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ienbob(1135)
-
[연재] 화천 뛰다와 호주 스너프 퍼펫의 「쏭노인 퐁당뎐」- ② 실패의 순간들이 만들어내는 별자리
화천 뛰다와 호주 스너프 퍼펫의 대형거리인형퍼포먼스 「쏭노인 퐁당뎐」 - ② 실패의 순간들이 만들어내는 별자리 글_ 엄현희(공연창작집단 뛰다 드라마터그) 사실 5월이면 출범할 우리의 은 우리가 결과물까지 가기 위해 거쳤던 수많은 과정과는 아주 동떨어진 모습일 것이 틀림없다. 그렇다면, 결과물을 도출하기 위해 그렸던 거친 스케치들은 그냥 사라져 버리는 것일까. 결과물 속에 어떻게든 스며들어 있다고 여기며 연관성을 찾아내 위안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애써 한 점으로 연결시키는 대신에 산산이 흩어져 있는 실패의 순간들을 그 자체로 바라보길 원한다. 우리의 실패의 순간들은 마치 지금 하늘에 떠 있는 별빛들 중 사실은 이미 죽어버린 별들이 발산하는 별빛 같다. 나는 실존하지 않는 것들의 빛을 찾아내 별자리를 긋고..
2011.03.30 -
[리뷰] '인권문화생산모임 맥놀이'의 '레알 게이라이프' 이야기 -「꽃 피는 포장마차」
다름을 받아들이긴 쉽지 않다. 그러나 다름이 틀림은 아니다. '인권문화생산모임 맥놀이'의 '레알 게이라이프' 이야기 -「꽃 피는 포장마차」 글_ 조형석 크리스마스를 앞둔 종로의 한 포장마차. 자신의 애인에게 헤어지자는 통보를 받고 씩씩대는 '덕만'은 이곳을 자주 들리는 단골손님이다. 그리고 그를 위로하는 포장마차 주인 '인철'. 게이임을 알면서도 '덕만'에게 더없이 친절하게 대하는 '인철'에게 '덕만'은 혹시 형도? 라는 의문을 갖게 되고 '인철'은 '덕만'에게 사실 자신도 게이임을 밝히게 된다. '인철'이 게이임을 알게 된 '덕만'은 '인철'에게 '태준'을 소개해주게 되는데 그 와중에 '인철'과 헤어진 '재희'는 '인철'을 못 잊어 찾아오고, '인철'의 모(母) '경숙'은 아들의 마음을 어떻게든 돌려서..
2011.03.28 -
[리뷰] 죽음의 사랑 상사화로 피고 지고 - 극단 여행자 「상사몽」
죽음의 사랑 상사화로 피고 지고 - 극단 여행자 「상사몽」 글_ 앨리스 작자미상의 한국 고전소설 ‘운영전’이 연출가 양정웅을 만나 ‘상사몽’으로 각색되어 관객과 만났다. ‘상사몽’으로 무대에 오른 것은 이번이 네 번째로 2007년 극단 여행자가 이미지 극으로 첫 선을 보인 바 있다. 특히 이번 공연은 대학로 우수작품 인큐베이팅 프로젝트로 기획되었으며 기존의 실험적 작가주의와 달리 원작소설의 서사구조를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원작 운영전은 주제가 권선징악인 여타 고전소설과 달리 조선시대 궁녀 운영과 김 진사 간의 신분을 뛰어넘는 지고지순한 비극적인 사랑을 다룬다. 유영이라는 선비가 꿈에서 운영과 김진사에게 직접 들은 사랑의 이야기를 전하는 서사구조여서 운영전은 수성궁몽유록 또는 유영전이라고도 불린다. 유영..
2011.03.24 -
[리뷰] 도시의 자화상, 안에서 보기 vs 밖에서 보기 - 두리반 도시영화제 「테이크 플레이스」,「용산, 337가지로 표현하기」
도시의 자화상, 안에서 보기 vs 밖에서 보기 - 두리반 도시영화제 「테이크 플레이스」,「용산, 337가지로 표현하기」 글_ 아키꼬 Prologue , 는 한 달 전에 열린 두리반 도시영화제의 마지막 상영작이었다. 과연 영화제가 마무리 된 이 시점에서 와 의 리뷰가 의미가 있을까를 고민했다. 그러나 도시개발은 오늘도 진행되고 있으며 제2의 용산이라 불리는 두리반의 싸움 역시 지속되고 있다. 늦었지만, 도시가 만들어내는 허상과 야만성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기에 , 리뷰 역시 유효하다 믿기로 했다. 더욱이 이 두 작품은 ‘거대 도시가 만들어낸, 자본과 도시행정, 폭력에 저항해 목소리를 내는 사람’을 담은 영화제의 주제를 명쾌하게 보여준다. 밖에서 본 도시, 유명한 고흐의 자화상을 보며 우리는 항상 생각한다. ..
2011.03.23 -
[리뷰] 극단 초인 「특급호텔」 - '개인으로서 말하기' 힘을 가지다
라본느 뮐러 작, 박정의 연출 극단 초인「특급호텔」 - ‘개인으로서 말하기’ 힘을 가지다 글_ 김해진 1. 배우들은 발바닥을 세게 내리치며 기차가 달리는 소리를 낸다. 언덕 아랫길의 위안부도 윗길의 일본군도 몸을 크게 흔들며 제자리에서 내달린다.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아무리 달려도 제자리였을 이들이 섬처럼 기능하는 무대 구조물에 갇혀있다. 시간도 아픔도 풀려나지 못하고 함께 갇혔다. 동시에 관객들도 계속되는 과거에,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속에 도착한다. 이들이 연극 속에서 그 시간을 다시 사는 건 시 같은 독백을 통해서다. 선희 나의 치욕스런 경험을 누구에게라도 어느 것에라도 말하고 싶어. 땅에 구멍을 파서 그 안에 대고 속삭이곤 해 공연 에 대한 리뷰는 이미 많이 나와 있다. 그런 와중에 몇 마디..
2011.03.21 -
[리뷰] 노인을 위한 댄스는 있다! - 안은미 무용단「조상님께 바치는 댄스」
노인을 위한 댄스는 있다! - 안은미 무용단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 글_ 정진삼 0. 들어가며 두산아트센터에서 또 한 건 터졌다. 요컨대 할머니들이 사고를 치고, 안은미가 조종을 했고, 배후에는 두산아트센터가 있었다. 사건은 무대를 장악한 수십 명의 춤꾼들이 한국 춤 역사에 본래부터 "막춤"이 있었음을 증명하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물론, 그 누구도 연강‘홀’ 이 관객을 빨아들이는 블랙 ‘홀’이 될 줄은 알지 못했다. 도대체 어떤 일이 벌어진 것일까. 1. 댄서들의 ‘할머니’ 되기 도입부는 얌전했다. 옛 노래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홀로 나온 무용수가 포즈를 취하고 영상이 깔린다. 할머니들의 춤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안은미 컴퍼니가 누비고 다닌 시골 풍경이다. 본격적으로 공연이 시작되면 무용수들은 투스텝으..
2011.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