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4. 10. 12:39ㆍ07-08' 인디언밥
[부산] Indie Culture Space : Agit
- 지선
- 조회수 719 / 2008.07.17
Indie Culture Space Agit
부산 독립문화예술인들의 아지트, 열다!
부산시 금정구 장전동의 한 유치원..아이들의 노래소리가 사라진지 언 3년이 지난 그곳이 몇달전부터 시끄럽다.한동안은 밤이 되면 더 시끄러웠다.
동네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한 것은 그뿐만이 아니다.
머리긴 총각들이 왔다갔다 하고, 말그대로 그런지한 패션의 인간들이 밤낮으로 출입하고, 놀이터에서는 매일 무언가를 태우고 있으며,
급기야 어느날은.. 허여멀건한 백설기와 함께 빨간 종이쪽지를 건내더니,
같이 돼지를 구워먹잔다..
2008년 5월 17일, 유치원에서는 무슨일이 일어난 것일까?
부산 독립문화예술인들의 아지트, 열다!
어린이들의 유치원이, 부산에서 독립예술한다는 사람들의 아지트로 탈바꿈했다. 지하가 있는 2층짜리 건물에 수영장과 놀이터가 있다. 거기다 몰래숨어 나쁜 짓(?)을 할만한 아지트 속 아지트도 많다. 이정도면 갖출건 다 갖추었는데... 진정한 꾼들의 거점이 되기 위해 중요한 것은,
누가, 어떤 모의작당을 하는가가 아니겠는가?
필자는 공사가 한창인 오픈 2주전부터 결합하여 오픈하는 날까지 그들의 모의작당 과정을 함께 하면서 느낀 아지트에 대한 단상들 추억하며 이곳의 소식을 전하고자한다.
대안문화행동 '재미난복수'의 재미난 사람들, 카론레코딩스튜디오(Charon Recording Studio)의 소리만지는 예술가들, 그래피티작가, 퍼포머,미디어활동가 등 아지트에서 제대로 놀아보겠다는 사람들이 몇달간 고생하여 드디어 '살'만한, '놀'만한 공간으로 리모델링하였다.
5월 17일은, 이 공간을 만천하에 고한 날이다.
부산지역의 다양한 문화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독립예술인들과 독립예술문화를 지지 지원하는 사람들, 장전동 주민들 등 200 여명이 함께 했다.
"지글지글.." 놀이터를 한가득 메운 바비큐 그릴 5세트의 등장과 함께 구수한 냄새가 진동하는가 했더니, 어느새 잔치는 시작되고 있었다.
고사를 지내기에 앞서, 아지트 갤러리의 큐레이터 '성백'씨의 퍼포먼스가 시작되고, 아지트 식구들의 대박기원과 함께 손님들의 지갑이 바쁘게 열렸다.
고사가 끝난후, 젊은 국악인들의 축하공연이 이어졌다. 놀이기구에 하얀 보자기를 씌워, 저하늘의 달을 놀이터에 묶어놓은듯한 거대한 등과 장작에서 피어오르는 조그마한 불티들이 음악과 함께 절경을 이루었다.
독립예술, 실험, 행동, 공동체 그리고 공간 아지트
오픈전시 ; 갤러리 in 아지트, 아지트 in 갤러리
2층에 위치한 갤러리에는 오픈전시인만큼, 갤러리공간을 소개하면서,아지트에 사는 사람들의 활동들을 보여주는 사진과 영상 매체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대안문화행동 재미난복수의 다양한 지역문화활동, 카론레코딩스튜디오(Charon Recording Studio)의 인디밴드 앨범작업,꽃마을예술제, 온천천 프로젝트, 그래피티 퍼포먼스 등등 부산지역의 독립예술장르들이 모여있었다.
부산대 앞 갤러리의 수가 점점 줄거나, 다른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와중에 아지트의 갤러리는 예술가들에게 가뭄의 단비같은 존재가 아닐까 싶다. 특히 매력적인 것은 기존의 갤러리라고 하면 떠오르는 그런 고귀한 미술작품을 봐야하는 이미지가 아니라, 자유롭고 다양한 실험이 가능한 전시공간이라는 것이다. 아니, 가능한 정도가 아니라 그러한 실험들을 더욱 중요시한다고 한다. 재미난복수 미술팀장 구헌주씨에게 들은 이야기이다.
"기존 미술위주의 전시를 벗어나 우리가 만들고 싶어 하는 것들의 프로젝트 형태에서 전시적인 요소가 활용되는 공간이야. 그러면서 주변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재밌는 작업을 하는 작가들을 소개하기도 하고...이런 활동들이 쌓이면 지역의 독립문화나 활동들이 자연스럽게 축적되면서 부산지역 독립문화를 한눈에 볼수있는 아카이브 기능을 할수도 있을거라고 생각해. 나또한 재미난 복수(아지트)안에서 이곳을 미술적 실험공간으로 적극 활용하려고 여러가지 프로젝트들을 구상하고 있는 중이고..."
시민에게 문화를, 예술가에게 작업실을!
아지트가 젊은 독립예술가들에게 더욱 매력적인 이유는, 마음껏 영혼을 풀어헤칠수 있는 작업실이 있다는 점이다. 앞선 기사에도 소개된적 있지만, 프랑스의 로베르니집의 경우, 도시의 흉물스런 건물이 예술가들에게 발랄하게 점거되면서, 창조적인 작업공간으로 탈바꿈하였고, 그 도시의 명소로 자리매김하였다. 더욱 중요한것은 작업공간이 곧 전시공간인 탓에 그곳을 찾는 사람들과 작가는 소통할수밖에 없고, 그안에서 또다른 영감과 새로운 문화의 재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아지트 2층에는 갤러리와 작업실이 마주하고 있다.
현재 입주한 작가는 1명.작업실 한켠을 차지하고 있는 '네버랜드'라는 놀이공원의 주인. 네버 never (graffiti writer).그는 이곳에서 먹고 자면서 그래피티작업에 올인한다. 또한 여러 graffitti writer들과의 생각을 교류하는 네트웤 공간으로 활용하기도 한단다.
젊은 인디뮤지션들의 인큐베이터 = Recording Studio + 합주실
2000년 서면에서 클럽6.25 를 운영하면서 90년대 말 폭발적인 붐을 일으켰던 인디신을 담는 그릇역할을 해왔다. 이후 레코딩 스튜디오 블루호텔을 운영하며 부산의 인디밴드 녹음작업에 착수하기 시작하고 반여동 스튜디오를 거처 아지트에 둥지를 틀게되었다. 다양한 음악적 실험이 가능한 공간이 될 수있게 프로젝트 밴드를 구성한다거나 프로젝트 엘범등을 기획하고 있다.
부산에서 만들어진,만들어지고 있는 음악을 좋은 환경에서 기록할수 있는 스튜디오의 역할이 첫번째. 보다 다양한 음악인들이 교류할 수 있는 소통의 공간 역할을 하는 것이 두번째 목표이다.또한 뮤지션을 꿈꾸는 이들에게 레슨의 기회도 열어 놓을 예정이다.
community space ; 재미난사람들이 산다
1층에는 부산독립예술제 사무국이 있다.
부산독립예술제를 준비하는 중심에는 대안문화행동 재미난복수가 있으며, 이들은 아지트에 그 둥지를 틀었다.
그들은 이곳에서 부산지역 독립예술인들의 네트워크를 그 목표로 하고 있으며, 그것을 만들어가는 과정의 하나로 10월에 있을 부산독립예술제를 준비하고 있다. 미술팀,미디어팀,공연팀의 각 팀장이 상근을 하고 있다.
한솥밥을 먹는 그들이기에 회의가 따로 없는듯했다.
모이면 그 순간 브레인스토밍이 시작되고, 그즉시 행동을 꾀한다. 과연 아지트에 사는 사람들답다는 생각을 했다.
사무실공간을 지나 회의실에 들어서면 화장실-부엌-생활방으로 들어서는 문이 3면을 각각 차지한다.미로처럼 얽혀있는 생활방은 사생활보호구역이라는 전단을 바리케이트처럼 붙여놓았다. 그들의 사생활보호를 위해 그(남자)들의 생활력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
아지트의 총체적 이미지
그 밖에 실외에는 재미난 공간과 소품이 많다.유아들을 위한 미니의자와 스위밍풀, 놀이터,놀이기구 등은 예술에 심취하여 폐인이 되기 쉬운 예술가들에게 동심의 세계와 체력단련기구 역할등을 하지않을까싶다.
아지트 공사현장에서 일을하다가 , 그들 아니 우리의 아지트가 가지는 의미를 총체적으로 보여주는 2개의 컷을 건졌다.(좌우에 배치된 사진)
#.1 아지트 주변에는 비싼(?) 아파트 공사가 한창이다. 두팔벌려 도도하게 우리를 내려다보는 저 크레인 아래에서, 아지트멤버들은 쉬지않고 삽질하며 흙을 퍼나르고 잡초를 뽑았다. 그리고 결국 아지트를 만들었다. 도도한 자본앞에 지역깊숙한 곳에서부터 묵묵히 싹을 틔우고 있는 지역 독립예술의 현실과 참 닮았다.
#.2 또하나의 풍경.그들의 삽질은 경쾌하다. 그들이 있는 곳에는 언제나 비트와 렌즈와 그림이 함께 하므로...
아지트는 이렇게 피어났다. 이곳에서 시작되는 넝쿨이 부산지역의 독립문화활동가들을 탄탄하게 묶어내어 그야말로 명실상부한 그들의 거점巨占이 되길 바란다.
보충설명
아지트 : 070-7583-4576 / 070-7560-2099
- 부산독립예술제 사무국 : 김건우 010-5684-4576
- 갤러리 : 성백 010-3859-5302
- 카론 레코딩 스튜디오 & 합주실 : 김현 011-568-1004
- 작업실 : 구헌주 010-2035-3670
- http://funnystreet.cyworld.com
- 부산시 금정구 장전1동 74-36번지 (부산 지하철 1호선 장전동역 하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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