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6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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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지신은 불완전하게 올라온다-서영란>
예기치 못한 설득의 습격 문래예술공장 MAP 선정 예술가 서영란 안무 글_김송요 는 일종의 기록이다. 혹은 기록의 재구성이다. 서영란은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춤과 소리를 이야기를 수집한다. 그들은 본인 혹은 당신의 선생께서 무속춤을 추는(추던) 방식, 움직임, 장단 같은 것을 회고하면서 ‘무용’과 ‘음악’이라는 아카데믹한 장르의 정착 이전 그것들이 어떤 모습으로 세상에 존재했는지를 들려준다. 근대화 이전 춤과 소리가 가지고 있던, 그야말로 강요되지 않은 생명력이 어떤 모양새였는지를 진술 받은 것이다. 이제는 거의 할아버지 할머니가 된 ‘꾼’들은 대수롭지 않은 듯이, 실은 정말 대수로운 순간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작가가 직접 녹음한 그들의 음성이 무대 위에서 재생됨과 동시에 거기에서 언급하는 소리와 몸짓..
2013.02.19 -
[리뷰] 그가 문래동에서 본 것 - <문래일기展>
그가 문래동에서 본 것 - 문래일기展 (새나라 자동차 프로젝트) 리뷰 글_성지은 1780년 조선시대 실학자였던 박지원은 중국 청나라로 긴 여행길을 떠났다. 그는 그곳에서 여러 도시들을 방문하며 보고 듣고 겪은 것들을 로 남겼고, 이는 박지원이 중국의 선진문물을 보고 실학을 꿈꾸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330년이 지난 2013년 1월, 한국의 미술작가 홍원석은 문래예술공장에서 라는 전시를 연다. 에 대한 오마주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작가가 밝히고 있듯이, 는 문래 지역을 탐방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이는 단순히 를 베끼기만 한 것은 아니다. 홍원석 작가의 는 의 형식에서부터 출발하여 문제의식을 확장시킨다. 이는 허구와 사실이 뒤섞여 “문래동을 중심으로 한국 사회의 정치, 사회, 문화적 맥락을 포착한 내(작가..
2013.02.12 -
[리뷰] 어떤 소년들의 세계에서 보통의 어른이 되는 일의 어려움에 대하여 - 범죄소년
어떤 소년들의 세계에서 보통의 어른이 되는 일의 어려움에 대하여 영화 글_이솔 강이관 감독의 은 지구와 동갑내기 여자친구 새롬이 아무도 없는 방에서 마음을 확인하는 하이틴 로맨스 영화 같은 장면으로 시작된다. 두 아이는 진지하게 자신의 처지를 털어놓으면서 ‘난 너 좋다’, ‘사랑해’ 같은 뻔한 언어들로 서로의 호감을 교환한다. 10대 소년 소녀의 풋풋한 고백과 사랑의 몸짓. 이 진지하고 귀여운 장면은 평범한 삶 속에 자리한 특별한 순간처럼 보인다. 그러나 영화가 진행됨에 따라, 이 첫 장면이야말로 당사자들의 입장에서는 결코 그들이 선택한 바 없었던 ‘특별한’ 삶 속에서 그나마 그 나이 또래들이 겪는 작은 평범함에 도달할 수 있었던 순간이라는 사실이 드러나게 된다. 이혼 가정의 자녀인 새롬은 모친과 부친을..
2013.02.09 -
[리뷰] ‘일요 시(詩) 극장’ - SALON 바다비
‘일요 시(詩) 극장’ - SALON 바다비 - 홍대앞의 시가 빛나는 밤에 글_낭만떠돌이 ▲살롱 바다비에 적혀있는 문구, 바다비 네버다이 홍대에 어둠이 찾아온다. 불빛에 모여드는 하루살이 떼처럼 사람들이 홍대 거리에 쏟아진다. 마음을 흔드는 화려한 옷들과 구두, 액세서리. 코와 침샘을 자극하는 다국적의 음식들. 보기만 해도 코가 삐뚤어질 것 같은 술병들. 구석 구석 들려오다 허공으로 사라지는 연주자의 음악소리. 그 모든 것을 정글 속 헤매듯 가다 언덕을 지나게 되면 숨통 가득 시원한 공기가 들어온다. 주변의 고요함이 어색하여 잠시 언덕 아래를 내려다본다. 하지만 이내 어둠에 적응하여 산울림 소극장 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윤곽만 지닌 다리를 지나면 ‘SALON 바다비’(이하 바다비) 간판이 호롱불빛처럼 ..
2013.02.07 -
[리뷰] 실험을 통해 진화하는 안은미의 빅보이들<김혜경 김기범 정완영>
실험을 통해 진화하는 안은미의 빅보이들 신진 안무가들에게 박수를! 글_정진삼 1. 2013년, 공연예술의 실험은 6한1온의 강추위를 뚫고 - 봄의 축제보다도 먼저 - 두산아트랩에서 시작을 알린다. 두산아트센터의 상주단체 안은미 컴퍼니의 신진 안무가들의 연출무대. 입장료가 따로 없는 이 공연은 이익창출이 아니라 이익배분의 장이되길 바라는 선배예술가의 바람이 담겨있다. 어쩌면 이들은 선택된 자라는 점에서 무서운 아이들이며, 운좋은 아이들이다. ( ‘아이’ 라는 표현이 무례일지도 모르나 ‘빅보이’ 의 의미로 받아주시길) 로비에서부터 화려한 복장으로 관객맞이를 하는 스승의 존재감이 두드러진다. 관객석이 다 찰 무렵, 무대로 나온 안은미의 멘트가 이어진다. 그 말의 멋짐도 그러하거니와 후배들을 아끼는 마음씨가 진..
2013.02.03 -
[리뷰] 히라타 오리자의 <현대구어 연극론>
책 리뷰 "히라타 오리자의 현대구어 연극론" 연극을 시작하는 이들의 지침서 글_오세혁 ▲ 히라타 오리자의 현대구어 연극론 책 표지 1. 연극이란 무엇일까 내 연극이란 무엇일까 책의 첫 시작에서 밝혔듯, 이 책은 에 관한 책이 아니다. 에 관한 책이다. 이 책에는 히라타 오리자의 거의 모든 것이 들어있다. 히라타 오리자의 희곡, 히라타 오리자의 연출, 히라타 오리자의 연극언어, 히라타 오리자의 극단 경영, 히라타 오리자의 워크숍까지 그가 연극작업을 하면서 경험하고 사색했던 모든 것이 차곡차곡 정리되어 있다. 한마디로 라고나 할까. 나 또한 걸판이라는 극단의 창단멤버로 올해 9년째를 맞는다. 9년동안 온갖 작품을 만들었고 온갖 갈등이 있었으며 온갖 문제에 시달렸다. 10년째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온갖 고민..
2013.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