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밴드 허클베리핀의 대규모 프로젝트 "18일의 수요일"

2013. 1. 24. 01:36Review

 

허클베리핀과 함께하는 62번의 수요일

 

글_나그네

 

2012년 7월 18일 수요일부터 시작된 밴드 '허클베리핀'의 대규모 프로젝트 "18일의 수요일". 62주라는 길고 긴 시간 동안, 매주 수요일마다 허클베리핀의 어쿠스틱 공연을 볼 수 있게 되었다는 건 팬들에겐 굉장한 희소식이었다.

 

▲허클베리핀의 모습 (출처 : 루비살롱 레코드 홈페이지. http://www.rubyrecord.com/)

 

한국 인디밴드 1세대 중 하나로 손 꼽히며 음악적으로 단단한 입지를 굳힌 허클베리핀.

1997년 밴드의 중심축을 굳건히 담당하고 있는 '이기용(스왈로우)'을 중심으로 결성되어, 1998년에 1집 음반 '18일의 수요일'을 발표한 이래 현재까지 5장의 정규 음반과 함께 꾸준히 음악적인 활동을 해 오고 있다. 허스키한 보이스로 여느 여성 보컬과는 차별화되는 보이스컬러를 가진 '이소영'은 밴드가 추구하는 음악을 한층 더 강화시켜 주었고, 세션으로 참여하고 있는 멤버들 역시 오랜 시간 함께해 온 만큼 호흡이 척척 잘 맞는다. 특히 건반 및 코러스를 담당하고 있는 '루네'는 솔로 음반으로도 활동할 만큼 다재다능하여 허클베리핀 멤버들 못지 않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18주의 수요일' 공연이 펼쳐지는 장소는 바로 허클베리핀이 직접 운영하는 '바 샤(bar Sha)'. 아른한 조명과 디테일한 소품들로 특색 있는 분위기를 뿜어내는. 그리고 그 분위기에 어울리는 음악들로 가득 매워져있는 이 공간은,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꼭 한번 찾아봄직하다. 수요일에 간다면 공연도 즐길 수 있으니 더 좋을 것이다.

 

▲바샤 가는 길 약도 (출처 : 바 샤 홈페이지. http://club.cyworld.com/barSha)

 

지난 16일 공연은 27주차 공연이었다.

공연을 하기 전 용산 참사 4주기 추모 행사에서 공연을 하고 왔다는 허클베리핀.

용산 참사에서 문제가 그친 것이 아니라, 현재까지도 관련하여 많은 문제들과 아픔이 현존하고 있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공연이 끝난 후 잠시 관객들이 함께 하여 응원의 메세지를 녹음하자는 제안을 하는 그들이 정말 멋져보였다.

공연은 허클베리핀의 곡들과 신곡, 그리고 루네와 스왈로우의 솔로곡들까지 다양한 곡들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주로 에너지 넘치는 락공연에서의 허클베리핀만 보아왔던 나로서는 굉장히 신선한 공연이었다. 그들이 가장 익숙한 공간에서, 그들이 가장 익숙한 음악을, 그들이 가장 익숙한 팬들과 함께 하고 있는 것이 편안했는지 그 어느 공연에서보다 즐기고 있는 것이 느껴졌고, 그들의 매력이 더욱 더 빛을 발하였던 것 같다.

 

▲허클베리핀 공연 (출처 : 허클베리핀 공식 까페. http://cafe.daum.net/Finn)

 

이 공연이 더욱 재미있었던 것은, 정말 노래 한곡 하고 멘트 조금 하고를 반복하다가 앵콜 한곡 더 부르고 끝이 나는 형식적인 공연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선물을 증정한다던지 신청곡을 즉석에서 뽑아 바로 들려주는 등의 다양한 이벤트들이 중간 중간 관객들을 더욱 즐겁게 해 주었고. 아티스트와 관객 사이에 벽을 세워놓고 공연을 진행하는 딱딱한 공연이 아니라, 정말 같은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모여 소소한 파티를 여는 듯이 아늑하고 포근한 공연이었기 때문에 혼자 였음에도 실컷 즐길 수가 있었다.

 

▲허클베리핀 공연 (출처 : 허클베리핀 공식 까페. http://cafe.daum.net/Finn)

 

그리고 그것이 바로 허클베리핀이 더욱 특별한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

오랜 세월 음악을 해왔음에도 음악 하나로 팬들과 소통하려는 마음을 꾸준히 '잊지 않고', '잃지도 않는' 밴드. 그렇게 음악과 이야기로 가득 채워져 있던 알찬 공연이 끝이 났고, 가벼운 마음으로 공연을 보러 갔던 나는 두둑해진 마음으로 돌아왔다.

아직 더 많은 수요일들이 남아 있다.

일상에 지칠 때면, 한 번쯤 '샤'를 찾아가 맥주 한 잔과 함께 허클베리핀과 음악 모험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