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웨이팅룸> - 페스티벌 봄 프리뷰(freeview)

2012. 4. 16. 14:45Review

 

2012 페스티벌 봄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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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팅 룸> 테츠야 우메다(Tetsuya Umeda)

 글_ 시티약국

A: 퍼포먼스가 끝난 뒤 다수의 관객이 만족한 표정을 보이며, 열렬한 갈채를 보내고 있을 때, 작가에게 미안하게도 나는 읭? 하는 표정으로 박수를 치는 둥 마는 둥 하고 있었다. 과연 저 사람들에겐 웨이팅 룸이라는 작품이 어떤 ‘의미’, 혹은 어떤 말 걸기로 다가온 것일까? 왜 그들에겐 저토록 즐겁게 보이는 작품이 내겐 직관적으로 다가오지 않았던 걸까?

과학과 친한 어떤 예술가의 작업실을 관람하고 나온 기분 정도랄까? 한 물체가 다른 물체와 끈으로 연결되어 있어 무게의 변화에 따른 움직임을 보인다던가, 물에 닿았을 때 반응하는 특정 물질을 이용한 소리 만들기 그리고 LP판 위에 올려 진 물질을 우주적인 느낌으로 연출해 음악을 들려준다던가 하는 것들은 매우 신기했다. 그것들의 배치가 흥미로워 보이긴 했지만 사물 각각의 특성-마시고 남은 빈 병, 빗자루, 물통, 상자, 냄비, 풍선, 선풍기, LP판, 각각이 이야기로 얽혀지지는 않았다. 이 퍼포먼스는 한 마디로 충분했다.

“혼자서도 안 심심하게 잘 노는 작가의 방은 저런 것이로구나! ”

혼자서도 잘 노는 작가의 방을 엿본 후 사람들이 즐거움을 느끼고 만족했다면 내겐 그것도 조금은 이상하다고 생각된다. 그런 작품에 3만원이라는 돈을 보면서 혼자 노는 사람의 방을 엿보고 싶었을까? 사람들은, 과학 덕후의 방을 돈을 지불하고 볼 만큼 관대한 것 이었다! 우리나라의 예술계가 쉽게 망하진 않겠구나, 다행인 것도 같다.

A': 사물에 개입하고, 다층적으로 구조화 하는 방식이 굉장히 흥미로웠다. 일상의 사물들을 방이라는 한정된 공간으로 끌고 들어와 그들이 이루는 또 다른 세상, 우주적인 공간을 창출하는 작가의 능력은 정말이지 놀랍다. 설치하는 내내 외부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움직이는 작가의 설치도 이 공연의 특별함을 더해주는 장치였다고 생각된다. 우연성을 전략적으로 선택해 마지막엔 웃음까지 자아내는 ‘쇼’ 의 극적임도 보여준 것 같다. 일본이라는 특수한 환경이 있었기 때문에 작가의 작업실이 완성될 수 있었던 것 또한 주목할 만하다. 페스티벌 봄은 웨이팅 룸의 작가 우메다 데츠야를 소개하면서 ‘텐넨세대’ 라는 표현을 빌렸다. 외부환경에 개의치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만 몰두하며, 오타쿠 성향과 대담한 형식의 부조화를 횡단하는 것이 이들의 특징. 방 안에서 혼자 놀면서 사물을 배열하고, 분해하고 잇는다. 이런 작업들은 골방문화-오타쿠 문화가 가질 수 있는 사회적인 병폐를 예술적 방식으로 전환한 것으로 사회학적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A+A': 처음에 이 작품을 봤을 때 A 의 반응에 한참을 머물렀다. A'는 작품에 대한 공부와, 이전에 들었던 작품과 관련된, 설치 미술에 대한 귀동냥을 통해 재구성된 시선이다. A는 예술과 데면데면한 그렇다고 스치듯 이 작품을 보게 된 한 개인의 고백이라면 A'는 예술에 가까이 다가가 비평다운 글을 쓰고 싶었던 어떤 개인의 텍스트다. A도 나 자신이며 A'도 또 다른 나이다. 쓰고 나서보니 이율배반적이고 좀 변태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고백하건대 웨이팅 룸은 첫 인상보다 이후 재구성 된 이미지들과 생각들 때문에 더 재밌게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부를 해서 더 알아서 좋을 작품도 있고, 직접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직구의 우직한 힘이 있는 작품도 있다. 나의 짧은 견해로 볼 때 웨이팅 룸은 전자 쪽이다. 후자 쪽, 즉 직구의 힘을 느낀 분이 계시다면 묻고 싶다. -아마도 함박웃음을 지으시며 엄청난 박수를 치셨던 분들 일텐데.

“이 작품 어디가 그렇게 좋으셨나요? 웨이팅 룸의 메시지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

 

   필자_씨티약국 

  소개_ 도시에서 건강하게 잘 살기위해서 자가치료제 개발중인 과년한 시골처자. 무상    토익 운동을 진행 중에 있으며 세상을 원망하기 전에 나부터 잘하기위해 꾸준히 행동하고, 글을 쓸 예정임. 

 

  2012 페스티벌 봄 / 우메다 데쓰야Tetsuya Umeda <웨이팅 룸 waiting room >

 

우메다는 폐품에 그가 만든 간단한 물리적 도구들을 이용해 신비로운 소리와 현상들을 창조한다. 직관적 감성과 경험을 통해 획득한 물리적 지식, 이 둘의 결합물인 우메다의 현상학적 예술작업은 공간의 감추어진 이면을 파헤치며 관람자들로 하여금 감각적인 경험을 가능케 한다. 우메다는 작업 내에서 의미를 찾거나 관람자들에게 논리적인 이해를 요구하는 대신, 공간 내의 예측 불가능한 사건들을 염두에 두고 본능적인 창조 행위에 몰두한다.

예술에 대한 편견에서 벗어나 감각들을 자유롭게 하는 순간, 관람자는 그들 자신과 현상학적인 예술 사이에서의 대화가 시작되는 장소, 즉, 우메다와 동일한 공간의 거주자가 된다.

Yuu Takehisa(Contemporary Art Center, Art Tower Mito), Improvisational Installation and Phenomenological Art 발췌 및 편집

 작품설명 >> http://www.festivalbom.org 페스티벌 봄 홈페이지 참조  

 

  사진출처

1. http://www.siranami.com/photo (2009년 공연사진)

2. http://www.festivalbom.org 페스티벌 봄 홈페이지 ⓒ Ujin Matsuo  

3  http://www.siranami.com/pho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