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석(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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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극단 드림플레이 「장석조네 사람들」- '나'의 관객
극단 드림플레이 「장석조네 사람들」- '나'의 관객 글_ 조원석 인생은 연극이라고 하더라. 그러면 ‘나’의 인생에서 ‘나’는 주인공이겠구나. 무대와 배우들 사이에서 ‘나’는 그럴듯한 대사를 하면서 살고 있는 거겠지. 그런데 관객은 어디에 있는 걸까? ‘나’의 인생의 막이 오르고 막이 내릴 때까지, ‘나’의 연기에 눈을 떼지 않는 ‘나’의 관객은 어디에 있는 걸까? 지구에서 멀지 않는 곳, 대학로에서 연극 ‘장석조네 사람들’이 연극을 하고 있다. 연극의 원작은 김소진의 소설 ‘장석조네 사람들’이다. 소설의 원작은 개발이 되기 전에 성북구 길음동에 살던 사람들이다. 성북구 길음동에 살던 사람들의 원작은 없다. 그러므로 최초의 창작자는 그 사람들이다. 성북구 길음동에 살던 사람들. 집주인 장석조의 집에 세를 ..
2011.04.19 -
[리뷰] 2011 신촌연극제 「아미시 프로젝트」- "왜 저를 용서하는 겁니까?"
2011 신촌연극제 「아미시 프로젝트」 - "왜 저를 용서하는 겁니까?" 글_ 조원석 신촌 더 스테이지. 매표소 위에 붙어 있는 포스터는 ‘아미시 프로젝트’. 실화 또는 매스컴이 떠드는 설화(舌話.) 한 남자가 아미시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10명의 아이들을 향해 총을 쏘고, 자신은 자살. 아이 다섯은 사망. 아이 다섯은 중상. 충격적인 뉴스와 그런 뉴스의 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광고들. 광고를 닮은 뉴스와 뉴스를 닮은 광고. 입을 벌린 충격과 입을 다문 충격. 동그란 챙이 달린 모자와 하얀 보닛. 멜빵바지와 치마. 가스등과 마차. 문명의 이기를 선택하지 않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마을. 아미시 마을. 청교도의 후손들. 바깥에서 부르는 그들의 이름. 아미시. 다르기 때문에 갖는 관심. 별난 사람들. 평화를 사랑..
2011.03.15 -
[리뷰] 2010한국마임 극장공연 리뷰 - 「감옥」세번째 이야기
2010한국마임 극장공연 리뷰 「감옥」 세번째 이야기 마임극단 동심 - 숨 그리고 숨 상상바람 - 집과 나 고재경 - 선Ⅲ 글_ 조원석 우석레퍼토리극장 앞, 원석과 동이가 만났다. 둘은, 둘 다 잠바 주머니에 손을 넣고 있었다. 눈인사도 하지 않았고, 악수도 하지 않았다. “오늘만 보면 돼.” 원석은 동이의 표정을 보았다. “그래.” 동이는 웃었다. “아쉽지?” 원석은 웃으며 말했다. “아니, 전혀.” 동이는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 인생의 큰 그림을 그렸다면, 는 그보단 작고 소중한 일상 이야기를 그리고 있었고, 는 섬세하고 내밀한 내면을 그리고 있었다. “너무 많이 봐서 그런가? 공연들이 다 비슷하게 보여.” 원석은 극장을 나서며 기지개를 켰다. “다 마임이잖아. 저기 포스터에 씌어 있잖아. 한..
2010.12.08 -
[리뷰] 2010한국마임 극장공연 리뷰 - 「감옥」두번째 이야기
2010한국마임 극장공연 리뷰 「감옥」 두번째 이야기 최경식 - 마르셀마르소를 그리며 극단 마음같이 - 우리는 이렇게... 글_ 조원석 우석레퍼토리극장 앞, 원석과 동이가 만났다. 둘은, 둘 다 잠바 주머니에 손을 넣고 있었다. 눈인사도 하지 않았고, 악수도 하지 않았다. ▲ 최경식 - 마르셀마르소를 그리며 “ 는 그림 같고, 는 사진 같다.” 극장을 나서며 원석이 처음 꺼낸 말이다. “왜?” 동이는 궁금하지 않았다. “ 그냥, 그런 느낌이 들었어. 그림은 화가가 중요하고, 사진은 대상이 중요하다고 할까? 는 공원이나, 서커스 극장의 풍경 속에서 화가가 느낀 감정을 표현했다고 한다면 는 제목 그대로 우리가 사는 모습들을 재현했다고 봐. 에게 마임은 화법이야. 마임이라는 화법으로 그린 공원과 눈으로 보는 ..
2010.12.02 -
[리뷰] 2010한국마임 극장공연 리뷰 - 「감옥」첫번째 이야기
2010한국마임 극장공연 리뷰 「감옥」 첫번째 이야기 이야기꾼의 책공연 - 이야기가 있는 마임 "할아버지의 바닷속 집" 마린보이 - 나홀로 서커스 박이정화 - 사랑 쓰다 이슬길 - 몸짓시극1 '아름다움 안에서 함께 걷기를...' 글_ 조원석 “거리에 가로등불이 하나 둘씩 켜지고 검붉은 노을너머 또 하루 저물 땐 ~ ” “ 여보세요?” “ 동이니? 나야 원석이.” “ 웬일이야?” “ 연극보자고, 마임공연인데, 나 그거 보고 리뷰 써야 하거든. 그런데 네가 마임 하잖아. 좀 도와달라고.” “ 나 지금은 마임 안 해.” “ 그래? 몰랐어. 그래도 좀 도와줘. 나, 마임은 깡통이거든.” “ 알았어. 시간이랑 장소는 문자로 보내줘. 나 지금 바쁘거든.” “ 그래, 고맙다. 오래간만에 만나네.” “ 응. 이제 끊어..
2010.11.25 -
[리뷰] '창작공동체 그린피그'의 <의붓 기억 - 억압된 것의 귀환>
현재의 나에게 영향을 미치는 타인의 기억 '창작공동체 그린피그'의 글_조원석 의붓 기억이 무슨 의미일까? 의붓아버지라고 하면 재가한 어머니의 남편을 말한다. 친아버지가 아닌 의붓아버지. 홍길동은 아버지를 아버지라고 부르지 못했다. 반대로 의붓아버지는 아버지가 아닌데 아버지라고 불러야 한다. 그렇다면 의붓 기억은 기억이 아니지만 기억이라고 부를 수 있는 어떤 것을 말한다. 자신이 직접 겪은 기억은 아니지만 자신의 기억이라고 해야 하는 기억. 이런 기억이 있기는 할까? 선뜻 다가오는 말은 아니지만 의붓 기억이라고 하는 것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그리고 이 말을 염두에 두고 연극을 따라가 보자. 본격적인 연극이 시작되기 전에 한 사람이 나와 이야기를 들려준다. 공연이 시작된 장소는 포스트 극장의 무대 밑에 있..
2010.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