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언밥 1월 레터] 2021년, 어떻게

 

 

인디언밥 1월 레터

 

2021년, 어떻게

 

 

이제서야 2021년이 조금 실감이 나는 것 같습니다. 차가운 공기와 아직 녹지 않은 눈이 이곳저곳에서 보이네요.  빠르게 눈이 쌓이고 녹는 과정을 보면서 시간이 빠르게 흘러가고 있음을 새삼 느낍니다. 아직 현재가 나아졌다고 말할 수 없지만 그래도 다시 ‘새롭게’ 무언가를 시작해야 하는 1월입니다.

 

꽁꽁 얼어붙은 날씨만큼 모두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강력한 규제로 인해 연말과 연초의 분위기 없이 집에서 고독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건 아닌가요? 저도 그동안 집 밖을 나간 게 손에 꼽힙니다.  코로나도 코로나지만 그동안 개인 작업한다고 집에만 있었어요. 작년부터 준비해온 전시회가 이제 막 시작했습니다. 1년 동안 머리를 싸매며 고민하고 동료들과 이야기 나눴던 이야기를 솔직하게 풀어봤습니다. 창작하는 시간이 세상 가장 고통스러우면서도 힘들지만, 변태적으로 작업을 한다는 것에 즐거운 다소 양가적인 감정 안에서 한동안 작업에 정진했습니다.

 

신화에서 출발한 이번 전시는 여성의 신체가 사회적 맥락 안에서 지금까지 어떻게 보이는지를 관찰하고 시각 예술가 4명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풀어냈습니다. 전시장에 오면 쑥스러움을 많이 타고 있는 불나방을 만날 수 있습니다. 관객들은 과연 작품을 어떻게 읽을지 궁금합니다.

 

전시는 신화의 ‘찢긴 몸’과 ‘은폐된 사건’에 주목한다. 절단된 신체는 역사적으로도 다양한 사유로 접근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하며 원초적인 모계사회에서 부계사회로 넘어오는 상징성이 문화와 역사 안에서 어떻게 잠식하고 있는지, 찢겨진 몸의 조각, 묻혀진 유해(有海)를 발굴하고자 한다. <머리 없는 몸과 백 개의 머리를 가진 여인들>에서 담을 이야기는 가부장적인 거세와 순교, 신성화되지 않으면 몸을 얻을 수 없다는 역사적 상상과 함께 문명이 신체를 다양한 방식으로 영토화 할 수 있는 도구가 되기도 하며, '몸'을 계급화로 만들어 버리기 쉽다는 점을 포착한다. - 히스테리안 전시 서문 일부 발췌

<머리 없는 몸과 백개의 머리를 가진 여인들 전시 포스터_출처 : 히스테리안 홈페이지>

 

2019년 겨울, 블랙리스트를 다시 이야기해야겠다라는 내부적 합의가 있은 후 일년 동안 포럼과 전시를 진행했습니다. 지난날의 시간을 통해 아픈 경험을 나눴습니다. 1년이 지나면서 이제 프린지가 정작 하고싶은말이 무엇인지 이야기 해야하는 시점같습니다. 이번에는 조금 더 행동해보려고 합니다. 그 첫 번째로 1인 시위에 참여해봅니다. 다행히 혼자가 아닙니다. 같이 할 수 있는 동료가 있습니다. 더욱이 다행인건 날씨가 많이 풀려서 다행입니다. 어쩌면 1인 시위가 매우 올드한 방법이긴 하지만 가장 효과적이게 메세지를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정말 필요하니까요. 정말 간절하니까요. 


(글을 쓰는 시점은 13일 이지만 14일은 1월 14일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대법원 선고가 있는 날이면서, 김기춘 전 비서실장에 대한 파기환송심이 시작되는 날입니다.)

 

2020년 1월 14일

독립예술웹진 인디언밥 편집위원

불나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