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서울프린지페스티벌 움직임 워크샵 「shake & share」


2009 서울프린지페스티벌 움직임 워크샵

shake & share

with

hsiu-ping chang


 

대만 산슈이 무용단(30 DANCE THEATER)의 대표인 슈핑 창(Hsiu-ping Chang 이하 슈핑)이 지난 8월24일부터 27일까지 4일간 2009서울프린지페스티벌 연계행사중 하나인 움직임 워크샵을 프린지스튜디오에서 진행했다.


안무자 슈핑은 우리나라에 공연이 소개되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바 있는 대만 <클라우드 게이트>무용단의 수석무용수로 활동했었고 그 이후 뉴욕에서의 학업을 마치고 1997년 동료인 Pi-Jung Wu와 함께 산슈이 무용단(SUN SHIER(30) DANCE THEATER)을 설립해 지금까지 12년간 단체를 이끌어 오고 있다.


사진에서 워크샵을 진행하고 있는 슈핑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보라색 바지를 입은 이.


무용수뿐 아니라 다른 장르의 아티스트들이나 일반에게도 문이 활짝 열렸던 이번 워크샵의 주제는 <SHAKE & SHARE>로 12시부터 4시까지 열명남짓한 참가자가 만들어내는 땀과 즐거움으로 한여름 프린지스튜디오가 그득히 달궈지는 시간이었다.

움직임 워크샵이었지만 무용수는 세 명이었고 나머지는 연극인, 영상, 에니메이션 작업자등, 실로 다양한 배경을 가진 참가자들로 이루어져 이번 워크샵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모두들 궁금해 했다. 참가자를 모집할 때도 일부러 다양한 장르의 사람을 뽑았고 이것은 슈핑이 원했던 바였기에 워크샵 첫날, 다들 기대에 부푼 모습을 감추질 못했다.

워크샵은 몸풀기, 즉흥 움직임, 약간의 움직임훈련, SHAKE 안무짜기 순으로 매일 비슷한 패턴아래 하루하루 발전되어 가는 식으로 진행되었다.

      


 매일의 워크샵은 몸풀기를 시작으로 문을 열었다. 몸을 바닥에 눕히고 흔들어 척추를 깨우고, 중력을 이용한 스트레치, 근육의 이완을 통해 모두에게 무리가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몸을 노크하는 식으로 진행했다.

다리를 일자로 찢는 등의 일반적으로 스트레치 하면 떠올리는 훈련 방식이 아니라 바닥을 이용해 몸을 깨닫고, 그 몸을 활용하여 움직임으로 확장시켜 나갔다.예를 들어 몸의 모든 부분을 이용해 바닥을 닦듯이 플로어(바닥)위를 흘러 다니다가 몸의 네 부분만이 바닥에 닿도록 한 채 움직여 본다.

이러한 제안과 제한은 자신의 몸을 새로이 인식하게 하고 그리고 춤이라는 두려움의 강박속으로 스스로를 가두기 보다, 자신이 가진 신체의 가능성 내에서 탐구하듯이 움직임을 찾아 놀 수 있게 하는 긍정적인 움직임방식, 즉흥의 방식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몸이 어느정도 풀리면 두사람이 짝이 되어 눈을 감은 파트너와 눈을 뜬 파트너가 손바닥과 손가락으로만 연결된 채 움직임을 이어나가는 놀이(!)를 했다. 이것은 후에 모두가 눈을 뜨고 즐기는 춤으로 발전되어 갔다.


상대방의 움직임을 읽고 , 파트너에 대한 신뢰를 기르며, 놀이의 방법론을 춤의 형태로 확장시켜 가는 작업이었다. 그리고 5명이 한조가 되어 원을 만들어 가운데 서 있는 사람이 기울어져 떨어지면 그것을 받아주는 식으로 'fall & support'놀이를 했다. 이것은 실제로 무게를 떨구는 사람이 온전히 자신의 몸을 주변의 사람들에게 맡기는 것으로 참가자들은 무서워하면서 동시에 꺄르륵 소리를 내거나 으악 하는 괴성을 지르면서 누군가가 자신을 받아주는 것을 진심으로 즐거워했다. 또한 받아주는 이들은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연신 싱글벙글이었다.

참가자 중 가장 땀을 많이 흘리며 가장 많이 웃었던 애니메이터 김일현씨(소규모 예술적 온도)는 평생 몸을 움직인 양보다 여기 워크샵에서 더 많이 움직이고 있다면서 아이처럼 신이 나 했다.

       
    
      


스튜디오내에서 척추를 곧게 세운 채 걷다가 어깨를 돌리고 고개를 돌리고 몸의 부분을 털고 다리를 들어 올려보고 하는 식으로, 걸음에 간단한 움직임이 첨가되고 몸이 더 달궈진다. 눈을 열어 상대방이 걷거나 움직이는 것을 보면서 눈과 몸을 열어 자연스럽게 걸으며 움직인다. 상대방이 보이면 손가락 혹은 손으로 그의 , 그녀의 어깨나 등에 살짝 손을 갖다댄다. 인사하듯.

누군가의 몸에 손을 놓는 것, 그리고 접촉에 익숙해질 때쯤 각기 몸의 다른 부위로 상대방의 몸에 인사한다. 어쩌면 살면서 악수라는 사회적 약속으로서의 제스처 말고, 그냥 혹은 호의로 누군가와 접촉해 본 적이 별로 없을 것이다. 그래서 접촉은 터부시되고 몸의 감각과 관계는 둔탁해져 버린다. 그러나 워크샵에서의 접촉에 터부는 없다. 누군가가 인사하듯 건네는 접촉, 그로 인해서 신이 난 몸들이 그야말로 신나게 웃는다.


슈핑은 움직임의 매순간에 골반의 움직임을 강조했다.


바닥을 구르는 움직임으로 자신의 몸과 중력을 인식할 때쯤 몸의 높이를 올려 일어서거나 중간 높이에서 움직이고 있을 때 골반의 방향과 움직임에 따라 상체가 어떻게 따라 움직이게 되는지, 그리고 그 상체의 움직임이 골반의 움직임과 발에 또다시 어떤 영향을 주는지.


그녀는 이 움직임은 유기적이고 효율적인 움직임이라 매번 역설했다. 이렇게 몸이 완전히 풀리고 훈련되고 나서 워크샵의 주제인 SHAKE & SHARE 로 넘어갔다. 4일동안 이렇게 같은 순서로 네 시간이 알차게 채워졌다.


첫날은 shake 가 무엇일까, 원으로 둘러 앉아 각자가 shake를 자신의 몸으로 표현해 보았다. 모두의 표현을 다 보고는, 흔드는, 혹은 흔들린다는 느낌이 들려면 스피드가 중요하단 결론을 내리며, 중요한 과제로서 각자 몸의 다른 세 부위로 shake를 만들어 오기로 했다. 다만 이 세가지 shake에 어떤 이야기가 포함 될 수 있다는 것.


다음날 각자의 과제를 한명씩 나와서 펼쳐 보였는데 각자의 shake는 아래와 같았다.


1.최정현- 머리, 손, 다리
2.강예- 입, 배, 왼손
3.이정은 -오른발, 오른손, 머리
4.자- 오른무릎, 골반, 입술
5.권수임- 오른 손,머리, 다리
6.이현경- 오른손집게 손가락, 허벅지,몸떨기 (개미 죽이기)
7.허유미- 가슴, 다리, 양손가락 (소원을 말해봐)
8.김일현- 오른 무릎, 주먹, 머리 (짤짤이 놀이)
9.기미경- 머리, 두팔, 오른손가락 (애니메이션 선생님으로 아이들 가르치기)


이렇게 각자의 방식으로 각자의 몸으로 자신만의 shake움직임이 만들어졌다.
 

그러면 이 움직임을 이제는 어떻게 share할 것인가. 슈핑은 그 다음날이 되자, 각자의 shake를 재료로 삼아 구조를 만들고 배치하고 걷기나 뛰기를 중간중간 첨가시켜 리듬감을 만들어 갔다. 예를 들면 이현경씨가 만들어온 개미를 죽이는 과정의 shake는 모두가 함께하는 다이나믹한 군무가 되었고, 허유미씨의 ‘소원을 말해봐’의 다리 흔들기도 박자를 맞춰 같이 추는 춤으로 발전되었다.

  


         
 

최정현씨와 이정은씨는 흔들기의 발작적인 부분을 강조시킨 움직임이었으므로 이것을 강조하기 위해 벽에 기대거나 사람에 둘러싸여 혼자 몸을 흔드는 씬이 되었다. 권수임씨의 손가락 흔들기에는 모든 사람이 일렬로 동참했다. 그리고 김일현씨의 짤짤이 놀이는 특유의 쾌활함과 혀를 흔드는 움직임으로 큐브박스 위에 자리하고 짤짤이의 상대방은 일현씨 외의 모든 참가자들이 그 역할을 맡도록 위치를 잡았다. 뒤이어 참가자 전원이 앉은 채로 학생이 되고 기미경씨가 애니메이션 선생님이 되어 오른 검지 손가락을 세게 흔들며 학생을 다그치는 것으로 정해졌다.


 
 
         


이렇게 각자의 표현이 변형되고 창작되고 나누어지고 함께 하나가 되면서 작은 소품이 완성되어갔다. 여기에 슈핑이 준비한 리듬과 멜로디가 장난궂은 음악이 깔리면서 4분정도 길이의 신나는 춤작품으로 다시 태어났다.

워크샵의 마지막날에는 최종수업과 안무된 작업의 연습을 마치고 관객을 스튜디오에서 맞아들였다. 관객들에게 워크샵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과정을 짧게나마 몸으로 내보이는 자리를 가졌다. 사람들 앞에서 몸을 실제로 풀고, 즉흥움직임 과정을 하고 각자가 무슨shake과제를 수행했는지까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모든 참가자들이 4일간 준비한 shake& share소품(study work)을 선보였다.


실로 짧은 기간동안 굉장히 빠르게 움직임을 소화해내고 발표까지 한다는 게 스스로들 믿기 힘들 정도였지만 참가자와 진행자인 슈핑 모두 만족과 보람을 느끼며 study work를 공연화하며 워크샵의 끝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곧이어 워크샵내내 이 곳을 웃음이 끊이질 않게 만들었던 그 분, 김일현씨의 라이브 디제잉과 브이제잉이 펼쳐졌다. 본인을 vj 지터벅 이라고 소개하며 워크샵 동안 틈틈이 촬영한 영상을 즉석에서 즉흥으로 편집해가며 영상화시켰고 또한 즉석에서 음악까지 만들며 자신의 진면목을 십분 발휘했다.

김일현씨의 영상은 모든 참가자들에게 꿈같은, 꿀같은 선물이었고, 이것이 이번 워크샵이 다만 움직임 워크샵만이 아닌, 사람과의 만남, 작업의 연장선임을 다시금 모두에게 일깨워 주었다.
 

     



 


다양한 장르의 작가들이 모여 자신의 장르로 협업을 할 수도 있지만, 이번 슈핑의 워크샵은 모두가 몸과 움직임, 춤이라는 하나의 옷을 입음으로서 동질감을 느끼며 4일을 함께 할 수 있는 자리였다.

이 담금의 경험은 분명 자신의 작업에 어떤 식으로든 어떤 색으로든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참가자였던 무용수들도 무용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몸과 사람을 다르게 인식하는 시간이 되었다고 말한다.

예술은 경험이고 표현이고 지각이고 자각이고 만남이기에 타인과의 몸과 나의 몸이 만나는 경험은 그래서 더욱 소중하지 않을까 싶다.

브이제잉을 하면서 턱 던졌던 지터벅의 말(아래)은 그래서 큰 울림으로 남는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만의 동작을 가지고 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만의 색깔을 가지고 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만의 음악을 가지고 있다.

이 만남을 주선한 서울프린지네트워크, 홍은지연출님, 그리고 워크샵을 이끈 여장부 슈핑에게 지면을 빌어 감사인사를 전하며~


해외 창작교류 워크숍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은 올해 해외교류의 일환으로 창작교류 워크숍을 마련해, 해외 창작자와 국내 창작자들간의 교류의 장을 마련한다. 해외 창작교류 워크숍 는 대만 '30무용단(三十舞蹈劇場, Sun-shier Dance Theatre)'의 안무자인 Hsiu-ping Chang의 진행으로, 자신의 작업 영역을 넘어 다른 차원으로의 진입을 시도하는 작업자들과 함께 하고자 한다.
30무용단은 ‘Sun-shier Salon showcase’ 프로그램을 통해 비안무가의 안무작업을 위한 장을 마련하여 무용작업을 기반으로 여러 장르의 아티스트들과의 만남을 시도해오고 있다. 이번 아티스트 워크숍은 비안무가와 무용수가 만나 "Shake"라는 주제로 각 작업의 고유 영역을 흔들고, 섞고, 나눔을 시도해본다. 텍스트, 사운드, 이미지, 움직임이 어떻게 넘나들 수 있는지 탐색하고, 각자의 언어로 안무를 시도해보는 자리이다.

- 일시 : 8. 24(월)~8. 27(목) 12:00~16:00
- 장소 : 프린지 스튜디오
- 프로그램 : 워크숍, 아티스트 토크
- 진행 : Hsiu-Ping Chang (Sun-Shier Dance Theatre) (대만)
- 디렉터 : 홍은지 (공연창작집단 은빛창고)
- 참가자 : 사전 신청을 통한 아티스트들

 

김정현  /   imthinking@hanmail.net

공연을 연출하고 안무한다. 

즉흥그룹<임프로드 바닥>의 일꾼이자  춤꾼이다.

춤추고 노래하고 글쓰고 무언가를 만들며

사람으로의 진화를 꾀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