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원예술 비평은 존재하는가? - 다원예술 비평포럼에 다녀와서

다원예술 비평은 존재하는가? - 다원예술 비평포럼에 다녀와서

  • 인하연
  • 조회수 692 / 2007.11.19

‘다원예술’은 멈춰있는 장르 개념이 아니기 때문에 쉽게 단정 지어 말할 수 없는 기본적인 속성을 갖고 있다. 그렇지만 개념에 대한 비판적인 논의 없이 빈번하게 용어가 사용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는 다원예술 비평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없으며 그것이 실제 창작 과정과 맞물리기에도 무리가 따른다는 문제점이 생기게 된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 지난 11월 8일 목요일 오후 4시 반부터 다원예술매개공간에서 다원예술 비평포럼이 열렸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다원예술소위원회에서 마련한 이번 포럼은 ‘다원예술 비평은 존재하는가?’라는 주제 하에 세 가지 하위 항목에 대한 발제와 토론으로 이루어졌다.


다원소위 위원이자 숙명여대 교수인 이진아 씨의 사회로 시작된 이번 포럼의 첫 번째 발제는 ‘다원예술이라는 용어에 대한 비평적 검토’에 대해 김소연 씨(다원소위 위원, 컬처뉴스 편집장)가 맡았다. 그는 예술 지원의 사각지대에 있는 작품들을 포괄하기 위한 집합적인 정책용어로 사용되었던 다원예술이 아직 정확하게 정의되지 않은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특정 예술형식을 비평하는 용어로 계속 사용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다원예술’이라고 불리는 작품들이 근본적으로 ‘다원성’, ‘다원주의’가 가지고 있는 개념의 의미를 충분히 함유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이어서 ‘다원예술 공연 분석과 비평용어’에 대한 김남수 씨(무용평론가)의 발제는 구체적으로 단언할 수 없더라도 다원예술의 개념이 존재한다는 전제 하에 다원예술을 비평하는 언어에 대해 살펴보았다. 재현과 현시, 실재와 이미지, 외상과 주이상스, 웰메이드와 험블메이드 등 다양한 비평용어들을 구체적인 해석과 함께 알아보면서, 이들이 다원예술 비평에서 어떠한 성향으로 사용되며 그것이 얼마나 적절성을 가지는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포스트-미디엄의 상황 : 이론과 대응의 시사점’에 대해 임근준 씨(미술, 디자인평론가)의 발제가 있었다. 이제 기술적 변동에 의해 전통적인 미학적 매체가 무효화된 상황에서 어떻게든 미학적 미디어로 재매락화되려는 매체들을 총칭하는 ‘포스트-미디엄’의 상황이 시작되었다. 그런데 간제적 혹은 다제적 예술로 이해되는 다원예술이 뉴미디어 예술의 실험으로 정확하게 표현되고 있지 않다. 때문에 이런 상황 속에서 기존 미학적 미디어들을 새로 재창안하는 데 다원예술의 의의가 마련될 것이며, 앞으로 예술이 어떻게 자신의 유효성을 지켜나갈 것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더불어 각각의 발제에 대한 토론자의 의견들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첫 번째 발제에 대한 토론자 김준기 씨(경희대 겸임교수, 미술평론가)는 기본적으로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았으나 결국 ‘있다고 생각되는 개념이지만 기존 장르의 밖을 뭉뚱그린 것’일 다원예술의 개념이 있다, 없다를 밝히는 논의보다는 기존 예술이 소외시키는 것이 무엇이며 어떻게 이를 발전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를 실용적으로 풀어나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언급을 했다.

그리고 두 번째 토론자 장지영 씨(국민일보 기자)는 포스트모더니즘을 토대로 한 다원예술은 기존 예술보다 이해가 쉽지 않은 부분들이 있어 평론가의 역할이 큰데, 기존 예술에 적용되어 온 이항적인 비평의 틀을 다원예술 비평에도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따르지 않는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또한 세 번째 토론자 이대범 씨(미술평론가)는 현 상황에서 포스트-미디엄의 재창안과 그에 따른 다원예술 의의의 설정이 어떻게 가능할 것인지, 발제문에 나온 논의가 현대미술에 국한된 원인이 무엇인지 등 발제 내용에 대한 몇 가지 부연 설명들을 요청했다.

이번 발제 및 토론에서 지속적으로 드러났던 것은 국내 최초 다원예술 축제를 표방하면서 지난 봄에 열렸던 ‘스프링웨이브’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었다. 그것이 보여주는 예술이 과연 정의되지 않은 새로운 영역에 존재하는 다원예술인지 아니면 기존 장르를 단순히 해체한 것인지, 과연 이론적인 다원예술의 성향이 실제 창작 작품에 표현되었는지에 대한 여러 지적들이 오고가기도 했다. 결국 다원예술 비평은 무엇보다 다원예술 작품의 창작과 실제적인 연결고리를 가져야 하며, 다원예술의 개념과 창작을 보다 발전시키는 과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쳐야 할 것이다. 열띤 분위기 속에 다원예술과 다원예술 비평에 대한 의견들로 채워진 두 시간여의 포럼이 다원예술의 실제적인 비평에 있어 발전적인 성과로 이어지기를 기대해본다.

필자소개

독립예술웹진 인디언밥 편집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