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투인디 릴레이리뷰 - 점점 더 개스러워지고있는 누렁이들

인디투인디 릴레이리뷰 - 점점 더 개스러워지고있는 누렁이들

  • 미쓰조
  • 조회수 1155 / 2007.12.18

(진행상의 문제로 인디투인디가 한 회 쉬고, 새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내년에는 좀더 흥미진진한 리뷰로 찾아뵙겠습니다-)



  

이 글은 2007년 11월 30일 클럽 빵 에서 있었던

그런지올스타즈, 타바코쥬스, 누렁이, 그림자궁전, 플라스틱데이(공연순)의 공연중

밴드 누렁이 에 관한 지극히 주관적인 리뷰이다.


일단 이날의 공연 곡 리스트는 이랬었다(고한다.- 제목이 기억안나는 곡들이 있어서

다시 물어보았다)


1.nobody wants me tonight

2.물좀주세요

3.오소리라면

4.monday

5.super heat

6.만취


'nobody wants me tonight'

 인상적인 기타 리프로 시작하는 이곡은 이미 그 리프에서 "난 첫 곡이야" 를 외치고 있다. 곡의 후반부에 절규하듯 nobody wants me tonight을 반복하며 외치는데, 제목만 보고 '뜨거운 금요일 밤 사랑을 찾아 헤매지만 오늘따라 날 원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네.' 정도의 흔한 락앤롤 가사 공식대로 해석해 버리고 있던 나는 그 절규의 부분에서 혹시 뭔가 다른 내용이 있는 걸까 하고 살짝 흠칫해졌다. 어디 내놔도 손색없을 괜찮은 곡이었지만 누렁이만의 감성의 표현이라는 면에서 조금 어중간한 냄새가 난다는 개인적인 아쉬움이 있긴 했다.누렁이는 신나는 리듬에 이런 가사로, 어떤 식으로든 해석 될 수 있는 아이러닉한 분위기를 만들어 보고자 한건 아닐까 란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리고 그것이 나처럼 둔한 이에게 어필되긴 했지만 가사보단 표현방식에서 조금 더 듣는 이들에게 드러났으면 더 좋을 것 같다는 바람이 있었다. 물론 이건 '조금 더!'를 외치게 되는 누렁이의 팬으로서 나온, 철저히 개인적인 의견이고 확실히 이곡은 어디에 내놓아도 좋다는 소릴 들을만한 곡이다.


 이런 과잉해석을 하고 있는 사이 두 번째 곡이 시작되었고, 삽시간에 이런 생각들은 날아가 버렸다. '물 좀 주세요' 는 punky하고 funky하고 스윙감이 있는 리듬 때문인지 때론 rockabilly 스타일의 곡 같기도 한, 이날 처음 들어본 곡인데 놀라웠다고 밖에 말 못하겠다.누렁이들은 슬슬 '개'다워 지기 시작했고 관객들은 동요하기 시작했다. 사실 누렁이의 누렁이- 밴드 누렁이의 기타 보컬을 지칭함 - (써놓고 보니 말이 좀 웃기다)의 기타 플레이에 대해선 이미 잘 알고 있었지만 새삼 이런 공기감 안에서 그의 플레이는 단연코 독보적이었다. 이곡을 너무 좋아하게 되어서 지금도 동영상을 플레이해놓고 들으며 쓰고 있는데 몰아치는 후반부에 이르러서 셋의 합은 과연 이 친구들이 삼인조 밴드가 맞나 하는 의구심까지 들게 한다. 같은 뮤지션으로 질투가 날 정도로 어디하나 흠 잡을 데 없는 라이브였다.


 슬슬 개로 변해가던 누렁이의 다음 곡은 이날 공연 중 가장 하드했던 '오소리라면'

가장 빠른 템포의 곡이었는데 스스로 '우리는 펑크(punk)밴드' 라고 종종 말하는 누렁이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곡이었다. 2분 남짓한 짧은 시간에 보여줄 거 다 보여주고 깔끔하게 끝내버렸고 관객들은 환호를 보냈다. 이쯤부터 분위기는 확실히 누렁이의 것으로 되었다는 느낌이었고 놀자 죽자 분위기의 공간보다는 감상의 공간의 느낌이 강한 빵 에서의 공연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썩 괜찮은 반응이었다. 일단 음악은 듣기 좋아야 한다는 신념을 가진 본인은 이런 하드코어펑크에 가까운 템포와 분위기를 가진 곡에서도 유려한 구성, 귀에 박히는 멜로디로 듣는 이들로 하여금 팝에 가까운 느낌을 가지게 해준다는 것이 누렁이가 가진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이어 monday 와 super heat 가 이어졌다.

거친듯하면서도 귀를 놓을 수 없게 만드는 기타와 멜로디, 기타가 무색하게 멋진 라인으로 3인조 밴드 사운드의 한계를 넘게 해주는 베이스, 시종일관 달리는 듯 하지만 적재적소에 포인트를 놓치지 않는 드럼. 이 두곡은 이것들을 모두 가지고 있다. 특히나 제목처럼 'super heat'에서 관객들은 가장 뜨거운 반응을 보였는데 노래를 따라 부르거나 춤을 추기도 했고 이에 답하듯 누렁이들도 열기 띤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런 표현이 있는 진 모르겠지만 가장 'super-heat' 함과  동시에 'super-hit'할 곡, 흔히들 하는 말로 타이틀곡 감이었다.


 한창 뜨거워진 분위기에서 어느새 마지막곡이 라는 멘트와 함께 '만취(滿醉)'가 시작되었다.재 보지는 않았지만 체감상 7~8분여쯤 되는 긴 러닝타임의 곡이었는데, 한때 이 동네에서 과잉되었던, 흡사 슈게이징 에서 많이 보여지는, 조금씩 조금씩 고조되어서 몰아치며 마무리 되는 구성을 가진 곡이었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조금은 식상할 수 있는 이런 구성을 가지고 누렁이는 더 자신들스러운 방식과 사운드로 듣는 이들을 거부감 없이 집중하게 만들었고 제목처럼 취한 듯 연주하는 멤버들, 특히나 누렁이 의 모습 역시 최근 매일 술이라는 소문을 반영하듯 곡의 컨셉이라기보다는 자연스럽게 느껴져 더더욱 그러했다. 내겐 <물 좀 주세요> 와 더불어 이날 가장 멋졌던 곡이었다.


 관객들의 목이 쉬어라 외치는 앵콜을 뒤로 하고 누렁이는 이날 공연을 마무리 지었다. 누렁이는 요즘 한창 디지털싱글 발매를 앞두고 있다고 한다. 아직 레코딩된 음원을 들어보지는 못했지만 이날 공연으로 이들의 음반에 예전보다 더 큰 기대를 가지게 되었다. 하루 빨리 내 mp3 플레이 리스트에 그들의 음악이 채워지길 기대한다.

보충설명

누렁이는 현재 홍대 여러 클럽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3인조 밴드로 보컬 기타에 누렁이, 베이스에 흰둥이, 드럼에 검둥이의 멤버로 구성되어있다.

필자소개

자타 공인 마포구 최고 미녀이자 미성의 소유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