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4. 10. 12:30ㆍ07-08' 인디언밥
서울프린지페스티벌, 10년의 역사에 쉼표를 찍으며
- 서울프린지네트워크
- 조회수 682 / 2008.03.06
서울프린지페스티벌 연구보고서에 관한 간담회
98년 당시 방송 3사 9시 뉴스를 장식하던 '언더그라운드 문화의 반란' '예술 독립군' 서울프린지페스티벌(구 독립예술제)이 2007년 10회를 맞이하였다. 10년의 시간을 버티고 성장해온 지난 과정을 돌아보며 향후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의 방향에 관해 실질적인 제안을 담은 연구보고서가 지난해 말 발표되었다. 문화운동가, PR컨설턴트, 커뮤니티페이퍼 넥스아트 편집장, 공연기획자로 구성된 연구팀은 지난 8월 활동을 시작으로 그동안의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이 지나온 시간과 변화를 살피고 향후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의 발전 방향을 제안할 과제를 찾고자 4개월간 연구 활동을 진행했다.
지난 12월 14일 서울프린지네트워크에서 진행된 ‘서울프린지페스티벌 중장기발전전략 수립을 위한 간담회’ 는 이 연구팀이 제시한 제안사항에 대한 논의와 동시에, 각 토론자들의 발제를 곁들여 앞으로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의 이유 있는 변화에 뚜렷한 방향성과 힘의 가속도를 얻기 위함에 그 의미가 있다.
간담회는 연구팀의 연구결과발표로부터 시작되었다.
연구팀은 축제 사무국과 별도로 운영되었으며, 그 결과로 향후 서울프린지페스티벌 방향성 수립을 위한 제안은 네가지 주제 - ‘방향성’, ‘프로그램’, ‘조직운영’, ‘지역’ - 의 네가지 주제으로 정리되었다. 아래 내용은 연구결과에 관란 이원재님의 발제와 토론자의 주요 발언을 정리한 내용이다.
▶ 정체성 및 방향성
초기 동인제 성격으로 소수 예술창작자들의 결합과 발현이었던 독립예술제는 10년의 시간을 지나오면서 서울프린지페스티벌로 성장하였고, 이는 규모 및 구성주체의 확장을 의미하게 되었다.
프린지페스티벌은 주요한 두가지 운영원리로 ‘새로운, 대안적인 문화예술생산’과 '개방적이고 민주적인 참여'를 가지고 있으며, 전자는 축제 커뮤니티에게 일정한 미학적, 정치적 합의구조와 입장을 요구하며, 후자는 객관적(합리적)이고 대중적인 문화예술 공간(장,field)의 운영(제시)‘을 요구한다.
그러나 축제가 커지면서 두 축의 긴장관계는 떨어지고 발언의 소통은 점차 어려워졌다. 결국 이는 초기에 의도한 지향점들이 축제 규모의 확장속도를 얼마나 따라오고 있는지의 의문을 낳게 하였으며 축제 방향성의 설득력 부족의 아쉬움 그리고 현재 주목해야할 지향점 도출의 필요성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현재 운영되는 사무국과 더불어 축제 커뮤니티를 새로이 구성, 연계하여 포럼과 담론의 시도로 환경변화에 적응하고 꾸준한 자기지향점을 고민하는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이 되길 바란다.
▶ 프로그램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은 현재 고성방가, 내부공사, 이구동성, 중구난방 네 개의 섹션이 존재하여 마치 부문예술제가 모인 종합예술제 성격의 축제로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장르별 축제 프로그램 구분은 새로운 구조로의 변화를 요구받고 있으며, 양적 팽창에 따른 질적 향상을 억제하기에 축제의 발전을 위해서는 정체성이나 가치 지향성을 띤 프로그램 구성의 조직화 또는 변화가 필요하다.
또한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의 제1특징인 자유참가제도는 유의미, 지향해야 하지만 그 안에 축제가 가진 정체성을 드러날 수 있는 기획력이 필요하며, 이는 프린지의 실험성과 미학적 태도 그리고 예술적 가치를 발굴하는 전략으로 이용되어져야 한다.
더불어 축제 내 네트워크의 활성화를 시도하여 비평, 평가, 토론 등이 프로그램 사이사이에 배치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 조직
서울프린지는 페스티벌과 네트워크가 있는데 양자 간의 정체성과 역할부담이 명확해야한다. 실제로 축제조직과 사무국 그리고 프린지 네트워크가 차별성 없이 모호하게 느껴지며 각 그룹간의 가치 정체성을 찾고 역할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정체성 방향과 조직 내 비전의 합의구도는 높아져야 하며, 프린지페스티벌의 입장․태도를 조직 외 예술계, 사회계에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일상적 외부소통을 시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축제 운영위원회 구성을 비롯한 새로운 축제 운영방식에 관한 고민이 필요하다. 축제 운영 외 일상적인 조직활동과 관련해서는 ‘집중력 있는 핵심 인력 구성’과 ‘다각적인 외부 네트워크 연계’ 방식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 또한 조직 내에서 서울프린지페스티벌, 독립예술의 목적과 특성을 고려하여 작가들이 좀 더 적극적인 축제 주체로 형성될 수 있는 플랫폼을 기획하고 운영해야 한다. 발굴, 교육, 교류 등이 활성화 될 필요가 있다.
▶ 지역
홍대지역으로 옮겨 활동한지 오래 되면서 성과와 지역성을 획득했으며 나름의 목적성을 갖고 활동 한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였다. 그러나 지역문화의 일상적 활동과 페스티벌과의 차별성은, 지역성에 대한 과도한 의무와 책임을 축제가 떠맡은 게 아닌가 싶다. 이제는 프린지 시각에서 홍대문화 및 공간과 어떻게 연계 맺을 것인가에 대해 전략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지역문화운동과 축제 사이의 차별화와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축제로서의 미학적 태도, 지역문화 주체로서의 지역적 연대와 축제 형식을 위한 연계 및 축제를 위한 지역적 관계성 등이 그 균형을 잃는 순간 축제도 지역문화운동도 동시에 방향을 잃게 된다.
위와 같은 연구결과를 접한 참여자들은 각자의 위치와 입장에서 이에 대한 의견이나 덧붙여질 내용, 그리고 새로운 주제와 대안을 제시하였다.
▷ 김소연 (컬쳐뉴스 편집장)
마치 독립예술과 비주류문화가 동일하고, 그것의 근거지는 홍대지역이며, 그래서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이 홍대거점의 지역문화가 되는 것이 당연시 여겨지는. 이런 엇갈린 개념들의 정리가 필요하다고 본다. 축제의 목표가 초기 독립예술제가 지녔던 문화지형에서의 자극, 충격, 활기인지 확장된 축제규모를 안정, 발전시키는 것인지에 따른 방점의 결정이 필요한다.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은 첫째 학맥, 인맥으로 얽혀있던 공연예술계에서 스스로가 자유롭게 공연의 주체로 나설 수 있는 통로가 되었으며, 둘째 복합장르 또는 탈장르라는 부분들이 변화하는 예술계에서 주요 동력이 될 수 있음을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시아 공연예술네트워크에 주목하는 것을 이슈로 드러내주었다. 그러나 공연예술계가 제도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이 이 이슈들의 전망을, 가능성을 근거로 보여주지 못한다면 이것의 현실화는 결국 제도권의 몫이 됨을 이야기했다. 이를 위해서는 발화한 이슈들이 구체적 창작자와 일정관객의 주체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와야 하며, 대표적 예로 ‘넥스트웨이브아시아’가 어떤 주체를 형성하며 그 내용성은 무엇인가에 대해 확신을 갖고 정부기관에서 펼치는 아시아연계와는 다른 서울프린지가 가진 나름의 색깔을 보여주길 바랐다.
▷ 이한호 (기분좋은QX)
관객들이 가졌던 신선한 놀이의 의미가 예전엔 예술계의 흐름보다 한 단계 위였지만 지금은 그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 만약 ‘파격’을 선택한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의 10년 후 성장결과가 예술계에 어떤 가치생산을 더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조직구성이나 프로그램들이 구조적 이동을 가능케 하는 시도와 깊이 있는 고민이 필요한 것이다.
“서울프린지페스티벌2007”의 관객설문을 바탕으로 축제가 위치한 공간성, 마케팅을 기준으로 한 공간 전략의 상징성, 그리고 지역 내 축제 전문 인력의 양성이라는 축제컨설팅의 조건을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의 접근했을 때, 취약점으로 드러나는 것은 연구팀의 네가지 주제와 비슷한 부분이었다.
이는 홍대라는 지역의 변화를 냉정하게 바라봄으로써 홍대 앞 문화축제가 아닌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이기 위한 공간 활용의 고민이 더 이루어져야 하며, 축제를 처음 찾은 이들을 위한 게이트 프로그램의 생성과 지속적 관계맺음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의 필요성으로 제시될 수 있다. 또한 공연예술의 변화를 캐치하고 담론을 던질 수 있는 가치 생산적 축제로 거듭날 수 있는 연구물들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
▷ 김영등 (라이브클럽 빵 대표)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을 보며 기대하는 바는 새로움, 실험인데 현 프로그램들은 그런 기획력이 떨어지고 있다. 이러한 것들이 대표적으로 드러나는 부문이 고성방가와 내부공사이며 이것은 홍대 앞 공간을 경영하는 사람들과의 관계 맺기와 거기에서 자발성을 이끌어내어야만 해결할 수 있다.
또한 지역의 변화를 관찰하여 기존 문화공간들을 활용하고, 더불어 문화예술계뿐만 아니라 더욱 확장된 주체들과도 결합함으로써 그들이 가진 공간과 활동력을 축제로 잘 연결할 줄 알아야한다.
▷ 위민 (공연기획자)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은 그 중심이 다원예술이나 복합장르 등을 경계를 넘어서서 예술화시키기에 있음에도 밖에서 인식할때는 장르부문의 종합예술제라고 강하게 비춰진다. 이것이 부문예술제라는 프로그램 구성으로 인함은 아닐까 의심하게 되었고, 변화의 가능성을 축제의 콘텐츠와 구성원 그리고 참여구조로 나누어 제안해본다.
현재 정리된 독립예술에 대해 미학적 의미, 예술지형도, 경제성 등 다양한 부분에서의 정리가 필요하며 그것을 근거로 한 이슈의 발화로 현재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이 가진 유일무이한 콘텐츠인 독립예술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다원화된 욕망을 공식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외부 기획자시스템을 사무국내에 마련하여 기획력을 강화, 자유참가제도를 통해 외적확장을 이룬 예술가들이 다시 축제 내 핵심조직이 될 수 있는 프린지 창작자길드와 같은 조직의 생성, 보통의 축제 그 이상을 바라는 관객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방안에 대한 고민과 시도가 필요하다.
어워드, 비평, 참가비 등의 방법을 고민, 도입하여 지금의 자유참가제도가 페스티벌의 질을 떨어뜨리는 우려를 접을 수 있도록 예술가들에게 책임의식을 강조해야한다.
토론자의 발제 후에 이어진 토론에서는, 연구팀이 도출한 네 가지 주제가 각각의 독립된 부분이 아닌 서로 연계하고 있음을 밝히며, 이에 대한 동시다발적 해결과 변화의 필요성을 확인하게 되었다.
더불어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을 특정 장르나 특정 미학적 형식을 추구하는 축제가 아닌 프린지를 통해 추구하고자 하는 태도, 즉 운동성이라고 볼때 프린지페스티벌은 공연예술축제인지 프린지란 태도를 미학적 예술적 태도로 드러내는 것인지에 관한 선택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프린지페스티벌의 두가지 주요한 운영원리 즉, 대안적 문화예술의 생산이라는 내용적 축과 자유참가제도로 대변되는 개방적 민주주의의 현실적 축이 조화를 이루어야만 한다는 지적은 지속적으로 이야기되었으며, 전자를 위해서는 주체성이 강화되어야하고 후자를 위해서는 구성과 프로그래밍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얘기되었다.
여기에 더불어 부문예술제라는 프로그램 구성이 이제는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이 추구해야할 정체성을 가두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는 건 아닐까라는 고민이 필요해 보였다.
프린지문화 혹은 서브컬처였던 홍대지역이 이제는 중심부가 되면서, 이 지역의 비즈니스나 마케팅도 트렌드를 따르게 되었음을 감지, 서울프린지페스티벌도 그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반응하길 바란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처음 독립예술제가 지녔던 새로운 예술의 도발을 잊지 못하며,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이 그 맥락을 이어주기를, 더하여 새로운 정의를 찾아주기를 간담회의 참여자 모두는 갖고 있었다.
오늘 이 자리와 연구보고서를 통해 향후 예술계에 이슈로 떠오르는 주체가 아니라, 이슈로 떠오를 수 있는 주체를 계속 생성해내고 추동하는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이 되길 바란다. 더불어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이 자유로운 예술의 시도가 원활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의 역할과 나아가서 예술계에 새로운 화두를 제시할 수 있는 담론의 장으로서 성장하길 바래본다.
보충설명
서울프린지페스티벌 향후 발전방향에 관한 연구 결과와 연구 결과에 관한 예술현장의 토론 녹취 내용을 담은 연구보고서가 지난 2월 발행되었습니다.
연구보고서를 받아보고자 하는 분은 서울프린지네트워크 02-325-8150 으로 문의 혹은 홈페이지 www.seoulfringe.net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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