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프린지페스티벌(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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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끓는 소리들과 가동하는 현장 <닻올림 연주회_147>
끓는 소리들과 가동하는 현장 리뷰 글_윤태균 2010년 이후 한국 전자음악계의 모든 흐름들을 이 지면에서 한 데 엮어내는 것은 분명 큰 무리이다. 그렇기에 나는 여기서 몇몇의 현상들만을 엮어 한국 실험/전자음악 현장으로 맥락짓고, 이 미약한 단문의 말미에는 실험/전자음악의 형식과 감상을 서술하고자 한다. ‘씬’이라 통칭되는 예술에서의 현장은 사람, 공간, 관계, 작업, 기관, 조직이 서로 얽혀 각자를 침범하는 느슨한 경계 내부로 정의된다. 각 요소들은 서로에게 우위를 가지지 않지만, 현장의 여러 궤도를 가능케 하는 강력한 중력장들을 거론할 수는 있다. 2010년 이후 한국의 실험/전자음악 현장의 중력장들은 기관과 공간이다. 물론 이전부터 지속된 산발적인 행사들과 공연들에 실험/전자음악 작업들이 등장하기는..
2022.08.17 -
[프리뷰]올해도 프린지 하나요? <서울프린지페스티벌2022>
“올해도 프린지 하나요?” 서울프린지페스티벌2022 프리뷰 프린지 사무국 “올해도 프린지 하나요?” 프린지를 경험한 사람들은 매년 여름 당연하게 찾아오는 프린지를 기다린다. ‘프린지’는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은 1998년 시작되어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쉼 없이 매년 열려온 독립예술축제의 약칭이다. 심사나 장르에 대한 제한 없이 누구나 신청만하면 자유롭게 작품을 발표할 수 있는 곳, 동료 예술가를 만나고 현재의 예술생태계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곳이, 많은 사람들이 떠올리는 프린지의 모습이다. 하지만 코로나 시기를 지나면서 활발한 네트워킹의 장이었던 프린지조차 그 장력이 약해진 듯하기도 했다. 프린지는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축제의 거점공간이었던 월드컵경기장과 문화비축기지를 떠나, 신촌·신수·망원·연희의..
2022.08.11 -
[기획] <기후위기 시대의 축제 만들기 : 미래를 향해> 독립예술집담회 11th with 독립예술웹진 인디언밥 Section2.
독립예술집담회 11th with 독립예술웹진 인디언밥 Section 2. 유경 인간에게 축제는 어떤 의미인가. 축제는 축하하며 벌이는 행사, 특별한 일이나 시간을 기념하는 의식, 그리고 그것을 넘어 현대의 지역 기반 문화사업, 지역의 특수성이 여가활동으로 변형된 커뮤니케이션 행위라고, 사전은 설명한다. 사람이 모이는 축제, 축하하고, 기념하고, 대화하는 그것은 즐거움과 가까워 보인다. 그렇다면 지구에게 축제는 어떤 의미인가? 지구 또한 즐거워하고, 축하하고, 대화하고 있을까? 인간이 지구의 가장 큰 공격자가 되어온 오랜 시간 동안 존재했던 축제를, 지구는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인간이 모이면 수많은 자원이 쓰이고, 인간이 즐겁기 위해 하는 행위에도 많은 자원이 쓰인다. 축제 또한 인간의 것이므로 지구를 ..
2021.11.05 -
[기획] <기후위기와 생활인으로서의 예술가> 독립예술집담회 11th with 독립예술웹진 인디언밥 Section 1.
독립예술집담회 11th with 독립예술웹진 인디언밥 Section 1. 유경 2021년 8월 9일 공개된 IPCC 6차 보고서는 2040년까지 지구의 평균온도는 산업화 이전대비 1.5도가 오를 것이며 2050년이 되기 전까지 북극의 빙하가 녹아 없어지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인간의 영향이 아니고서는 발생하기 어렵다”는 보고서 속 문장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과거와 비교해 현재의 우리는, 기후위기를 피부로 체감하고 있다. 미세먼지, 때아닌 눈, 엄청난 폭염에 더해 현재의 코로나 19 바이러스까지, 지구의 변화가 여느 때보다 크게 느껴진다. 많은 사람이 이에 기후위기를 막기 위한 움직임을 시작했다. 축제와 문화예술계 또한, 이를 체감하고, 막을 다양한 방법을 모색 중이다. 서울프린지페..
2021.10.15 -
[프린지가 블랙리스트를 말한다] 3. 코끼리를 바라보는 어떤 시선
[프린지가 블랙리스트를 말한다] 3. 코끼리를 바라보는 어떤 시선 [프린지가 블랙리스트를 말한다] 연재를 통해 프린지가 지나온, 아니 지금도 진행중인 블랙리스트의 시간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느끼는 '검열과 배제'에 대한 감각, '예술 하는 삶'에 대한 고민 등 다양한 주체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일상과 맞닿아 있는 블랙리스트의 상흔을 살피고 당사자로서 저항의 동력을 생성하고자 합니다. 글_샬뮈 (서울프린지네트워크 프로그래머) 2020년 2월 17일, 프린지가 블랙리스트에 대해서 말하는 첫 번째 공식적인 모임이 있었다. 이 자리에서는 첫째, 서울프린지네트워크 블랙리스트 관련 경과 일지를 공유하는 시간으로, 2012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블랙리스트 사건에 대해 정리했다. 둘째, 블랙리스트..
2020.02.29 -
[프린지가 블랙리스트를 말한다] 2. 잘 모르겠는데요, 피해자예요?
[프린지가 블랙리스트를 말한다] 2. 잘 모르겠는데요, 피해자예요? [프린지가 블랙리스트를 말한다] 연재를 통해 프린지가 지나온, 아니 지금도 진행중인 블랙리스트의 시간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느끼는 ‘검열과 배제’에 대한 감각, ‘예술 하는 삶’에 대한 고민 등 다양한 주체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일상과 맞닿아 있는 블랙리스트의 상흔을 살피고 당사자로서 저항의 동력을 생성하고자 합니다. 글_김민수 (서울프린지네트워크 스태프) 잘 모르겠는데요, 피해자예요? 프리랜서로 일하기 시작하며 자취방을 뺐다. 본가의 소파는 안락했다. 지금도 노트북을 안고 반쯤 누워있다. TV에선 영화 의 경제효과에 대한 MBN뉴스가 한창이다. 내 옆에 앉은 경상도 출신 60대 보수정당 지지자 두 분이 알면 고개를..
2020.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