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ienbob(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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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단상들] 음식과 예술 - 보마
음식과 예술 글_보마 최근 효자동에 위치한 한 설렁탕집이 사람들 입에 오르내린다. 한우만 사용한다던 그들의 자존심은 한 TV 프로그램의 취재 앞에 무너졌다. 40년의 전통을 자랑하던 뽀얀 국물은 미국산 소의 유물인 것으로 드러났다. 월등히 비싼 가격이었지만 한우만을 고집한다는 그들을 믿고 찾았던 소비자들은 보기 좋게 배신당했고, 실망감을 넘어서 분노를 느꼈다. 한편 크라잉넛과 씨앤블루 얘기도 시끌시끌하다. 크라잉넛 측에서 본인들의 음원 위에 핸드씽크로 연주하고 노래한 씨앤블루에 음악적 지적 재산권 침해로 소송을 건 것이다. 이 영상으로 DVD를 제작해 판매 수익을 본 CJ E&M과 크라잉넛은 그로 인한 수익에 대해 이미 합의한 바 있다. 크라잉넛은 본인들의 연주와 노래를 자신의 것인양 무대에서 펼친 씨앤..
2013.02.26 -
[리뷰] 동행(同行)의 윤리학 - <아름다운 동행> A팀 공연
동행(同行)의 윤리학 A팀 공연 재능교육 해고노동자와 대학로 연극인이 함께하는 단만극 페스티벌 글_정진삼 극장 밖을 서성대기 이 연극은 냉정한 현실에 대한 열정적 반항으로부터 태어났습니다. 알고 보니 동정과 연민의 대상은 무대 위가 아니라 극장 밖에도 있더군요. 비정규직이자 사장님이었던 것은 연극인뿐만이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혜화동 고개에 위치한 ‘재능교육’ 본사. 그리고 그 앞에서 투쟁하던 해고노동자. 그들도 연극인들과 참 비슷합니다. 적은 수의 사람들 앞에서 목소리를 내고, 변치 않는 세상을 향해 변화의 꿈을 꾼다는 것. 차이가 있다면, 연극인은 박수세례를 받고, 그들은 주먹세례를 받지요. 그리하여, 뒤늦은 동행임을 고백한 연극인들이 미안해하며 손을 내밀었습니다. 그러니까, 잠시 역할 좀 바꾸자고요...
2013.02.26 -
[기획픽션] #1 극장동네, 동네극장
▲ 서울시내 대표적인 마을극장인 성미산마을극장 내부 (출처 : 성미산마을극장 웹페이지) 극장 동네, 동네 극장 극장들이 밀집해있는 연극 동네에 동네극장이 들어선다. 혜화동 로터리 북쪽, 오프 대학로가 위치한 구역에 있던 '신나라극장' 이 '혜화동네극장' 으로 재개관을 한 것. 90년대 중반 개관한 관객석 100석 규모의 극장은 2000년대 들어 경영난에 처하고, 그 이후 민간사업자에서 사회적 기업으로 운영주체가 변모해 왔다. 근근이 유지되던 신나라 극장은 결국 운영난을 이유로 작년 5월에 문을 닫게된 것. 이러한 사실을 알게된 대학로의 젊은 연극인들 몇몇이 뜻을 모아 이 공간을 인수할 계획에 착수하였다. 재작년부터 변경된 예술지원금 정책에 따라 공공극장의 지원 및 대관심사가 엄격해지면서, 이른바 '헌법적..
2013.02.22 -
[리뷰] "천막극장을 스스로 학습했네" - 아름다운 동행
"천막극장을 스스로 학습했네" 재능교육 해고노동자와 대학로 연극인이 함께하는 단막극 페스티벌 글_김해진 혜화동1번지 5기 동인이자 의 예술감독인 이양구가 정리한 「“재능교육 사태”의 쟁점과 해결 방안에 관한 간략한 보고서」를 자세히 읽었다. 재능교육의 학습지 교사는 근로계약서 대신 위탁사업계약서를 작성한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학습지 교사는 노동자 대 회사의 계약을 맺지 못하고 회사 대 회사의 계약을 맺는 셈이 된다. 그러면 회사측에선 노동3권을 보장해 줄 필요가 없어진다.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이다. 학습지 교사는 이렇게 사장님(?)이 되어버리지만 월급사장도 되지 못한다. 근로제공의 대가로 “임금”을 받는 대신 “영업실적”에 따라서 “수수료”를 받는다. 수수료는 근로내용이나 시간과는 상관없이 ..
2013.02.22 -
[프리(free)뷰] 우리 동네 이야기
우리 동네 이야기 글_성지은 - 제가 사는 동네는 서울 어드메입니다. 이곳에는 젊은 직장인들과 신혼부부들을 위한 원룸과 작은 빌라가 있고, 이곳에서만 30년, 40년을 살며 자식들을 키워낸 어머니, 아버지들이 구석구석에 살고 계십니다. 아주 작은 재래시장도 있고 오래된 동네에서나 볼 수 있는 이발소나 양장점도 보입니다. ‘동네’라는 말을 들었을 때 그려지는 이미지와 비슷할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이곳이 ‘우리 동네’가 되기까지에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여기에는 ‘동네 친구’도 없었고 ‘동네 단골 슈퍼’나 ‘나만의 아지트’도 없었으니까요. ‘동네’라는 말은 원래 ‘자기가 사는 집의 근처’라고 합니다. 이 동네는 분명 내 몸이 사는 곳, 내가 사는 집의 근처입니다. 그렇지만 내 마음이 사는 곳이 되어, “이곳..
2013.02.21 -
[리뷰] 아름다운 동행 - 단막극페스티벌
재능교육 해고노동자와 대학로 연극인이 함께하는 단막극 페스티벌 "아름다운 동행" 리뷰 글_시티약국 대선의 충격은 컸다. 朴당선인, 며칠 뒤면 現태통령이 될 그녀의 목소리를 듣는 것조차 버거울 정도였다. 대선 이후로 애청하던 시사프로그램 손석희의 시선집중도 끊었고, 시사인과 한겨레21도 데면데면 읽었다. 대신 황금어장 라디오스타와 신화방송, 무한도전과 같은 예능프로그램에 폭 빠졌고, 현실에서 연애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을 로맨틱 드라마를 빼놓지 않고 보았다. 내가 두 달여 동안 정치이야기에 귀를 막아버리고, 단편적인 웃음으로 도피하고 있을 때, 누군가는 현실을 더 직시하면서 앞으로 더 나아가고 있었다. 축제이지만, 웃고 즐길 수만은 없는 축제였던 ‘재능교육 해고노동자와 대학로 연극인이 함께하는 단막극페스티..
2013.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