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 좋아하세요? 그렇다면,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

독립영화, 좋아하세요? 그렇다면,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

  • 김화범
  • 조회수 685 / 2007.10.25

영화 좋아하세요?


우리는 일상에서 흔히 사람을 처음 만나거나, 그 사람과 친분을 쌓기 위해 서로의 취향에 대해 물어보곤 한다. 그 중에서 쉽게 건넬 수 있고, 확실하게 다음 약속까지 기약할 수 있는 멘트 중에서 하나가, ‘영화 좋아하세요?’이다. 천만관객시대이니까, 적어도 4명 중에 1명은 <왕의 남자>를 봤을 것이고 <괴물>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 그러니 얼마나 확실한 멘트인가. 채널을 조금만 돌려본 사람들은 유선방송에도 셀 수 없는 영화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으니 관심을 안가질 수가 없다. 좋아하는 영화 취향이 맞고(사람에 따라 취향을 속일 수도 있고) 개봉한 영화라도 있으면 같이 영화를 보러갈 수 있으니까. 전 국민의 ‘작업 멘트’라고 할 수 있겠다. 누구에게 감사해야 할까. 이제 영화를 좋아 한다면 다음 순서로, 영화를 보러가기로 약속을 잡는다. 그렇다면 12개관이 있는 멀티플렉스가 제격이다. 영화시간이 맞지 않는다면 잠시 쇼핑을 즐기면 된다. 아니면 잠시 기다리면 된다. 같은 영화를 5~6개관에서 거의 10분 간격으로 상영을 하기 때문에 걱정 없이 영화를 볼 수 있다.


독립영화 좋아하세요?


자, 여기에서 더 나가면 곤란해진다. 혹시 ‘독립영화 좋아하세요?’라는 멘트를 날리는 순간, 한순간에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 있다. ‘독립군’이 만든 영화인지, 혹시 알더라도 재미없는 영화를 즐기는 아주 특별한 손님 취급을 받을 수 있다. 상대방이 관심을 가지더라도, 이때부터 더 힘들다. 독립영화를 상영하는 극장을 쉽게 만날 수 있지 않고, 상영하더라도 ‘지금 바로 가지 않고 내일 갑시다’라고 말하는 순간, 영화의 간판은 내려지고 있다. 혹시 독립영화를 상영하는 멀티플렉스가 있다고 해도 버스타고, 지하철 타고, 택시타고 찾아가야 한다. 그때서야 ‘독립영화를 좋아하세요?’라고 무심코 던진 자신을 미워하게 될 것이다. 취향을 숨기거나, 사람을 숨기거나. 커밍아웃의 슬픔에 잠겨버린 내 영화의 취향이여! 


한 순간에 자신의 취향이 들켜버린 관객들과 아버지에게 독립영화의 의미를 설득하기 위해 삼박사일 노력하다가, 아버지의 한마디 ‘돈 못 버는 영화를 만들어서 뭐 하려고’에 왕 상처받은 독립영화 감독들. 이 상처받은 영혼들을 위로해줄 든든한 안식처가 생긴다. 자신의 취향을 떳떳하게 드러내고 함께 뒹굴 수 있는 공간. 자신이 연출한 영화를 개봉하여 부모님 모시고 함께 영화를 볼 수 있는 공간 -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INDIE SPACE)가 바로 그 곳!


천 몇 개 스크린 중에서 하나이지만, 독립영화전용관은 많은 토론회와 정책제안, 캠페인 그리고 술 마시고 주정하기 등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끈질기게 동원해서 얻어낸 결과이다. 물론 영화진흥위원회의 지원결정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겠지만. 어찌되었건 두 눈 부릅뜨고, 지속적으로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 어디 쉬운 일이 있겠나. 포기하지 않고 다양한 형태로 담론화 시킬 것. 그게 중요하다.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


살짝 딱딱하게 소개하자면, 사단법인 한국독립영화협회 독립영화배급지원센터에서 운영하는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INDIE SPACE)는 ‘영화문화의 공공성 강화와 다양성 확대’를 위해 독립영화를 전문적으로 상영하는 공간이다. 인디스페이스에서는 독립영화 시사회, 독립영화제 등 공공적인 성격의 영화제 개최 지원을 통해 관객들이 다양한 형태의 독립영화를 만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더 작은 독립장편영화의 개봉을 지원하고, 공동체 상영과 DVD 제작 등 다양한 형태로 배급 ․ 상영을 함께 고민을 나눌 수 있는 곳이다.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는 독립장편영화를 정기적으로 개봉할 계획이다. 매월 1~2편의 독립장편영화를 최소 2주 동안의 안정적인 상영을 전제로 개봉한다. 그동안 멀티플렉스나 상업극장에서 쉽게 접할 수 없었던 한국독립장편영화를 인디스페이스에서는 365일 관람할 수 있다. 인디스페이스는 개봉하기 힘든 독립영화(실험영화, 독립애니메이션, 단편영화 등)를 모아 매주 정기상영회를 연다. 현재 제작되는 다양한 독립영화의 가능성에 대해 가늠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인디스페이스는 기획전 형태로 국내 독립영화뿐만 아니라 해외 독립영화와 아시아 독립영화를 집중 발굴 소개하고자 한다. 새로운 영화를 찾는 관객들에게는 발견의 기쁨을 독립영화제작자들에게 동시대적인 영화의 경향에 대한 이해와 연대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장기적으로 아시아독립영화네트워크의 든든한 물적 토대로 서고자 한다.

인디스페이스는 다양한 독립영화제를 통해 젊은 독립영화를 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회적 주제를 다룬 공공적인 성격의 영화제를 통해 사회에 대해 직접적으로 발언하는 영화를 만날 수 있다. 

인디스페이스는 영상미디어교육과 연계한 교육상영 프로그램(INDIE Class)을 진행할 계획이다. 상영프로그램을 통해 동시대의 독립영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동시에 새로운 영화에 대한 탐구를 중심으로 교육공간으로서 역할을 하고자 한다.

인디스페이스는 개봉된 영화를 포함해서 영화제에서 상영된 작품 등 국내외의 다양한 독립영화와 독립영화 관련 서적과 자료를 열람할 수 있는 ‘인디 아카이브’를 운영한다. 극장 개봉하기 힘든 단편영화와 실험영화, 애니메이션을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다.


독립예술웹진 ‘인디안밥’의 독자들에게 <인디스페이스>에서 준비하고 있는 다양한 회원제 하나를 소개하고 싶다. 프랜드십(Friendship)회원제는 인디스페이스에 재정 후원이나 현물, 노동력 등으로 독립영화전용관에 적극적으로 기여하는 개인 혹은 단체를 대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인디스페이스에 든든한 후원군으로 조직하고자 한다. 영어면 영어, 이면 힘, 디자인이면 디자인. 다양한 형태의 필요 노동력이 있다. 그 역할을 나눠서 하면 바로 인디스페이스의 친구가 될 수 있다. 어렵지 않다. 그냥 찾아와서 자신이 잘하는 노동력에 대해 이야기해주면 된다. 디자인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인디스페이스에서 개봉하는 영화의 포스터를 디자인 할 수 있는 영광을 드린다. 물론 영화는 공짜! 인디스페이스에서 아주 행복하게 영화를 보실 수 있다. 여러분들의 관심 바란다.


사실 극장하나 생겼다고 내일 갑자기 독립영화가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제 아주 작지만 당연히 있어야 할 극장 한 개관이 생겼을 뿐이다. 따라서 지금 당장은 독립영화전용관이 독립영화의 모든 숙제를 해결해주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전용관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많은 차이가 있구나!’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그런 성과들이 축적되면 다양한 곳에서 독립영화가 상영되는 기회를 더 많이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이제 시작이다.


더 하고 싶은 말들은 많은데 지면 관계상 슬슬 원고를 마감해야겠다. 마지막으로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 개관은 11월 8일이다. 11월 8일부터 개관영화제가 진행된다. 관심 많이 가져달라. 어떻게 관심을 가지냐고? 인터넷으로 자주 찾아주고, 댓글도 달아주시고, 무엇보다도 극장에 찾아와서 영화를 관람하면 된다. 인디스페이스가 개관하기 까지 많은 분들의 연대가 있었다. 그 분들의 관심과 지지가 없었다면 더 힘들게 왔을 것이다. 이제 출발점에 앞에 선 독립영화. 그리고 독립영화전용관.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풀어야 숙제가 놓여있다. 어떻게 할 것인가?


갑자기 환청이 들린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인 영각이 형의 목소리!!!


“뭘 어떻게 해! 열심히 해야지!”


보충설명

<인디스페이스>
홈페이지 http://www.indiespace.kr/
블로그 http://indiespace.tistory.com/
카페 http://cafe.naver.com/indiespace

필자소개

한국독립영화협회 독립영화배급지원센터 전용관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