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안산국제거리극축제, 판토 & 제젤과 산초의 기이한 움직임과 표정

안산국제거리극축제,
판토 & 제젤과 산초의 기이한 움직임과 표정

‘레 제앙 뒤 쉬드’(Les Geants du Sud)의 “판토 & 제젤과 산초”(Panto, Djezel and San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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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다란 얼굴은 보통 사람의 얼굴과는 분명 다르게 조각되거나 빚어져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것은 완전한 온전한 형태를 지닌 완전한 사람이다. 환영보다는 실재로서.

 그렇지만 커다란 얼굴의 앞과 옆의 이음 부분이 두드러지게 구분이 되는 가운데, 다른 몇몇의 차이를 느끼고 이를 신기해하게 된다.

 전체적으로는 그것이 끊임없이 움직이며 몸과 함께 유동적인 흐름 하에 고정되지 않은, 그래서 구성해야 할 또 다른 얼굴로서 성립된다.


 시니컬한 듯한 표정의 판토, 퉁명스러운 듯 제젤, 유쾌하게 웃고 있는 표정의 산초, 하나의 표정, 바뀌지 않는 표정은 그럼에도 유지됨으로써 단조롭기보다 그 정체성을 분명히 한다. 이런 일련의 작용들이 상호작용과 함께 고양되어 단순하지만, 차마 시선을 떼기 힘든, 별 생각 없이 넋을 잃고 바라보게끔 한다.


 사람이 직접 그 안에 들어가 조종함은 신체의 확장이자 인형의 일부가 되는 것이며 인형의 유기적인 움직임에 스스로의 일상과 다른 움직임을 불어넣는 과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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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한 폐막 날에 그들을 봤을 때는 풍선에 매달린 ‘판토’가 유난히 돋보였는데, 하늘로 뻗어가는 바람에 휘날리는 부유하는 존재로서 다른 두 존재와는 차별되면서도 함께 공존하여 조화를 이루는 존재가 되었다. 즉, 다른 움직임, 자연적인 무형의 기류를 실재로 치환하여 존재하는 인터랙티브한 작용을 벌이는 흩날리는 반면, 그것 역시 종합하고 고려하여 전체적으로 조율하는 사람의 존재가 함께 있다.


 끊임없이 춤을 추고 발산의 작용을 벌이는 인형들, 그 아래서 미묘한 반복의 지점을 익숙한 노동의 운동으로 만들며 인형에 생명을 불어넣는 사람들. 그래서 음악은 바뀌고 그것은 똑같은 인형들의 반복적 신체의 움직임에 가속도를 부여하는 것이고, 다른 층위로 전환하면서 그것을 계속해서 이어가고 바라보는 데 마치 새로운 층위에서 다시 조우하는 것 같은 효과를 주는 것이었다.


 한 마디로 계속 신나게 달리는 것이고, 이의 효과는 관객에게도 미쳐 관객은 이 넓은 야외 마당에서 클럽을 상정하여 같이 뛰노는 흐름이 생겨났다. 이는 단순히 무대에서 빌은 것이 아니라 음악 자체에서 오는 것이기도 하고, 동등한 존재로서 자신의 감응에 빠져드는 것이기도 했다. 다만 스테이지에서 빛을 발하고 있는 다른 상대를 바라보면서.


 인형이 춤을 추지만, 사실 사람이 조종하고 있고 그는 춤을 추는 것은 아니다. 춤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다만 인형의 춤을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측면은 직접 경험하면서 미묘한 감각을 전달받게 되는 ‘인형극’의 중요한 한 부분이다.

 그 밖의 사람들은 자신의 춤을 추고 있었다. 소리는 움직임을 꾸며주는 데 머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공연 자체를 고양시키고 다른 차원으로 확장시키며 널리 퍼져 나갔다. 한편 그 인형들의 움직임은 높게 솟아 넓은 공간의 제한 없는 시야를 확보하며 우리의 시선과 맞닿고 있었다.


 막상 정말 단순하지만, 그 인형의 생김새와 조종이 가능하게 만듦은 쉽지 않은 기술과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조각에 생동감을 불어넣는 조각가처럼 또 대사를 외우고 체화시켜야 하는 배우처럼 그들은 대신 움직이지 않는 조각을 움직이게 하는 온전히 드러나지 않는 배우로서 어떤 새로운 위치를 점한다.

 그것을 조종하는 데 많은 훈련의 시간을 거쳐서 그리고 매순간 그것을 조종하는 것 역시 힘든 일에 속할 것이다. 어쨌거나 단순하지만 효과는 큰, 아마 축제 기간 중에 가장 많은 사람들이 보고-기실 많이 볼 수밖에 없다- 함께 즐긴 공연으로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가까이 다가가면 볼 수 있는 배우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2009안산국제거리극축제>
o 기 간 : 2009년 5월 2일(토)~5일(화), 4일간 , 오후 2시부터 10시
o 장 소 : 안산호수공원 및 광덕로 일대
o 주 최 : 안산시
o 주 관 : (재)안산문화예술의전당

<‘레 제앙 뒤 쉬드’(Les Geants du Sud)의 “판토 & 제젤과 산초”(Panto, Djezel and Sancho)>

하늘에서 춤을 추며 연에 매달린 하늘을 잡으려 애쓰는 천사 '판토', 카우보이가 되고싶은 농사꾼 '산초', 춤추기 좋아하는 마녀 '제젤'이 신나는 퍼레이드를 펼친다. 한국에서 쉽게 접하지 못했던 공중과 지상에서 동시에 이루어지는 대형인형퍼레이드로 한국 관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레 제앙 뒤 쉬드는 2000년부터 대형인형극을 제작, 연출하여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과 부루키나파소, 쿠바 등지에서 다수의 공연을 선보인 실력있는 그룹이다.

 

필자소개

김민관 mikwa@naver.com
공연예술 분야 자유기고가, 現다원예술 비평풀(daospace.net) 활동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