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ienbob(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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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거리는 육체다 _ 과천축제 <변신>
거리는 육체다 과천축제 _ 배낭속사람들 리경 아파트 상가단지 벤치에 사람들이 앉아있습니다. 멀리서 호루라기 소리가 들립니다. 얼굴에 분칠을 한 남자가 들 것에 무언가를 싣고 나타납니다. 그가 이동하는 길을 따라 사람들이 이동합니다. 그는 누구이고, 무엇을 끌고 온 걸까요. 궁금한 듯 주위를 맴도는 당신에게 그는 명함을 내밉니다. 명함을 확인하기도 전에 사람들이 웅성거립니다. 싣고 온 ‘무엇’ 이 움직이기 시작하니까요. 당신은 한 발 물러나거나 혹은 가까이 갑니다. 그 무엇이 무엇인지 알기를 기대하면서. 형체를 확인하고는 재빨리 명함을 확인합니다. 아직 명함을 받지 못했다면 얼른 남자에게 다가가 명함을 달라고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명함에는 ‘그레고리 잠자’라는 이름이 써 있습니다. 카프카 원작..
2012.09.28 -
[창작일기] <탈춤으로 철학하기 – 우리는 짜라투스트라를 이렇게 만났다>
천하제일탈공작소 # 1 글_김서진 천하제일탈공작소는 현재와 공감하는 창작연희를 만들고자 노력하는 ‘젊은’ 탈춤 예인집단입니다. 탈춤 이수자들이라고 하면 주변에서 종종 할아버지들인 줄로 오해를 하셔서 젊다고 강조하였습니다. 이번 겨울에 천하제일탈공작소는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서설로 새로운 공연을 올릴 예정입니다. 니체가 쓴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짜라투스트라의 서설과 80개 주제의 설파로 구성되어 있다. 실제적으로는 첫 번째 설파이기도 한 서설은 서사의 형태를 띄고 있는데, 짜라투스트라가 산에서 내려온 첫 날 사람들을 만나면서 겪은 하루 동안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개인적으로 함께하고 있는 山海철학의 신용호 선생님이 그 서설만을 갖고 이라는 원고를 작성하셨고, 책이 출판되기 ..
2012.09.27 -
[리뷰] 제8회 서울와우북페스티벌"책, 청춘을 껴안다"
- 제8회 서울와우북페스티벌"책, 청춘을 껴안다" 글_이시욱 와우북페스티벌에 가는 길, 문득 이런 말이 떠올랐다. “초조해하는 것은 죄다.” 프란츠 카프카의 말이다. 책에 관련된 이런저런 일들을 하고 있어서 항상 많은 책에 둘러싸여 지내는 터이지만, 그게 꼭 좋은 건 아니다. 포위하듯 둘러싸고 있는 책 더미가 의식되면 어느새 초조해지고 만다. 초조함의 정체는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언제 다 읽지?” 초조함의 강도는 책의 양에 비례한다. 북페스티벌을 꺼리는 이유다. 곧 죄책감이 될 것들을 한 무더기 끌어안고 돌아올 게 뻔하니까. 북페스티벌, 그러니까 ‘책이 주인공인 축제’니 만큼, 활기 어린 분위기 속에서 뭔가 재미있는 일이 벌어질 거라는 기대를 가져본다. “책은 읽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는 ..
2012.09.26 -
[리뷰] NIGHTMARE ep.2 야야와 잠비나이
YAYA NIGHT SERIES vol. 2 / NIGHTMARE ep.2 야야와 잠비나이 다시 한 번 꾸고 싶은 아름다운 ‘악몽(惡夢)’ 글_나그네 "밤의 양면적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야야. 형식적인 아름다움을 파괴하는 잠비나이. 실험적 색채가 강한 음악을 선보이는 두 팀의 신비로운 매력 속으로 당신을 초대한다. 음악 팬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가하며 화제를 낳았던 지난 2월 조인트 공연에 이어 깨어날 수 없는, 깨어나고 싶지 않은 두 번째 악몽의 밤이 펼쳐진다." Nightmare. '악몽'이라는 컨셉으로 자신들만의 공연을 기획하여 선보이고 있는 야야. 허클베리핀과 함께한 첫 번째 기획 공연에 이어 이번 두 번째 공연은 잠비나이와 함께 하였다. 대체로 밝음보단 어둠을. 발랄하고 명랑한 분위기보단 음울하고 ..
2012.09.25 -
[프리뷰] 거리, 새로운 서사/연극 공간
거리, 새로운 서사/연극 공간 글_정진삼 ■ 거리와 예술입니다. 여기서 주목하고자 하는 점은 거리 예술에서 ‘거리’ 라고 하는 새로운(new?) 이야기 공간입니다. ‘극적인’ 공간일수도 있고, 드라마에 등장하는 공간적 ‘배경’ 일수도 있습니다. 실내극을 중심으로 하는 극장예술의 ‘바깥’ 이 될 수도 있고, 세상이라는 이름을 가진 극장의 ‘중심’ 이 될 수도 있지요. 어쨌든 핵심은 ‘야외’ 라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거리와 극장을 나누지 않았던 예술가들과 관객들에겐 괜한 구분이겠으나, 지붕 있는 곳에서의 상연을 염두하고 작품을 써왔던 연극의 작가들에게는 새로 온(coming!) 공간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더 이상, 혹은 지금으로서는 극장에서 자신의 예술을 영위할 수 없어 거리로 내몰린 이들에..
2012.09.20 -
[리뷰] 아비뇽페스티벌 2 _ 거리여행의 기록
아비뇽 페스티벌 2 거리여행의 기록 _ 극장 밖에 드라마가 있다,하니 리경 아비뇽 페스티벌. 축제에 머무는 이 마음, 여행을 즐겨요. 극장을 거점으로 한 페스티벌이 아닌 어느 특정한 공간에 터를 잡고 축제가 벌어지는 경우, 그 공간 전체가 극장이 된다. 일상과 일상에서 벗어난 것들이 혼재하는 또 다른 드라마의 장소를 걷는다는 것만으로, 공연의 산책자이며 여행자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교황청 공연은 그리 지나가고, 밤이 지나고, 해가 뜨면, 나는 다시, 거리로 나선다. 조금은 익숙해진 거리에 도착하여 어제 걸었던 길부터 걸어본다. 지나며 봤던 그 공연과 박수소리가 들린다. 발걸음이 오래 멈추지는 않지만, 어제의 기분을 되살리기에는 충분하다. 들뜬 마음에 두리번거리며 봐두었던 포스터들도 눈에 띈다. 조금..
2012.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