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7. 15. 08:37ㆍFeature
7인의 스파커①
부제-스파크에서 만난 사람 & 강냉이와 만두.
서울프린지네트워크에서 처음으로 진행한 아티스트 창작 워크샵,<SPARK 스파크>가
6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스! 파! 크! 짜잔~
스파크는 굉장히 진지한 협업과 만남과 창작의 자리였다.
그러나 또한 예술가들의 회의라는 것이, 나름 묘하게 즉흥적으로 놀이처럼 풀어지는 재미가 있는지라 이번 글도 그저 손이 가는 대로, 기억나는 대로 쓰겠습니다.
먼저, 이 6일간의 기록에 <7인의 스파커 The Seven Sparker>라는 제목을 달아보려 한다.
혹자는 이 제목에서 구로사와 아키라감독의 <7인의 사무라이>를 떠올릴 것이다.
그 제목을 염두에 두고 쓴 거 맞다. 다만 영화내용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안 떠오르시는 분들 무안함 방지차원에서 위에 포스터 첨부합니다. 참고로 영화는 흑백임.)
쓰면서 <7인의 사무라이>꼭 봐야지 다짐했다.
이 영화 안보고 버티다가 무식한 사람으로 낙인찍힌 경험 몇 번...
어쨌거나 스파크를 통해 아는 자로 거듭날 기회를 얻은 것 같다.
다시 우리의 스파크로 돌아와 보자면, 참여자가 7인이었다. 스파크에서 모두 처음 만났다.
그리고 행운의 럭키 세븐이 들어맞은 자리였다.( 참가자 모두 럭키판타지 )
최순화대표, 김도희기획, 홍은지, 박진원, 김정현, 도재명, 김지현 = lucky seven fantasy
그렇다면 글을 쓰는 당신, 누구인가.
스파크에 무용부문 ‘작가’로 ‘초청’되었다.
진심으로 나는 ‘작가초청’이란 용어를 나에게 쓰고 있다. 이 형식을 나는 꽤나 좋아한다.
자신을 자신이 존경해 마지 않기 위해서 형식이 존재함을 믿고 있다.
글을 쓰는 권력을 어찌 저찌 해서 부여받은 나는 권력을 이용해 제일 처음 나를 소개할 심산이다. 나는 김정현이고 춤을 추고, 즉흥그룹<임프로드바닥>을 하고, 대학에선 불어불문학과를 나왔는데 번역된 불문학만 공부해서 불어를 잘 못한다. 보컬을 꿈꾼다.
더 이상은 다음번에 기회가 되면 길게 써야지.
마우스를 잡은 양심은 나로 하여금 긴 자기소개를 가로 막고 있다. 부끄럽기도하고!
엔터! 패스!
나 말고도 대단한 여섯이 있었다.
-이번 스파크의 핵심인물, 홍은지 연출님.
6인 모두 그녀를 “연출니임~”이라 했으나 정작 당사자는 이번협업에 계속 연출로 불리는 것은 합당치 않다고 판단, 다르게 불러달라 거듭 요청했으나 사람들의 습관은 쉬이 변하지 않고 그녀는 끝까지 연출님이라 불렸다. 실제로 그렇게 불릴만 했다. 카리스마.
연출님의 이름이 “은지”인 것을 모르는 사람 있다. 분명. 최소 두명.
실제로 연극 연출가(은빛창고)인 그녀의 작품 <카페 더 로스트>와 <세자매>를 보고 그녀의 작품세계를 섣불리 판단하자면 섬세함과 여성성.
그리고 6일간 경험으로 그녀의 작업세계를 조심스레 판단하자면 섬세함과 여성성과 포용력과 끊임없는 호기심 앤드 열정.
한번 불이 붙으면 이것이 어떤 불인지 어떻게 하면 안 꺼뜨릴 수 있는지 집요하게 파고드는 사람임을 스파크에서 알았다. 그녀는 게다가 긴 호흡의 소유자.
체계적인 작업단계를 밟기보다는 살다가 만나게 되는 작품제작을 선호한다.
거기에는 불안도 있고, 자유도 있고, 진실도 있다.
그리고 그녀는 특별히 자신만의 이미지가 있다.
그 이미지가 그녀의 작품에서 변주되고 있다. 그녀의 작품엔 흘러 내리는 듯한 여자들과 나뭇가지가 꽂힌 일면 쓸쓸한 무대가 나온다.
물론 이것은 얕은 관찰이지만 흥미롭다. 정말.
-최연소 영화 영재출신, 김지현
(초록색 티셔츠 입은 사진 오른쪽이 김지현, 작은 사진은 최연소 영화감독시절)
미디어 아티스트로 지난 프린지에 ‘전자파’라는 미디어아트 그룹으로 공연을 올렸다.
무용등의 장르와 함께 인터렉티브 공연을 하며, 미디어아트 자체의 가능성에 대한 열정으로 달아오른 이다. 스파크 기간동안 참가자들과 미디어아트는 인간적 온기를 가질 수 있는가, 가져야 하는가 등의 토론을 벌였다. 6일간 그녀의 별명은 “최연소”.
영화영재의 과거를 절대 뒤로 하지 않는, 그녀의 당당함에 일동 무장해제 되었다.
참고로 그녀는 사교육 현장에서는 과학선생님으로 C반을 담당한다. C반 아이들을 쇼케이스에 부르자는 의견도 나왔으나 무산됨. 과학의 기초지식이 그녀의 작업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한다.
아래는 그녀의 옛날 고등학교 시절 기사.
제24회 하와이 국제영화제에 최연소 감독으로 초대된 김지현(18・사진)양은 현지 언론과 동포 언론으로부터 “(김양과 같은) 당찬 청소년들이 있는 한 한국영화의 미래는 앞으로도 밝다”고 호평을 받아 눈길을 끌었다. 서울 명덕여고 2학년에 재학 중인 김양은 지난 22일 영화제 주최측으로부터 정식 초청장을 받고 참가한 뒤 27일 귀국했다. 김양은 “외국의 청소년 영화는 밝고 경쾌한데 한국은 힘들고 우울하다는 것을 느꼈다. 영화제에 출품한 청소년 감독들에게 각국 정부의 지원이 많다는 것을 보면서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양은 “대학 영화과에 들어가 영화를 공부하고 싶고 미국 유학도 계획하고 있다”며 “국내 김기덕 감독이나 ‘러브레터’를 만든 일본의 이와이 감독 같은 영화감독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참고로, 인터넷 검색하면 룰라 김지현 나옴. 꼭 최연소를 덧붙여 검색해야 함)
-택견하는 뮤지션, 도봉구의 도재명 (로로스의 멤버, 리더)
우리 모두 그를 “도봉구의 도재명씨”라 불렀다. 살면서 그렇게 자신이 살고 있는 구의 이름과 같이 불리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광진구에 사는 나는 사뭇 머뭇거려졌다. 나도 광진구에 살고 있다고 말해야 되나..하고.
왜 그렇게 7인의 스파커가 도봉구에 흥미를 보였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아니 나만 모르나.
혹은 저 유명한 로로스의 리더가 도봉구에 산다는 것이 이슈가 되는지도 모르겠다.
우리 집 근처에는 수퍼주니어가 사는데....광진구에는 수퍼주니어가 산다!
그리고 저 유명한 대한민국 록의 황태자 윤도현도 산다! 광진구는 한국 음악의 중심이다!
이 지면을 빌어 광진구가 음악중심이 되기 위해서 김정현이 보컬로 날아올라야 한다!
(참고로 김정현은 처음 소개한 ‘나’다.)
도재명씨는 로로스에서 건반과 보컬, 작곡을 맡고 있다.
원래 그는 드럼을 전공하다가 자신만의 음악을 하고자 피아노와 작곡에 매진하고 있다.
그러나 드럼도 친다. 다재다능하다. 택견도 배웠다고 한다.
고등학교때 라디오에서 나오는 류이치 사카모토의 피아노 연주를 듣고, 집에 있는 피아노 뚜껑을 다시 열었고, 그것이 음악활동의 시작이었다고 한다. (아이때는 피아노를 배웠다)
사실 피아노를 정식루트로 배우지 않고 어깨너머의 배움이라 하니 이 또한 천재스러운
행태가 아니던가. 천재로서의 면모는 스파크 내내 선보여졌다.
그는 딱 두가지를 했다. 가만히 있기에, 얼굴을 들여다보면 무언가를 먹고 있었고, 일어났다 싶으면 건반에 가서 연주를 했다. 영재에 이어 천재의 등장이다.
그는 섬세하고 강한 뮤지션이다.
-동물적 감성과 감정, 춤추는 박진원 (The Factory)
(흰색 꽃무늬 셔츠입은 사람이 박진원이다.)
박진원은 동물적 감성을 지닌 춤꾼이다.
스파크가 시작되기 전 홍은지연출님과 공동작업을 프린지네트워크 사무실에서 올렸다.
“4*4”라는, 공간을 이용한 춤공연이었다. 거기서 그의 춤꾼으로서의 동물적 감각을 보았고
춤을 개념작업화하는데 익숙한 내겐 신선함이었다.
그는 아트맨-T 로 활동하면서 야외 곳곳에서 공연을 했고, 그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관객과
자연스레 어우러진다.
젬베와 디저리두, 기타등을 춤공연에서 연주할 정도로 음악의 장단을 즐기고, 이용할 줄 안다. 그는 스파크에서 각자 자신의 작품을 소개하는 동안 수많은 출연자들 하나하나를 유심히 보고, 자신의 공연 출연자들에 대해 유난히 자세히 설명하기도 했는데, 그 모습이 스파크기간동안 박진원이라는 캐릭터를 만드는데 한몫을 했다.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스파크의 사전기간과 스파크동안 만난 그는 옷을 잘 입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긴 대화 보다는 직설법의 대화를 좋아하고 그의 작품도 그렇게 통쾌하다.
이제는 아트멘이 아닌 더팩토리라는 이름으로 그룹활동을 하려고 한다.
박진원이라는 직설화법의 소유자, 스파크 이후의 다음 공연이 기대된다.
참 교회에서 밴드를 맡고 있느라 주말에 스파크에 결근했다. 교회밴드까지!!
-스파크가 느슨할 때 등장하는, 최순화 서울프린지네트워크대표.
프린지페스티벌을 준비하느라 바쁜 일정에 스파크 내내 동고동락했으나, 스파커들이 한창 열을 올려 회의를 하거나 작업을 진행할 때에는 정작 다른 일로 함께하지 못했다는 후문.
그 안타까움에 녹취와 기록 영상을 확인하는 그녀.(사실 거의 함께였다)
그러다가 스파크가 느슨한 흐름에 감길 즈음 초조해 하는 대표님이 눈에 들어온다.
이건 징크스인가. 그러다가 다시 불이 붙고...그녀는 다시 거기에 없었다.
화장실 가셨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7인의 스파커들을 자연스레 연결시켜주기 위해 다리를 놓으려고 부드럽게 애쓰는 모습과 마음이 사전모임부터 스파크 기간동안 내내 7인 모두를 따뜻하게 데워놓은 것 같다.
남도식당을 무척이나 선호하는 그녀는 요즘 채식을 하고 있다. 프린지스튜디오 옆 긴머리주인아저씨있는 술집 웃으러를 지나 돌면, 남도곱창이 나온다. 우리는 그곳을 스파크 기간내내 지정식당으로 이용했고, 그녀는 청국장을 참 맛있게 먹었다.
그리고 스파크가 끝난 다음날,
난 다시 남도식당을 찾았고
청국장을 시켜 먹었다. 그녀가 생각나서였나, 그녀가 먹던 청국장이 안 잊혀져서였나.
그녀는 작업자들이 창작을 하는 과정에 대해 여러번 관심을 보였고, 그 과정을 흥미로워했다. 사실 아마 7인 모두 그 과정을 흥미로워할 것 같은데, 창작과정이란 출발!이라는 신호와 함께가 아니라, 이렇게 누군가 청국장을 좋아한다는 일상의 내보임과 그것을 보는 눈으로부터 출발하는 것 같다.
프린지라는 축제와 스파크와 머리를 자르고 싶다는 그녀와 청국장은 그렇게 링크되었다.
그리고 스파크 기간동안 많은 업무와 수면부족에 시달렸던 대표님.
숙면하시고 “뜨거운 국물이 역시 좋대요!-남도식당에서 최순화대표님 말씀”
냉콩국수를 일주일내내 먹은 나는 잠못드는 밤을 맞고 있다. 뜨거운 콩비지를 먹어야지.
-우주적 리더, 김도희(서울프린지네트워크 기획)
그녀는 우주를 이끈다. 7인의 구세주, 우주의 리더, 김도희.
그녀는 그렇게 다크써클 가득한 눈밑을 가지고 우리 앞에 섰다.
도봉구의 도재명씨는 날이면 날마다 그녀에게 묻는다. “잠 못 잤어요?”. 우물쭈물 답을 하는둥마는둥 하던 그녀는 그래도 캔디처럼 하니처럼 빨강머리 앤 처럼 씩씩하게 웃는다.
몇몇이 작업을 하고 토론을 하던 와중에 그녀가 질문한다. “텍스트와 표현하는 방식이 동떨어져 있는 것 같아요..” 조심스런 그녀의 말이지만 순간 정적이 감돌고, 나는 우선 자유로운 표현방식을 찾는 것을 병행하는 게 좋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녀의 이 조심스런 지적은 아직까지 맴돈다. 고요하게 냉철한 그녀의 일면이다.
잠시 극단에 몸을 담았던 그녀는 이번 스파크 쇼케이스에도 출연했다.
그러나 출연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녀가 헬멧을 쓰는 순간, 내 입속에서 이미
‘우주적 리더’라는 말이 튀어나왔다는 것이다. 왜 그랬을진 나도 모르겠다.
부드러운 리더쉽이 스파크 기간동안 발휘되고 있었을 것이라는게 나의 추측일뿐.
누구보다도 공연을 많이 찾아다니며 보는 그녀에게 공연 어땠냐고 물어보는 일은
참 싱그럽다. 마치 레몬을 먹기 전 바라보는 기분으로.
공연을 많이 보았지만 호기심 가득한 어린아이처럼 공연을 이야기 하는 모습이 참 좋다.
스파크의 어느날, 그녀는 연결 잭 하나를 들고 말했다. “이게 마법의 잭이래요!”
그런 그녀에게 최연소 지현씨는 “이거 그냥 사운드 연결하는 선인거 같은데..이거 아닌데..”
했다. 순간 마법은 사라지고 현실이 남았다.
그러나 동화속 소녀같은 도희씨와 최연소 영재지현씨는 어떻게 했는지 문제를 해결했다.
서로 돕고 사는 사람이다. 이게 마법아닌가!
7인의 소개는 여기까지.
그리고 중요한 강냉이.
6일동안 우리와 함께하고,
그리고 만두.
만두 사진은 없다.
도봉구의 도재명씨가 다 먹었다.
그리고
우리는 6일간 자신을 소개하고 무언가를 시도하고 결국엔 사람들 앞에서 쇼케이스를 했다.
이 얘긴 다음 회 ‘7인의 스파커2’에서 하겠다.
그럼
잠시
아티스트 창작워크숍
SPARK 1st
전시나 공연 등의 결과물 지향적 성과가 아닌 창작 과정에 집중 다양한 전개와 소통방식을 집중적으로 개발한다 특정 장르를 구심점에 둔 원근법적 창작이 아닌, 개별 장르의 특성을 부각시키는 다초점적 시도 중심적 장르를 위해 결합하는 공동작업 방식에서 예상되는 귀결점이 아니라 다른 관점의 접근을 가능하게 한다 규정된 답이 아닌 다양한 질문을 유도한다 막연한 답보다는 명쾌한 질문들을 서로에게 던짐으로써 발상의 전환점을 만든다 하나의 완성품이 아닌 다양한 시도를 통한 예술적 도전과 모험에 기반을 둔다 참가자들이 여러 방식으로 매칭되어 환경과 조건을 변화시킴으로써 여러 가지 결론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한다 개별적 고립적 창작활동이 아닌 총체적 경험을 우선시한다 공동 창작 워크숍은 창작자들의 교류와 확장을 매개하는 공간이므로 총체적 경험을 통한 표현 언어 개발을 다각적으로 시도하도록 한다
공개 쇼케이스
* 2009년 8월 24일(월) 20:00 까페 빵(예정)
* 김정현, 김지현, 도재명, 박진원, 홍은지
공연을 연출하고 안무한다.
즉흥그룹<임프로드 바닥>의 일꾼이자 춤꾼이다.
춤추고 노래하고 글쓰고 무언가를 만들며
사람으로의 진화를 꾀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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