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6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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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프로젝트 이인 <연인들은 바닥없는 호수에서 헤엄친다>
움직임과 춤과 텍스트 사이프로젝트 이인 글_김태희 프로젝트 이인의 가 10월 20일과 21일 이틀간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됐다. 프로젝트 이인은 공연예술을 공부하는 라시내, 최기섭 두 사람이 결성한 공동창작 프로젝트다. 이 작품은 지난해 서울대학교 인문소극장에서 초연했고, 올해 재공연 무대에 올려졌다. ‘연인’이라는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남녀 두 사람이 작품을 꾸린다. 현대무용을 전공했고 공연예술 이론을 공부하는 최기섭과, 미학을 공부하며 무대에도 서고 있는 하은빈이 주인공이다.공연을 보지 않았지만 어디선가 이 글을 읽게 될 독자를 위해 조금은 냉철한 시선으로 공연에 대해 이야기해본다. 1시간 남짓 되는 이 공연은 사실 춤 자체의 의미를 발견하기 위해 넘어야 할 담론이 많은 편이었다. 공연의..
2018.11.03 -
[리뷰] 김민규, 단편선, 하박국 지음 / 소소북스 출판 <DIY 뮤직 가이드북>
내가 쓰지도 않은 책을 팔아보려 용 쓴 이유 김민규, 단편선, 하박국 지음 / 소소북스 출판 글_예쁜사람 책 리뷰인데 내용에 대한 이야기가 없을 것 같아 독자들께 미리 양해를 구합니다. 사실 저는 이 책을 몇 달 전에 판매하기 위해 읽었지, 독자로서 읽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책에 대한 감상이랄 것도 풀어내긴 힘들 것 같습니다. 그럼 저는 이 책의 기획진이냐? 그것도 아닙니다. 저는 이 책에 한 문장도 쓰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저는 음악과는 전혀 관련도 없는, 이 책의 판매를 위한 후반 과정에 투입된 인력이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왜 굳이 이 책을 파는 일에 동참했는지에 대한 저의 이유가 이 글의 내용입니다. 저는 ‘가이드북’이라는 이름을 건 어떤 책도 읽어본 일이 없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2018.10.27 -
[리뷰] 쿵짝프로젝트 <아웃스포큰 Outspoken>
고요를 택한 당신을 기다리며공동창작_쿵짝프로젝트 글_김민범 나에겐 아직 더 많은 사랑이 남아 있다. 그리고 아직 우리의 사랑은 시작되지도 않았다. - 김봉곤, 『여름, 스피드』, 문학동네, 2018, 작가의 말 中, p.278 비열한 사랑이 이어졌다. 너와 나를 ‘우리’라고 뭉뚱그려 생각하고, 손에서 입술, 애무 그리고 섹스로 이어지는 고루함을 답습했다. 몸에 대해서는 항상 무지했다. 한쪽이 사정을 늘어놓으면 상대는 곤란을 연기했다. 유구한 남성 중심적 연애 관습 하에 기울어진 연애가 지속됐다. 사랑이라고 믿었던 감정이 끝나면 홀로 비참한 사람이 되어 비겁을 정당화했다. 기나긴 연애의 전통은 정해진 승자와 패자의 서사를 비열하게 서술해왔다. 말하지 않았던 것들, 말할 수 없던 것들이 깨지기 시작했다. 편..
2018.10.20 -
[리뷰] 배우 김신록의, 누군가 할 때까지 일단 나라도 한다! 연기비평 <믿음의 기원2>
김신록의, 누군가 할 때까지 일단 나라도 한다. 연기비평. 이 코너를 통해 ‘누구의 호연이 빛났다’는 식의 한 줄짜리 첨언을 넘어 선 본격적인 ‘연기비평’을 시도해보고자 합니다. 연극의 형식이 확장될수록 그것을 구현하는 배우의 연기 역시 여러 층위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연기가 연출이나 극작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온전한 비평의 대상이 됨으로써, 배우, 연출가, 관객 모두에게 분석가능하고 실험 가능한 것으로 이해 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 필자 김신록(배우) ------------------------------------------------------------------------------------------------ 허구와 실재 사이, 비어있는 몸으로 그리는_상상만발극장 제작 / 신안진..
2018.10.20 -
[리뷰] 발코니를 넘어설 수 있을까 - 프로젝트414 <발코니>
발코니를 넘어설 수 있을까.프로젝트414 글_유혜영 극장을 나서며, 무엇보다 무대에 선 저 사람들은 도대체 누구일까 궁금했다. 배우들은 확실히 무대를 즐기고 있었다. 사실, 복잡한 미사여구와 아포리즘, 그 장황한 말들에 묻혀버린 인물들의 캐릭터, 배우들의 다소 평면적인 연기는 공연 초반 집중을 흐리게 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을 능가하는 감동으로 객석에 전달된 것은 배우 자신들이 하고 있는 ‘말’(연극의 대사이기도 하고, 실재적 신념이기도 한)에 대한 확신, 역할에 대한 확신이었다. 그것은 강렬한 에너지로 객석과 눈을 마주했다. 배우들은 대본에 주어진 캐릭터를 재현한다기보다는, 이미 분석하고 개념화한 현실에 대한 자신들의 해석을 앞 다투어 설명하고자 하는 연설가들 같았다. 이들은 객석을 향해 소리치고,..
2018.10.06 -
[리뷰] NEWStage 선정작 <9월> 9월이여, 가라
9월이여, 가라 설유진 작, 연출 글_권혜린 이라는 간결한 제목의 작품은 극단 907의 2018 유망예술지원 NEWStage 선정작으로서 9월 14일부터 20일까지 공연했다. 9라는 숫자가 여기저기에서 등장하지만 작품 속에서 9월의 의미는 다소 모호하다. 과거의 사건이 9월에 일어났으며 현재의 배경도 9월일 거라는 연장선에서의 추측, 9월이라는 시간적인 배경이 8월까지의 폭염을 무사히 이겨 내고 겨우 한숨 돌리는 바람이 살짝 불어오는 계절이므로 과거의 엄청난 사건에서 한 걸음 비껴 나가 이야기를 들려주기 좋은 계절이라는 앞서나간 짐작으로만 가늠할 뿐이다. 그만큼 결말과 제목 그리고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방식을 자유롭게 열어 두기 때문에 생각할 틈을 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사람과 이야기의 교차점, 기차역 ..
2018.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