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6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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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논리 너머의 것, "죄악의 시대"展 (1)
죄악의 시대 (1) 글 ㅣ 개쏭 -나오는 순간 목 뒤에 면도칼이 박힌다. 날카롭게 배인 정맥은 한 달의 현기증을 불러온다. 친구의 얼굴이다. 아니, 그 녀석이 맞는지 모르겠다. 이런 얼굴은 본적이 없다. -------------------------------------------------------------------- 리뷰를 시작하자. ‘죄악의 시대’는 어떠한 전시인가. 상당히 혼란스러운 전시이다. 어떠한 인간관을 확고히 부여잡는다는, 그런 단일한 틀이 없다. 공동작업이어서 그런 것일까. ‘사적비극의 서’의 경우 입장이 어느정도 분명하다. 사회적 피해자니 등등의 개인적 구체성을 무시하는 담론을 통해 범죄자 내지는 사회적 피해자들을 보지 말 것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명확성은 다른 작품들과..
2010.02.23 -
[리뷰] <호야> ‘연극’을 보여드립니다.
‘연극’을 보여드립니다. 1) ‘호야’는 연극이다. 극장 무대 위에 사각형의 작은 무대가 있다. 이 작은 무대를 오르락내리락하며 배우들은 연기를 한다. 연기를 하지 않는 배우들은 작은 무대 바깥에 앉아 자신의 순서를 기다린다. 앉아 있는 동안에는 부엉이 우는 소리, 새벽닭이 우는 소리, 참새가 지저귀는 소리, 바람이 부는 소리 등을 내면서 음향 효과에 일조를 한다. 앉아 있는 배우들의 뒤에는 악사들이 있다. 악사들은 배경 음악을 들려주기도 하고, 천둥소리를 내는 기구를 흔들기도 하고, 궁녀가 되어 왕의 칼에 죽기도 한다. ‘호야’는 연기를 하는 배우와 연기를 하지 않는 배우를 함께 보여준다. 큰 무대 안에 가상의 작은 무대를 설정하고, 그 작은 무대를 중심으로 등장과 퇴장을 보여준다. 퇴장한 배우 뒤로 ..
2010.02.10 -
[리뷰] 서러운 어른, 서른. 부르면 짜증나는 이름, 엄마
서른, 엄마. 새로운 도전의 시기 서른, 그리고 부르면 눈물 나는 이름 엄마. 그런데 과연 그럴까요? 실상은 이렇습니다. 서러운 어른, 서른. 부르면 짜증나는 이름, 엄마. 작품은 말 그대로 이제 갓 서른을 먹은 엄마의 이야기입니다. 서러운 어른의 눈물겨운 인간극장이지요. 아니, 인형극장이라고 해야 할까요. 1시간 반 동안 한 바퀴를 돌아 제자리로 오는 지하철 2호선은 멍하니 앉아 있기 딱 좋은 교통수단이지요. 작가는 2호선 기차의 여정 속에 담긴 역 이름의 사연을 발견해내었습니다. 제일 먼저 배우들이 탑승한 역은 ‘아현’ 역입니다. 알고 보니 ‘아이 고개’ 라는 의미가 있네요. 아현동 하면, 웨딩드레스 샵이 펼쳐진 고개가 떠오릅니다. 쇼윈도를 통해 화려하고 아름다운 드레스를 뽐내던 화려한 거리. 그 곳..
2010.02.08 -
[리뷰] 소규모아카시아밴드이야기 "그들도 우리처럼 - 여전히 삶은 호흡이다"
그들도 우리처럼 - 여전히 삶은 호흡이다 “그냥 소규모아카시아밴드 이야기, 그리고 세상 모든 20-30대가 되뇌는 행복한 삶으로의 질문들…” 근 3-4년 전부터 홍대앞, 특히 밴드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더니 최근 1-2년간에는 홍대앞을 근거지로 활동하고 있는 밴드와 관계된 영화 만들기가 하나의 경향이 되고 있다. 밴드 멤버가 직접 카메라를 들고 연출을 한 경우도 있고 밴드를 주인공으로 하는 경우도 있다. 다큐멘터리에서 극영화까지 형식도 다양하다. 영화 는 이제 7년차에 접어드는 듀오 소규모아카시아밴드의 1년을 쫓아 만든 90분짜리 다큐멘터리다. (물론 여전히 많은 이들의 관심의 밖에 있겠지만) 혹자는 존재했는지 조차도 모를, 바로 우리 옆 ‘그들’이 담겨있는 공감지수 100%의 다큐멘터리. 사실 다큐멘터리..
2010.02.01 -
[리뷰] 연극 <분장실>, 식도락가적 리뷰어들이 터놓는 그 맛에 대하여
[리뷰] 연극 "우리는 꽤 까다로운 식도락가적 리뷰어인데 이렇게 할 말이 없는 연극은 처음이라 당황스럽구만요" [식도락가적 리뷰어] 분명하게 판단하고 알고 보는 미식가적 리뷰어가 아닌, 덜 알고 맛있는 부분만 맛있다하고 진미는 몰라도 넘어가는 리뷰어 (본문 정의) [참고] * 식도락가 [食道樂家] [명사] 여러 가지 음식을 두루 맛보는 것을 즐거움으로 삼는 사람 * 미식가 [美食家] [명사] 음식에 대하여 특별한 기호를 가진 사람. 또는 좋은 음식을 찾아 먹는 것을 즐기는 사람 고민은 극장에 들어서는 순간 시작되었다. 연극 을 공연하고 있는 디마떼오홀은 피자집 안에 극장이 자리한 구조이다. 일찍 도착한 관객들은 피자집 한 구석 대기공간에서 기다릴 수 있게 되어있는데, 피자집으로 들어설 때 인상 좋은 아저..
2010.01.23 -
[리뷰] 비빙 가면극음악 프로젝트 이면공작 (裏面工作)
음악의 탈장르화, 과연 가능한 것일까. 비빙 가면극음악 프로젝트 이면공작 (裏面工作) 욤1 : 비빙은 , , , 등 다양한 장르에서의 작업으로 10여년 간 만나 온 뮤지션들이 2007년 결성한 단체래. 작곡가 한명과 연주자들, 그리고 음향엔지니어와 기획자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들 한명 한명의 프로필들이 대단해. 이렇게 잘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한국 전통 예술을 주제 삼아 이를 동시대적인 예술로 발전시킨대. 그런데 너, 지금 자고 있는 건가. 욤2: 음? 어? (약간의 죄책감을 드러내는 얼굴 이모티콘) 어. 공연을 떠올리니까 나도 모르게 잠이 와서 그만. 욤1 : 흠, 여기 팀 소개를 좀 더 읽어 볼 테니 들어봐. 비빙은, 한국 전통 음악의 요소들을 선택, 확대, 발전시키고 이를 다른 음악 장르의 요소들과 결..
2010.0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