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서울국제컴퓨터음악제 2012 - 콘서트 3일차를 다녀오다

2012. 10. 30. 01:31Review

 

서울국제컴퓨터음악제 2012 

“금요일 밤의 전기(電氣)”

 

글_정진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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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cert 3

2012년 10월 26일(금) 오후 7:30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

1. Marta Gentilucci : “As Far As The Eye Can See”

2. 조영미(Youngmi Cho) : “Bird Song” for tape

3. Manuella Blackburn : “Switched on” for tape

4. 김태희(Taehi Kim) : “Electric Dreams” for Cello and Computer

intermission

5. Luigi Marino : “Ordinary Hidden Soundscape”

6. Peter Gahn : “Nachtsicht”

7. Daniel Quaranta : “Chasing Brea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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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며. 음악은 연주자와 청중에게 사적인 경험과 동시에 공적인 경험을 전해준다. 그러하기에 본문에 나오는 음악에 관한 문학적 묘사에 대해 이해를 구한다. 그곳에 없었던 대중들과 경험을 공유하는 방법으로 필자는 문자적인 설명 혹은 조금 감상을 보탠 문장을 사용하였다. 음악은 흘러갈 뿐이라서 그때 그곳에서 나는 그렇게 느꼈다, 는 변명을 덧붙인다. 개중에 어떤 곡은 링크를 걸어두었으니, 직접 듣고 판단해보시길. 금요일밤의 전기는 짜릿하기보다는 얼얼하게 지나갔다.

 

 

1. Marta Gentilucci / 이탈리아 : “As Far As The Eye Can See” for percussion and electronics (2008)

퍼커션이 중앙에 놓여있다. 한명의 타악 연주자가 나와 연주를 시작한다. 연주는 연주이되, 실시간으로 들려오는 음악들은 컴퓨터의 증폭과 변조를 거쳐 전혀다른 사운드로 전개된다. 잘 들어보면, ‘미(美)’ 가 아니라 ‘추(醜)’ 에 가까운 사운드다. 음악보다는 음향이 중심이 되는 예술인 셈이다.

음악은 스피커를 통해 전면 뿐만아니라, 좌우전후로 출력되는데, 가뜩이나 음산한 소리가 뒤에서 발생하니 어둠의 기운은 점점 강해진다. 우린 뒤를 볼수는 없지만, 뒤를 들을 수는 있으니까. 기묘한 장면들이 매순간 연출된다. 이른바 사운드 스케이프sounscape(소리풍경)이다.

서양식 타악구성에 멜로디언과 실로폰과 징, 그리고 물이 담긴 유리잔 등 다양한 울림을 갖는 악기들이 진열되어 차례대로 진동을 기다린다. 타악주자는 터치에 그치지 않고 유리잔을 활로 긋기도 하고 멜로디언을 불기도 한다. 고음과 저음을 넘나들며 뿜어나오는 제각각의 기괴성(奇怪聲). 현대미술이 그러하듯 현대음악도 이제는 아름다움과 결별하는 과정을 겪는 것일까. 작곡가는 이제 음악적 재료가 가진 성질과 미세한 음들의 조합이 만들어내는 분위기에만 골몰하게 된다. 주제는 무엇인가. 중세적 성스러움이나 고전의 질서나 낭만의 아름다움은 아니다. 현대가 가진 불안함, 공포 그리고 혼돈이다.

퍼포먼스의 관점에서 본다면 타악 연주자의 연기와 이에 따라 구성되는 장면들이 인상적이었다. 그녀가 다양한 악기들을 연주하는 것도 그렇지만, 예상을 깨고 나오는 소리-풍경들의 그로테스크함이 매력적이기도 했다. (처음이라 그런가) 일반 연주보다 주의를 예민하게 가져가는 연주자의 모습은 마치 정글의 어둠속에서 두 눈을 반짝이며 긴장하는 야수 같다. 그녀는 정글과도 같은 전자음향의 세계에서 여전히 논리적 기호들로 남아있는 미적인 설명서 ‘악보’ 를 뚫어져라 주시하고 있다. 전자음악은 논리로 만들어져, 카오스로 확산되어 간다.

 

 

2. 조영미 / 한국 : “Bird Song” for tape (2010)

연주자 없는, 연주자를 갖지 못한, 연주자가 존재하지 않는 컴퓨터 음악은 ‘스테이지’ 를 ‘스튜디오’ 로 만든다. 여기서 수행성을 갖는 대상은 미미하다. 그나마 운동성을 갖는 것을 꼽자면 오퍼레이터의 눈과 손, 깜박거리는 맥북의 사과로고, 진동하는 스피커의 떨림 정도? 그리하여 이 작품 역시 어두운 조명이 머무는 자리가 다름아닌 ‘스피커’ 다. 디지털아트의 영역에서는 영상이 강조되게 마련인데, 매순간 ‘시각’ 은 막강한 위력을 발휘하여 ‘청각’ 을 자꾸만 뒤로 밀어낸다. 그러나 이 곳은 전시회가 아니라 음악회장. 밀려날 것은 시각이다. 청각에 집중하기 위해 조명은 최소한의 시야만 허락한다. 관객들의 눈이 머무는 곳은 스피커. (그러나 오퍼가 열어둔 노트북의 모니터의 빛은 어쩔텐가. 정녕 암전은 불가능한 것인가)

쥐/찍찍 대는 소리가 들려온다. 잘 들어보면 필름이 씹히는 소리 같기도 하다. 물소리에 웃음소리도 간간히 섞여 나온다. 의도적인 백워드 매스킹 기법으로 시간을 되돌리는 듯 한 기운도 감지된다. ‘실시간 재생’ 이라는 기존 음악공식은 컴퓨터 음악에서는 간단하게 파기된다. 시간의 예술이라고 하는 음악을 해체하는 방식이리라.

쥐/찍찍대는 소리는 새/짹짹대는 소리로 넘어간다. 새가 지저귀는 소리를 ‘트윗’ 이라고 하는데, 어둠속에서 이어지는 새소리, 씹고 씹히는 소리, 사람들의 말소리는 일차원적으로 SNS 상을 오고가는 메시지와 이에 따른 대중들의 반응을 연상시켰다. 그래서인지 중간의 웃음소리는 더욱 의미심장하게 읽힌다.

 

 

3. Manuella Blackburn / 영국 : “Switched on” for tape (2011)

잡음으로부터 시작한다. 둔중한 소리가 쿵, 하고 울린다. 그 사이로 영롱한 소리도 틈입한다. 앞선 음악과 마찬가지로 퍼포먼스는 따로 없다. 그제야 이곳이 새삼 연주회장임을 느낀다. 이곳은 마치 수행의 중간태를 실험하는 일종의 음악 감상실같다. 스테이지와 스튜디오의 중간 정도. 이제 컴퓨터 음악가들의 임무는 자신들의 성과를 시각화할, 그런 의미에서 전시할(?) 공간이 필요하다. 기존의 무대를 어떻게 세팅하느냐, 혹은 지금의 스튜디오를 어떻게 무대화할것이냐, 하는 문제와 만나게 될 것이다. 연출에게 무대감독과 드라마터그가 필요하듯, 작곡가에게도 무대감독과 사운드터지가 필요하다.

다시 음악으로. 태엽 감는 듯한 소리가 주된 테마이다. 어떤 단계를 밟아나가며 뚝뚝 끊어지는 소리가 주를 이룬다. 그런 소리의 변이가 마치 일정한 비트처럼 여겨지고, 그것이 묘한 리듬감을 준다. 이 음악에서도 ‘되감기’ 의 기법이 사용되었다. 전자음악/전자음향에서는 실시간의 공식이 사라지기 때문에, 어떤 음악들은 순차적 잔향과 역순의 울림을 사용하게 된다. 딜레이와 에코 사운드가 만들어내는 착시(錯視)효과(?) - 엄밀하게는 환청을 유도하는 착청(錯聽) 효과라고 해야 할 것이다 - 가 낯선 감각들을 불러일으킨다.

이 작품은 서로 질감이 다른 실내의 소음과 야외의 소음들을 교차편집해서 들려주는데, 그러한 설정이 다양한 차원을 실감나게 전해준다. 선명한 실내음과 거친 야외음들은 번갈아가며 청자들의 불안한 심리를 계속해서 자극한다. 소음임에도 불구하고, 깨끗하게 들려오는 ‘잡음’ 은 하이퍼리얼한 사회/사운드의 불길함과 섬뜩함을 실감나게 해준다. 이 음악은 결국 폭발음으로 이어져 해소의 심리적 타이밍도 계산해 놓았다. 청중을 조종하기에 소리/음악만한 것은 없다.

모든 곡들이 감상에 무리가 가지 않는 숏 러닝타임으로 준비되었다. 후기 낭만주의, 혹은 현대음악이 청자들을 못살게 했던 극강의 장시간 레이스는 없다! 그점이 음악회를 찾아온 청중들에게 큰 안심이 될 것이다. 음악이라는 것은 어쨌든 사유보다는 감각의 영역일터. 컴퓨터 음악 또한 그 분량의 적정함을 고민해나가야 할 것이다. 이번 음악회의 러닝타임은 짧았다. (고로 적절했다)

Manuella의 홈페이지 >>> http://www.manuella.co.uk (음악을 들어볼 수 있다!)

 

 

4. 김태희 / 한국 : “Electric Dreams” for Cello and Computer (2012)

이번 음악의 주인공은 첼로다. 중앙에 설치된 첼로에는 세세한 음까지 잡아내기 위해 콘덴서 기능을 가진 마이크가 설치되었다. 자, 인정하자. 이제 중요한 것은 첼리스트가 아니라, 첼로이며, 이를 조종하는 컴퓨터이고, 엄밀하게 말하면 음악을 직접적으로 구성하는 ‘프로그램’ 이다. (그럼에도 첼리스트 역시 훌륭했다. 그는 그의 연주를 왜곡(?)하는 이 분위기를 즐겼다!)

음악의 주된 방식은 ‘반복’ 이다. 그것은 푸카나 대위법의 반복이 아니라, 재생구간의 반복이다. 첼로의 활긋기가 한번 이루어지면, 같은 연주구간이 한번 더 반복된다. 첼로 특유의 잔향과 울림 또한 반복된다. 현을 긋는 행위는 한번이었지만 소리는 무한하게 반복된다. 무반주 첼로곡은 갑자기 몇 대의 첼로앙상블이 된다. 첼로 연주자가 손가락으로 첼로의 앞면을 건드린다. 그 튕김이 반복 증폭되어 장내를 한바퀴 돈다. 서라운드 스피커는 그 장난스런 두드림을 거침없는 말(馬)들의 전진으로 만들었다.

이 작품의 백미는 이처럼 바로 한 대의 첼로를 수십대로 운용하는 일인 첼로군단의 풍성한 사운드다. 이 퍼포먼스는 첼로라는 악기의 특성을 살려 저음의 묵직함과 고음의 경쾌함, 그리고 중음의 편안함을 오고간다. 그런 과정에서 한 대의 악기에서 이끌어낼 수 있는 다양한 소리들이 오케스트라와 같은 앙상블을 이뤄낸다는 점이다. (첼로라는 악기가 주는 시각적인 인상도 즐거웠다)

활을 긋는 행위와 들려오는 소리의 시간차를 이용한 기법에 익숙해진 관객들은 그 이후에 들려오는 컴퓨터 음악에 또 다른 반전을 경험했다. 예상을 깨고 곡 중반부터는 첼로 사운드를 변용한 전자음이 개입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 때부터는 악기의 엄숙한 사운드와 현대음악의 자유로운 진행, 그리고 감각적인 전자음들이 제각기 혼전을 벌이는 양상으로 다이나믹하게 전개되었다. 고전과 현대와 첨단이 공존하는 신기한 실험의 장. 첼로, 연주자, 작곡가, 컴퓨터, 관객. 모두가 ‘소외’ 없이 제 자리를 지켰다.

 

 

5. Luigi Marino / 이탈리아 : “Ordinary Hidden Soundscape” for tape (2012)

한줄기의 소음으로 비롯되는 음악. 이젠 소음이 유도동기가 되어 무한하게 반복 확장된다. 이 작품도 앞선 세번째 곡과 마찬가지로 일상적인 소리가 주된 오브제다. 마치 창문을 열고닫을때의 느낌처럼 내부와 외부의 소리들이 교차한다. 이 소리들은 군중들의 발자국과 같은 음향으로 발전하여 위협적인 사운드를 들려준다. 바람소리, 쇳소리, 그리고 웅얼거리는 말소리가 이어진다.

청중들의 귀를 자극하던 소음들은 이내 역설적 '침묵' 의 순간으로 나아간다. 거대한 스펙타클로 시각을 압도하는 초체험을 만들어내듯, 이 작품은 일순간 음을 증폭함으로써 귀를 멀게 하는 것이다. 모든 음들이 일순간 진공 속으로 사라지면, 아무것도 들려오지 않는 '이명(耳鳴)' 의 순간이 찾아온다. 대규모 오케스트라나 볼륨최대치의 락사운드도 달성할 수 없는 청각적 '마비'의 장면을 전자음악이 완성한 셈이다. 의도된 음향 조절로 인한 이러한 탈각적 효과는 관객들을 당혹스럽게 만든다. 이것은 밋밋한 숭고인가, 아니면 마취적 불쾌인가?

Luigi의 홈페이지 >>>www.luigimarino.net (음악을 들어볼 수 있다!)

 

 

6. Peter Gahn / 독일 : “Nachtsicht” for live-electronics, narrator and percussion (2010/2011)

무대 위에 테이블과 퍼커션이 놓인다. 나레이터와 퍼커션 주자가 자리한다. 맞은 편 오퍼석에서 작곡가는 앉아서 지휘를 하고 있다. 지휘하는 손은 음악을 수행하는 자들에게 '낭독/연주' 타이밍을 지시한다. 테이블에 앉아 노트를 편 나레이터는 처음부터 문장을 말하지 않았다. 단음절의 구음을 읊조리고, 휘파람을 불기도 했다. 옆에선 타악주자는 밤의 음악을 생성하고 있다. 연주의 변조량은 그다지 크지 않았다. 그리고 곧이어 독일어의 주문이 시작되었다. 주문인지, 독창인지, 낭독인지 명확치 않으나 음악이었다.

이 작품은 다원적인 퍼포먼스라고 할수 있겠다. 외견상으로는 낭독극+타악연주의 형태를 하고 있지만, 중심에는 음악적인 메카니즘이 작동하고 있다. 텍스트는 음악성을 가진 소재로써 취해졌다. 나레이터는 끝까지 지휘자의 지휘에 맞추어 정해진 박자에 따라 말을 노래했다. 타악 연주는 그의 노래를 반주했다.

컴퓨터 음악회를 퍼포먼스의 관점 혹은 다원예술의 카테고리로 바라보는 이유는 이러하다. 무대에서 플레이어를 거쳐 발생하는 모든 수행적인 액션을 통해 공연예술은 그 의미와 범위를 보다 확장시킬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비가시적인 ‘음’ 들이나 '전자' 들의 놀이라고 할지라도, 그것들을 '현존' 하게 만드는 과정을 고민하고 구현해낸다면, 우리의 무대는 보다 넒어질수 있으리라. 더우기 일차원적 재현/생산이라는 미명하에 스펙타클을 남발하거나 원재료를 파괴/소비하지 않고도 우리는 빈 공간을 채우는 훌륭한 '의례' 를 계발하게 되는 셈이다.

Peter의 홈페이지 >>> http://www.petergahn.de/ (음악을 들어볼 수 있다!)

 

 

7. Daniel Quaranta / 아르헨티나 : “Chasing Breath” for accordion and fixed media(2010)

마지막 곡. 이번엔 반도네온이라는 악기가 불려나와 컴퓨터의 세계와 연결되었다. 연주자가 아무런 음도 짚지 않고, 반도네온의 숨을 최대한으로 열었을때, 그 모습은 마치 괴물의 허파를 보는 듯 했다. 이른바 SF적인 사운드가 펼쳐진다.

주법이 난해하기로 유명한 반도네온은 다양한 음색과 연주 모습을 들려주고/보여주는 대신, 기괴한 사운드스케이프를 구성한다. 이 작품 역시 실시간 음악 대신 해체된 음의 구간들이 순차적으로 음향을 세팅한다. 악사의 선연주 그리고 후출력. 반도네온의 음은 나중에 도착한다. 앞선 첼로와 마찬가지로 ‘악기’ 오브제 자체가 음악을 해체하는 도구로 쓰인다.

반도네온의 소리 관을 좁혔다 펼쳤다 하는 것이 훌륭한 볼거리다. 연주되었지만, 아무런 음도 들려오지 않는 상태가 착란을 유도하기도 한다. 우리의 귀에 들려오는 것은 '음' 들이 아닌, 좁은 통로를 빠져나가는 분자들 혹은 물줄기처럼 쏟아져내리는 음가(音價)없는 '소리' 들이다. 낭만적인 소리를 내던 악기가 히스테리컬한 호흡을 들려주는 기구로 변하자, 음악은 더 이상 즐기는 것이 아니라 고통스러운 것이 된다.

음악이 진행될수록 반도네온의 연주와 사운드의 싱크는 점점 심한 이탈을 보인다. 무대 위 인간과 음악의 연관성은 더욱 헷갈리게 된다. 이것이 연주일까? 녹음은 아닐까? 무대 위의 연주 행위는 귓가에 들려오는 사운드와 점점 유사성이 사라지며 점점 작위적인 행동으로 느껴지게 된다. 컴퓨터로 인해서 음악적인 것들은 사라지고, 그 빈 자리를 연극적(?)인 것들이 채워나갔다. 전자음악 예술가들은 인풋과는 전혀 다른 아웃풋을 보며 즐거워했고, 관객들은 아웃풋과 인풋의 상관관계를 찾지 못해 괴로워했다.

Daniel의 개인 웹페이지 >>> http://www.myspace.com/danielquaranta (음악을 들어볼 수 있다!)

 

 

마치며. 서울국제컴퓨터음악제는 매년 학술제처럼 진행된다. 이들의 결과물이 아직은 음‘악(樂)’보다는 음‘학(學)’에 가까운 셈이다. 그러나 재작년과 작년에 이어 필자가 경험한 전자음악은 점차 ‘퍼포먼스’ 의 모양새로 진화하고 있으며, 이들이 만들어낸 사운드는 사유(思惟)는 물론이거니와 점점 감각(感覺) 꺼리로써 충분한 상연물이 되어가고 있다. 이를 즐기는 관객의 자세 역시 - 물론 대다수가 관계자지만 - 부드러워지고 있다. 통과의례처럼 발생하는 음향사고도 줄었다.

우리는 바흐의 푸가 덕분에, 베토벤의 교향곡 때문에, 존 케이지의 소리 없는 음악 탓에, 일반적으로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한 세계를 ‘들을 수’ 있게 되었다. 컴퓨터 음악은 바로 그런 점에서 무한한 가능성과 가치를 지닌 예술이리라. 막연하지만 언젠가 컴퓨터 음악도 대중들의 친숙한 부름을 받는 시기가 올 것이라 믿는다. 이를테면 음악을 즐기며 자란 젊은 세대들이 지금은 기타와 키보드를 들고 슈퍼스타K 오디션장에 나오지만, 나중에는 - 슈퍼스타K 20 즈음에는 - 이들이 노트북 한 대만으로 엄청난 음악을 논/할지도 모른다.

전자음악에 대해서 미학적이고 비평적인 논의를 끌고 가기엔 밑천이 미천하여 이만 말을 줄인다. 내년의, 혹은 미래의 컴퓨터 음악제를 기대하며, 그리고 금단과 미지의 영역으로 무작정 돌진해가는 지금의 전자 음악가들에게도 건승을 기원하며. 애플, 아니 전자음악, 만세.

 

 

***사진출처 : 1.서울국제컴퓨터음악제 홈페이지 / 2,3,4,5. 음악가 개인홈페이지

(본 리뷰에 사용된 이미지들은 실제 연주회의 장면과는 연관성이 없습니다)

 

Seoul International Computer Music Festival 2012

Oct. 24-27 @ Jayu Theatre, Seoul Arts Center, Korea

 

 

The Seoul International Computer Music Festival, one of the biggest electro-acoustic music festivals in Asia, is in its 19th year. It is an understatement to say that the development of computers and music technology has extended the scope of our imagination. There are many ongoing research activities to develop new electronic instruments, multimedia-based works, and the resulting wealth of diversity of genres seems to also reflect the exciting period in which we are currently fortunate enough to live. You will be able to experience this trend in newly created computer music works in SICMF.

The special guest this year is E-mex, Germany based contemporary music ensemble. Their idea and intention is to perform contemporary works in close cooperation with some of the most interesting composers of the younger generation.

서울국제컴퓨터음악제는 악기, 컴퓨터음향, 영상 등의 매체가 어우러지는 전위적인 공연으로 음악과 테크놀러지가 어떻게 조우하고 결합되는지를 보여주는 차별화된 공연을 해마다 선사하고 있습니다. 아시아에서 최초로 기획된 컴퓨터음악제인 서울국제컴퓨터음악제는 94년에 시작되어 올해로 19회를 맞이합니다. 그 동안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작곡가들의 뛰어난 작품들에 의해 국내는 물론 전세계 컴퓨터음악의 주요한 흐름을 파악하고 주도하는 음악제로 성장했으며, 많은 해외의 작곡가들이 연주하고 싶어하는 무대가 되었습니다.

올해에는 독일의 현대음악 앙상블인 E-mex가 초청됩니다. E-mex는 유럽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앙상블로서 세계를 무대로 많은 연주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기성 작곡가와는 물론이고 특히 젊은 작곡가와의 협동작업을 통해 새롭고 참신한 작품들을 진취적으로 발굴, 연주하고 있습니다. 이번 연주회에서는 현재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유럽과 한국의 젊은 작곡가들의 전자음악을 연주합니다.

 서울국제컴퓨터음악제 홈페이지 바로가기 >>> http://computermusic.or.kr/

 한국전자음악협회 홈페이지 바로가기 >>> http://keams.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