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6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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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몽타주 속의 현실 - 모는 집으로 가는 길을 모른다
“몽타주 속의 현실” 무브먼트 의 1. 리뷰를 읽기 전에 1) ‘모는 집으로 가는 길을 모른다.’ 는 “novel-form-dance-montage"라는 틀을 입고 있다. 그래서 이 리뷰 역시 몽타주라는 틀을 입고 있다. 아니 입히려고 노력한다. 2) ‘몽타주’- 프랑스 건축 용어 monter(조립한다)에서 나온 용어인 몽타주는 흔히 범죄 용의자의 인상착의만으로 수많은 사진에서 골라내어 합성한 인물 그림을 일컫는다. - 미술 분야에서 다다이스트들이 본격적으로 발전시킨 몽타주는 사진에서 비롯된 실재 이미지를 오려내어 덧붙이고 반복하거나, 이질적인 이미지들을 병치하거나, 이미지와 문자를 혼합하거나, 이중 인화의 합성을 통해 많은 관점을 하나로 뭉뚱그려, 주마등 같이 확장된 시각을 제공하는 방법이다. 2. 리..
2010.01.02 -
[리뷰] 2009 가슴네트워크 축제 2- 2000년대의 목소리 ‘시대의 목소리’
2009 가슴네트워크 축제 2 2000년대의 목소리 ‘시대의 목소리’ 90년대 초중반의 대중음악계가 TV에 의한 전성시대였다면 90년대 말부터 2000년대에 이르면서는(물론 비할 바가 아닌 규모이지만) TV밖의 뮤지션들의 존재감을 극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 역시 매체를 통해 드러난 것이다. 다만 그러한 과정을 통해 조금 다르고, 작지만 알찬 음악이 존재한다는 것은 어느 새 모두가 아는 사실이 되었다. 또한 현재까지도 여러 경로를 언더 혹은 인디 음악이 조명되고 있다. 그리고 가슴 네트워크도 그러한 통로 중의 하나이다. 4일에 이어 찾은 5일의 공연장은 무척이나 한산했다. 어제의 공연을 통해 보건데 분명 정시에 도착해서는 앉을 자리가 없을 것이라는 예상은 산산이 부서졌다. 객석에는 관객..
2009.12.30 -
[리뷰] 2009 가슴네트워크 축제 1- 2000년대의 목소리 ‘여성 싱어송라이터’
2009 가슴네트워크 축제 1 2000년대의 목소리 ‘여성 싱어송라이터’ 대한민국에서 음악을 하는 여성들이 살아가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가 있다. 모든 행위는 취향의 반영이다. 그리고 취향은 곧 감수성이다. 그러한 이유로 ‘기획’이라는 이름의 모든 행위는 기획자가 가진 취향의 반영이며 감수성의 반영이다. 글을 쓰는 것도, 음악을 만드는 것도, 노래를 불러주는 것도 결국에는 자기 취향에 부합하는(혹은 합당한) 이유를 충분히 설명하고 누군가와 공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종종 정치적, 도덕적 올바름의 귀신이 쓰여 취향과 무관한 선택을 하긴 하지만 자신에 충실하기만 하다면 언제나 그렇다. 하다못해 삶의 철학도 종종 바뀌는데 취향과 감수성은 여러 상황에 기인하여 언제든 바뀔 수 있다. 따라서 모든 행위는 한..
2009.12.30 -
[리뷰] <봄작가 겨울무대> "성감대만 빼고 몸을 만지면서..몸을 알았다고?"
연극을 닮은 공연, 자기를 닮은 공연 ‘봄작가 겨울무대’의 8편 공연 중에 네 편을 보았다. 두 편은 볼 만 했고 두 편은 보기 힘들었다. 볼 만한 두 편은 일종의 '슬픈 코메디‘였고, 나머지 두 편은 내 표현으로 ’순정파 이야기‘였다. 어떤 것이 볼 만 했건, 어떤 것이 시간을 견디기 힘들었건을 떠나 나는 네 편 모두가 실패한 공연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작품이 분명히 감동을 목표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한 편도 감동을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떤 공연은 비교적 감각적이고, 멀티미디어를 쓰고, 묘한 선을 넘어서 관객을 긴장시키거나 웃기거나 한다. 또 어떤 공연은 설명적이고, 시대착오적인 순정파 이야기에다가 상황연구 안 된 관념어가 줄줄 나열된다. 이 공연들은 각각의 작가와 연출가가, 연극이란 장르를 ..
2009.12.14 -
[리뷰] 온앤오프 무용단의 <바다는 없다>
그 날은 다른 날들보다 더 추웠다. 나는 그곳에서 아는 사람을 둘 만났다. 공연 전, 셋은 밖으로 나와 담배를 손가락 사이에 끼고 대화를 나누었다. 장갑을 낀 사람은 손이 덜 시렸을 것이고, 장갑을 끼지 않은 사람은 그날이 다른 날들보다 더 추웠다고 기억할 것이다. 셋은 서로 멀지 않은 좌석에 앉았고, 곧 각각의 개인이 되었다. 어두침침한 조명, 앙상한 나뭇가지, 버려진 소파, 여기저기 쌓여있는 텔레비전, 검정 막 뒤로 뿌연 스크린, 쓰레기더미 혹은 그렇게 보이는 뒤엉킨 무언가. 무대 위엔 갖가지 사물들이 강렬하고도 산발적으로 섞여있었다. 무용수가 그 어지러운 공간을 깨고 어떻게 등장할 것인지에 대해 몇 가지 예상을 했지만, 공연이 시작 되었을 때 내 예상은 모두 빗나갔음을 알 수 있었다. 곳곳에 스며있..
2009.12.13 -
[리뷰] <바케레타> "연극(drama)을 연극(performance)하는 연극인(player)의 연극(演劇)"
연극(drama)을 연극(performance)하는 연극인(player)의 연극(演劇) "세상으로 향하는 우리들에게" 세상으로 향하는 너희들에게. 말을 낮춤을 용서해다오. 교복을 입고 객석을 메웠던 너희들의 분주한 생기가 기억에서 가시지 않는구나. 이 연극을 제일 ‘잘’ 보았던 너희들에게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하겠냐만, 극장 문을 나서는 얼굴에 궁금함이 서려있어 뭔가 대답을 해주고 싶어 말을 건넨다. 살짝 엿듣기론 연극을 처음 보는 것이라 했지. 너희들이 본 것은 ‘진짜’가 아닌 ‘연극’, 현실과는 다른 무대 위의 삶이란다. 극 중에서도, 극 바깥에서도, 우리들한테서도 연극의 위기를 말하곤 한단다. 슬픈 얘기지만 연극은 점점 힘들어지고 있어. 마치 우리가 본 연극에 나오는 그런 모습처럼. 이야기들처럼. 꿈..
2009.1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