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시와씨에게

2009. 9. 23. 15:39Feature


글 권은혜


안녕하세요:) 작년에 프린지페스티벌 인디스트를 하면서 시와씨를 처음 알게 된 권냥이라고 합니다.

시와씨 공연을 처음 본 날 바로 CD 2장을 구매해 하나는 제가 갖고, 하나는 삼촌께 선물 했던 기억이 납니다. 원래 이상은씨나 장필순씨 같이 중성적인 톤의 차분한 목소리를 좋아하는데 시와씨도 그런 톤의 목소리를 가지셨더라구요. 목소리와 너무나 잘 어울리는 기타 소리는 또 어찌나 좋던지요.

작년 여름 프린지사무실에서 있었던 F+놀이터 프로젝트 시와씨 공연이 끝나고 시와씨 인터뷰 했었는데 기억하고 계실는지 모르겠네요. 인터뷰하면서 본인의 음악과 참 닮은, 꾸밈없고 수수한 사람이라 생각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이후로 제 싸이월드 배경음악에는 항상 시와씨의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작년 인터뷰때 찍은 시와씨 사진입니다^^

지금 저는 단골 까페에 좋아하는 자리에 앉아 시와씨 홈페이지에서 Good night을 듣고 있어요. 이 까페에서 시와씨 CD를 틀려고 몇 번 시도한 적이 있었는데 플레이어 상태가 좋지 않아서 번번이 틀지 못했던 기억이 나네요. 조만간 다시 한 번 시도해봐야겠어요. 아. 시와씨 노랫소리야 말할 것도 없고, 덧님 피아노 소리도 참 좋으네요.

올해 프린지에서도 시와씨 공연을 봤어요. 야외공연이었습니다. 시와씨 공연 전 스카피쉬 공연 때 의자에 앉아 차분히 노래를 듣고 계시던 모습이 떠오르네요. 사실 시와씨가 맞으신지 긴가민가했어요. 뒷모습이기도 했고, 머리도 짧으시더라구요. 혹시 카모메식당이란 영화 보셨나요? 거기에 사치에라는 식당주인 여자분이 나오는데, 머리 자른 시와씨와 닮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카모메식당 사치에씨입니다. 닮았죠?^^

올해 프린지페스티벌블로그에서 시와씨 인터뷰를 봤어요. 요즘 들으시는 노래가 브로콜리너마저의 [커뮤니케이션의이해]라고 하신 말씀이 있네요. ‘변명하려 했지만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있어’라는 가사가 와 닿습니다. 살다보면 힘든 일도 있고 좋은 일도 있잖아요. 이런 저런 일들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설명하려 하고 억지의미를 부여하려하는 스스로를 보면서 약하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설명하고 의미를 부여하려 하는 것은 제게 일어난 일들이 아무 것도 아닌 게 되는 것을 견디지 못하는 것이겠지요. 세상엔 뚜렷하지 않고,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대부분일 텐데 말입니다.

‘아주 작게만 보이더라도’, ‘너의 귀에는 들리지 않아’ 같은 시와씨 노래를 들으며 많은 공감을 했습니다. 참 많은 것들이 들리지 않거나 왜곡되어 들리지요. 그래서 시와씨 노랫말처럼 ‘말하지 않고도 전하는 방법’이 있다면 참 좋겠다, 싶을 때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에서뿐만 아니라, 스스로와의 소통에서두요. 그럴 땐 아무 생각하지 않고, 입도 다물고 살고 싶단 마음이 듭니다. 시와씨도 그런 답답함을 느꼈던 것 같고, 솔직한 노랫말과 그에 걸맞은 적절한 음악으로 표현해 주셔서 좋았습니다.

무언가가 들리지 않는다는 건 분명 슬픈 일입니다. 그런데 그게 슬퍼서 슬픔에만 잠겨있는 건 더 슬픈 일이란 생각이 듭니다. 제가 요즘 그랬거든요. 세상에 다 거짓말들만 있는 것같이 느껴지더니 이내 무기력해졌습니다. 한동안 고민하다가 그냥 고민 안하기로 했습니다. 다 거짓말들뿐이라는 생각이 맞는 것 같습니다. 거짓말들뿐이니까 고민해봤자 진짜를 찾을 수 없습니다. 어차피 그런 거 적당히 고민 하고 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많이 고민해봤자 머리만 아플 뿐이지요. 고민하는 시간 좀 줄이고, 그 시간에 몸을 움직이면 삶이 훨씬 풍요로워질 것 같습니다.

낮에 창밖에서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날아다니는 잠자리 한 마리를 보았고, 지금은 노을이 참 붉고 아름답습니다. 가을이 왔나봅니다. 날도 꽤 쌀쌀합니다. 서둘러 피를 빨고 알 낳고 겨울을 날 준비 하는 가을모기들 덕택에 의자에 앉아 헤드뱅잉과 개다리춤을 추고 있습니다. 감기 걸리기 딱 좋은 날씬데, 몸 관리 특히 목 관리 잘 하시구요.^^