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