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투인디 릴레이 리뷰 - 포스(Force)!!! 갤럭시익스프레스(Galaxy Express)

2009. 4. 10. 08:2407-08' 인디언밥

포스(Force)!!! 갤럭시익스프레스(Galaxy Express)

  • 누렁이
  • 조회수 857 / 2008.03.19

언젠가부터 내게 ‘갤럭시익스프레스’라는 이름은 ‘폭풍처럼 닥쳐오는 힘’의 대명사가 되어버렸다.

처음으로 그들의 라이브를 보았던 것은 2006년 12월 홍대의 어느 클럽. 공연장 전체를 70년대 뉴욕 뒷골목의 록 클럽으로 보내버린 듯한 사운드, 하지만 곡 자체는 굉장히 한국적이었으며 아무것도 넣거나 빼지 않은 날 것이었고, 무엇보다 무대 위에서 뿜어져 나오는 그들의 폭발하는 에너지는 엄청난 충격이었다. 어디 나뿐이겠는가. 그날 그 곳에 있던 모두는 저기 저 먼 은하계를 날았다.

 

 

그리고 2008년1월12일. 홍대 블루스피릿.

숄티캣의 무대가 끝나고 갤럭시익스프레스의 차례. 무대 세팅을 끝낸 베이시스트 이주현이 난데없이 머리를 흔들고 팔을 휘져으며 우주의 메시지를 수신한다. “안녕하세요. 갤럭시익스프레스입니다.” 짧은 인사에 공연장을 가득 채운 수많은 관객들은 일제히 고함을 내질렀고, 첫 곡이 시작 되었다. 오예~

짧지만 자신들의 색깔을 충분히 담아낸 연주곡에 이어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영화와 같은 이름의 'Youth Without youth' 가 연주 되었다. 젊음의 상실감에 대한 절규는 아주 거칠게, 다시 말해 아주 ‘갤럭시익스프레스답게’ 울려 퍼졌다.

곧이어 ‘Soldier’가 연주되었는데, 얼마 전 친구에게 이 노래의 노랫말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던 것이 생각이 났다. 그 친구의 말은 ‘너는 군대 안 갔다 왔지, 나는 가서 고생하고 왔다.’정도로 요약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난 영어도 잘 못하고 귀찮고 해서 확인은 해보지 않았다.

어쨌거나, 또 한곡의 연주곡에 뒤이은 짧은 휴식 후 ‘한밤중의 화장터’ 쯤으로 해석할 수 있을 'Midnight Cremator'로 다시 공연은 이어졌다. Iggy Pop의 'TV eye', 한대수의 ‘물 좀 주소’ 두곡의 커버곡이 끝나고 얼마 전 발매된 그들의 새 앨범 “Ramble Around”의 타이틀곡격인 ‘난 어디로 가는 걸까’가 들리자 관객들은 겅중겅중 뛰기 시작했고 이미 땀에 흠뻑 젖은 무대 위의 맴버들은 더 힘을 내는듯했다. 이 리뷰를 위해 차분히 공연을 봐야했던 나 역시 어디로 가는 건지도 모르고 뛰었다. ‘아! 또 골로 가는구나!’

‘예에~예에~예에~’귀를 잡아끄는 코러스가 매력적인 'Jungle the Black'과 ‘laika’, 도입부의 ‘Funk’스런 기타리듬으로 시작해 후반부로 갈수록 70년대 하드락을 연상시키는 ‘여명의 설원’까지 그들의 첫 번째 EP앨범에 실렸던 세 곡이 연주 되면서 공연은 절정에 다다랐다. - 'Jungle the Black'과 ‘laika’는 Midnight Cremator'와 함께 새 앨범에서도 들을 수 있다.

역시 새 앨범에 실려 있는 두곡, ‘불타는 하늘 아래’와 MC5의 오리지널 버전보다 더 멋드러진 ‘Kickout the jams'가 정규공연의 끝을 장식했다.

목이 터져라 앵콜을 외쳐야 할 시간이오고 신중현의 ‘빗속의 여인’을 모두 함께 부르며 이 날의 뜨겁디뜨거웠던 갤럭시익스프레스의 공연은 끝이 났다.

 

 

벅찬 염통을 맥주로 진정시키고 공연장을 나와 삼거리포차 앞, 부비부비클럽들이 널린 삼거리에 선 나는 방금 전 타버릴 듯한 그 희열과는 전혀 다른, 어이없는 소외감 같은 걸 느꼈다. 추워죽겠는데 벗어재낀 언니들, 그 언니들과 하룻밤 보내려는 발정이 난 엉아들, 돈 먹는 돈. 돈 먹는 사람. 이제는 익숙해진 광경이지만 오늘 같은 밤에는 더 안타깝다.

얼마 전까지 이 곳은 ‘우리의 땅’이었다. 우리는 이곳에서 자유로웠고 새로웠으며 진실했다.

저들은 이 곳을 샀고 ‘쿨하게’ 포장하여 돈을 벌어간다. 결국에 모든 것은 돈의 문제.

우린 가난하고 힘이 없을지 모르지만 우리에겐 이 추위를 녹여버릴 열정이 있다.

오늘 갤럭시익스프레스가 보여주었고, 홍대에 뿌리박고 죽어라 음악하는 수많은 밴드들이 그것을 증명해주고 있으니까.

이곳은 반드시 ‘우리의 땅’이어야한다.

 

 

“뭐~해?”

넋 놓고 서있는데 검둥이(인디투인디 릴레이리뷰의 전편참고)가 짜증스레 부른다.

그래!!! 시간은 벌써 12시를 넘겼고, 갤럭시익스프레스는 오늘도 여지없이 날 “갤럭시”로 이끌었으니.

젠장!!! 술이나 퍼마시러 가자.

 

보충설명

2008년 1월 12일 캘럭시익스프레스 블루스피릿 Live
1.연주곡 2.Youth Without youth 3.Soldier 4.연주곡 5.Midnight Cremator
6.T.V Eye 7.물 좀 주소 8.난 어디로 가는 걸까 9.Jungle the Black 10.laika
11.여명의 설원 12.불타는 하늘 아래 13.Kickout the jams 14.빗속의 여인(앵콜)

필자소개

누렁이.
“개롹”을 창조하여 홍대바닥을 개판으로 만들고 있는 울트라슈퍼밴드 누렁이의 보컬로 흰둥이와 검둥이의 정신적 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