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제5회 피지컬씨어터페스티벌: 몸,충돌하다 <이이무로 나오키 마임컴퍼니-마임의 시간>

2010. 7. 25. 18:20Review

제5회 피지컬씨어터페스티벌

<몸, 충돌하다>





이이무로 나오키 마임컴퍼니-마임의 시간 
 


글 │ 욤

 

 

욤1 님의 말 :

우선 첫 번째, 우린 마임 공연을 본적이 없습니다.

 

욤1 님의 말 :

그걸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욤2 님의 말 :

그렇죠. 단 한번도. 일까?

 

욤2 님의 말 :

아닙니다. 본 적이 있습니다.

 

욤1 님의 말 :

부유한 집에서 태어났군요.

 

욤2 님의 말 :

길에서 긴 풍선을 꼬아서 강아지 만들어주는 아저씨의 마임도 본 일이 있고요

 

욤2 님의 말 :

가까운 친구인 배우 김승준 군의 짤막한 마임 공연도 본 적이 있지요

 

욤2 님의 말 :

아, 구선진씨의 낙하산 마임도 마임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욤1 님의 말 :

길 위의 풍선 아저씨에 대한 제 견해는 이렇습니다. 지하철에서 하모니카 불면서 돈 구걸하는 사람을 보고 음악공연을 봤다고 할 수 있을까요. 기타 두 달 배운 교회 오빠의 통기타 creep을 듣고 음악 공연이라 말 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모든 마임이 마임 공연을 본 것은 아닙니다.

 

욤2 님의 말 :

과격한 비유를 하시는군요.

 

욤1 님의 말 :

구선진씨의 공연은 애매하네요. 하지만 그것은 현대무용에서 마임을 부분적으로 차용한 것이지, 마임을 보러 온 관객을 위한 마임 공연은 아니었습니다.

 

욤2 님의 말 :

구선진씨의 공연은 애매하지만, 풍선아저씨의 경우는 돈을 받고 공연하는 것이니 프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욤2 님의 말 :

여기서부터 정의하고 들어가야겠군요. 마임이란 무엇입니까? 더불어 마임공연이란?

 

욤2 님의 말 :

공연을 보기 전까지 우리는 마임공연이 뭔지 모르고 있었습니다.

 

욤2 님의 말 :

그리고 이제 한번 봤을 뿐이고, 다른 마임공연은 어떤 식으로 펼쳐지는지도 모르지요.

 

욤2 님의 말 :

아, 그러고 보니 저는 한 번 더 본 기억이 있어요. 춘천마임축제에서였는데 코쟁이 아저씨가 나와서 재미난 걸 많이 보여줬습니다.

 

욤1 님의 말 :

아!

 

욤2 님의 말 :

그 공연은 어쩌면 서커스에 가깝기도 했지만, 마임 섹션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특별히 메시지 같은 것이 많지도 않고 아주 가벼웠지만 재미있었어요.

 

욤1 님의 말 :

그러고 보니 저도 비슷한 축제에서 몸으로 하는 뭔가를 봤는데

 

욤1 님의 말 :

공과 벤치로 뭔가 하는 걸 봤는데 움직임이 많았는데 그것이 마임인지 그냥 퍼포먼스인지 뭔지 모르겠네요.

 

욤2 님의 말 :

그럼 마임 이라는 말의 정의를 공유해보도록 하지요. (저도 그 공연 봤어요!)

 

욤2 님의 말 :

어원은 그리스어의 미모스(mimos)에서 유래하며 '흉내'를 뜻한다. 원래는 촌극 등 잡극(雜劇)을 의미하였으나 오늘날에는 언어를 사용하지 않고 몸짓과 표정만으로 표현하는 연기를 가리킨다. 특히 발레에서는 마임 또는 밈이라고 하여 무용과 함께 2대 요소를 이룬다. 현대에 이르러 프랑스의 에티엔 드쿠르(Etienne Decroux)가 희극적 요소가 짙은 기존의 팬터마임과는 전혀 다른 진지한 예술로서의 새로운 마임을 체계화한 뒤부터 이를 신체마임 또는 현대마임이라 하여 팬터마임과 구분한다.

 

욤1 님의 말 :

마임축제에선 장대에 매달린 사람들도 봤고...

 

욤1 님의 말 :

언어를 사용하지 않고 몸짓과 표정만으로 표현하는 연기라.

 

욤1 님의 말 :

대화를 하지 않는 즉흥 연극이나 모든 무용도 마임에 속하는 걸 까요?

 

욤2 님의 말 :

제가 보기에 여기서 중요한 요소는 '연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욤2 님의 말 :

말하고 보니 헷갈리는군요.

 

욤1 님의 말 :

손바닥으로 공간을 더듬어 가상의 벽을 더듬는 시늉을 하면 웃기다. - 이것이 제가 접한 마임의 시초였습니다.

 

욤2 님의 말 :

신기하고요

 

욤1 님의 말 :

없는데 있는 척 하는 연기. 돌을 던지는 척 빈손을 휘두르는 것도 일종의 마임이군요.

 

욤1 님의 말 :

전 그 수법을 연마해서 빈손으로 손에 돌멩이가 있는 척 하며 휘둘러서 비둘기를 날려 보내는 경지에 이르렀습니다. 비둘기를 속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욤2 님의 말 :

네에.. 그러니까 우리가 이번에 본 마임 공연은, 없는데 있는척하는 하는 것이 전체를 관통하는 기술인 셈이었죠?

 

욤1 님의 말 :

네에.. 비둘기는 사람보다 안 속아요. 중요한 건 진정성이지요. 비둘기는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봅니다.

 

욤2 님의 말 :

네에... 그 사람에겐 있는 것이 없어지고 없는 것이 있게 되더군요.

없는 벽이 생기고, 없는 힘이 생기고, 없는 사람이, 없는 테이블이, 없는 바다가, 없는 보물선이....

 

욤1 님의 말 :

선입견이라는게 무섭습니다. 저는 마임공연을 제대로 본적도 없으면서 이미 모두 예상이라도 하는 듯, 약간은 따분한 기분으로 객석에 앉아있었습니다. 비둘기처럼.

 

욤2 님의 말 :

네... 저는 그냥 지쳐있었어요. 그날 하루 종일 좀 바빴거든요.

 

욤1 님의 말 :

그런데 그 사람(LIMURO NAOKI)는 나에게 당혹감을 줬습니다. 전 첫 5분 만에 제가 알고 있는 모든 마임 지식을 초월하는 퍼포먼스를 눈앞에서 확인했고 5분 이후의 모든 시간엔 그저 경탄 할 따름이었습니다.

 





욤2 님의 말 :

9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진 솔로공연.

마임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마임의 시간>

이라고 웹 사이트에 쓰여 있네요.

 

욤1 님의 말 :

그의 공연은 예상할 수가 없으니, 계속 기대하게 되더군요.

 

욤2 님의 말 :

맞아요. 그 다음을 상상 할 수가 없었지요.

자꾸만 뭔가 만들어내니까요. 공간도, 인물도, 사건도

 

욤1 님의 말 :

처음엔 익히 알고 있는 마임들을 몸 풀기 식으로 보여주었고, 그 뒤에 펼쳐진 공연은 내용이 있는 완성된 단편이었지요.

 

욤2 님의 말 :

네 단편소설집을 읽는 듯 매우 드라마틱했어요.

 

욤1 님의 말 :

제 입장에선 그 내용들이 모두 허무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파리를 잡는 카우보이가 (도대체 맨몸으로 어떻게 서부의 카우보이를 상상하게 만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서부의 시끌벅적한 술집에서 (이것도 마찬가지로 신기했지요. 그 장소가 뚝딱 생기는 것이) 파리를 잡는 에피소드 말입니다.

 

욤2 님의 말 :

네. 우리는 모두 그 것이 미국 서부의 어느 시끌벅적한 술집에 말을 타고 온 한 카우보이가 맥주 한잔 마시다가 당한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욤1 님의 말 :

파리를 잡은 손 안을 들여다봤을 때 공간이 뒤바뀌며, 파리를 잡은 카우보이에서 손안에 갇힌 파리로 바뀌었을 때 온 몸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욤2 님의 말 :

저도요. 그런 순간들이 몇 있었지요. 혼자서 두 입장을 표현하는.

 

욤1 님의 말 :

그런 연출이 마임 공연 역사상 오래전부터 있어왔던 진부한 표현이라면 할 말이 없지만...

 

욤2 님의 말 :

그냥 한 바퀴 도니까 되던걸요? 아! 그러고 보니 생각나는 것이 제가 예전에 마당극을 좀 했었는데, 한창 뭘 하다가 갑자기 팽그르르 돌면 과거로 돌아가고, 다시 팽그르르 돌면 현재로 돌아오고. 아니면 꿈이나 상상으로 가거나. 뭐, 그런 방식을 썼던 기억은 나네요.

사실 보면 같은 건데, 이 사람이 한 것은 뭔가 마법 같았어요.

 

욤1 님의 말 :

네 제 말이 그 말이에요

이 사람이 가지고 있는 무언가가 있었지요.

오랫동안 연구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을 완벽한 타이밍과 센스

 

욤2 님의 말 :

전적으로 믿게 만들어버리더라고요. 한바퀴 돌면서 본인이 파리가 되어버리니까 파리구나 할 수 밖에 없고.

개구리구나, 어린아이구나. 라고 알 수밖에 없는 게, 정말 그렇게 보였으니까요

 

욤1 님의 말 :

파리가 또 벽이 점점 좁아져서 좁은 손바닥 안에 갇히게 되고.

<파리>의 마지막에 카우보이가 화가 나서 파리를 잡으려고 총을 쏴대다가 자신의 관자놀이에 앉은 파리를 향해 방아쇠를 당기는 장면 연출, 소름끼치게 미소 짓고, 암전, 총소리로 끝나는 부분은 정말 혀를 세 바퀴는 내두를 정도였습니다.

웃고 나서 묘한 기분.

 

욤2 님의 말 :

네 저는 그 부분에서 어쩔 줄을 모르겠더군요. 약간은 놀림당한 기분도 들고요. 처음에는 카우보이가 참 친근하게 다가왔는데 파리가 등장하고 나서는 마치 만화영화 톰과 제리를 보는 것 같았어요. 카우보이가 톰이고 파리가 제리였죠. 제리는 쫓기는 신세지만 톰을 항상 골탕 먹이잖아요.

그래서 그 둘의 실랑이처럼 재미나게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제리가 톰을 죽이는 모양새랄까. 전 좀 슬펐습니다.

 

욤1 님의 말 :

죽음. 그리고 불이 켜지면 마임이스트는 왼쪽 구석 의자에 앉아있습니다.

수건으로 땀을 닦고 물을 한 모금 마시고.

조금 전까지 이곳에서 어떤 일이 분명 일어났는데 암전이 된 후엔, 아무것도 없습니다. 마임이스트는 그것을 기억하지 못하는 듯 담담하게 다음 에피소드를 진행 시킵니다.

아까 허무함에 대한 메시지에 대한 말을 꺼냈다가 이야기를 잇지 못했습니다만 지금 이 시점에서 그 이야기를 이어가도 좋을듯합니다.

한바탕 난리를 치다가 죽은 카우보이와 그 카우보이 연기를 한 마임이스트는 다른 입장이지만 에피소드가 끝이 났을 땐 동시에 “끝의 허무함”에 대해 말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런 느낌의 연속선상에 있다고 생각이 되는 "개구리의 일생"에 대해 말해봅시다.


<개구리의 일생 : 올챙이가 뒷다리가 생기고 앞다리가 생겨 개구리가 된다. 개구리는 파리를 먹는다. 사냥하는 과정에서 개구리의 입에 들어간 파리는 개구리의 입속에서 발버둥을 친다. 개구리는 파리를 잠시 놓아주었다가 다시 잡아 삼킨다. 개구리는 짝짓기를 하기 위해 관객석의 한 여성을 향해 음흉하게 다가오다가 망에 걸린 뒤 채집상자에 들어간다. 아이는 개구리를 넣은 상자를 흔들다가 개구리를 꺼내 위로 던져서 받기를 반복한다. 그러는 과정의 마지막에 아이는 높이 던진 개구리를 받지 못하고 땅에 떨어트린다.>


 

욤2 님의 말 :

네. “개구리의 일생” 거기서는 아이가 처음부터 나쁜 놈이었는데, 우리 친구 개구리가 죽게 되어서... 어후... 지금 생각해도 코끝이 찡하네요.

 

욤2 님의 말 :

잠깐만요. 코 좀 풀게요.

 

욤1 님의 말 :

콧물 생성활동이 활발하시군요.

 

욤2 님의 말 :

네. 그렇습니다. 전 때때로 콧물 그 자체입니다.

 

욤1 님의 말 :

물구나무서서 콧물을 흘리면 콧물이 강처럼 고일까요.

 

욤2 님의 말 :

콧물은 코 아래로 흐르는 것입니다. 그것은 자연의 이치입니다. 강물을 거꾸로 흐르게 하고 싶다고 산을 뒤집을 수는 없는 것처럼.

 

욤1 님의 말 :

그럼 코를 풀지 말고 그대로 두십시오. 콧물이 콧구멍을 통해 흘러 내려와 자연스럽게 입술로 흘러가도록! 마치 장엄한 폭포처럼...... 말하고 나니 배가 고프군요.

 

욤2 님의 말 :

검색해보니 콧물엔 탄수화물과 단백질이 함유되어 있군요.

 

욤1 님의 말 :

부럽습니다. 배가 고픈데 콧물이 안 나옵니다. 콧물도 약에 쓰려면 없다더니.

 

욤2 님의 말 :

기침을 한번 하고 원래 주제로 돌아가기를 제안 합니다.

 

욤1 님의 말 :

에헴!





 

욤2 님의 말 :

제가 콧물을 흘린 원인을 돌아보면 <개구리의 일생>이라는 에피소드 얘기를 시작하다 슬픔을 느껴서 그렇게 된 것인데, 거기에 대해 욤1님은 제가 말한 콧물의 본질적인 의미, 즉 슬픔의 감정은 의도적으로 빗겨나며 콧물의 희극적인 면만을 강조했습니다.

 

욤1 님의 말 :

네. 그랬습니다. 악의적인 의도는 없었습니다.

 

욤2 님의 말 :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는 것은 욤1님은 제가 느낀 것과는 다른 관점에서 “개구리의 일생”을 보았으리라 생각되는데요.

 

욤1 님의 말 :

네. 물론 욤2님이 말한 슬픔 비슷한 감정을 저도 느꼈습니다만, 전 이 작품 전반적으로 느꼈다는 그 허무함의 코드에 더 큰 비중을 두었습니다.

 

욤2 님의 말 :

네. 물론 그 부분을 공감 하지만 전 욤1님이 그 틀 안에 갇히는 건 아닐까 염려가 됩니다.

 

욤1 님의 말 :

네. 그런 의도가 없다고는 말 하지 않겠습니다. 대신 저는 욤2님 과의 대화중에 아주 간단하면서도 명쾌한 답을 내려 보았습니다. 그것은 이 작품이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욤2님이 느낀 그러나 저 역시 미세하게 느낀 본능적인 슬픔에 대한 해석이 있을 수 있겠고, 제가 느낀 그러나 욤2님도 미세하게 느낀 허무함에 대한 해석도 있을 수 있다는 겁니다. 그렇게 따지면 제3의 해석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말입니다.

아무튼, 크게 보면 직접적 감수성의 코드와 분석적 감수성의 코드로 나뉜다는 말입니다. 쉽게 고쳐 말하자면, 어린아이와 평론가의 코드로 나뉜다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욤2 님의 말 :

아주 간단한 해결법이군요.

 

욤1 님의 말 :

그렇습니다. 이것은 유명한 그림책 “어린왕자”를 보는 관점에서도 나타납니다. 그 책은 아이와 어른의 두 가지 관점에서 읽힐 수 있습니다.

 

욤2 님의 말 :

그림책 “모모이야기”도 그렇지요.

 

욤1 님의 말 :

네. 그렇습니다.

 

욤2 님의 말 :

<마임의 시간>은 분명 놀랄 만큼 즐거운 공연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이면엔 생각하게 만드는 무언가 있습니다.

 

욤1 님의 말 :

그렇습니다. 그것이 중요한 겁니다. 굳이 어려운 이야기를 하지 않는데도 빠져들게 만들고 생각하게 만듭니다. 아이들이 그 자리에 없어서 유감이지만 분명히 아이들이 더 좋아했을 만한 공연이었습니다.

 

욤2 님의 말 :

네. 공연 초기부터 느꼈던 설렘은 분명 어른이 되어서는 몇 번 못 느껴봄직한 어린이의 감수성이었습니다.

 

욤1 님의 말 :

네. 모처럼. 목청껏 웃고 환호성 질렀지요.

 

 




 

욤1 님의 말 :

그 다음은 공연을 보고 느낀 짤막짤막한 의견들을 무작위로 순서 상관없이 배열하겠습니다.

 

욤2 님의 말 :

그런식으로 편집하는군요.

 

욤1 님의 말 :

쉿.

 

 

욤2 님의 말 :

네. 이번 공연은 정말 잠시라도 한눈을 팔면 내용을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스토리가 정교했지요.

 

욤1 님의 말 :

지휘봉도 칼도 화살도 없었는데. 마치 본 것처럼 기억이 되는군요.

 

욤2 님의 말 :

대사가 있는 공연이었다면 이렇게 모든 장면을 선명하게 기억하지는 못했을 거란 생각도 드네요.

 

욤1 님의 말 :

긴 대사가 오히려 집중력을 방해할 때도 있지요.

 

 

 

욤1 님의 말 :

그리고 그가 마임으로 창조해낸 상상의 장소나 도구들이 제가 예상하지 못할 정도로 방대하고 직접적이어서 놀랐습니다.

 

욤2 님의 말 :

네 맞아요. 몇 가지 동작만으로 공간에 구체적인 디테일까지 알아맞힐 수 있었다니까요. 아마 가족 오락관에 나간다면 스피드퀴즈 20문제는 맞출 수 있을 거예요.

 

 

 

욤1 님의 말 :

전 공연의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그가 처음과 같은 장면을 보여주며 마무리 하는 방식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시작할 때 뒤돌아서 가볍게 몸을 풀며 스트레칭을 하다가 뒤를 돌아보고는 관객이 있는 걸 알고 깜짝 놀라면서 공연이 시작됐는데, 그 부분이 똑같이 반복 되어서 공연이 다시 시작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는데 마지막엔 의자에 털썩 주저앉아, 먼 곳을 보며 한숨을 깊게 내쉬었을 때, 이 사람이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 바로 저거구나 싶었습니다.

축제가 끝나고 난 뒤의 허무함, 사랑이 끝난 뒤의 허무함, 삶이 끝난 뒤의 허무함, 더 나아가서는 모든 끝에 대한 허무함.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욤2 님의 말 :

허무한 양반.

 

 

 

 

욤1 님의 말 :

(어렵네. 술 한 잔 들어가면 정리될 것 같은데)

 

욤1 님의 말 :

(소주나 한 병 가져와야 쓰겄다)

습니다.

 

욤1 님의 말 :

소주가 똘똘똘똘 하면서 넘어가네요

 

욤1 님의 말 :

아이구 시원해라

 

욤1 님의 말 :

소주병엔 홍어향이 묻어있으니 그 무슨 안주가 필요하리

 

욤2 님의 말 :

아....

 

욤2 님의 말 :

아......

 

욤2 님의 말 :

고문을...

 

욤2 님의 말 :

혼자서는 소주 안드신다면서.

 

욤2 님의 말 :

맛있냐

 

욤1 님의 말 :

어.

 

욤2 님의 말 :

머릿속이 투명해졌다...

 

욤1 님의 말 :

글쓰는이에게 소주는 필연적입니다.

 

욤1 님의 말 :

특히나 리뷰어의 리뷰 시간엔.

 

 

 

 

 

욤2 님의 말 :

네. 저는 관객들이 모두 어린아이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더군요. 사실 처음에 옆에 앉은 친구가 (우연히 그 날 공연을 보러왔더군요) 조그만 재밌는 장면에도 너무 자지러지게 웃어서 창피하다고 조용히 좀 하라고 타박을 줬습니다. 그런데 5분이 지나자 저도 그렇게 웃고 있더군요. 언어가 없으니 행동 하나하나에 직접적으로 반응하게 되었어요. 모든 몸짓이 신기하고 호기심이 나고 상상력을 자극하니 모두가 어린아이처럼 초롱초롱 눈망울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욤1 님의 말 :

계란말이에 오이지 하나.

죽여줍니다.

 

욤1 님의 말 :

마임은 상상할 수 있게 하더군요.

 

욤2 님의 말 :

제 뱃살은 쏙 들어가 있습니다. 욤1씨는 내일 출렁출렁 하겠군요

 

욤1 님의 말 :

출렁한게 누구일지..

 

욤1 님의 말 :

전 어제도 집에 걸어왔습니다. 돌곶이에서.

 

욤1 님의 말 :

한시간 십분 걸립니다.

 

욤1 님의 말 :

다리 뽀개져

 

욤2 님의 말 :

지금 말짱 도루묵이 되는군요. 관절은 나빠지고

 

욤2 님의 말 :

우리 도장으로 오시지요.

 

욤1 님의 말 :

도루묵회 맛있습니다.

 

욤1 님의 말 :

한번 먹어봤는데 기가 막힙니다.

 

욤2 님의 말 :

평정심을.. 찾을 겁니다

 

욤2 님의 말 :

주말이면. 맛있는 것들을 먹을 겁니다. 술도 한잔 할거구요.

 

욤2 님의 말 :

신성한 주중에는 일과 운동. 그 것만이 나의 삶

 

욤1 님의 말 :

전 일하면서 먹자 주의입니다.

행복하게 먹으며 일하고 행복하게 자고

더 바랄 것이 있는가

 

욤2 님의 말 :

사실, 저는 조금만 일하고 한잔 맛있게 걸친 다음, 들어와 뻗어 자는 것이 정말 행복하던데.

 

욤1 님의 말 :

오이지가 아삭아삭

 

욤1 님의 말 :

계란말이는 부드렁 부드렁.

 

욤2 님의 말 :

상상할 수 있습니다. 저는 그걸로 됐습니다.

 

욤1 님의 말 :

어린 시절엔 상상하지요. 상상력으로 어떤 세계를 만듭니다. 그리고 그 세계는 점차 견고해집니다. 욤2님 께서는 마임으로 한잔 하시지요

 

욤2 님의 말 :

네 없는 소주를 있는 듯이 마셔보겠습니다.

 

욤1 님의 말 :

가능합니다.

공연을 보고 느끼지 않았습니까.

 

욤2 님의 말 :

캬~ 속이 알싸하군요. 식도를 타고 위로 흐르는 소주의 시원하면서도 뜨거운 감촉

 

욤2 님의 말 :

벌써 알딸딸합니다

 

욤1 님의 말 :

전 상상력이 부족해서 계란말이를 씹어 먹고 있습니다만, 욤2님이 부럽습니다.

어쩜 그리 맛있게 드실까

 

욤2 님의 말 :

으흠흠. 이건 정말 부드러우면서도 탄력이 있군요. 간도 적당히 된 것이

 

욤2 님의 말 :

진짜보다 더 맛있습니다.

 

욤2 님의 말 :

내 머릿속의 완벽한 계란말이입니다! 이런 식이라면 음식을 먹지 않아도 괜찮겠어요. 무슨 음식을 먹든, 그 것보다 맛있는 것을 상상해버리면 되지요.

 

 

 

욤1 님의 말 :

이제 정리할 때가 되었습니다.

 

욤2 님의 말 :

이 글이 끝나면 우린 사라지는 걸까요?

 

욤1 님의 말 :

모든 것은 끝나기 마련입니다. 후회할 거면 펼치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을. 우린 펼치고 말았습니다. 그 안엔 슬픔도, 환희도, 웃음도 있지요. 그리고 끝도 있고요.

 

욤2 님의 말 :

후회는 없습니다.

 

욤1 님의 말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있습니까?

 

욤2 님의 말 :

마임짱이에욤!

 

욤1 님의 말 :

끝입니까? 후회는 없습니까?

 

욤2 님의 말 :

즐거웠습니다. 후회하지 않겠습니다. 욤1님은 혹시 하고 싶은 말 있습니까?

 

욤1 님의 말 :

마임은 표현의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공연을 보고 나와서 생각한 건데, 이런 마임의 장점을 타 장르 공연과 섞으면 제작비를 줄일 수 있는데다가, 관객은 상상할 수 있게 되니 양쪽 모두 좋은 건 아닐까 싶었는데. 뭐 그런 공연도 저런 공연도 있겠죠. 역시나 우리의 리뷰엔 숙명적 겸손함이 있네요.

 

욤2 님의 말 :

공연을 무진장 많이 보고 나이도 무진장 많이 들게 되면 달라지겠죠.

 

욤1 님의 말 :

네. 아마 그렇겠죠.

 

욤2 님의 말 :

네. 이제 마무리가 지어졌습니다.

 

욤1 님의 말 :

네. 이제 하나, 둘, 셋 하면 우린 사라지는 겁니다.

 

욤2 님의 말 :

언제 다시 나타날까요?

 

욤1 님의 말 :

언젠가 다른 형태로 나타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여기서의 역할은 끝입니다. 우리는 현존하는 동시에 가상의 인물입니다. 하나, 둘, 셋 하면 우린 사라지는 겁니다. 그리고 지면 속으로, 모니터 속으로, 망각의 흐름 저편으로 빠져들어 저 멀리 흘러갈 것입니다.

 

욤2 님의 말 :

어렵고도 별로네요. 아무튼 안녕.

 

욤1 님의 말 :

안녕. 하나, 둘, 셋.




제5회 피지컬씨어터페스티벌
이이무로 나오키 마임컴퍼니
마임의 시간
7월 1일~2일 정보소극장

마임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마임의 시간>
<마임의 시간>은 9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진 이이무로 나오키의 대표 솔로공연이다. 전반부에는 판토마임의 요소를 적극 활용하여 구체적인 상황과 장소를 상상하게 하고, 후반부에는 구체적인 상황 대신 작품에서 무엇을 어떻게 관객에게 전달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움직임으로 그려내고 있다. 스타일이 다른 9가지의 마임 공연으로 무대 위의 마임이스트와 객석의 관객은 하나가 되는 순간을 경험할 것이다.

9가지의 전혀 다른 스타일의 마임 공연
판토마임, 캐릭터 코미디, 슬로우 모션, 매직 쇼, 클래식 음악과 마임의 만남, 타임 슬라이스 기법, 무대 위에 손만 등장하는 공연 등 마임으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형식의 공연을 <마임의 시간>을 통해서 만날 수 있다. 


이이무로 나오키 IIMURO Naoki

1991년 프랑스로 유학, 파리 마르셀 마르소 국제 마임 학교 입학
1994년 니데루메이에 국립 음악원 컨템포러리 댄스과 최상급 클래스 입학
금상 수상, 수석졸업.
프랑스와 일본에서 마임, 판토마임, 댄스 등의 공연 활동 및 워크숍 진행.
1998년 "이이무로 나오키 마임 컴퍼니"라는 명칭으로 무대 공연, 워크숍 및 외부지도,
마임 연출, 해외 페스티벌 참가 등 폭넓게 활동 중.
스타일리쉬하고 세련되며 스피디한 무대를 테마로, 항상 웃음을 잃지 않는 작풍은 바로 "관서에서 태어나 프랑스에서 성장"한 데서 기인한다. 

2000년 오사카 공연 예술 격려 신인
2000년 오사카 문화제상 수상
2005년 문화청 신진예술가 해외 유학 제도 연수원
2009년 고베 비엔날레 2009 "거리공연 경쟁 부문"특별상 수상
2009년 제3회 세계 델픽 대회 [즉석 마임 부문] 금메달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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