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용산 두리반 관찰일기> "경하게 이야기 하지만 중한 이야기"



경하게 이야기 하지만 중한 이야기

'
작은용산 두리반 관찰일기'


"부자는
기본적으로 바쁜 사람들이고, 가난뱅이는 한가한 사람들이니,
한가한 가난뱅이가 이길 밖에 없다고 했다.
 
경박하게 이야기 하지만 중한 이야기이다
.
세상을 바꾸기 위한 방식으로 등에 무거운 봇짐을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다
."


 글| 아아시

  



1.

이것은 , 내가 인디언 밥의 운영진으로 일하게 시점의 이야기다.

 

3 27 토요일

내가 두리반을 찾게 시점은 나에게 있어서 매우 적절한 시점이었다. 평일에 (아마도 수요일이었을 거다.) 나는 매버릭과 영화 예스맨 프로젝트 시사회에 다녀왔다.전날엔 연극 (내가 리뷰도 있는)누가 대한민국 20대를 구원 것인가를 봤다. 당일인 27 낮에는 친구와 쌍용차 노동자들의 77일간 옥쇄파업을 다룬 다큐멘터리 당신과 나의 전쟁 공동체 상영회에 다녀왔다.

 

예스맨 프로젝트 보고는 시민운동의 대안을 보았고, 누가 대한민국 20~ 공연과 관련된 만남의 자리에서는, 우리도 예스맨 되어보고자 하는 20대 친구들을 만났다. 당신과 나의 전쟁 보고는 예나 지금이나 변할 것이 없는, 쫓겨나는 들에 대한 고민, 그리고 누구나 쫓겨나는 있음에도 그것을 스스로 자각하지 못하고 있는, 저건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들에 대한 고민을 하는 와중이었다.

 

당신과 나의 전쟁에서의 나래이션 중엔 이런 구절이 있다. 2009 여름, 세상은 온통 노란 물결에만 관심을 쏟았다. 사람들이 정말 좋은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정말 그렇게 느꼈으면 노란 물결이 쌍용 앞에서 출렁거렸을 것이다 라고…… 영화를 보면서, 대목이 나오는 순간, 나는 부끄러워졌다. 나는 당시 밖으로의 외출을 하지 않던 시기라, 노란 물결에 동참하며 광장에서 풍선을 흔든 적은 없지만, 또한 당시 감정적으로 동요를 느끼고, 분노하고, 슬퍼하며, 좋은 세상 만들어야 한다며 고뇌하던 사람 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 내가 두리반에 갔을 , 다시 부끄러워졌다.

 

전날 나는 인디언밥에 사이 원고를 업로드 했고, 매버릭으로부터 다음날 사이가 두리반에서 공연을 한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두리반 무엇인지. 어디에 있는지. 무얼 하는 곳인지. 어떠한 정보도 알고 있지 않았다. 매버릭은 내게, 두리반이 칼국수 이라고 이야기 하며, 다음 카페 주소(http://cafe.daum.net/duriban) 알려 주었다. 시간이 없어 대강 훑어 두리반의 다음 카페에서 나는 여기가 그냥 칼국수 집은 아닌 것을 알았.

 

르몽드 디쁠로마띠끄 읽기 모임인 르 디플로 아고라 에서 주최 하는 '당신과 나의 전쟁'의 상영회가 끝나고, 상영회에 같이 가자고 하였던 친구에게이번엔 나와 두리반에 함께 가길 제안했다. 우리는 홍대근처로 와서 끼니를 해결 하기로 하였다. 하지만 홍대근처로 넘어온 시간은, 7 부터 시작되는 두리반 공연시간을 맞추기엔 애매한 시간. 나는 번뜩 두리반이 칼국수 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바가 생각이 났다. . 그럼 거길 가면 그래도 칼국수가 있으려나? 하는 순진한 생각으로 조금 이른 시간에 두리반을 향했다.

 

판단이 틀렸다고 생각 , 두리반의 문을 열기 바로 직전이다. 두리반 입구의, 빨강색, 검정색으로 커다란 문구들. 내가 문을 열까 말까 하고 쭈뼛쭈뼛하고 있자, 두리반 안에서 먼저 말을 걸어 준 이는 두리반 사장님의 남편이신, 유채림 시인이다.

 

, 들어오고 있었어요? 들어오기가 꺼려졌나?

. 두리반에 대해 자세한 정보를 알고 아니라 조금 놀랬어요.

공연 보러 왔어요? 누구 팬이에요?

사이 보러 왔어요.

컵라면 먹을래요?

 

먹을 것은 사양하지 않는다. 유채림 시인은 나와 친구에게 컵라면을 하나씩 건네어주었다. 나는 짜장 라면을 골랐다. 그리고 눈치 없이 먹는다. 먹으며 살핀다. 두리반 안의 여러 문구들을 살피며 분위기 파악을 한다. 그러다 발견한 한구석에 보이는 그린비 서적을 60퍼센트 가격으로 할인’해 판다는 문구. 눈이 번쩍 뜨인다. 그리고 생각한다. 여긴 정말 좋은 곳이로군? 자주 와야겠어. 속물이라도 어쩔 없다. 



 

의문인 점은 이것이다. 내가 근처를 그래도 돌아다녔는데, 공간을 보지를 못했나? 사람의 눈은 역시 간사하여.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나보다.

 

내가 컵라면을 반쯤 먹던 도중, 사이가 도착했고, 사이도 컵라면 하나를 건네 받았다. 나는 짜장 라면을 싹싹 비워 긁어먹고 친구가 남긴 라면 국물까지 집어 삼킨 똥마려운 강아지처럼 그린비 서적 근처를 알짱알짱 대다가, 결국 권을 산다. 강신주 선생의 신간 철학vs철학. 원래 생각이었던 책이지만, 생각보다 두껍다. 읽을 엄두가 나지만 일단 산다. 그리고 달이 지난 아직까지도 그저 장식용으로 쓴다.

 

의자를 펴는 것을 함께 돕고, 잠시 앉아있자. 사람들이 하나 모이기 시작한다. 오늘의 공연자들은 기타를 튜닝 한다.

 

  

 

강제철거를 당하고, 가스며 전기며, 모두 끊겼다지만, 현재 전기는 지하철 공사하는 곳에서 도와주어 끌어다 쓰고 있다고 한다. 유채림 시인은 나를 뜨끈한 전기장판 위에 앉길 권했다.

  

처음 공연을 시작한 사람은 <만수와 만수>.

녹색 모자와 빨간 자켓이 인상적인 곱상한 청년이, 곱상한 노래를 부른다.


 



 

번째 공연 팀은, 아까 일찍 와서 의자에 순하게 앉아있던 청년들. 멸공이라고 쓰여진 헬멧을 쓰고 변신을 하더니, 순함과는 전혀 거리가 샤우팅을 해대며 정치적 발언과 농들을 서슴지 않는다. <밤섬해적단>이다.

 

 


번째 공연 팀은, <푼돈들>.

노래들을 재해석 해서 부르는  듣기 좋다.


 

 

번째는 드디어 <사이>의 공연. 사이는 사람들을 가까이 둘러 모아다 놓고 라이브를 한다. 카주며, 기타며, 우크렐레며, 간드러진 목소리며, 자유자재로 모든 것을 구사하며 관객을 들었다 놨다 한다. 앵콜송으로 '아방가르드 개론 제1장'을 부르며 공연을 마친다.


 

 

 

사이의 공연 까지 보고 나서, 잠시 밖으로 나왔다.

다음은 <단편선>의 공연. 후에 뒤풀이도 있다고 하는데…… 버스는 끊기고, 아쉬운 마음으로 다음을 기약하며 집으로 향한다.

 


 

2.

그래서 두리반을 향한 것은 일주일 .

 

4 3 토요일

마침 두리반이 농성을 한지 100일째 되는 날이다. 경매도 하고 두리반 관련 영상 상영회도 하는 100 기념(?) 행사를 벌인다기에, 다시 두리반으로 향했다. 단지 그린비 도서를 60퍼센트 가격으로 팔기 때문에 내가 두리반을 다시 찾게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모두 알고 있으리라 믿는다. 2주일 연속으로 두리반엘 가자, 유채림 시인을 비롯해 몇몇 분들이 알아보고는 반가이 맞아준다.

 

2008, 일제고사 반대로 해임 당해 유명인사가 된 '도둑괭이'님과, 내가 '아트앤스터디'에서 장바구니에 강의를 집어넣어놓고 결재는 하지 않았던, 미리보기로 오며 가며 모니터 영상으로 만남에 만족했던, 조약골 교수도 있. 내가 일방적으로 알던 인물들을 실제로 만나는 , 연예인을 보는 같은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도둑괭이님의 재치 있는 진행으로 행사는 진행된다. 두리반 기금 마련을 위한 경매 열기는 갈수록 뜨거워지고, 나도 박민규 소설 권을 샀다.

 

경매를 마친 , 두리반 관련 인물들을 인터뷰한 영상을 상영했다. 농성 100 축하, 라는 말은 이상하지만, 100일간 수고하고 고생 많았다는 의미에서 서로 보듬어 주는 자리였다. 유채림 시인은 매일 기록하신 농성일지 일부를 낭독하며, 눈물을 지었다.



 

<조약골>이 공연을 하였고, 같이 노래를 함께 따라 불렀다.

가사를 기울여 들어주길 바란다.


 

 

 

그리고 이어지는 <회기동 단편선>의 공연. 지난번 단편선의 공연을 놓쳐서 아쉬웠던 마음이 있었는데, 나는 정말 공연을 보며, 진심으로 사람이 천재적이라고 생각했다.

 

특별히 영상을 첨부하겠다.

첫번째 영상.'오늘 나는'

 


번째 영상은
처음 발표한 신곡 삼성을 생각한다

공연이 날의 하이라이트였다고 생각한다.

 

공연을 즐기며 보는 도중, 나는 매버릭으로부터, 근처 룰루랄라라는 카페에 마츠모토 하지메상이 있다는 소식을 듣는다. 가서 만나보란다. ? 갑자기 무슨 소리? 이렇게 갑자기 계획에 없는 같은 하지 못하고, 일본어도 못하고, 무엇보다 하지메상의 책도 읽어보지 못했고, 낯가림과 수줍음도 심하다. 그런데 이런 무리한 일을 시키다니! (일로 시킨 일은 아니지만 부담 백배였다.)

어쨌든
가보라니 간다. 내가 일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다. 그저 옆에서 알짱알짱 방긋방긋. 하지메마시떼. 와따시와 아아시데쓰. 라며, 알고 있는 일본어의 전부를 했을 . 하지메 상은 한겨례 21강연회 관련하여 한국에 있다고 했다. 다행히 두리반에서 만난 존도우라는 친구가 함께 가서, 하지메상을 두리반으로 모시고 주었다.

하지메상이
두리반에 들어오자 모두들 환호성을 지르며, 다시 파티를 시작한다. <밤섬해적단>은 일주일 전보다 열정적인 무대를 보여주었고, 하지메상은 두리반의 분위기가 신기한 듯이 사진도 찍고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며 흥을 즐긴다.


 

 



그리고
나는 어느새 나도 모르게 마셨나 보다. 사람 사람과 이야기 하고 어울리며 노래도 부르고 춤도 췄다. 당시엔 이게 바로 연대! 라고 느꼈는데,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창피하기도 하다. 그러다 어느 순간 꽐라가 되었고, 정신을 차려보니 택시에서 굴러 떨어져 내려서 집에 기어가고 있었다. 앞에서 열쇠를 잃어 버린 알고 망연자실하고, 도무지 취한 머리로 판단이 서, 계단에 앉아,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하나…… 하며 생각하고 있는데, 다시 찬찬히 가방을 뒤져보자 손에 열쇠가 잡힌다. 다행이다. 문을 따고 들어간다. 바로 옷을 허물 벗듯이 벗고, 기절한다.

  

 

3.
두리반은
신이 난다.

신나고 재미있는 젊은이들이 모이는, 겉으로 보기엔 얼핏, 경박해 보일 수도 있을지 모르는 곳이지만, 안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들은 결코 경박하지 않다.



 

 

4 5일 월요일 

한겨레 21에서 주최하는 마츠모토 하지메상의 강연회에 갔다. 자리에서 다시 만난 존도우는 저녁엔 그렇게 다같이 웃고 떠드는 공간인 두리반이, 낮에는 언제 어떻게 용역깡패들로 초토화가 될지 모르는 이라고, 지금도 아주 위험한 상태에 처해 있음을 이야기 했다.

 

마츠모토 하지메는, 대학을 다닐 적엔 나쁜 수업 들어가 학생들을 전부 취하게 만들거나, 부자 덤벼!라고 일명 삐라 만들어 도심의 곳곳에, 예를 들면 서점에서 사이나, 음료자판기 주스 꺼내는 등에 숨겨 놓는 등의 기발한 방식으로 가난뱅이의 역습 해왔다고 한다. 그러기 위해 동료들을 하나 모았단다. 연대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 했는데, 한국에서 현재 이러한 연대의 예로는, 문래동 예술단지의 아티스트들과 두리반을 들었다. 부자는 기본적으로 바쁜 사람들이고, 가난뱅이는 한가한 사람들이니, 한가한 가난뱅이가 이길 밖에 없다고 했다. 경박하게 이야기 하지만 중한 이야기이다. 세상을 바꾸기 위한 방식으로 등에 무거운 봇짐을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다.


지난번 내가 썼던 누가 대한민국 20~’의 리뷰 중 마지막에서 두 번째 문단 중, ‘우리는 폭력적이지 않고 지치지 않는 우리만의 방식을 찾아야 한다는 20가 내가 아닌 양 썼지만 사실은 나인데 (물론 이건 나 혼자 생각한 기발한 생각 따윈 아니지만), 나는 우리들이 예스맨 프로젝트의 예스맨처럼 국가와 기업을 상대로 거대한 뻥카를 치지는 못하지만, 다양하고 기발한 방식으로, 하지메가 말한 것처럼 우리 사회의 다양한 들을 노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을 해도 난 어떤 틈을 노릴 기발한 생각 따위가 나질 않는다. 그냥 이렇게 생각만할 뿐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우리가 지치지 않는 것, 우리가 지속적으로 함께 하는 것
이다.
난, 두리반에 가기 전에 내가 가졌던 고민들이, 두리반을 만나고 상당히 해소가 됨을 느꼈다.

 



중한 방식은 우리 방식이 아니라고 말하지만, 동시에 그것이 중한 방식이 아니기에 우려가 되기도 한다.

 

이미 5 1일 두리반에서의 행사는 이슈가 되고 있는 듯하다화려한(?) 라인업에, 평소 두리반에 관심 없을 법한 내 친구도 너 그날 두리반 가니?’ 하고 내게 먼저 물어왔으니 말이다.

 

두리반은 신이 나는 곳이다. 그 신남에그 공간이 가지고 있는 메시지를 놓치고 갈까 봐 겁이 나기도 한다. 부디 5 1, 많은 이들이 맛있는 떡밥을 물고, 앞으로도 두리반이 지속적으로 쭉, 그 중한 메시지가 주목 받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

그리하여, 당신과 내가 지속적으로 함께 즐거운 역습을 할 친구가 될 수 있기를..

 

세계노동절 120주년맞이 뉴타운컬쳐제공 재개발파티
<51+>

2010년5월1일 노동절
정오부터 다음날 새벽 3시까지
@두리반 (서울지하철2호선 홍대입구역 4번출구에서 100m 직진, 바로 오른쪽 농성현장)

웹사이트: 
http://www.party51.com

총기획: <그룹51>
후원: 전국철거민연합, 한국작가회의, 그리고 여러분들

*그 화려한 라인업은 직접 홈페이지에서 확인해보시길 바란다.

 

필자 아아시

다정한 사람을 좋아하고, 다정한 사람이 되고 싶은 사람.
장래희망은 따뜻한 할머니.

홍시의 '홍'을 90도 각도 시계방향으로 돌리면 '아아'가 되어 아아시이다. 
아직은 덜 익은 감이지만 어서 잘 익은 홍시가 되고 싶은 떫은 20대.


최근 한 은혜로운 30대로부터 '구원' 되어 인디언밥 운영진으로 일하고 있다.


 

 

  1. 어제 두리반에 갔었어요.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공간이었습니다. 아직도 빛을 내고 있는 야광볼, 높디높은 계단, 그곳에서 형광등을 광원삼아 펼쳐지는, 공연들, 아마 다시 보지 못할 장면일거 같아요. 아직도 건물 벽에는 '양천 ##번지'라는, 국가가 이렇게저렇게 구획지어놓고, 자신들의 질서 속에 편입되어 있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표말들이 붙어있더군요. 그렇지만 그곳은 '집도 절도 없는', 그 질서 밖으로 튀어나와 버린 공간이었고 그날 그곳에서 공연하고 있던 분들은 모두 그 공간/시간의 분열을 무한으로 확장시키고 있었어요. 그것이 음악의 힘이고, 전복의 힘이겠죠.

    그나저나 아아시님의 글은 언제나 따뜻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