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ienbob(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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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펑크라는 이름의 청춘 - <북조선 펑크 록커 리성웅>
펑크라는 이름의 청춘 전시/공연_북조선 펑크 록커 리성웅 기획/출연_더아웅다웅스/9개 밴드 일시/장소_2012.3.17~4.18/아트선재센터 3층 글_지혜로운 늑대의 전사 2011년 페스티벌 봄에는 한스-페터 리처(Hans-Peter Litscher)의 라는 작품이 있었다. 종로구 원서동 좁은 언덕길, 박잉란이라는 사람의 집에서, 작가는 그가 자던 방, 소중하게 간직한 물건들, 책들, 옷가지 등을 보여주며 그의 인생에 대해 이야기한다. 작가의 안내에 따라 그의 집을 둘러본 관객들은 6.25 전쟁 때 쌍둥이 누이와 헤어진 뒤 세상을 떠돌았던 그의 파란만장한 삶에 대해 자못 진지한 질문들을 던지고, 그러면 작가는 한층 더 진지하고 장황하게 자신이 아는 바를 설명하는 것이었다. 물론 하필 그 날 그 시각 나와..
2012.04.30 -
[프리뷰] 전국자립음악가대회 : 2012 뉴타운컬쳐파티 51+
전국자립음악가대회 : 2012 뉴타운컬쳐파티 51+ 나름 괜찮았어, 라고 기억되기를 바라며 글_정진삼 1. 어렸을 적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80년대 서울에서 태어난 나는 제도권 교육을 받을 무렵, 서교동에 살았었다. 졸업시험으로 배영을 보지는 않는 배영유치원을 졸업하고, 야외 수영장이 있는 서교국민학교에 다녔었다. 서교 학생들은 홍대부속국민학교 아이들과 라이벌 관계였지만, 큰 다툼없이 홍대 앞 놀이터에서 미끄럼틀, 시소, 그네 등을 함께 타고 놀았다. (그 당시 ‘홍대 앞’ 은 말 그대로 대학교의 정면을 말하는 것임) 그러니까 아주 옛날부터 홍대 앞에서 놀았던 셈이다. 가끔 책도 읽었는데, 돈이 생기면 홍대 앞에 있는 홍익 서점으로 달려가 책을 사곤 했다. 2. 90년대가 되고나서부터, 홍대 앞에, 엄..
2012.04.30 -
[리뷰] 영화 <어머니> _ 엄마, 안녕.
영화 _ 엄마, 안녕. 글 _ 리경 그녀. 이름 이소선. 소선의 아버지는 태어난 딸이 하도 작아, 작을 소(小) 자를 써 ‘소선’이라 이름을 붙였다. 그녀의 아버지는 그 때 차마 상상치 못했으리라. 작디 작던 소선이가 한 시대의 노동자를 품는 이리 큰 어머니가 되리라고는. 아들 전태일. 17세 때 평화시장의 의류제조 회사의 재단사로 들어가 함께 일하는 어린 여공들의 쓰린 삶을 목도한다. 그는 근로 기준법을 알게 되고, 법 준수와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애쓰지만 그의 요구는 번번이 거절당한다. 분신을 생각한 그는, 밤마다 엄마에게 근로 기준법을 가르친다. 밤새도록 대화하는 게 다반사였던 모자였던지라 엄마는 다른 생각 없이 태일에게 근로 기준법을 배운다. 엄마가 근로 기준법을 다 배웠을 때 쯔음 아들 태일은 ..
2012.04.26 -
[리뷰] <이야기해주세요>-우리가 들어줄게요, 당신의 짐과 이야기
제작비마련 후원공연 우리가 들어줄게요, 당신의 짐과 이야기 소히-김목인-휘루-백현진 @씨클라우드 글_정진삼 속삭임DJ 비바람과 음악사이. 토요일 6시부터 9시까지 홍대 씨클라우드에서 속삭이는 DJ입니다. 벚꽃은 봄비에 다 내려앉고, 우산이 꺽일만큼 바람은 강합니다. 폭풍 속을 달려서 음악회에 온 많은 관객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피스- 영상속의 할머니 ♬ “우리 동생 예숙이야 행복하게 살아다오~” 속삭임DJ DJ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여성을 위한 컴필레이션 음반 “이야기해주세요” 제작비 마련 후원공연 현장에 나와 있습니다. 홍대 앞에서 활동하는 여‘신’이 아닌 여‘인’, 뮤지션들이 자기 목소리로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기획했다고 하네요. 객석 맨 뒷자리에서 낮은 목소리로 중계하겠습니다. 관객들..
2012.04.22 -
[예술가엄마의 육아일기] 그 여자, 은호
그 여자, 은호 글_래은 오늘도 그 여자랑 싸웠다. 아침저녁으로 바람이 분다고 자켓을 입어야한다고 말했지만 그녀는 춥지 않다고 말했다. 계속 되는 실랑이. 밖에 나가면 춥다며 내 옷을 벗어내라 할 것이 뻔했다. 난 끝까지 옷을 입어야한다고 주장했고 실랑이 끝에 결국 그 여자는 울음을 터트렸다. 난 이런 자잘한 싸움이 지겨워졌고 무기력해지고 말았고 여자가 원하는 대로 둘 수 밖에 없었다. 자켓을 걸치지 않고 집을 나선 그 여자는 바람에 몸을 떨며 후회했고 결국 내 옷을 벗겨내어 걸쳐 입고는 만족했다. 오늘 아침도 늘 그랬듯 그 여자는 눈을 뜨자마자 쭈쭈~를 외쳤다. 그 여자는 내 가슴을 쭈쭈라는 민망한 애칭으로 부른다. 7년 내내 하루도 빠짐없이 그 여자는 내 가슴을 주무른다. 일어나면 일어난대로, 잠들기..
2012.04.20 -
[리뷰] <현혹의 사회적 맥락이여: 당신의 눈동자에 건배를> - 질문을 던지는 연극
2012 페스티벌 봄 리포트 질문을 던지는 연극 르네 플레쉬의 글_전강희 현혹의 사회적 맥락이여: 당신의 눈동자에 건배를. 독일의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르네 폴레쉬의 작품이다. ‘현혹의 사회적 맥락’이라는 말이 작품의 지적인 무게감을 고스란히 전달해준다. 그리고 동시에 ‘현혹’, ‘눈동자’라는 단어에서 관능미도 풍긴다. 정신적인 면과 육체적인 면 모두를 압축해서 보여주는 제목이다. 뭔가 마음을 풀 여지를 주지 않는다. 나는 긴장감을 유지한 채로 무대를 바라보며 극이 시작되기를 기다렸다. 무대 양쪽에는 자막을 읽을 수 있는 대형 스크린이 두 대 설치되어 있다. 그 위로 공연이 시작되기 전부터 “연극은 우리 삶의 진지한 그림자가 아닙니다.”라는 범상치 않은 문구가 떠오른다. 학창시절 수업 시작하기 전에 학습 ..
2012.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