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제5회 피지컬씨어터페스티벌: 몸,충돌하다 <실제상황즉흥프로젝트-B2프로젝트 놀이터>

제5회 피지컬씨어터페스티벌

<몸, 충돌하다>



실제상황 즉흥 프로젝트 - B2프로젝트 놀이터





글 │ 조혜연 (토탈 아티스트 나비다)





어쩌다 보니 일주일에 하나씩 공연을 보고 인디언 밥에 리뷰를 쓰고 있는 상황이 되었다. 떠드는 걸 좋아하고, 정리하는 걸 좋아하고, 언어가 어쩜 가장 멋진 예술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는 "나" 이다보니, 이러한 반복적 상황이 묘한 쾌감이기도하고, 나를 정리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렇다. 지금 까지 보니까 난 공연을 "평" 하는 것이 아니라 나와 내 주변 상황을 정리하고 있더라.
그럼 난 이번 공연을 통해선 무엇을 정리할까?


<실제상황 즉흥 프로젝트> "실제상황" 이라는 말이 어쩜 꽤나 자극적이다. 워낙 리얼리티 버라이어티 쇼가 케이블 방송을 시작으로 주요 미디어 컨텐츠가 되어가는 마당이라 그런지, 게다가 즉흥이라는 말까지! 하하. 그럼 실제로는?


어쨌든, 이렇게 리뷰를 쓰기 위해 보는 공연들이, 나도 이 바닥에 구르는 사람이라 다들 동지들, 친구들이 만든 거고 그렇다. 그래서 그들의 전후과정과 살아가는 모습들도 어느 정도는 알고 지낸다. 아무런 사사로운 정보 없이 "짠" 하고 공연을 보았다면 난 어떤 리뷰를 쓰게 될까? 하고 생각하기도 한다.


<실제상황 즉흥 프로젝트>가 처음 꾸려지는 당시 주요 아티스트들과 이야기 하던 때도 생각난다. 그 중 무용가 백호울이랑 가장 많이 얘기를 나누었다.
한때 잠시 그녀와 살기도(?) 했으니, <실제상황 즉흥 프로젝트>가 사실 나에겐 그녀의 예술세계와 겹쳐져서 보여 진다.


일단 나 또한 워낙 인터렉티브 라이브 아트, 공감각적 오감체험, 공간의 새로운 해석, 다양한 장르의 협업, 새로운 시도, 실험 이러한 것들에 매달리고 또 매달리는 예술적 성향을 갖고 있고, 예술가들에게만 머무르지 않고, 함께하는 관객들이 주체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들이 재밌게 참여하면서도 메시지와 감동을 가져가는 것은 무엇일까를 오바 해서 찾아내고 싶어 하기에,
<실제상황 즉흥 프로젝트>는 아주 반가운 팀이면서, 나에게 또 다른 모티브를 제공해주는 팀이면서, 묘한 경쟁심도 일으키는 팀일 것이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우린 트랜드를 만들고 있고, 비슷한 것 같으면서, 서로 다르고, 이리저리 좌충우돌하며 조금씩 발전하고 있다.


서두가 길었나?


그럼 지난 주 금요일에 본, 제 5회 피지컬씨어터페스티벌 <몸, 충돌하다>의 <실제상황 프로젝트>의 작품 "비투프로젝트놀이터"의 이야기를 하면서 그들과 작품, 그리고 나의 생각들을 이어가보겠다.


비가 억수로 쏟아졌다. 장소는 대학로의 "B2 프로젝트"라는 까페다.


그런데 입장을 하니, 아티스트들과 스탭들의 표정이 어둡다. 이유는 까페 안에서 만의 공연이 아니라 거리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단다. 근데 비가 너무 많이 온다.
아이고 이를 어쩌나..

조금 지나니 우산을 든 퍼포머가 까페 밖에서 무언가를 시작하는 거 같다. 원래 계획대로는 못하게 된 거 같다. 계획을 수정하고 일단 시작을 한다. 관객들은 까페에 이리저리 흩어져 서있거나 앉아있다.


공놀이가 시작된 거 같다. 근데 실제로 공은 없다. 우리 마음속에 있다. 하하.
퍼포머들이 공을 작게 쥐면 공은 작아진다. 퍼포머들이 공을 무겁게 던지면 무거워진다. 때로는 공이 몸속으로 들어간다. 그러더니 엉덩이로 나온다. 소리가 난다. 소리 퍼포머의 육성이다. 보이지 않는 공을 중심으로 공과 주변의 소리가 귀엽게 묘사된다. 공이 살아있었던 게다.

퍼포머들의 공놀이는 확장된다. 관객들 몸속으로, 관객들 뒤통수로, 까페 구석으로.. 어느 덧 관객들은 공놀이를 안 할 수가 없다. 안 하면 공연이 진행이 안 된다. 그리고 안 하면, 퍼포머들이 가만히 안 놔둔다. 하하.


그동안과 마찬가지로 <실제상황즉흥프로젝트>는 해프닝이 일어나는 [그 순간의 장소와 사람들]을 살아 움직이게 한다. 무용도 아니고 마임도 아니고 그냥 움직임을 최대한 활성화 한 퍼포머들이 놀이 같은 설정을 준비해오고 그 놀이에 사람들이 끼어들어오도록 유도하고 자꾸 판을 깔아준다. 어색해 하던 사람들, 어색했던 공기가 더 이상 어색하면 안 되는 상황으로 자연스럽지만 강력하게 유도된다.


미리 짜고, 다 연출 해놓은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기본 골격만 정해놓고 나머지는 그 상황의 자연스러운 연결에 열어놓겠다는 점에서 "실제상황" 이고 그러다 보니 퍼포머든, 관객이든 즉흥적으로 일어난 상황에 대처하고 다음으로 연결되어야 하니까 "즉흥"이다.


결국, 그들은 공놀이를 통해 관객들을 까페 지하 갤러리로 이동시킨다. 공놀이가 이어진다. 그러다가 퍼포머들은 사람들을 훈련시키려는 듯하다. 무용수나 배우로 만들려나 보다. 무척 쑥스러워하는데, 하나 둘 시키는 대로 한다. 아까도 말했듯이 안 할 수가 없다. 퍼포머들이 가만히 안 놔둔다. 보이스 퍼포머가 이 장면에서는 구수한 입담으로 사람들의 참여를 유도한다. 케이블 방송 나레이션을 모사한 듯 한 어투의 상황진행이 사람들을 편안하게 해주기도 하는 것 같다.

조금 교육적이기도 하다. 놀이적 이기도하고, 유치원 같기도 하고, 배우훈련 워크숍 같기도 하다. 사람들이 이런 경험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 나도 이런 판을 만드는데 늘 공을 들이고 있다. 웃고 따라하는 사이에 공연은 끝이 난다. 비가 와서 거리에서의 시작은 보지 못했지만, <실제상황즉흥프로젝트>의 색깔에 맞게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결론은 유쾌했다.
약 20명 정도의 관객 이었던 거 같은데, 다들 어떠했는지 직접 묻고 싶기도 했다.





그렇다면, 나의 이야기.


요즘 난 소속되어있는 창작단체 파랑캡슐의 여러 상황 상 유달리 순수예술과 대중예술, 예술성과 상업성, 자생력의 범위, 내용과 포장 등에 대한 이야기들을 내부 및 주변인들과 많이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여전히 생각이 그런 쪽으로 이어진다.
<실제상황즉흥프로젝트>는 순수예술인가?
예술성, 대중성, 상업성 중 무엇을 우선으로 하고 있고 관객들은 무엇을 먼저 느낄까?
이들은 자생력이 있나?


<피지컬씨어터페스티벌>은 순수예술인가?
예술성, 대중성, 상업성 중 무엇을 우선으로 하고 있고 관객들은 무엇을 먼저 느낄까?
이들은 자생력이 있나?


이들은 내용을 잘 만들었나, 잘 전달했나?

그리고 그 내용이 잘 드러나도록 포장하고 어필했나?

장소는 적절했고, 사람들을 설득했나?


모든 예술프로젝트는 모두 예술 상품인가?
그리고 그러해야 하는가?


프로젝트 사전, 공개 당시, 사후 의 프로세스는 어떻게 매뉴얼화 되어야 하는가?

많은 고뇌, 훈련, 반복경험들을 통해 우린 무엇을 갖춰나가야 하는가?


이런 것들에 대한 고민이 난 중요하다고 본다. 왜냐하면, 기발한 젊은 아티스트들의 아이디어, 조금이라도 관객들과 함께 하고 싶은 긍정적 에너지, 끊임없이 실험하고 시도하는 열정들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공개되고 보여 지고 파급되었으면 좋겠으니까. 그리고 먹고 살았으면 좋겠으니까. 정당한 대가와 환경을 통해.


실제 물건도 중요하고 그 물건을 만들어내는 환경도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 환경은 함께 만들어야 한다. 서로 희생하고 고민해야한다. 나만 잘났다고 가도 안 되고, 누군가만 계속 희생해도 안 된다.


자꾸 길어진다. 안되겠다.

여튼 한번 생각해보자. 우리 모두 함께.


재기발랄하고, 의미 있는 문화, 예술 프로젝트들과 실험을 포기하지 않는 열정적인 예술가 및 기획자들에게 지금 보다 더 나은 어떤 환경이 주어져야 할 것인가 하는 것을.. 그리고 또 이러한 것들을 더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고 향유하게 하기 위해 지금 보다 더 나은 어떤 환경이 주어져야 할까 하는 것을..


오늘의 결론이 좀 튀었나? 하하하







제5회 피지컬씨어터페스티벌
경계 없는 공연, 관객과 하나 되는 즉흥
비투프로젝트 놀이터

7.1(목) ~ 7.2(금) B TWO PROJECT
실제상황즉흥프로젝트 백호울, 강공지



실제상황즉흥프로젝트
춤, 사진, 미술, 영상, 음악, 연극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젊은 예술인들이 모여 즉흥 움직임을 바탕으로 실험적인 작업을 하는 단체이다. 의도되지 않은 장소와 의도되지 않은 상황에서 마음이 이끄는 곳에 발자취를 남기고 규격화에서 벗어나 짜여지지 않은 즉흥적인 상황들로 관객과 소통하고 있다.

2007년 춘천마임축제 미친금요일
2007년 경계 없는 예술프로젝트(문래동)
2007년 프린지 페스티벌
2007년 대학로 페스티벌
2007년 한국실험예술제
2008년 제3회 피지컬 씨어터 페스티벌
2009년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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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조혜연은 <art blender 파랑캡슐>을 운영하고, 토탈 아티스트 '나비다'로 활동 중인 이젠 그닥 젊지만은 않은 젊은 여자. 현실과 비현실, 꿈 속과 현재를 잘 구분 못하는 그래서 행복할지 모르는 철없는 한 사람. 그러나 누구보다 분명한 열정과 실천력을 자부하는 에너자이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