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ienbob(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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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제6회 서울재즈페스티벌 - 완벽한 주말
완벽한 주말 제 6회 서울재즈페스티벌 글_반디 햇빛도 찬란한 5월 중순, 저는 그간 하던 일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다시 백수가 된 것을 자축하는 의미에서 음악과 자연과 자유가 함께한 주말을 갖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찾은 곳은 서울재즈페스티벌이었습니다. 다소 비싼 표 값에도 불구하고 완벽한 라인업과 완벽한 날씨 덕분인지 페스티벌이 열렸던 올림픽공원을 찾은 관중들이 많았습니다. 저는 사전구매로 조금 저렴한 양일권을 사 둔지라 비교적 부담 없이 이틀간의 축제를 마음껏 향유할 수 있었습니다. 19일: 이곳이 천국인가? 1. 고상지 & 최고은 19일의 첫 공연은 수변공원에 꾸려진 Spring Garden에서 보았습니다. 호수를 등지고 세팅된 아담한 무대는 제천의 호반무대를 생각나게 했습니다. 적당한 나무그늘..
2012.06.05 -
[공간리뷰] 일상지하(日常地下), 일상지하(日常之下) - 극단 성북동비둘기
일상지하(日常地下), 일상지하(日常之下) 성북동비둘기 연극실험실 일상지하 공간리뷰 글_지혜로운 늑대의 전사 카페 일상의 지하에 위치한 실험극장 일상은 극단 성북동비둘기의 연습장이자 공연장으로 활용되지만 사실은 키 낮은 콘크리트 천장과 기둥, 시멘트 바닥이 그대로 노출된 지하실에 가깝다. 무대와 객석의 구분도 없고 좌석 역시 배치되지 않았으며 천장에는 그 흔한 조명기구 하나 찾을 수 없으니 지하에 위치한 소극장이 아니라 그냥 지하실인 것이다. (김기란, “작은 공연, 힘찬 걸음”, 계간 연극평론 39호 中에서) 2011년 가을 공연된 극단 성북동비둘기의 에서 마담은 위 대목을 인용하며 조소를 금치 못한다. (이 공연에서 ‘하녀’는 ‘연극’으로 치환되었다) ‘지하에 위치한 소극장이 아닌 그냥 지하실.’ 그것..
2012.05.25 -
[리뷰] 동네박물관 - 코끼리들이 웃는다
동네의 시학, 박물의 미학 코끼리들이 웃는다 글_정진삼 바야흐로 거리예술의 계절이다. 좀 더 보태면 거리 예술의 시대다. 주관객층인 일반시민들을 배후로 지역과 축제에서 존재이유를 증명하더니, 최근에는 커뮤니티 아트라는 동시대 화두와 결합하여 기세가 등등하다. 물론, 그만큼 책임과 고민의 폭도 깊어진다. 현장성, 흥행성에 충실함으로 그 임무를 완수했던 거리예술이 이제는 작품의 가치와 의미를 고려해야 지점으로 눈을 돌려야 하는 것이다. 지역과 소통이 가능한가, 축제의 맥락과 어울리는가, 진정한 의미의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는가, 하는 기본 질문은 작품이 상연되고 난 이후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이처럼 특정 장소에서 거리 예술을 수행한다는 것은 그 지역의 공공성, 공익성과 어떻게 이어질 것인지를 고민해야만 하..
2012.05.19 -
[좌담] 지금 우리에게 광주는
지금 우리에게 광주는 일시_2012년 5월 12일(월) 오후 5시 반 장소_대학로 타셴 참석_명행, 웅달, winnie, 연두콩, 사과 리경(사회), 지혜로운 늑대의 전사(정리) 다시, 5․18입니다. 별 일 없이 하루가 가겠지요. 그렇지만 그때 그 곳에는 사람들이 살았었고, 지금 이곳에도 사람들이 (같은 경험과 기억을 공유했든 아니든) 살아가고 있습니다. 인디언밥에서는 문득, 5․18을 경험하지 못한 다음 세대로서 태어나(제목의 ‘지금 우리’ 중에서 ‘우리’를 이루는 사람들은 78년에서 86년 사이에 태어났습니다) 광주에서 자랐다가 현재 타지에서 생활하고 있는 젊은이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졌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예술 쪽에 종사하여 삶과 예술 사이에서 다양한 시선의 교차를 경험하고 있는 분들을 어렵게 ..
2012.05.18 -
[리뷰] 故 안현정 작가의 작품집 <달콤한 안녕>
나는 당신이 살아있었다는 걸 기억하지 못 할 것이다 - 故 안현정 작가의 작품집 글_조우 그 누구의 삶도 특별하지 않듯이 그 누구의 죽음도 특별할 것은 없다. 살아있다는 것은 소멸되어가는 것이고, 그러므로 죽음이란 예상된 결말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망자(亡者)가 어떠한 삶을 살았다고 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작가라고 해서 절대 다를 것은 없다. 만약 그렇다면, 그건 다른 모든 죽음들에 대한 오만일 것이다. 허나 이 ‘달콤한 안녕’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나는 작가 ‘안현정’의 죽음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책날개에 새겨진 작가의 사진과 약력들을 보면서 나는 작가라는 직업을 가진 인간의 삶과 죽음이란 흰 바탕의 검은 글씨로 쓰이고 난 뒤에야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가 작품 속에서..
2012.05.14 -
[인디언밥 5월 레터] 마음의 가난
마음의 가난 버거운 시기입니다. 모두들 가난합니다. 하물며 예술가들이야. 사실 예술가들은 아주 오래 전부터 줄곧 가난했습니다. 낭만주의 시대 천재론을 능가하는 예술가 가난론이 등장해야 할 판입니다. ‘예술가란 신비적 직관이나 영감에 의존하는 천재’라는 믿음보다 ‘예술가는 가난한 사람’이란 가설이 훨씬 더 신빙성이 있으니까요. 어쨌든 가난은 늘 예술가들의 화두였습니다. 가난을 주제로 작업을 하는 사람들도 있고, 가난한 작업을 하는 사람들도 있고, 가난을 불평하거나 가난으로 무장하여 그것을 도구 삼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어쨌거나 많은 예술가들이 예술의, 또는 자신의 가난에 대해 각종 방식으로 이야기합니다. 정말이지 너무나 가난하다고. 그리고 가끔은 그 말들이 가난보다 넘쳐나기도 합니다. 그런데 가난하다는 건..
2012.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