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ienbob(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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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남산예술센터 공동연작프로젝트 - 길을 잃은 역사, 길을 묻는 연극 「세자매 산장」
2010 남산예술센터 공동연작 프로젝트 장성희 작, 최용훈 연출 세자매 산장 길을 잃은 역사, 길을 묻는 연극 “나는 숲속에서 길을 잃었네” 글_ 정진삼 존경하는 극작가 선생님께. 선생님께서 쓰신 이라는 작품을 보았습니다. 추운 날씨에도 남산예술센터를 찾은 젊은 관객들과 중년의 관객들이 북적였습니다. 그 사이에는 저 자신도 끼어 있었지요. 한국의 근현대사의 굴곡진 사건을 여성적 시선에서 무대화 하는 기획공연이었고, 선생님을 비롯하여 김명화, 김민정이라는 걸출한 작가들로 구성되었더군요. 모두 인문학적 바탕을 갖춘 극작가 분들이라 더욱 기대가 컸습니다. 제목부터 체홉의 향기가 물씬 풍겼습니다. 벚나무 대신 전직 대통령이 좋아했다는 히말라야시다 나무가 동산을 뒤덮고 있었고, 모스크바를 외치는 세 자매 대신 베..
2010.11.22 -
[리뷰] 청사진을 풀어 헤치는 워크맨 주술사에게 -「온다 아키 Aki Onda」
청사진을 풀어 헤치는 워크맨 주술사에게 백남준 아트센터 국제퍼포먼스 프로그램 시간, 공간, 그리고 퍼포먼스를 넘어 Out of Place,Out of Time,Out of Performance 4주차 아티스트 - 온다 아키 Aki Onda 글_ 나나기타 Cassette Memories Photo by Maki Kaoru 출처: akionda.net 이것만은 알고 있어야한다. 카세트테이프는 아날로그의 마지막 증표였다. 3.81mm의 자기 테이프와 두 개의 릴을 하나의 카트리지에 넣은, 플레이어에 따라 음질의 차이가 크며 히스잡음(녹음테이프를 재생할 때 발생하는 자기 테이프 특유의 씨익싸악하는 잡음을 가리키며, 녹음되어 있는 내용에 관계없이 항상 일정한 레벨로 나타나기 때문에 녹음 레벨이 낮은 부분이나 무음..
2010.11.18 -
[리뷰] 네가 그랬다고 나는 말할 수 있는가 - 극단 뛰다 「내가 그랬다고 너는 말하지 못한다」
네가 그랬다고 나는 말할 수 있는가 공연창작집단 뛰다 「내가 그랬다고 너는 말하지 못한다」 글_MJ 광대가 웃는다. 그 웃음소리가 웃겨서 나도 같이 웃었다. 그러다가 나의 웃음을 멈추었다. 과연 나는 웃을 자격이, 웃을 자신이 있는가. (Photo by 이승희, 이하 동일) 연극 어떻게 보셨나요? 라는 질문에 당당하게 좋았다! 고 대답할 수는 없었다. 연극이 안 좋은게 아니었다. 리뷰를 부탁 받은 입장에서 이걸 써야겠다 저걸 써야겠다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들지 않아서, 또 한편으로는 어느정도 정치적인 이야기를 해야한다는 생각에 시원스레 대답 못 드린데에 일단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 내가 정치 이야기를 하는 것을 꺼리는 이유는 그냥 그 이야기가 싫다기보다는 나도 참여지향적인 사람이 아니어서, 이 얘기 저 얘..
2010.11.17 -
[리뷰] 수면 위의 이펙터는 비상하는 물고기처럼 - 「aRing - MUNG」
수면 위의 이펙터는 비상하는 물고기처럼 「aRing - MUNG」 글_ 나나기타 악기와 이펙터의 관계는 특별하다, 스테미너가 될 수도 있고 제우스가 번개를 치듯 스파크가 있는 효과를 가질 수도 있다. 게다가 다양한 종류의 이펙터들은 락과 노이즈음악, 아방가르드 음악을 거쳐 클래식과 모던의 사이에서 새로운 음악적 장르를 개척중이다. 비음악적인 것이 더욱 더 음악적인 것으로 신선하게 받아들여질 때 우리는 신중해야 한다. 마치 누보 리얼리즘과 키치라는 팽팽한 줄 위에 서 있는 뮤지션의 작품이 단지 센세이션에 그칠지 여러 방면에 반영이 되어 영향을 줄지는 모르니까 말이다. 작가의 몸부림이 단지 시선을 위해서, 간단한 의도로 만들어낸 작품과 진지한 물음을 담은 삶의 근원적인 숙원에 대한 작가적인 의도가 담긴 작품..
2010.11.16 -
[그림리뷰] 외교마찰리뷰 - 상상만발극장 「아이에게 말하세요: 가자지구를 위한 연극」
외교마찰리뷰 상상만발극장 「아이에게 말하세요: 가자지구를 위한 연극」 글/그림_ 류호경 처음 연극 제목만 들었을 때에는 맘이 따스해지는 몰캉몰캉한 연극인가 싶었다. 하지만 설명을 보니 팔레스타인 가자(Gaza)지구를 위한 연극이었다. 그리고 몇 달 전 이스라엘 군이 가자지구를 향해 가던 민간 구호선박을 공격해 아홉 명의 사망자와 삼십여 명의 부상자를 냈다는 뉴스가 생각났다. 전혀 몰캉몰캉하지 않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연에 대한 관심도가 상승했다.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남서부 해안에 위치해 있는 지역으로서 이스라엘의 공습이 끊이지 않는 지역이다. 해군이 출항할 수 있는 군사적 요충지라고도 한다. 그리고 이 연극은 그 지역에 살고 있는 팔레스타인인들에게 가해지는 폭력과 그들을 대하는 이스라엘에 관한 ..
2010.11.16 -
[리뷰] 현재는 완성이 아닌 진행이므로 - 극단 이안 「로베르토 쥬코」
현재는 완성이 아닌 진행이므로 극단 이안 「로베르토 쥬코」 글_ 박연츌 “거기 누구야?” 엘시노어 성벽을 지키던 햄릿의 친구들이 그랬듯, 로베르토 쥬코가 갇혀 있는 감옥의 간수들은 그들 앞에 선 이가 무엇인지 모릅니다. 이상한 나라에서 온 이상한 이름들이 나오는 이상한 연극, 앞에 앉은 우리들도 이게 무엇인지 모릅니다. 다만 짙은 어둠 속에서 가냘프게 배우 눈 앞만 비출 뿐인 손전등에 의지해서 이게 무엇인지 짐작할 뿐입니다. 간수들 앞을 로베르토가 유령처럼 ‘통과하듯’ 지나갑니다. 어둠이 걷히고, 눈 앞에는 하얀 모래밭이 펼쳐집니다. 아니, 소금밭입니다. 아니, 눈밭입니다. 그 눈밭을 푹푹 밟으며 로베르토는 엄마를 파묻습니다. 눈밭에, 아니, 소금밭에, 아니, 모래밭에 파묻습니다. 듣자하니 로베르토는 아..
2010.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