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6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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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이야기꾼의 책 공연 - 보여주는 이야기, 표현하는 이야기꾼
- 보여주는 이야기, 표현하는 이야기꾼 이야기꾼의 책 공연 글_김지선 이야기꾼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세상만사를 꿰뚫을 것 같은 매서운 눈매와 연륜이 묻어나는 백발 및 기다란 수염, 고단한 여행길을 보여주는 상처투성이 맨발과 남루한 옷차림, 주름진 얼굴 사이에서 빛나는 하얀 치아. 그리고 어색하지 않은 인자하고 부드러운 미소. 지극히 상투적이고 고루한 인상이다. 언제 각인되었는지도 모를 이야기꾼의 정체는 방랑자의 형상으로 여기저기 떠돌며 이야기를 전파한다. 이야기꾼의 이야기들은 기록으로 남겨지고, ‘책’으로 세상을 떠돌기 시작한다. 음성이 아닌 글자로 들려지는 세상의 무수한 이야기들. 지금 또 다른 이야기꾼을 만나기 시작했다. 팀은 요코사노의 ‘백만번이나 산 고양이’와 마르쿠스 피터스의 그림책 ‘마쯔와 ..
2010.09.22 -
[류호경의 그림리뷰] 무대위에 풀어놓은 여행과 사랑, 그리고 성장이야기-플레이위드 <인디아 블로그>
무대위에 풀어놓은 여행과 사랑, 그리고 성장이야기 극단'플레이위드'의 글_류호경 인도에 다녀왔다. 근데 그게 두 시간도 채 안걸렸다. 무슨 인도여행을 그렇게 금방 다녀오냐고? 공연 얘기인거 알면서~ 깍쟁이들... 극단 플레이위드가 극장을 블로그삼아 포스팅하듯 공연을 올렸다. 인도여행에 관한 포스팅이었다. 나도 잠깐이지만 인도에 가본 적이 있던 터라 반갑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은 인도에 관해 어떤 생각과 느낌을 갖고있는지 궁금하기도 해서 클릭- ;;;;;; 인도에 가면서 두 한국남자가 만난다. 국내에서였다면 결코 말을 섞었을 리 없다고 장담할 수 있는 관계의 두 남자이지만 한국을 벗어난 상황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공항에서 처음 만났지만 마치 오래된 친구인양 친해지고 의지하게 된다. 그래서 거의 대부분의 시간..
2010.09.20 -
[리뷰] 2010프린지페스티벌 실내공연예술 작품 중 주관적이고 한정적인 ‘베스트 초이스 3’
2010프린지페스티벌 실내공연예술 작품 중 주관적이고 한정적인 ‘베스트 초이스 3’ 글_김민관 프린지페스티벌의 모든 실내공연예술 작품을 다 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된 게 작년부터인 것 같다. 대부분의 작품이 한두 번의 공연이 치러지는 가운데 평일까지 3시의 실내 공연이 없어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떤 작품이 괜찮을지는 대다수 신작, 초연 가운데서 보기 전에는 완전히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는 그다지 많은 작품을 보지 못한 가운데 정신없이 프린지페스티벌이 지나가고 말았다. 평가의 차원은 물론 아니지만, 소신껏 좋았던 작품을 공개적 장에서 발화하는 데는 내 스스로에 대한 솔직함과 나름의 신념이 전제되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한다. 개인적으로 본 모든 작품에 대한 리스트와 짧은 글들을 블로그(mik..
2010.09.19 -
[리뷰] "사랑하는 한 사람을 통해 외계를 알게 된다. " 창작춤집단 가관의<외계 신호 수신 장치>
"사랑하는 한 사람을 통해 외계를 알게 된다. " '창작춤집단 가관 & 안녕하세요 밴드'의 글_이현수 1. 외계 다시 비가 내린다. 가관의 공연이 야외에서 있는 날. 이렇게 비가 오는데 공연이 가능하려나 싶을 무렵 문자가 온다. 시간과 장소가 변경 되었다는 연락. 대체할 만한 실내 공연장을 구했나 보구나, 기우를 접는다. 창작춤집단 ‘가관’ 과 ‘안녕하세요’ 밴드의 공동 작업 공연. 무대, 왼쪽에 남자 셋이 앉아 있다. 아코디언, 기타, 잼벨 등의 악기가 있다. 무대, 오른쪽에는 여자 셋, 그 뒤로 커다란 바람개비, 우산 등이 널브러져 있다. 남녀칠세부동석? ‘가관’은 여자 셋이고 ‘안녕하세요’ 밴드는 남자 셋이다. 그리고 남자 주인공을 맡은 남자 배우 한 사람. 객석, 옆에 앉은 한 관객이 내게 묻는다..
2010.09.17 -
[리뷰] '창작공동체 그린피그'의 <의붓 기억 - 억압된 것의 귀환>
현재의 나에게 영향을 미치는 타인의 기억 '창작공동체 그린피그'의 글_조원석 의붓 기억이 무슨 의미일까? 의붓아버지라고 하면 재가한 어머니의 남편을 말한다. 친아버지가 아닌 의붓아버지. 홍길동은 아버지를 아버지라고 부르지 못했다. 반대로 의붓아버지는 아버지가 아닌데 아버지라고 불러야 한다. 그렇다면 의붓 기억은 기억이 아니지만 기억이라고 부를 수 있는 어떤 것을 말한다. 자신이 직접 겪은 기억은 아니지만 자신의 기억이라고 해야 하는 기억. 이런 기억이 있기는 할까? 선뜻 다가오는 말은 아니지만 의붓 기억이라고 하는 것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그리고 이 말을 염두에 두고 연극을 따라가 보자. 본격적인 연극이 시작되기 전에 한 사람이 나와 이야기를 들려준다. 공연이 시작된 장소는 포스트 극장의 무대 밑에 있..
2010.09.16 -
[리뷰] 느껴지지만 읽혀지지는 않는 우리들의 진심- '운김'의 연극 <그러고 싶지 않아>
느껴지지만 읽혀지지는 않는 우리들의 진심 연극 글_ 윤나리 대화를 나누는 친구들의 모습. 의 그림은 일상 어느 곳에서나 목격할 수 있는 그 장면이었다. 대화를 끌어나가던 초반부 옥탑에 친구들을 불러 고기파티를 연 필경은 영화감독을 언급하며 소통의 중요성에 대해 크게 외친다. 그 목소리는 공기 속에 스며들기만 할뿐 그 누구도 귀기울이지 않는다. 주인 잃은 이야기들이 대화를 이루고 이어 연극은 끝이 난다. ‘part 1’ 연극은 각자의 삶을 살고 있는 네 명의 친구들이 만난 시간동안 그들의 대화로 만들어진다. 흔히 여러 명이 모인 자리에서 그러하듯 그들의 대화는 밀려오는 파도처럼 동시에 섞이기도 하고 그 대화는 허공에 흩뿌려지듯이 금새 사라지고 침묵의 상태가 지속되기도 한다. 연극은 꽤나 흥미로운 구도다. ..
2010.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